퀵바

인트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식 정보 상점: 정보 파는 상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인트포
작품등록일 :
2020.08.30 02:05
최근연재일 :
2020.11.27 12:40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6,274
추천수 :
178
글자수 :
283,196

작성
20.10.05 12:30
조회
113
추천
6
글자
11쪽

26화. 회수자(collecter)

DUMMY

26화. 회수자(collecter)


“말도 안돼······.”


아카를 향해 총을 겨누던 한 특수경찰은 중얼거렸다.


분명 자신을 포함한 수십 명의 특수경찰들이 아카를 포위하고 있었다.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매우 철저하게 준비된 포위망.


하지만, 저 남자는 ‘포위’라는 말 자체가 무색해질 정도로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왔다.


심지어 들어온 방법도 결코 평범한 방법이 아니었다.

바닥에 구멍이 뚫린 것도 아닌데, 마치 귀신마냥 아래에서 위로 솟구쳐 튀어나왔다는 것.


“저게 대체 뭐야······.”


옆에 있던 경찰 또한 그 모습을 똑똑히 봤는지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문득 기이한 상황을 마주해 보니 이곳에 오기 전, 대장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번 침투 작전은 다소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복제인간이 있을 수도 있고, 인간임에도 인간의 형체가 아닌 형상을 띌 수도 있다. 그러니 놀라지 마라.』


처음에는 그저 겁주기 위한 농담 비스무리한 거라고만 생각했다.

인간이 아닌 형체가 있다고?

그래봤자 유전자 변형이 이상하게 된 동물 같은 거라 생각했다.


“저······ 저건 또 뭐야?”

“악마······?”


또 다른 특수경찰들은 뒤늦게 가파른 숨을 내쉬는 한 여성을 발견했다.


그녀의 머리에 나온 작은 산양의 뿔.

등 뒤에 난 박쥐 같은 날개.

그리고 매우 이질적이 눈동자 색까지.


그것은 마치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악마와도 같았다.


“지금 뭐 하는 거냐!!!”

모든 특수경찰들이 적지 않은 패닉에 빠져있던 순간, 그들의 대장이 버럭 화를 냈다.



“우리의 목표는 인질을 구하고 범죄자를 섬멸하는 것이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앞의 범죄자만을 주시해라!”


부하들의 이목을 한 번에 집중시킨 목소리.

그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에 특수경찰들은 다시 총을 바짝 들며 매서운 눈빛으로 목표를 쳐다봤다.


다만, 이런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존재했다.


“푸하하하하! 역시 인간은 재밌어! 꼴에 자기 편만이 정의라는 것인가?”

“······.”


밑바닥에서 불쑥 튀어나온 사내는 대장을 조롱하듯 낄낄 웃어댔다.


그리고 그 순간,


퍼억!


밑에서부터 올라온 검은 가지창이 빠르게 솟아올라 대장의 목을 후려쳤다.


“뭐, 그럼 나도 내 편을 위해서 힘 좀 써볼까?”


툭!


어떠한 예고도 없이 시작된 공격.

모두가 그 공격에 놀랐고, 심지어 바닥에 떨어진 대장의 얼굴 또한 경악에 물든 표정이었다.


“저······ 전원 발포!!!”


당황함을 뒤로 한 채, 누군가의 발포 명령에 특수경찰들은 일제히 총을 쐈다.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


아카와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에게 날아가는 총알들.

하지만 이마저도 그들에겐 통하지 않았다.


캉! 캉! 캉!


또 다시 사내의 밑바닥에서 검은 가지가 번지며 총알들을 튕겨냈고,


츠츠츠츳!


더불어 아카의 손짓 한 번으로 공간이 찢기며 총알들도 사라지고 말았다.


“흠, 총이라······. 확실히 대단한 발명품이긴 하지만, 글쎄······ 차라리 이능이라면 모를까 이런 걸로는 아픈 척도 할 수 없겠는걸?”


짐짓 여유로운 미소를 날리는 남자.

어느새 총알 사례가 다 끝나자, 그는 앞으로 한 걸음 걸으며 음흉한 미소를 띄웠다.


“자, 그럼 내 차롄가?”


퍼억!


말이 끝나자마자 둔탁한 소리와 함께 한 명의 목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퍼억! 퍼억! 퍼억!


그리고 연이어진 폭발음.


두 명, 세 명, 네 명.


그의 발밑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는 마치 채찍과도 같은 형태로 경찰들의 목을 빠르게 쳐냈다.


“괴물이야! 괴물!”

“살려줘! 으아아아아아!”


공격은 안 통한다. 그에 반해 주변 경찰들은 하나 둘씩 쓰러져 간다.

분명 수적 우세에 있었던 경찰들이었지만, 어느새 전황이 바뀌어 그들은 서로 먼저 도망치기 바빴다.


퍼억! 퍼억!


계속해서 뻗어가는 그림자들.

실험실의 바닥은 가득했던 민트색 액체에 검붉은 피가 흩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뭐냐? 서기관. 무슨 문제라도 있나?”


빠르게 다음 타깃을 향해 날아가던 검은 그림자를 아카가 덥석 잡었다.

비록 한낱 그림자에 불과했지만, 그 속에 내재된 날카로운 기세에 베인 아카의 손에서 붉은 피가 주륵 흘러나왔다.


“······그만해라.”

“뭐? 그만하라고?”


남자는 아카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설마 저들에게 연민을 느끼느냐? 아니면 같잖은 위선?”

“······.”

“뭐가 됐든 저들을 살려둘 생각 따윈 없어. 살려줄 이유도 없고, 저들은 오히려 널 죽이려 했으니. ······괜한 방해를 할 거면 저리 꺼져라.”


그는 아카의 말을 무시한 채 그림자를 연이어 쭉 뻗으려 했다. 그러나 아카의 손아귀 힘이 얼마나 강한지 쭉 뻗어 나가던 그림자는 고무줄마냥 튕겨져 버리고 말았다.


“아니. 그런 게 아니다.”


아카는 진중한 목소리로 작게 읊조렸다.


쩌적!

그리고 다음 순간, 아카의 발밑에서 시리도록 차가운 눈 결정체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실내에서 내리는 눈이라니.

처음 보는 이들이라면 이러한 괴현상을 신기하게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아카는 고작 신기한 걸 보여주려고 이런 짓은 벌인 게 아니었다.


“콜록! 콜록!”


천장에서 내리던 눈이 바닥에 닿자 푸른빛을 내뿜는 얼음이 되었고,

대기 중에 흩날리던 눈은 달리던 경찰들의 폐에 들어가 호흡 질환을 일으켰다.


가뜩이나 중장비를 입고 달리던 터라, 그들은 가파른 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고.


커헉! 커헉!

그런 와중 극심한 호흡 고통을 참지 못한 경찰들은 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쓰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쩌쩌적!


불과 몇 초 사이에 쓰러진 특수경찰들.

심지어 바닥에 쓰러진 경찰들을 급속 냉각시키듯 얼음 결정체들이 생기기도 했다.


“연민은 선한 존재에게만 필요하고, 위선은 거짓된 것에 불과하지. ······난 저들에게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듯 시리도록 딱딱한 아카의 목소리.

하지만 오늘따라 그의 목소리는 몹시 시리도록 차가웠다.


“그저 하나의 대가라고만 생각하지.”


그런 그를 보며 남자는 씨익 웃었다.


“역시. 내가 알고 있던 서기관이 맞군.”


***


[헉! 허억!]


한편, 호흡에 문제가 온 것은 경찰들만이 아니었다.


[죽어! 죽어! 죽으라고!]


그녀 역시 아카의 공격에 큰 피해를 입고 있었다. 몇 번이고 호흡 곤란으로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녀의 특성상 계속 살아날 수밖에 없었다.


아카에게 농락당하며 죽은 수. 227번.

호흡 곤란으로 죽은 수. 13번.


오늘 하루 만에 벌써 240번의 죽음을 경험한 그녀는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죽을 수만 있다면 당장 그렇게라도 할 정도의 심정.


그런 그녀의 앞에 아카가 서있었다.


“대가를 가져가겠다.”


오늘만 벌써 두 번째 듣는 말이었다.

문득 킨은 암시장에서 만난 남자의 말이 떠올랐다.


『뭐, 하늘에 대고 한 번 빌어보세요. 최대한 안 아프게 죽여달라고.』


자신을 얕보는 듯한 발언들.

그 말이 차마 화가 났기에, 그녀는 최고의 반전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절대 얕보는 발언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탁월한 조언이었다.


털썩!

그녀는 아카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비비며 부탁했다.


[제발······. 안 아프게 죽여주세요.]

“······.”


아카의 손이 사선으로 그어졌다.

단 일순간, 공간과 함께 그녀의 목이 베었고,


후두둑!


민트색 액체 대신 검붉은 피가 뿌려졌다.


“······ 끝났군.”


아카는 일 단락 된 상황에 잠시 눈을 감았다.

하지만 곧이어 맹렬한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대체 여기에 왜 온 것이냐? 벨리알.”


아카는 그가 누군지 알고 있다.


악을 근원으로 삼는 주제에 선을 모방하는 존재.

모든 차원을 비롯해 최고의 군림하는 존재를 보필하는 자.


그리고 ‘회수’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자.


벨리알은 기분 나쁜 웃음소리로 대답했다.


“크크큭. 내가 여기 왜 왔겠어? 당연히 ‘선택’당한 걸 ‘회수’하러 온 거지.”

“회수?”

“그래, 바로 저 여자 때문이라고.”


벨리알은 킨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지금 전능하신 ‘그분’ 몸 상태가 영 좋지 못해서 말이야. 아무래도 새로운 놀 거리라도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

“하, 또 그딴 핑계인가?”


전능하다는 수식언을 달고 있는 ‘그분’이 지금 몸 상태가 안 좋다니.

그것은 모순이나 다름없었다.


“그저 따분한 거겠지.”


과거에도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따분함을 없앨 수 있는 재미를 찾기 위해서.

고작 전능하다는 그 한 분만을 위해서 수많은 존재들이 ‘회수’당할 것이다.


하지만-


“미안하지만, 이 녀석은 안 돼. 대가를 치러야 하니깐.”


눈앞에 있는 킨을 순순히 데려가게 둘 수는 없었다.


“그분을 거역하겠다는 건가?”

“한 번 거역해서 지구로 떨어졌는데, 두 번 거역 못 하겠나?”


촤악!


아카의 말에 벨리알의 그림자는 거센소리를 내며 위협했고,


츠츠츳!


그에 맞춰 아카의 한쪽 손에서는 공간이 일그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절체절명의 순간.

하지만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역시 서기관이야. 요즘 애들은 내가 기만 펼쳐도 벌벌 떨며 꼬리를 내밀던데.”

“······.”


벨리알은 씨익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뭐, 좋아. 애초에 그 녀석은 포기하지. 뭐. 애초에 그 녀석도 회수가 안 될 줄 아니깐 이곳에 온 거겠지.”

“잠깐, 그 녀석이라고? 그렇다면 혹시······.”

“뭘 그리 새삼스럽게 놀라. 바늘 가는 데 실 안 가겠어? 당연히 선택이 오니깐 회수가 오는 거지.”


“물론 다른 곳에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말이야. 크크큭.”


***


[당신이 여기에 어떻게······!]


공간을 찢으며 도망치던 진.

하지만 그런 그를 돌연히 막으며 의문의 남성은 인상 좋은 얼굴을 했다.


“축하합니다. 진 탈로스 님. 당신은 제게 ‘선택’ 당하셨습니다.”


영문을 모를 말.

하지만 직감적으로 그것이 별로 좋지 않은 뜻임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진은 이미 한 번 의문의 남성을 만나본 적 있었다.


7년 전, 암시장의 거리를 맴돌고 있을 때였다.


『혹시 아카식 정보라고 들어보신 적 없습니까?』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암시장과는 다르게 백색의 옷으로 몸을 두른 남자.


흰색 정장에 흰색 코트.

더불어 금색 테 안경까지.


[네놈이 여기에는 왜······! 쿨럭! 쿨럭! 쿨럭!]


진은 그를 바라보던 순간, 피를 울컥 토해내고 말았다.

벌써 녹색 약물을 투여받은 지 3시간이나 지난 무렵.


슬슬 약발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올라오는 것이었다.


“이런 몸 상태가 안 좋은 모양이군요.”


흰 코트를 입은 사내는 진의 어깨에 손을 얻었다.


[쿨럭! 쿨럭! 이 X끼. 대체 뭘 어쩌려고······.]

“전, 이 X끼 같은 천박한 이름이 아닙니다.”


치이익-!


[끄아아아아아악!]


“제 이름은 ‘루시퍼’입니다.”


작가의말

오늘부로 학교에서 나오라 하네요.

아, 왕복 3시간인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식 정보 상점: 정보 파는 상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부 후기 +1 20.11.27 112 0 -
52 52화. 1부 끝 20.11.27 55 1 12쪽
51 51화. 새로운 조직 20.11.25 43 1 13쪽
50 50화. 이제까지의 계약 20.11.24 35 1 12쪽
49 49화. 정신을 빼앗기지 마라 20.11.20 40 1 12쪽
48 48화. 진실을 마주하며 20.11.19 40 1 12쪽
47 47화. 부자(父子)간의 싸움 +4 20.11.18 44 2 12쪽
46 쟁탈전 20.11.16 35 1 12쪽
45 45화. 또 다른 노트 20.11.13 48 2 13쪽
44 44화. 인류 연합 20.11.12 37 1 11쪽
43 43화. 선택에 따라 +2 20.11.11 32 2 11쪽
42 42화. 광기 +1 20.11.10 40 2 12쪽
41 41화. 회상(7) 20.11.09 31 2 12쪽
40 40화. 회상(6) 20.11.06 36 1 12쪽
39 39화. 회상(5) 20.11.05 37 1 8쪽
38 38화. 회상(4) 20.11.04 38 1 12쪽
37 37화. 회상(3) 20.11.03 38 2 13쪽
36 36화. 회상(2) 20.11.02 45 2 12쪽
35 35화. 회상(1) 20.10.30 46 2 12쪽
34 34화. 살인의 이유 20.10.29 48 2 10쪽
33 33화. 대면 20.10.28 56 2 12쪽
32 32화. 흑화 +2 20.10.27 53 2 14쪽
31 31화. 또 다른 선택 20.10.26 65 2 12쪽
30 30화. 마지막 20.10.11 57 2 12쪽
29 29화. 다섯 번째 20.10.08 60 3 12쪽
28 28화. 뒷이야기 +2 20.10.07 68 5 11쪽
27 27화. 서기관 +4 20.10.06 66 4 12쪽
» 26화. 회수자(collecter) +4 20.10.05 114 6 11쪽
25 25화. 신념 +1 20.10.02 104 5 10쪽
24 24화. 복수 20.10.01 71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