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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의 서재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연재수 :
3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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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7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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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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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드라이스

DUMMY

아침에 출근한 지윤은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 것 같았다. 지윤은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모두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다들 어제 잘 들어가셨죠?”

“지윤씨야 말로 하루사이에 미모가 달라졌네. 하하하!”

“에이~ 유부남 관심은 사절이에요.”


하룻밤 사이에 달라진 사무실 분위기. 직원들을 괴롭히던 과장이 날아가 버리자, 직원들은 해방감을 느꼈고, 그것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윤은 이들에게 영웅이나 마찬가지였다. 박부장이 내쫓긴 했지만, 전후사정을 모르는 직원들로써는 박부장이 지윤의 손을 들어준거나 마찬가지였으니, 지윤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


“지윤씨, 오래전부터 생각한건데 있잖아. 다들 모여봐.”


한 직원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다들 놀라는 눈치였지만, 어느정도 수긍하는 듯 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지윤을 바라보았다.




강남경찰서


“네! 하하하! 뭐 제가 가르친게 있겠습니까. 뭐 몇 개 가르치긴했는데 하나를 알면 열을 아니, 꼭 제덕이라고 보기엔...... 선배, 자꾸 왜이리 비행기 태우십니까 하하!”

“종도야, 뭔일있냐? 오늘?”

“얼마전에, 양미라 사건. 그 차에서 결국 유순영의 DNA가 나왔다네요. 오늘만 전화 네통째입니다.”

“참 한결같아서 보기 좋지 않냐? 적어도 캐릭터 파악은 확실히 되니까 우리도 조금 편하잖아.”


장신우와 김종도는 용수철의 비아냥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신우는 용수철에게 말했다.


“솔직히 막내는 니가 키운거 아냐? 제자 뺏기는 기분이겠어.”

“키우긴...... 형, 그딴 새끼를 내가 왜 키워?”

“이 자식 파트너가 자기혼자 수사했다고 아직도 삐져있네, 흐흐흐. 몇주전이냐 대체? 좀 풀어 임마.”

“삐지긴 개뿔, 걍 어디 가서 뒤졌으면 좋겠네.”


그말에 장신우는 키득키득 거렸다. 그러자 김종도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근데 한도혁 이 새끼 이번에도 무단으로 나간거 아닙니까? 용수철선배님이 있는데 또 혼자 처나갔는데요? 이거 아무래도......”


김종도의 말에 용수철은 김종도의 머리를 빡! 소리가나게 뒤통수를 때렸다.


“하여간 이 새끼는 도혁이라면 왜 이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나고 지랄이야. 도혁이 미소 보러갔다 새끼야.”

“그 동생도 참...... 걔만 진술이 가능했다면 그 때 그놈 잡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그때 그 강간연쇄 살인사건이요?”

“응. 시작은 2년전이었지. 1년동안 계속 되다가 한미소를 끝으로 더 이상 범행이 없었지.”

“그럼 도혁이 동생이 살아서 그 살인자가 그만둔게 아닐까요? 왜 계속 연쇄살인 하다가, 피해자가 어쩌다 살게되면 그 증인이 뭔가 단서를 제공했을까봐 거기서 멈추는 애들.”

“모르지. 왜 갑자기 멈췄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주변 CCTV까지 다 확보해놨지만, 도혁이 집 골목은 CCTV가 없었거든. 그 많은 사람들을 다 의심하고 수사할 순 없으니, 대략적인 증언만 있었다면......

용수철은 담배갑을 거꾸로 들고 탁탁 손에 부딪치며 말했다.


“신입형사한테 내려진 날벼락이지. 그 이후로 조금 변하기 했지만...... 요즘들어서는 말이야. 아, 아니다. 담배나 빨러가자.”

“만수야, 3분간 우리 팀장님 잘 보필해라.”

“하여간 저것도 혼자 살려고 담배를 안펴요.”


만수는 흡연자들 사이에서의 금연자가 느끼는 외로움을 느끼며, 전화를 받는 윤정환을 바라보았다. 윤정환은 만수와 눈이 마주치자, 손으로 뭔가 마시는 시늉을 하며 만수를 바라봤다. 만수는 그 제스처를 알아듣고는, 커피를 뽑으러 로비로 갔다.


“하, 막내아닌데 막내인듯 막내같은 이 기분은 뭘까.”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 돌아서던 만수의 눈에 누군가가 포착되었다.

회사원같이 양복을 입은 사람이었다. 굉장히 피곤해보였고, 밤새 술을 마셨는지 입에서는 술냄새가 났다. 만수는 그 사람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내, 내가했습니다.”

“네?”

“이번에 유월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건. 내 책임이라고요. 잡아가슈.”

“이게 무슨......”


만수는 더 대화를 하려다가, 남자를 안으로 데려갔다. 무언가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오빠 이번에 큰 사건 해결해서, 팀장님이 얼마나 이뻐하는지 모르지? 넌 좋겠다. 이렇게 능력좋은 오빠도 있고~”

“......”


정신병원의 한 병실.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병원침대에 앉아있었고, 한도혁은, 그 소녀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참, 오는길에 순대 사왔는데, 이 순댓집이 TV에도 나온집이래! 너 순대 좋아했잖아 먹어봐, 응?”


순대를 입 앞에 갖다놔도 소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소녀는 손을 들어 한도혁의 손을 탁하고 쳐냈다. 소녀의 이름은 한미소. 도혁의 동생이었다.

도혁은 그런 미소를 보고는, 웃으며 땅에 떨어진 순대를 집어먹었다. 도혁은 미소에게 말했다.


“나 옛날부터 방바닥에 흘린거 주워 먹고 그러면 네가 나한테 화내고 그랬잖아. 이제 화 안내는거야?”


미소는 아무말도 없었다. 미소는 그날 이후 그 누구와도 있기를 거부했다. 유일하게 딱 두사람만이 미소를 만날 수 있었다. 1년 가까이 그녀를 돌보기 위해 애를 쓴 간호사 이은, 그리고 한도혁이었다. 그러나 누구와도 대화를 하지 않았다. 도혁은 억지미소를 지으며 빗을 들어 미소의 헝클어진 머리를 빗겨주었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너랑 나 둘뿐이야.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릴께.”


그 순간 미소는 도혁이 머리를 빗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 도혁의 빗질을 피해버렸다. 도혁은 다시 한번 빗으려다, 이내 멈추고는 빗을 내려놓았다.


“언젠가는 나와 대화해 줄거라 믿어.”


도혁은 한쪽에 걸어둔 자켓을 걸쳐입고는 병실문을 열었다. 그 순간 도혁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들렸다.


[가지마 오빠......]


도혁은 뒤를 돌아보았다. 미소는 자신을 보고있지 않았지만, 미소는 자신에게 얘기를 하고있었다.


“그, 그래. 오빠 안 갈게. 얘기할 수 있겠어?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 내가 다 들어줄게.”


하지만 그 말을 끝으로 미소는 아무런 말도 하고 않았다. 하지만 도혁에게는 그 단 한마디가 더욱 중요했다. 도혁은 미소를 살포시 안았다.


‘내 능력 덕분에 드디어 미소의 말을 듣게 되었어. 미소를 치료 할 수 있을까? 듣기만 하는 능력으로 가능할까?’


간호사 이은은, 평소보다 도혁이 오래있자, 병실에 잠시 들렀다. 하지만 서로 끌어안고 있는 남매를 보고선, 조용히 병실문을 닫았다.




팀장 윤정환은 갑자기 자신이 아이들에게 식중독을 일으켰다며 경찰서로 쳐들어온 남자를 향해 혀를 차며 김종도에게 말했다.


“그럼 초등학생들이 그런 말도 안되는 양념육을 먹고 식중독을 일으켰다는거야? 하여간 먹는 것 갖고 장난치는 것들은 정말......”

“근데 그나마 양심은 있나보네요. 학교에서 신고도 하기 전인데 알아서 와서 자수한걸 보면.”

“뉴스보자마자 자기인걸 알았다는거 아냐. 애초에 저럴거면 왜 그런 고기를 쓴건데?”

“중국에서 넘어온 양념육인데, 일부러 상한 것을 구매한 것은 아니라는 정황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알고 구매한건 아니겠지만, 한근에 얼마? 솔직히 그 가격이면 정상이 아니라는건 알고있었을거 아냐. 다 변명이지 뭐.”

“뭐 저 사람이 그리 말한건 아닙니다. 뭔가 미심쩍었지만 의심없이 수입한걸 잘못했다며 자신을 처벌해달라고 하네요. 변명할 생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느 회사라고 했지?”

“드라이스. 중소기업에 속하는 식품업체 였는데, 몇 년전 부터 좀 많이 커졌습니다. 서울에 대형초등학교 4곳에 급식업체로 선정이 되었거든요.”

“그래? 근데 다른말은 없디? 난 하기 싫었는데 억지로 했다......뭐 그런거?”

“아뇨. 전혀 없었습니다.”


윤정환과 김종도의 대화를 듣던 용수철은 한마디를 보탰다.


“몇년 사이에 덩치가 커진 회사에서 문제가 생기자마자 바로 과장 한명이 자기 잘못이라고 자수를 한다. 뭔가 보이는 것 같네.”

“그럼, 이번일은......”


윤정환은 김정민 과장을 보며 종도에게 말했다.


“뭔가 냄새나지 않냐? 갑자기 급성장한 기업의 양심고백사원? 저 정도로 양심있으면 애초에 하질 않았겠지. 과오가 드러나자 꼬리 자르기를 한 것 같다.”


윤정환의 과거 별명은 개코였다. 바로 구린내를 잘 맡기 때문이었다. 윤정환은 술 냄새를 풀풀 풍기는 전 드라이스의 과장 김정민을 보며 코를 킁킁대고 있었다. 무언가 구리다. 분명 다 자기잘못이라고 말하고 있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하고는 있지만, 뭔가가 있다.

윤정환은 용수철에게 도혁에 대해 물었다.


“용수철, 니 마누라 어디갔냐?”

“미소가 드디어 말을 한마디를 했답니다. 아시잖아요. 미소 말 잃었던거. 그래서 오늘은 못올거같다는데요?”

“뭐? 닥치고 빨리 오라고 해!”

“여동생이 몇개월만에 뗀 첫마디가 가지말라는 말이었답니다.”

“망할! 내가 왕년 때 같이 안테나가 바짝 서있었다면 바로 해결일텐데 젠장!”

“무슨일인데요?”

“저기, 저 드라이스의 과장 김정민. 저놈이 자수를 하러 왔는데 말이야, 그 드라이스가 좀 냄새가 난단 말이지. 이런건 감 뛰어난 놈이 해야 하는데, 요즘 도혁이가 감 좋잖냐.”

“난 또 뭐라고. 내가하지 뭘.”“제대로 조사좀 해봐. 마누라가 어디서 푼돈좀 벌어왔다고 남편이 놀면 되겠냐.”

“아 알겠수다. 요즘들어 희안하게 그놈이랑 나랑 따로따로 수사하게 되네.”

“부부가 별거할 수도 있지 임마 크크크.”


시간이 지나고 술이 점점 깨가던 김정민은 뿌옇기만 했던 자신의 현 상황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 모든게 자신에게 덮어씌워질게 뻔한 상황. 이렇게 신고전에 먼저와서 선처라도 호소해야 할 것이다. 정민은 생각했다.


‘어차피 안 그럴게 뻔하지만...... 지윤씨에게 한번 말이라도 해볼걸 그랬나... 아냐, 나라도 안해줄게 뻔해. 내가 직원들이 그리 괴롭혔는데......’




“그래? 결국 그렇게 했나보군. 그래도 김과장, 마지막까지 나를 위해 일을 해주니 고맙기까지하군. 그래, 뭐 다른일은 없고?”

-네. 사장님이 했다는걸 증명하려면 김지윤씨가 필요한데, 그 여자는 김과장편을 들 리가 없습니다. 또한, 직원들에게 영웅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을 괴롭힌 김과장을 도울 리가 없습니다.

“흠. 근데 김지윤씨가 좀 걸리는군 그래.”

-걸릴 것 없습니다. 지금 우쭐해져서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지만, 언제까지 갈 순 없겠죠. 재판이 끝나고 난 후, 해고해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래그래. 그때까지는 잘 다독거리며 컨트롤 잘 하라고. 회사에서 보지.”


전화를 끊은 김인하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몇 년전에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자신은 꼼짝없이 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데미지가 없다. 이것이 자본주의 시대의 혜택이다. 많이 가진만큼 죄가 용서되는 시대. 이정도 죄는, 가진 사람들은 누구나 저지르는 것이다. 김인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김사장, 뭐하나?”

“아, 죄송합니다, 형님. 그게.... 어라? 그린온 이시군요! 대단하십니다.”


김인하와 같이 골프를 치고있던 사람은 유월초등학교의 교장 이대균이었다. 이대균은 김인하가 자신의 샷을 안보고 딴짓을 했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상한 듯 말했다.


“이거이거, 김사장 성의를 봐서 넘어갈까 했는데, 역시 우리 학생들 식중독 걸리게 한 인간이랑 골프따위 치면 안되겠구만!”


이대균이 골프채를 땅에다 버리면서 골프장갑을 벗으려 하자, 김인하는 재빨리 이대균에게 다가가 사정했다.


“지금 그 실수를 저지른 놈은 지금 경찰에 자수했다고 합니다. 그 전화를 받은겁니다. 남은 홀은 마저 치셔야죠.”

“어험! 내 자네가 그동안 나에게 마음을 잘 보여왔기에 이정도로 넘어가주는줄 알게나! 그나저나, 그나저나 애들 병원비는 자네가 내주긴 한다만, 그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려면 비용이 들어갈 것 같은데......”

“걱정 마시죠. 형님.”


김인하는 속이 쓰렸다. 괜히 사건때문에 트집잡혀서 또 돈을 뜯기게 생긴 것이다. 이 늙은 여우는 자신에게서 돈을 뜯어낼 아주 작은 꼬투리라도 생긴다면 그것을 놓치는 일이 없었다.


‘젠장. 이번일만 넘기자.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이런놈에게 허리 숙이는것도 힘들구나.’


김인하도 오십줄을 바라보는 나이. 결코 적은나이가 아니었다. 고작 몇 살 더 많은 이대균에게 허리를 숙여가며 일을하는 자신의 처지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대균은 이대균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다.


‘크크크. 뭐? 이 실수를 저지른 놈? 자기가 해놓고 직원에게 덮어씌우는 놈들을 내 평생 수 없이 봐왔지. 넌 이제 나에게 걸린거야. 약점을 드러내놓고 거래를 하는 놈들과 치는 골프는 언제 쳐도 재밌군.’


박부장에게 바로 전화가 왔다. 하지만 김인하는 그 전화를 스마트폰을 조작해 넘겨버리고는, 웃으며 그린에 올라간 공을 보며 퍼팅에 대해 이대균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뭐 이리 전화를 안받는거야? 조금전까지 통화를 했건만......”


박부장은 김사장에게 몇 번 더 전화를 해봤지만, 김사장은 받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박부장은 찾아온 손님의 맞은편에 앉으며 웃으며 말했다.


“요즘 같은 시대는 경찰여러분들이 민중의 지팡이가 되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빈말 이라도 감사합니다.”


갑자기 불쑥 박부장을 찾아온 사내. 그는 바로 용수철이었다. 용수철은 박부장에게 물었다.


“김정민 과장이 그리 좋은 사람이었나요?”

“네?”

“아니, 김정민 과장 그 사람이 지금 강남서에 있는데, 죄책감이 아니라 두려움이 느껴지더라구요. 희안한 일입니다. 정말 죄책감 때문에 자수를 했다면, 죄책감이나 후련함이 있어야 하거든요.”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뭐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갈려고 했습니다만, 한사람의 독단으로 상한 양념육이 들어올정도로 회사구조가 단순한가봅니다?”


어찌보면 이득은 하나도 없을 질문을 용수철은 자신에게 던지고 있었다. 김정민 과장의 실수로 상한 양념육으로 불고기가 만들어지는 회사냐 라고 묻는 이 질문은, 어떻게 대답해도 손해다. 다만 살이뜯겨 나가냐, 뼈가 부러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뭐, 갑자기 큰 중소기업이다보니 죄송합니다. 구매 식재료는 김과장이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었기에, 스스로 자책한 나머지 자수를 한 것 같습니다.”

“애초에 안산것도 아니고, 사놓고 이제와서 자수를 하는게 말이 될까요? 그쪽에서 신고도 안했는데 말이죠.”

“할게 뻔하죠. 게다가 아침에 뉴스에서 유월초등학교 식중독 사건이 보도가 됐습니다. 당연히 그 뉴스를 보고는 자신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자각했을 겁니다.”

“네. 그렇게 둘러댈줄 알고 미리 알아봤습니다.”


용수철은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강남서 인근 술집 CCTV입니다. 여기서 밤새도록 술을 마셨더군요. 그리고 뉴스가 보도된 8시반. 그 술집에서는 뉴스따윈 틀어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9시 40분. 경찰서에 바로 자수하러 왔습니다.”


박부장은 침을 꿀꺽 삼켰다. 뭔가 냄새를 맡은 형사. 그 형사는 절대 대충 넘어갈 것 같지 않았다.


“갑자기 보도된 뉴스. 그리고 바로 자수한 과장. 사업수완이 상당히 떨어지는 분이 경영을 맡고 계시나 보네요? 경찰이 전혀 의심 안할거라 생각하신 겁니까?”

“형사님. 너무 비약적으로만 생각하실게 아니라......”

“비약적이요? 죄송한데 이걸 순수하게 한 과장의 양심고백이라고 생각하는게 더 비약적 아닙니까? 일단 회사원들은 탐문해봐도 되겠죠? 뭐 탐문이야 허락 안해도 상관없긴 합니다. 근데 허락을 해주시는게 모양이 좋겠죠?”

“네. 탐문하셔도 됩니다.”


용수철이 나가고 나서 박부장은 핸드폰을 들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김인하 사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금 무슨상황인지 알긴 하는거야? 이 늙은이는 아무 신경도 안쓰고 있는데 나만 지랄이네 시팔.”


똑!똑!


“들어와.”


박부장은 머리가 아픈 듯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 그러자 들어온 여성이 말을 했다.


“부장님. 어디 아프세요? 오면서 보니 산적같이 생긴사람과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혹시 그사람이?”

“아, 지윤씨. 신경쓸 것 없어. 그래, 무슨일이지?”


김지윤은 살짝 망설이는 듯 하다가, 무수히 많은 서명이 있는 종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지자체에 가서 내면 된다고는 하지만, 미리 부장님께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대체 무슨 소리를......”


박부장은 김지윤이 내민 종이를 보았다. 그러자, 안그래도 지끈거리던 머리가 더 아파오기 시작했다.


“지...지윤씨, 이건...”


김지윤은 박부장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저희, 노조를 만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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