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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석 님의 서재입니다.

몽유병으로 세계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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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석
작품등록일 :
2024.02.01 15:10
최근연재일 :
2024.02.05 18:53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9
추천수 :
0
글자수 :
15,662

작성
24.02.03 19:04
조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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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드림 갓

DUMMY

 “여긴 어디지?”


무한한 크기의 하얀 방.

아무것도 없으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방에서 최강준은 눈을 떴다.


“최강준.”


뒤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최강준은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사람의 형체를 한 파란색 기운이 있었다.

이목구비나 이런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 자칫 영혼이라고도 생각할 외형이었다.


“누구세요···?”


최강준의 물음에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나는 관찰자라고 하네.”


관찰자? 그게 뭐지? 최강준은 의문이 들었지만, 그게 뭔지 더욱 구체적으로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저 말을 믿고, 신비한 이 상황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기만 했다.


“그렇게 놀라지 않는군.”


관찰자의 말에 최강준은 슬퍼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전 이미 죽었잖아요. 관찰자라... 뭐 저승사자 같은 분 아닌가요?”


단단한 쇠망치의 차가운 철 부분이 최강준의 관자놀이를 강타하며, 그의 두개골은 크게 함몰되었다. 그 상황에서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걸로 생각하기에는 그것이 더 신비한 상황이겠지. 

한도로 인해 무언가를 했다는 쾌감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한다는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김유진이 살았다면 그에게는 큰 여한은 없었다.

최강준의 말을 들은 관찰자는 호탕하게 웃었다.


“죽은 인간이 이런 반응을 할 수 있다니. 좋아, 자네를 선택한게 틀린 것은 아닐 수 있겠군.”


관찰자의 뜻이 숨어있는 말에, 최강준은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는 최강준에게는 달가운 제안을 걸어왔다.


“자, 자네에게 기회를 주도록 하지.”


관찰자는 최강준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하얀색의 굴곡 하나 없는 손바닥에 녹색 마나가 빛나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청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질물 하나 없는 순도 높은 녹색 마나.

관찰자는 말을 이었다.


“죽은 너를 다시 살려주도록 하겠네, 그럼 다음 플레이어 세계로 넘어가도록. 그다음에 뭘 해야 할지는 깨닫게 될 걸세.”


생존에 큰 갈망이 있는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굉장히 혹할 제안이었다. 하지만 최강준은 그러지 않았다. 한도를 잘한다는 걸 말고는 재능도, 능력도 없는 최강준의 미래는 암흑 그 자체니까 말이다.

최강준의 흐리멍덩한 눈을 본 관찰자는 손가락을 튕기더니, 이승에서의 한 상황을 보여주었다.

CCTV로 뭔가를 보는 것 같은 화면이었다.


“김유진···?"


그 화면에서 김유진이 보였다. 아직 구출되지 않은, 플레이어들에게 또다시 죽을 위기에 처해있는 김유진이 보였다.


“아직 구조대나 다른 지역의 헌터들이 지원은 아직인가요?”


최강준의 눈에 다시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망가진 기계가 무언가 특별한 힘을 발휘해 강제로 움직이는 것 같은 활력.

이어서 관찰자가 보여준 상황에는, 지원하러 온 헌터들이 지하 5층에서 6층으로 가는 입구가 막혀 그 아래층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보였다. 막무가내로 뚫었다가는 6층 전체가 붕괴하여 그 안에 있는 헌터들이 더욱 위험해지는 상황이었다. 


“...하겠습니다.”


최강준은 다시 전의를 가다듬었다. 이 상황에서 김유진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

그리고 아까 한도로 플레이어를 제압할 때 느낀 손맛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기도 했다.

최강준은 다시 마음먹었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관찰자가 내민 손에, 최강준은 자기 손을 올렸다.

녹색의 마나는 천천히 최강준의 피부를 타고 흡수되기 시작했다.


[패시브 스킬 {드림갓}이 해금되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일부 상승합니다.]

[새로운 도전과제가 활성화되었습니다.]



<E급 던전 붕괴에서 살아남으십시오.>

성공 보상: 무작위 새로운 스킬 해금.

실패 페널티: 사망.



몸이 새로운 힘이 감도는 것이 느껴진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몸에 차오르는 마나를 소비하고 싶어진다.

드림갓? 최강준이 새로운 힘에 궁금한 게 많은 표정을 보이자 관찰자가 말했다.


“곧 알게 될 걸세.”


이어서 다시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했는지 최강준의 시야가 점점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관찰자는 손을 흔들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제 마음껏 날뛰게. 다음에 또 찾아가도록 하지.”


최강준의 시야가 점멸하기 전, 관찰자는 마지막 하나의 충고를 남겼다.


“살아나면서 많은 양의 마나를 쓰게 되니까, 싸울 때 많은 양의 마나를 쓰지 마. 그러다 기절한다. 뭐 그게 좋을 수 있지만.”



***



“나이스입니다 성민 형님. 덕분에 살았어요.”

“지호야, 헌터한테 지냐? 앞으로 좀 더 조심하라고.”


최강준에게 갈비뼈가 부러진 운동복 차림의 남자가, 쇠망치를 들고 있는 남자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이 여자는 어떻게 할까요?”

“흠···회복 물약을 썼으니 과다출혈로 죽지는 않을 거고, 우리가 죽이자.”

“그냥 죽이기에는 아깝지 않아요?”


성지호의 말을 듣자, 전성민은 그의 입을 가볍게 탁 쳤다.


“그런 생각하지 마라, 우리 그래도 인간의 존엄성은 지켜야지.”


몸에 대부분의 마력이 빠져나가,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김유진을 향해, 전성민은 쇠망치를 높게 들어 올렸다.

보디빌더 같은 육중한 몸에 터질듯한 근육까지. 그의 망치질 한 번이면 제아무리 단단한 물체도 단숨에 부서질 것만 같았다. 최강준의 죽음에 눈물을 흘릴 시간도 남지 않았다. 김유진은 최강준의 시체를 아련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강준아, 괜히 나 때문에 미안해. 나도 곧 따라갈게.”


푸욱!


투박한 검이 성지호의 가슴을 관통했다.


“···어?”


성지호는 말을 마치지 못하고 쓰러졌다.

검이 관통한 자리에는 피가 분수 터지듯 솟아올랐으며, 바닥은 점점 피로 매워졌다.


“너는!?”


놀란 전성민은 다시금 최강준의 머리로 쇠망치를 휘둘렀지만 최강준의 투박한 검에 막히고 말았다.


[일부분의 마나가 {D급 몬스터 토벌 검}에 깃듭니다.]

[위력이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

[15 → 25]


간결하지만 흔들림 없는 곡선으로 투박한 검이 움직였다.

전성민이 눈을 한번 깜빡이자, 그제야 자기 손목이 잘려 나갔다는 걸 인지할 수 있었다.


“크악!”


최강준은 쉬지 않고, 전성민의 명치로 앞차기를 꽂았다.

팡! 공기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울리고, 전성민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순간 이 일대의 전투 소리가 멈췄다.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느꼈는지, 모두의 눈이 최강준을 향했다.

모든 플레이어는 사냥하던 먹잇감을 내려놓고, 최강준을 향해 몸을 돌렸다.


최강준은 투박한 검은 오른손에 쥐고, 자신을 한번 죽였던 쇠망치를 왼손에 들었다.


“강준아...”


김유진은 처음으로 한도의 위력을 실감했다.

보호구를 착용하고 하는 대련이나, 제한이 걸린 형식적인 걸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실전에서 나오는 검술의 극치를.


한도는 검술이라 불리지만, 그건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전통 한도. 아주 먼 과거, 호랑이가 아직 활보하던 시절. 그때의 한도는 다르다.


[입력되지 않은 {A급}스킬이 발동됩니다.]

[대량의 마나를 소비합니다.]

[마나량이 부족합니다.]


‘뭐지?’


무언가 불쾌하고 찝찝한 현기증이 다시금 최강준에게 찾아왔다.

오른팔과 왼팔에 힘이 빠지고, 다리에는 근육이 빠지는 것처럼 균형을 잡기 어지러워진다.

아까 관찰자의 말이 생각났다.


‘살아날 때 많은 양의 마나를 쓰니까, 싸울 때 많은 양의 마나를 쓰지 마.’


[마나가 부족합니다.]


엔진의 알림과 동시에, 최강준은 자리에서 쓰러졌다.


[패시브 스킬 {?급 드림 갓}이 발동됩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마나의 사용이 중단됩니다.]


최강준의 가슴에서 희미한 초록색 빛이 새어 나온다. 파란색 마나가 아닌, 무언가를 경고하는 듯한 이례적인 특수성. 이것은 심장에서 시작되어 점점 팔과 다리 그리고 머리로 향했다.


“죽여!”


이상하지만 생존의 위험을 느낀 플레이어들은 중 몇몇은 최강준을 향해 화살, 마나로 만든 발사형 마법을 날렸다.

불 구체나 물 구체 그리고 화살 여러 발이 최강준의 몸 곳곳으로 향했다.


“도움만 받을 순 없지.”


최강준의 도움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김유진은, 스킬 사용이 한번을 가능할 정도로 마나가 회복되어 있었다.

그녀는 날아오는 피사체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스킬 {C급 마나 방벽}이 발동됩니다.]

[사용하는 마나량에 따라 내구성이 달라집니다.]


조촐하지만 꽤 견고한 형태의 파란색 방벽이 최강준 앞쪽에 나타났다.


쾅!


불 구체나 물 구체와 같은 마법 피사체물과 벽이 부딪히며 아찔한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렸다.

김유진은 최대한 방벽으로 자신의 모든 마나를 전달하며 최대한 버티기 시작했다.

핏줄이 터지는 듯한 느낌에, 근육세포 하나하나가 찌그러지는 불쾌한 느낌이 그녀의 몸속에 맴돌았다.


파직.


하지만 이런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방벽에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금은 점점 이곳저곳으로 전염되기 시작하더니, 머지않아 형태가 점점 뭉개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알 수 없는 힘으로 패시브 스킬이 강제로 발동됩니다.]

[앞으로 패시브 스킬{?급 드립 갓}의 마나 사용량은 0이 됩니다.]


이번에는 무슨 우연인 걸까.

최강준은 아무 소리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뒤바뀐 기류, 모두가 깨달았다.


‘초록색이 이렇게 무서울 수 있구나.’


최강준의 눈에서는 초록색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고, 그 초록색 빛은 모든 플레이어를 목표물로 삼고 있었다.


사냥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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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언월도는 강하다! 24.02.04 2 0 9쪽
» 드림 갓 24.02.03 5 0 10쪽
2 왼 길. 24.02.02 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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