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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시야 작가입니다.

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최근연재일 :
2022.10.08 21:00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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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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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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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19화. 해안가 항구 건설

DUMMY

그로부터 2주일이 지난 어느 날.

루할테이스 남장령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자! 빨리빨리 움직입시다!”


“어이! 그쪽이 아닐세! 그 자재는 이쪽으로 와야 돼!”


“앗! 죄송합니다!”


영지의 영주민들하고 밖에서 데려온 건설자와 인부들은 자재들을 나르고 있었다.

몇몇 일행들은 북쪽으로, 몇몇 일행들은 남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건설자와 인부들이 영지에 들어오자 페일 남작은 그동안 미리 구입해 두었던 자재들을 가지고 외곽 성 보수와 항구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각 대장장이들과 건설업자들과의 회의를 통해 외곽 성을 그 어느 성벽보다 더 단단하고 수비에 용이하게 각종 공성무기도 만들기 시작했다.

반대로 해안가에서는 각종 나무와 돌로 항구를 건설하고 있었고 주위의 다른 장소에서는 배의 건설이 진행되고 있었다.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개의 배를 만들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어 상선 3척과 군선 2척을 율리시스 백작을 통해 구입하게 되었다.

많은 돈이 지출이 되었지만 시간을 아끼기에 적당했고, ‘연화’로 벌어들인 돈을 생각하자면 그렇게 큰 액수는 아니었다.


항구가 건설되는 현장을 페일 남작을 비롯한 데칼 집사장과 호선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에는 항구 건설자와 건축 설계사가 동행하여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항구는 지금까지 계획된 대로 움직이는 것이 낫겠군요.”


“그렇습니다. 남작님. 현재 남은 문제는 군선에 실리게 될 무기 보충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근현대사처럼 대포와 총이 나오지 않아 대부분의 육상 전투와 해상 전투는 활과 창 그리고 검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병력을 모집하여 군비가 늘어났지만 지금 영지의 풍요로운 생활로 인해 군비는 걱정이 없었으나 문제는 많은 수의 활과 화살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내륙을 통하여 대량으로 구입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움직였을 경우에 다른 귀족들의 눈살을 맞게 될 수 있어 비밀스럽게 준비하던 중이었다.

미리 베아트리체 공작가와 율리시스 백작가에는 지르테 후작의 혹시 모를 공격을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을 하였다.

페일 남작이 직접 율리시스 백작가로 올라가 베아트리체 공작가의 가주와 율리시스 백작과 회의를 통해 지르테 후작에게 눈을 돌리게 하였다.

또한 공작가와 백작가로서는 같은 연합으로 묶이게 된 페일 남작을 좋게 여기고 있었다.


율리시스 백작은 조카인 페일 남작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원하였고, 베아트리체 공작가로서는 성품도 어진 페일 남작과 그의 영지의 자본력 및 식량을 싸게 지원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연희와 연주의 도움으로 신상 의상을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베아트리체 공작에게는 식량을 더없이 싼 값에 얻을 수 있었고 자금이 부족할 시 페일 남작이 지원해주겠다는 언약도 있었지만 가장 크게 와 닿는 것은 현재 왕국에서 그 어느 가게도 따라할 수 없고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높은 ‘연화’의 의상을 무료로 받는 것이었다.

의상 한 벌에 저번 경매가 만큼은 아니어도 다른 가게에 비하면 수배에서 수십 배는 더 비싼 의상을 제공받는데 그 누가 싫어할까.


물론 ‘연화’의 가게는 남작령에서 조그마한 가게이지만 그 브랜드의 가치가 커지면서 다른 가게에서 모방과 모작이 나오기 시작했다.

평민들을 위한 의상들은 수도의 가게에서 대부분 퍼지기 시작했으나 물량이 주문과 구입 수만큼 많지가 않아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다.

그런 단점을 파악한 다른 가게들이 조금 더 싼값과 대량의 물량으로 독보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연화’를 짓밟으려 했으나 초반의 이득 빼고는 득이 없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고급처럼 귀해 보이는 옷을 입으려 가게로 몰려갔으나 재질과 급하게 만들어져 마감이 좋지 않았으며 디자인은 어수선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의상들 대부분이 갈수록 비슷비슷한 디자인을 띄었기 때문에 정작 ‘연화’에서 출시하는 의상들은 물량은 부족해도 갈수록 디자인도 많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런 옷을 입고 ‘연화’의 의상이라고 자랑을 하려 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가짜 혹은 가품이라는 치욕스러운 말을 들어야 했다.

그로인해 사람들에게는 다른 가게에서 ‘연화’를 따라갈 수 없다.

그들의 의상을 베낄 수 없고 디자인을 모방할 수 없다.

그런 인식이 생기며 브랜드의 가치가 더 높게 올라갔고, 모방과 모작을 한 가게들은 비난과 비판을 받으며 수입이 이전보다 훅 떨어지거나 폐업까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베아트리체 공작가는 시기가 늦어 ‘연화’에 주문을 넣었으나 오래 걸린다는 답변을 받게 되었던 상황이었다.

‘연화’의 제작 주문은 왕가와 여러 귀족들의 합의로 권력과 힘으로 누르지 말자는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을 힘으로 누르게 된다면 가게를 접거나 반감을 품어 의상을 구매 못할 수 있다는 사실과 그들이 다른 국가로 이민가게 된다면 다른 나라만 좋게 된 다는 사실을 왕실과 고위 귀족들이 회의를 통해 전달했기 때문이었다.

그로인해 순번이 한참이나 늦었지만 곧바로 그리고 언제든지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메리트가 있었다.


그렇게 공작가와 백작가가 귀족파의 움직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눈을 남작령에서 자연스럽게 떼게 만들었고 남작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활과 화살 그리고 검은 대장장이를 통해 제작을 하도록 합시다.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은 안전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페일 남작의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남작님 한 가지 건의드릴 것이 있었습니다.”


“무엇입니까?”


“지금 해안가를 둘러싸고 있는 절벽은 해안가를 제외하면 경사가 높은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적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암벽등반을 하지 않을 테니 이왕이면 절벽에 투석기 같은 무기를 배치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건축 설계사의 말에 의하면 혹시나 다른 나라에서 해안으로 쳐들어왔을 경우 유일한 입구인 항구에 쏠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입구는 좁은데 많은 배들이 몰려오게 된다면 속도가 느려지고 최전선의 배들은 적은 수이며 그 뒤로는 여러 배들이 뭉치게 된다는 말이었다.

그러한 적들을 해안가에서 공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차라리 절벽에 위치한 투석기로 이용해 뭉쳐있는 배들을 공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만약 전쟁이 일어나서 북문이 뚤리게 된다면 적들이 밀고 내려왔을 경우 배를 타고 도망갈 시간을 벌기 위해 투석기를 영지 쪽으로 발사하여 적의 진격 속도를 늦추면서 살상하자는 말이었다.


“흐음. 그 생각도 괜찮기는 하나 재료나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지금도 재료가 조금 부족할 터인데.”


페일 남작의 걱정스러운 어투에 건축 설계사는 웃으며 말했다.


“나무 재료는 주위에 있는 산맥이나 카누스 숲에서 조달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무작위하게 나무를 베는 것이 아닌 적의 매복이 있을 만한 지형에서 조금씩 조달하면 됩니다.”


건축 설계사의 뜻은 안개가 서려있는 카누스 숲이나 산맥에서 매복하기 좋은 지형을 찾아 몇몇 나무를 베어내자는 뜻이었다.

매복의 요건은 적이 잘 보이먼서 자신들은 보이지 않을 엄폐와 은폐가 가능한 곳이었다.

그런 지역은 대부분 바위나 많은 수의 나무들이 위치한 곳과 산길이 위치한 지형이었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도 산에 가면 자연적으로 생기는 산길이나 몇몇 사냥꾼과 약초꾼들이 다니는 산길이 있었으므로 도주와 몰래 병력을 이동하여 다른 영지를 칠 수 있는 장소가 매복에 걸리기 좋은 위치였다.


페일 남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분별하게 많은 나무를 베지 말고 필요한 만큼만 수급하라고 전했다.


이렇게 루할테이스 남작령은 그 누구도 모르게 천천히 최상의 방어요새로 거듭나고 있었다.

이것이 가능한 까닭은 위치도 멀었을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루할테이스 영지를 생각하지도 않았고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연화’의 출시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수도와 몇몇의 영지에 분점을 열면서 관심을 돌리게 되었고, 그 이후에도 감시와 관찰을 하던 사람들은 평소와 똑같이 행동하는 영지를 보면서 관심이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

거기에 가장 큰 이유가 있었는데, 그 이유는 ‘연화’의 본 가게가 있다고 알려진 루할테이스 영지에서 ‘연화’의 가게가 다른 지역으로 가게를 옮겼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귀족들은 처음에 믿지 않았지만 루할테이스 영지에 들어와 몰래 살펴보니 ‘연화’의 가게를 찾지 못했을 뿐더러 상인으로 위장한 사람들은 영지민들에게 묻자 이 영지에서 떠난 지 오래라는 영지민들의 거짓말에 속았다.

이것이 가능했던 배경은 국왕파에 비밀스럽게 합류한 페일 남작이 다른 귀족들에게 압박을 당하거나 갑작스럽게 자금을 빼앗겨 귀족파에 자금이 넘어가게 되는 것을 걱정한 국왕과 베아트리체 공작과 율리시스 백작이 힘을 써주었고, 영지민들 또한 이 평화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페일 남작의 뜻에 따라 움직여주었다.


시간이 지나고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성벽이 높아지고, 성벽도 두껍게 보수를 하며 공성병기를 윤곽에서 안 보이는 곳으로 배치를 하며 수비에 알맞게 변형시키고 있었다.

후에 다른 귀족들이 남작령의 성벽을 왜 이렇게 높게 지었냐는 물음에는 해안을 통한 적의 급습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보수했다고 둘러댈 계획이었다.


성벽보수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고 투석기를 비롯한 공성병기가 만들어지며 해안가의 건설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각 횃불을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두고 정찰 병력을 배치하며 커다란 종을 울려 적이 침입했을 시 영지에 들릴 수 있게끔 설치해두었다.

항구도 배가 들어올 수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커다란 돌 벽을 쌓아 화살이 날아오는 것을 대비했고 배의 건설도 동시에 진행이 되어 남은 것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그 기다리는 사이에 호선을 비롯한 항해사들이 절벽 주위에 동굴을 발견하고 개척하기 시작했으며 다른 배들은 남쪽으로 항해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 절벽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천연 동굴이 있음을 발견했다. 입구는 여러 암석들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까이 가보니 배가 들어갈 만한 공간과 천연 동굴의 입구를 발견했다.

호선과 일행들은 평평한 지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배에서 내려 동굴을 둘러보았다.


동굴은 여러 배가 정착하기에 알맞은 공간이 있었고 주위의 지면은 살짝 넓었던 터라 가볍게 주위만 둘러보고 영주성으로 달려갔다.

호선의 보고를 받은 페일 남작과 데칼 집사장 그리고 건축 설계사는 배를 타고 다시 동굴로 이동하였으며 주위를 살펴보고는 영주민들의 비상탈출을 위한 공간으로 삼자는 결론이 나왔다.

해안가에서는 떨어져있고,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장점과 동굴도 영지민들이 차례로 여러 배에 올라탈 수 있는 크기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영지민 전체를 수용할 정도의 크기는 아니었으나 줄을 서면서 탑승을 한다면 가능한 이야기였다.

영지의 지도와 이 동굴의 위치를 비교하여 영지 외곽 숲의 산맥과 이어지도록 비밀통로를 만들기로 결정한 페일 남작은 곧바로 인부들을 동원하여 동굴이 무너지지 않게 위를 향하는 계단식 길을 파서 영지로 이어지도록 지시를 내렸고 현재는 공사가 한 참 진행중이었다.

공사가 완료된다면 숲의 입구는 철저히 가려 영지민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게 할 계획이었다.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보고로 받은 페일 남작은 의자에 기대며 한숨을 쉬었다.


‘후. 어느 정도로 방비는 맞춘 것인가? 지금까지 한 것들이 모두 도움이 되기를.’


페일 남작은 자신이 행한 계책들이 쓸데없는 일이 아니기를 바랐다.

그렇다고 전쟁이 일어나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으나 후에 자신의 후손이나 먼 미래에 영지에 불행한 일이 닥친다면 그때라도 사용되기를 바라며 공사를 진행했다.


‘이번 성벽보수와 항구건설, 상선과 군선의 제조 그리고 비상탈출 공사까지 많은 돈이 나갔네.’


페일 남작은 지출 보고서를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처음보다 여러 가지가 추가가 되어 생각도 못하게 지출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이것을 영지 운영비로 사용하면 왕실이나 자신이 속한 율리시스 백작가에 보고서를 보내야 했으므로 페일 남작은 자신의 사비로 건설하기로 다짐했었다.

물론 왕실과 율리시스 백작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각 영지에 숨어들어 정보를 빼내는 일은 어디에서나 흔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스파이들을 생각한 페일 남작은 해안 건설과 상선 및 군선 제작, 병력 모집과 무기와 갑옷 등에 관한 다들 알고 있는 부분만 영지 운영비를 사용했다.

나머지는 사비로 하기에 돈이 부족하여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호선과 연희가 자신들도 돕겠다며 기꺼이 자금을 보태주어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공사가 한 참이나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몰랐다.


똑똑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페일 남작은 상념에서 벗어났지만 눈을 감은 채로 답했다.


“데칼인가? 들어오게.”


데칼 집사장이 노크를 했을 거라 생각한 페일 남작은 평소와 같이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리 친하고 가끔 서로에게 장난을 치는 사이라 해도 공과 사를 매번 구분하던 그들이었기에 페일 남작은 이 시간에 찾아올 이는 데칼 집사장이라고 생각을 했다.


끼익-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데칼인가? 아닌데요 뚱인데요.”


한 여인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페일 남작은 눈을 뜨며 쳐다보았다.

연주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흐응. 뭘 그렇게 근엄한 척을 하실까? 우리 페일은.”


페일 남작은 또 자신이 연주에게 장난을 칠 기미를 주었다고 생각했다.

이 상황을 빠르게 돌리지 못하면 한 30분 정도는 그녀에게 놀림당할 거라는 생각이 빠르게 들었다.


“뚱이는 또 뭐고, 우리 페일은 또 뭐야? 오빠에게.”


하운 가족이 페일 남작 저택에 온지 2년이 지난 지금 연주는 26살이었고 페일 남작은 27살이어서 페일 남작보다는 한 살이 어렸다.


“오빠 소리를 듣고 싶은 거야? 싫은데 안 해줄건데~.”


페일 남작이 연주에게 ‘오빠’ 소리를 듣는 것이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페일 남작은 듣고 싶었으나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연주는 절대 해주지 않고 이름만 부르고 있었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왔어? 나랑 데이트 해주려고?”


페일 남작이 최근 한 참이나 바빴기에 데이트를 하지 못한 두 사람이었기에 페일 남작은 눈을 번쩍번쩍 뜨며 연주를 바라보았다.

연주는 그 눈빛에 푸흣 하며 웃고는 그에게 다가갔다.


“에구. 우리 페일이 누나랑 놀고 싶었어요?”


연주가 페일 남작을 아기취급을 했지만 페일 남작은 그 마저도 좋았다.

자신보다 어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이 연하 취급을 하자 묘하게 모성애가 느껴진 듯 했기 때문이었다.

페일 남작은 씩 웃으며 잠시 그 장난에 어울려 주기로 했다.


“누나랑 놀면 뭐해 주려고? 인형놀이? 가족놀이? 아니면 부부놀이?”


평소에도 연주와 이런 장난을 치면 하영과 인형놀이나 가족놀이 등을 하며 놀았기 때문이었다.

부부놀이는 말 그대로 부부처럼 행동하는 것이었는데 페일 남작이 제일 좋아하는 놀이였다.

이 놀이는 하영이와는 할 수가 없었는데 말 그대로 부부처럼 행동하였기 때문에 페일 남작은 사심을 담은 여러 행동 및 스킨십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 부부놀이 하면 또 뭐하려고?”


연주가 그 말에 뒷걸음질을 치며 물었다.

연인이 되며 페일 남작의 다른 면모를 확인한 연주는 그 놀이가 시작이 되면 자신만 불리해짐을 알고 있었다.


“글쎄? 누나가 알려주는 아이가 생기는 방법?”


페일 남작의 직접적인 어투에 연주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매번 부부놀이에 관련된 것이면 이렇게 저돌적으로 행동하곤 했었다.

페일 남작이 저돌적인 발언을 한 이유는 있었다.

실제로 부부놀이를 하게 되면 자신이 유리하게 그녀를 이끌 수 있었고, 하지 않아도 연주의 장난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윽.. 됐어! 이 변태야!”


연주가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

그 반응에 페일 남작은 계획이 성공했다는 기쁨에 웃음이 나왔다.

그 웃음을 본 연주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휴. 형부랑 어울리더니 성격이 변한거야 아니면 원래 저랬던 거야?’


호선의 성격은 자유분방하여 낯짝도 두꺼워 연희에게도 저런 장난을 자주 치는 것을 많이 봐왔던 연주는 물이 들은 건지 아니면 성격이 저랬던 건지 고민되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무슨 일?”


“아. 맞다. 곧 있으면 하운이 입단 테스트잖아. 그거 때문에 상의할 것이 있어서 왔지.”


하운은 그동안 검술을 연마하며 체력훈련만 받고 있었다.

기사들이 남는 시간에 훈련을 도와준 것이었지만 사실상 하운은 기사단의 소속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하운의 실력이 점점 더 상향이 되자 기사들과 루테인 기사단장은 페일 남작과 하운에게 기사단 입단제의를 했었고, 하운은 고민해 본다고 말을 했었다.


“하운 군이 실력이 기사들과 비교해도 꿀리지는 않기는 하지. 그런데 그것이 왜?”


“알지 모르겠지만 우리 조카는 어딘가 속해서 제약받는 것을 원체 좋아하지 않는 아이야. 물론 실력적이나 기술적인 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오히려 제약을 받는 것이 그 아이의 앞길을 막는 것이 아닌가 해서 물어보려고 왔지.”


“그 말도 맞기는 하지. 하운 군의 창의력이 좋기도 하고 최근 직접 만든 검술이 더 보완되고 처음 보는 검술이 섞이기도 했으니.”


“난 잘 모르긴 하는데 다들 더 좋아졌다고 하더라고.”


평소에도 하운을 아끼는 연주여서 그런지 그녀는 기사들과의 친분도 있었다.

어느 날에는 하운이 기사들과 대결을 하면 찾아가 응원을 하는 경우도 많았기에 기사들과의 접점도 많았다.


“뭐. 그 일은 하운 군이 더 잘 알고 있을 테니, 굳이 우리가 나설 필요는 없고 하운 군의 선택에 달린 거지. 그저 우리는 어긋나지 않은 길로만 인도해주면 되는 거야.”


페일 남작의 말에 연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페일 남작의 옆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는 앉았다.


“그나저나 일은 계속할거야? 이렇게 예쁜 여자친구가 왔는데? 나만 애처롭게 버려두고 일에 몰두할거야? 응?”


연주의 갑작스러운 애교에 페일 남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마침 할 일도 다했기에 페일 남작은 연주와 남는 시간동안 놀기로 결정했다.


“흐음.. 이 발칙한 여우가 오빠를 꼬시는 건가?”


“발칙하다니! 무슨 그런 망발을!”


연주의 투정에 페일 남작은 연주의 팔을 잡고는 말했다.


“그럼 오늘 부부놀이 하는 거야, 누나? 몹시 기대가 되는데?”


페일의 장난 어린 말투에 연주는 식은 땀이 나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거리를 벌리려 했으나 페일 남작이 자신의 팔을 잡고는 도망가지 못하게 살짝 힘을 주고 있었다.


‘아. 망했다.’


연주는 2분 전의 자신의 행동을 책망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자신도 모르게 페일 남작에게 끌려 다닐 차례가 온 것이다.


페일 남작은 눈을 질끈 감은 그녀를 보고는 푸흣 하며 웃으며 그녀를 감싸 안았다.

그녀의 온기가 느껴지며 페일 남작은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그 연주는 한참이나 페일 남작의 품에 안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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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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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화. 해안가 항구 건설 +6 22.06.01 178 27 20쪽
18 18화. 영지를 정비하다 +5 22.05.31 187 28 16쪽
17 17화. 페일 남작의 고백(3) +8 22.05.30 183 27 16쪽
16 16화. 페일 남작의 고백(2) +3 22.05.26 180 24 16쪽
15 15화. 페일 남작의 고백(1) +5 22.05.25 189 26 15쪽
14 14화. 하운의 대련(2) +5 22.05.24 195 31 15쪽
13 13화. 하운의 대련(1) +3 22.05.23 204 29 17쪽
12 12화. 국왕과의 만남(2) +6 22.05.20 208 32 15쪽
11 11화. 국왕과의 만남(1) +5 22.05.19 211 29 20쪽
10 10화. 국왕의 방문 +2 22.05.18 214 28 16쪽
9 9화. 경매장 +11 22.05.17 228 26 16쪽
8 8화. 연회장으로 +8 22.05.16 233 29 17쪽
7 7화. 도성으로 향하다 +8 22.05.14 242 29 14쪽
6 6화. 계획을 세우다 +5 22.05.13 269 29 17쪽
5 5화. 사업준비(2) +10 22.05.11 288 31 15쪽
4 4화. 사업준비(1) +10 22.05.11 324 32 18쪽
3 3화. 적응 +13 22.05.11 368 33 18쪽
2 2화. 남작을 만나다 +12 22.05.11 505 34 15쪽
1 1화. 이세계로 가다 +32 22.05.11 834 4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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