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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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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판 미팅

DUMMY

“야이 씨발 이게 뭐야? 이 계획서 누가 작성했어?”


이석용이 이사실에 다녀온 이후 화를 벌컥냈다.


“왜요? 부장님 무슨 일이신데요?”


“아니 어떤 새끼가 이따구로 보고서를 썼어? 내가 진이사님 앞에서 얼마나 곤욕을 치뤘는지 알아?”


이석용이 서류를 펄럭거리며 김진용 과장과 진기진 대리 유지연 주임, 박민기를 노려봤다.

시선은 차츰 뒤를 향하더니 박민기에게로 향한다.


“부장님이 지시하셔서 제가 했잖아요.”


[탁!]


서류는 날아와 박민기의 노트북을 강타하고선 커피가 든 텀블러를 쓰러뜨렸다.

황당한 표정의 박민기가 이석용을 노려보지만.


“사사분기 매출 계획서를 작년대비 100억이나 높게 잡았어? 할 수 있는걸 해야지 무턱대고 숫자를 올리면 어떻게 해?”


“부, 부장님께서 매출 계획은 최대한 높게 잡으라 하셨잖아요!··· 그리고 해 보면 당설할 수 있을 것도 같던데요.”


“뭐? 그것도 정도껏이지. 100억 매출도 힘든 상황에서 200억 매출을 어떻게 달성할래? 응? 진이사님이 자신있냐고 물어보는데 내가 얼마나 곤란했는지 알아?”


어이없는 일이었다. 매출을 최대한 높게 잡으라고 한 것도 이석용 부장이었고 적어도 임원에게 보고하기 전에 한번은 봤어야 할 것 아닌가?

그걸 보지도 않고 임원에게 보고하러 한거야?


“봐봐!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하고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한다? 지역 총판은 어떻게 하려고? 그나마 쏠쏠하게 팔리던 것도 집어치우라는 거냐? 무슨 보고서를 쓰라고 했더니 판타지 소설을 써왔어.”


“아 박민기씨 심했네. 매출 계획서는 뇌피셜로 소설쓰는게 아니야.”


최만혁 차장이 슬쩍 이석용 부장 편을 든다.


“유지연 주임! 너 똑바로 못 가르치냐? 진기진 대리! 체크 안해? 김과장! 과장 다니까 이제 탱자탱자 놀지?”


이석용은 인턴 하나 꼬투리 잡아서 내리갈굼으로 기강을 잡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직원들은 이석용의 얼굴을 한번 훑어보더니 노트북에 집중한다.

너무 잦은 일이라 그렇커니 하고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서류가 날아다니고 박민기의 노트북을 강타하고 커피가 든 텀불러를 쓰러뜨렸지만 그걸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짬밥이 되니 이제 적당히 무시하고 자기 할 일만 집중해 하면 된다는 마인드. 막상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어디서 개가 짖는다고 따라 짖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어떻게 할래? 이사님이 매출계획서대로 해보라는데. 나 잘리면 니가 책임질거야?”


“다시 만들어야 합니까?”


박민기의 말에 다시 인상이 구겨진 이석용 부장.


“내가 미쳤지, 인턴따위한테 이런걸 맡기고. 계획서 다시 올리면 진이사님이 받아준대? 매출계획서대로 해보라잖아! 나 미치겠네.”


엄연히 사사분기 매출계회서 작성은 부서장인 이석용 부장이 해야 할 일이었다.

아무리 부하직원이라지만 이석용 부장의 허드렛일을 대신 해줄 정직원은 없으니까.


“총판들의 판매 방향을 조절하고 본사에서 온라인 판매와 기업들의 판촉물을 직접 공략하면 매출을 신장시킬수 있을 겁니다.”


박민기가 나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해보지만.


“저게 그냥 확? 뚫린 입이라고 나불거려? 입사한지 얼마나 됐다고? 이바닥 생리를 알고 난 뒤에나 지껄이던가···”


이번에도 수십번은 더 발끈했지만 박민기는 꾹 참기로 한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든듯 아파왔다.

인턴이 되면서 맹세한 일이지 않은가?

이번에는 기필코 버티고 말겠다고.


함부로 모욕적인 말을 뱉어내며 하대하는 이석용 부장이 너무나 증오스럽지만.

박민기는 꾹 참기로 한다.

불행에 휘말리면 자기 삶을 살수 없으니까.

충분히 참고 기다렸다가 제대로 무르 익어 모든 것이 완벽해지는 순간 그때 두고보자고.




***




“그래! 저 친구 데려가면 되잖아! 이참에 총판 유통구조도 알겸.”


오늘 서울 총판을 만나야 하는데 술자리라 곤란하다. 부장님이나 차장님이 동석해주시면 안되겠냐는 유지연 주임의 요청에 이석용 부장이 박민기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한 말이다.


“민기씨요? 병아리 데려가면 끗발이···”


유지연은 든든한 아군을 바라는 거지 자기가 챙겨줘야 할 사람을 원하는게 아니었다.

그러니 이석용 부장과 최만혁 차장의 지원을 바랬던 것이다.


“쟤도 겪어봐야 크지··· 안 겪고 모르면 계속 병아리로 둘거야? 그러니 200억 매출 올리는게 그냥 숫자만 고치면 되는 줄 아는거 아냐? 교육도 시킬겸 데리고 가!”


데려가 경험 쌓게 하라는 건 허울이고 귀찮은거 떠 넘기려는 노골적인 핑계였다.

유지연 주임이 막막하다는 눈빛으로 박민기를 바라볼때.


“어디서 만나는데?”


진기진 대리가 유지연에게 물었다.


“용산이요.”


“우리 집 근처네··· 그럼 나도 가지 뭐!”


“네?”


“싫어?”


“아니요 그런건 아니고. 대리님 가주시면 저야 고맙죠.”


“그래? 그럼 나도 갗이 가줄게.”


진기진 대리가 함께 가겠다고 하자.


“그래 그래··· 진대리가 같이 가서 힘 좀 보태줘! 저 둘만 가는거 보단 낫겠지.”


이석용까지 그렇게 말하자.


“그럼 전 빠져도 되는 건가요?”


신상품 홍보 기획안 만들어야지··· 마케팅 플랜 제작에 사사분기 매출 계획서 수정해야지, 이미 떠안은 업무가 산더미였다. 야근하거나 집에 가서 해도 이번주내로 끝내기에 벅찼다. 그런 와중에 거래처 술자리 미팅에 껴야 한다니.


박민기의 말에 모두가 황당하다는듯 박민기를 바라본다.


“인턴바리가 빠지면··· 어떻게 해? 자네가 가서 궂은 일 해야지.”


이석용이 노골적으로 박민기가 가서 자질구레한 일들을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음에 진기진 대리가 한 말에 메타전자 사업기획팀은 모두 얼어버리고 말았다.


“민기씨가 안 가면 어떻게 해? 내가 민기씨 때문에 가는 건데?”


“······”


“······”


“왜 진대리가 민기씨 때문에 간다는 겁니까?”


김진용 과장이 얼굴을 잔뜩 구기면서 물었다.


“그야 뭐··· 신입이 가는 거니까. 믿을 만한 상사가 가서 커버해주려는 거죠. 유 주임이야 혼자 앞가림 잘 할테고.”


나름 설득력있는 말이기는 했는데 말 그대로 믿어주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래? 그럼 나도 가서···”


“노오!”


김진용 과장의 말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유지연이 단호하게 거절한다.


“아, 아니 왜? 부하들이 걱정되어서 과장이 가겠다는데···”


“오늘 아마 총판쪽에서 계산할텐데··· 우르르 몰려가면 뜯어먹겠다로 보이지 않겠어요?”


“셋이나 넷이나···”


“됐습니다.”


뭔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김진용이 입맛을 쩍쩍 다신다.




***




약속장소인 고깃집엔 김사장 혼자만 있지 않았다.


“앞으로 유주임님하고 함께 일할 사람이에요. 여긴 민형득 실장. 여긴 메타전자 유지연 주임님.”


케주얼하게 옷을 입은 훈남이라고 할만한 젊은 남자와 함께였고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직급 낮다고 저 버리시는 거에요?”


그동안 메타 전자 일을 김사장이 맡아서 해 왔는데 이제 민형득 실장이라는 사람이 한다는 말에 유지연이 투덜거리듯 말하자.


“에이 그럴리가 있나? 요새 내가 일이 바빠져서 할 일이 너무 많아! 불경기에 어떻게든 버텨야 하니까 이것저것 일을 해야 풀칠이라도 하지. 여기 민실장이 잘할거야. 젊고 똑똑해서 일처리가 깔끔해!”


“잘 부탁드립니다.”


민형득 실장이 유지연 주임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엿다.


“잘 부탁드려요.”


손을 헐겁게 잡는 악수를 나누자 김사장이 입을 연다.


“와아··· 메타 전자에는 얼굴보고 사람을 뽑아요? 왜 다 이렇게 선남 선녀야? 정말 반갑습니다.”


김기진 대리나 유지연 주임은 거리에서 흔히 볼수 없는 미녀들이었고 박민기도 외모로는 어디가서 꿀릴 외모는 아니었으니 김사장이 너스레를 떠는 것이었다.


자리에 앉자 마자 박민기는 습관처럼 수저를 챙겼다.

진기진 대리가 그걸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표정이 좋지 않다.


물이 나오자 물을 따르고 컵을 나눠주고 좀 있으니 고기가 나온다.

박민기가 당연한 것처럼 고기 집게와 가위를 들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잘 구우시네. 아유 고기 좀 드시면서 하세요. 내가 궈야 하는데··· 난 잘 구울줄 몰라서···”


50대 중반의 김사장은 너스레를 떤다.

갑과 을을 따지면 메타 전자 직원들이 갑이겠지만 박민기는 그걸 따지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리봐도 박민기 또래로 보이는 민실장이라는 젊은 남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심지어 반찬도 나눠지지 않아서 화로를 중심으로 박민기쪽엔 파절이와 양파 절임도 없었다.


“자자! 한잔 들어요.”


김사장이 분위기를 주도했고 모두 잔을 들어 건배를 했다.

그렇게 몇순배 돌자 김사장이 천천히 현재 상황이 어떤지 말하기 시작한다.


“메타전자 제품이 다 좋은데 어중간해요 성능도 중급, 가격도 중급 그래서 성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는 고성능을 찾고 저렴한 가격을 찾는 소비자는 중국산이나 동남아 산을 찾죠. 그래서 점점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해지고 있어요. 그걸 제대로 맞추기 위해 우리가 신발이 닳도록 돌아다니면서 판촉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 전자 상가나 테크마트 가보세요. 아마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면 눈물 나실 거에요.”


그렇게 한 명, 한 명 눈을 눈을 맞춰가며 말을 하고 있다.

대개 회사 직원이 총판을 만나는 건 판매가 여의치 않아 만나는게 일반적이기에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꼭 그렇지만은 않지 않나요? 적당한 가격에 믿을만한 성능을 찾는 서민들도 많을 텐데. 저도 그렇거든요. 가방이나 지갑도 아니니까 몇배 가격되는 명품 브랜드 사봐야 돈 만큼 좋은 것도 아니고 저렴한 중국 산, 동남아 산 제품은 몇번 쓰다가 쉽게 망가져 버리니까.”


가만히 듣고 있는 유지연과 진기진을 대신해 박민기가 나서서 반론을 제기한다.


“맞는 말씀이긴 한데···”


민형득 실장이 입을 열었다.


“홍보가 있어야죠. 소비자가 그 사실을 알아야 의미 있죠. TV 광고도 없고 포탈 광고도 없는 제품이 가성비가 좋다는 걸 소비자가 알아야 사죠.”


맞는 말이었다. 메타 전자의 기획실, 말로만 기획실이고 영업에서 마케팅, 홍보까지 모든걸 도맡아 하고 있었는데 박민기가 일하는 한 달 반동안 홍보라고 했던 게 없었다.


“그렇다고 못 판다는 건 말이 안되죠. 그런 상황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고 하셔서 총판 계약 맺은 거니까요. 광고하기 싫어서 광고 안하는게 아니잖아요.”


유지연이 갑자기 찌르고 들어왔다.

너무 직설적이고 무례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말이지만 담당자로써 거래처 단도리를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한테 가격 설정권을 달라는 거지. 입고 단가를 조금만 낮춰주고 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면 우리도 제대로 한번 질러볼수 있으니까.”


“그거 안된다니까요. 그러려면 다른 총판도···”


“원하는대로 바꾸면 매출을 얼마나 높이실 수 있는 건데요?”


유지연이 말을 이어가려던 순간 갑자기 박민기가 끼어들었다.


“뭐? 뭐요? 하하··· 무서운 분이네. 그건 해 봐야 알겠죠.”


“딜을 하려면 서로 리스크를 함께 져야죠. 메타전자에서 가격 결정권을 드리면··· 김사장님도 어느 정도 매출 이상은 뽑겠다고 개런티를 해 주셔야 정상일것 같은데요.”


“와아 메타전자 무섭네··· 유주임님 이 친구 인턴이라고 그러지 않았어? 메타전자는 인턴을 무슨 호랑이처럼 키우나 봐? 하하하! 농담입니다. 농담.”


박민기는 총판을 통한 유통 상황이 어떤지 체크해 본 것인데 김사장이 너스레를 떨며 빈정거리자 유지연이 박민기를 노려본다.


“입고가의 한 5%만 깎아주고 우리 마진 깨져도 좋으니 5% 정도만 소비자 가를 낮출수 있으면 우리가 훨씬 탄력적으로 움직일수 있지. 자체 행사도 하고. 우리가 얼마나 팔수 있을지는 모르지. 워낙 안 팔렸으니까 하는 말이잖아.”


김사장이 반말로 정리하자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진기진 대리가 입을 열었다.


“일단 내부적으로 검토는 해 볼게요 그런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윗분들이 워낙 완고하신 분들이라. 우리 제품이 그렇게 완고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품질이 월등한 거거든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유일하게 얼굴이 빨개진 유지연이 조용히 술잔을 들어 한번에 비워버렸다.


작가의말

유지연 화난 모양인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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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기다렸던 사람 +3 24.08.08 979 18 16쪽
12 신뢰라는 것 +3 24.08.07 1,028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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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갑일때 갑질하기 +2 24.08.05 1,130 20 13쪽
9 받아쳐야 하는 순간 +1 24.08.04 1,132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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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운명의 시간 +1 24.08.02 1,317 19 13쪽
6 사건 발생 +1 24.08.01 1,417 19 12쪽
» 총판 미팅 +3 24.07.31 1,625 23 13쪽
4 미끼를 무는척 함정파기 +1 24.07.30 1,761 28 13쪽
3 사기성 마작게임 +1 24.07.29 2,048 33 11쪽
2 평범한 중소기업 인턴 +2 24.07.28 2,870 35 13쪽
1 모든 걸 다 건 인턴 +7 24.07.28 4,759 4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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