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말이에요.”
드라마 <추노> 때문에 만난 백발 성성한 방송국 드라마 국장이 운을 뗀다. “지을 작(作), 집 가(家)를 쓰죠. ‘家’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는 직업은 정말 대단한 거예요.” 일가를 이루는 사람, 즉 자기만이 가진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가’라는 호칭을 달 수 있다고 했다. 아무리 못난 글을 써도 작가라 불리지만, 아무리 대단한 연기를 해도 연기자이지 ‘연기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주적 특종을 잡았다고 해도 기자일 뿐이지 ‘기가’는 아니다. 둘 다 이미 만들어진 세상에서 이룩한 결과이기 때문이란다.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직업, 그것이 작가다. 그분의 말을 듣는 동안 작가라는 직업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씨네21 기사 중, 천성일 작가의 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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