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v.70 님의 서재입니다.

죽어서 살려준다고 하는데 그냥 안살려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Lv.70
작품등록일 :
2021.07.30 20:51
최근연재일 :
2023.04.09 21:24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618
추천수 :
43
글자수 :
273,810

작성
21.09.02 23:57
조회
35
추천
0
글자
12쪽

18. 준비 끝

DUMMY




이후의 얘기는 마을 봉쇄에 대한 내용이었다. 구덩이를 파더라도 많이 파지 말고 타이밍에 맞춰서 불로 마을을 감싸고, 불길이 밖으로 퍼지게끔 만들어 줄 벽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 보도록 했다. 아무래도 삽으로 매일매일 푸는 것은 시간이 한참 들어서 포크레인을 푸센에게 빌려 쓰는 것을 전제로 만들었다.


"혈청만으로도 충분할 거야. 데드맨들도 흔히 구하지 못하는 물건이야. 푸센이라는 사람이 눈 뒤집어져서 달려들 만해"


"그래.. 다시금 혈청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게 되네"


작전에 나간 사람이 좀비에게 물려서 바로 죽을 위기일 때 하루 정도 더 유해를 주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감염된 데드맨 밖에 없다면 그 가치는 더더욱 높겠지.


"그리고 사람이 많으면 좋겠지만 중장비만 빌려오더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불이 옮겨붙지 않게 나무를 베어서 화제 방어선을 만들고, 그 안쪽 원에 구덩이를 만들면 불에 지져진 좀비들이 몰려들 거야. 그럼 서로가 서로를 태우는 천연 불 벽이 되어 줄 거야."


"지금으로선 그게 최대겠네. 마을 안 상황은 어때? 그 흑인 보안관에게 정보를 좀 흘렸는데. 대비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생각보다 조용해. 그런 좀비 떼가 몰려온다면 대피한다는 마인드야."


인명피해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마을을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이 좀 필요했는데.


"합류할 사람은 없나 보군. 그렇다면 남은 포인트로 마을 경계의 집을 개조해서 중화기를 자동으로 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 유효한가."


"제어장치를 달고 쏘는 속도를 조절한다면 몇십분은 사용 가능할 거야."


"그럼,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좀비들만 잡으면 되겠네?"


"이론상으론 그렇지."


"해보자"


당장 할 것이 생겼고, 딜이 제대로 이뤄지면 바빠질 것이다.






"오늘 신청을 했다. 내일 받아볼 수 있을 거야"


"그건 좋은 소식이군."


헤비가 드물게 웃어 보였다.


"헤비. 정리해보자고 푸센은 혈청을 얼마나 원하는 거야? 매일 자기가 맞을 것도 아닐 텐데"


"자세한 건 알려줄 수 없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나도 푸센에게 원하는 바가 있어. 서로서로 도울 수 있는 상황 아닌가?"


헤비는 선글라스를 아래로 내리곤 자기 눈으로 날 봤다.


"좀 더 좋은 옵션이 있을 거라는 얘긴가?"


"나도 현장직이고, 사무실에 앉아서 멍청한 소리나 해대는 사람과는 다른 입장이라고, 필요하다면 주장해서 협력을 명분으로 얻을 수 있다."


내 말에 헤비는 자기가 들고 있던 책을 다시 읽는 척을 한다. 사실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좋아."


헤비를 속이는 것이 지금 나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는 것을 그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 위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푸센에게 정말로 원하는 게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이해했을 것이다.


"푸센님은 지금 2가지를 노리고 계신다. 단기적으로는 혈청을 우리 사용인들에게 나눠주고, 위급상황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시고자 함이지. 장기적으로는 양산을 원하시는 거다."


"사용인의 수만큼 필요하단 얘긴가?"


"아니 그래서야 효율이 안 나지.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팀당 1명 이상을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더군. 그래서 당장은 한도까지 확보하고 싶어 하시지."


팀장이 들고 다니면서 유사시에 쓴다는 얘긴가. 그럴만하군. 하지만 그 팀들의 목적은 좀비들을 가두고 그 데스매치에 쓰는 거 아냐? 별로 내키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긍정적인 신호다. 많은 혈청을 원할수록 나도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군. 이젠 내가 요구 사항을 얘기할 차례인가?"


"... 말해봐. 내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해결해 주던가 가능할 만한 내용이면 건의해보도록 하지."


"맥에게 들었나?"


"좀비들이 이곳으로 몰려올 거란 얘기? 그런 헛소리를 누가 믿나? 그리고 이 마을을 지키는데 무슨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거냐?"


헤비는 이해가 되지 않는 눈치다.


"이건 일종의 실험과도 같은 거라서 말이지. 좀비의 떼를 예측할 수 있으면 어느 정도 인원으로 막을 수 있는지를"


"아하? 정부나 군부는 정말로 할 짓이 없나 보군."


"적은 인원으로 준비를 해서 막을 수 있다면 굳이 좀비를 잡으러 군대를 운영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헤비는 그래도 긍정적으로 얘기를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


"숲을 태울 거야"


"괜찮다고 보나? 아니 이 근처는 모두 푸센님의 땅이다. 그런 걸 허락해 주실 리가 없지"


"그래, 그냥 무지성으로 불을 지르자는 얘기가 아니다."


간단하게 바닥에, 카펫에 물을 부어서 경계를 친다.


"마을을 중심으로 500미터를 두를 거야. 나무를 베어서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 거야. 그 앞에 불을 놔두고 마을엔 전혀 피해가 없게 만들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럿, 큰 게 필요하겠군?"


"포크레인, 전기톱은 꼭 필요하지. 휘발유도 상당히 필요해. 화약 뇌관 같은 것은 이쪽에서 준비가 가능하지만"


"... 좋아 그 정도라면 내 쪽에서 준비가 가능하다. 그걸 운용하기 위한 인원 차출은 못 하겠지만"


헤비의 말에 생각보다 준비를 빨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이제 넌 뭘 할 수 있지?"


헤비는 다시 물어왔다.


"푸센이 운용하는 인원수가 몇 명이지?"


헤비는 의문을 품으면서도 말을 했다.


"정원사 등을 포함하면 200명 정도? 좀 더 되겠군"


"그만큼 준비해 주지"


헤비의 입가에는 미소가 살짝 퍼졌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내일? 아니면 또 다른 날인가?"


"내일."






레가 온 코어는 밤에 자신에게 힘이 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았다. 그리고 움직이기 편했다. 하지만 밤이 될수록 더욱 배고팠다. 그러던 도중 밤에 끔찍한 빛들을 내뿜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가까이 가기만 해도 피부가 따끔거리는듯했다.


하지만 레기온 코어는 그 빛 사이에서 사람을 봤다. 도덕성이나 인간성이 결여된 레기온 코어는 어렴풋이 생각한다. 맛없는 파란 고기랑 다르게 하얀 피부나 검은 피부는 정말이지 맛있어 보였다. 자기가 사람이라는 것조차 제대로 인식이 안 되는듯했다. 그래서 그저 생각했다.


'저걸 먹고 싶어'


밤이 되어 활발해진 좀비들은 상위 중의 생각을 들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맛있는 쿠키 인간들이 이변을 눈치챈 건 별로 있지 않아서였다. 분명히 자외선 전등을 켜고 일하고 있음에도 주변에 엄청난 좀비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뭐, 뭔데! 어이!"


"어? 뭔 일이야!"


"좀비들이 여기로 몰려들고 있어!"


작업하고 있는 작업자가 상체를 들어 근처를 살폈다. 옥수수밭이 머리끝까지 자라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심상치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사륵거리는 소리가 엄청나게 들려오기 시작한 것도 그쯤이었다.


"가자! 빨리!!"


다들 급하게 험비로 뛴다. 험비에 타고 시동을 켜자 주변엔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좀비들이 모여있었다.


"으아아!!"


풀 악셀을 밟는다. 다행히 차량의 무게가 있어서 앞의 좀비들을 밟고 올라간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않는다. 좀비들이 깨진 유리창으로 안에 있는 사람들을 꺼내서 먹지 않고 물거나 잡아서 움직인다. 레기온 코어에게로.


그리고 레기온 코어가 빈사상태의 사람을 물어뜯었다.


'아.. 너무 맛있다 더욱더 먹고 싶어'


사람을 사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이었다. 좀 더 많은 사람을 찾아 배회하기 시작한 시점은 이때부터였다. 많은 좀비 군단을 움직이면서 모으고 엄청난 양의 스템피드를 일으킨 것 또한.





----


혈청의 200개 무상 제공이라는 말에 푸센은 어처구니가 없이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걸 그냥 시장에 내다 놓기만 해도 엄청난 돈이 될 것이다. 10개만 내놓고 나머지는 내수용으로 쓴다. 그리고 흔쾌히 아진수가 원하는 장비 재료 물자. 모든 것을 구해다 줬다. 푸센은 다음 거래가 벌써 기대가 된다. 이런 장사를 한다면 부를 축적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푸센님!"


집 전체를 관리하는 집사가 푸센에게 급하게 달려온다.


"무슨 일이야"


지금 한참 기분 좋은 참이었는데. 그 순간을 만끽 못 하게 한다니 게다가 그 집사가 급하게 가져온 소식은 대체로 안 좋았기 때문이다.


"초거대 스템피드가 오고 있습니다..!!"


그는 마을 보안관이 얘기했던 것이 생각났다. 초거대 좀비 떼가 나타나리라는 것. 아진수라는 그 남자가 그걸 대비해 여기로 온 것. 그리고 너무 안일했다는 것. 그리고 옥수수밭을 방치해온 결과가 이것이라는 것은 그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저택을 버린다! 다들 준비한 대로 움직여! 그 마을로 간다."


'그 애송이 말대로 불 벽을 만들고 대비해놨다고 한다면 이 스템피드를 피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은 바로 그 마을이다.'


푸센은 문득 생각하더니 그 집사의 멱살을 잡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혈청은 꼭 챙겨라. 그 혈청 하나하나가 네가 평생 먹을 밥값이니까."


그리고 자신이 들고 있는 3개의 여유분을 손으로 확인했다. 자신에겐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다.



-----



좀비 무리라 부르기도 어렵다. 군단이라 칭해야만 했다. 적외선 카메라를 단 드론으로 정찰하던 도중 보이는 것은 푸센의 저택에서 빠져나온 11톤 트럭 2대와 세단 1대를 따라오는 수없이 많은 좀비. 트럭의 큰 소리를 따라오고 있었다.


"이 씨발 이렇게 발생하는 거라고?"


마치 푸센이 좀비 떼를 이끌고 이 마을로 온다는 게 시나리오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방비는 생각보다 철저하게 되어있었다. 왕복 2차선 도로엔 좀비들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큰 격자문을 만들어 놨다. 아마 푸센 일행들이 들어오고 나서 차단해버리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사이로 들어오는 무시무시한 좀비들의 머릿수다.


"제시카 그쪽으로 트럭 2대와 차 1대가 가고 있어, 걔들은 통과시키고 막으면 될 것 같아"


무전기로 송신한다.


-알았어. 통과 보내고 바로 불붙이고 퇴각할게


"수신"


제시카는 실수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불을 붙이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던 거니까. 문제는 없겠지. 중요한 건 마을 내부의 상황이다. 남은 사람은 맥과 맨 처음 봤던 보안관(보안관 이름이 심슨). 그리고 나뿐이었다.


"다행히도 사람들 모두 대피했군."


좀비가 몰려오는 것을 모니터링하던 3명은 실제로 무엇이 일어나는지 확실히 이해했다.


"그래요. 다행히도 예측이 맞았네요."


맥과 심슨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육중한 중화기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좀비가 오면 몇천 포인트로 산 모든 탄을 쏟아부을 것이다.


"무전기 잘 듣고 계세요. 무조건 우리가 퇴각하자고 하면 퇴각하는 겁니다?"


"나도 알아. 죽긴 싫다고 좀비에게 물어뜯기는 건 더"


평소에 필요한 말만 하던 심슨이 생각보다 텐션이 업 되어있었다. 아마 몰려오는 좀비들을 보고는 온몸에 아드레날린이 도는 것일지도 몰랐다.


"안 그래도 이런 빅 이벤트를 빠질 순 없지..! 그냥 권총이나 소총 같은 거 쓰다가 좀비가 이렇게 몰려드는 것을 잡을 기회가 쉽겠어?"


맥도 흥분된다는 듯이 자신의 중화기를 점검했다.


"해봅시다. 쉽진 않겠지만."


이게 끝나고 플로어 마스터를 만날지도 모르고 죽을지도 모르고 도망칠지도 몰랐지만 확실한 건 지금 설치된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해 주길 바랄 뿐이었다. 무선으로 작동할 수 있는 리모컨을 들고서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놨다.


-푸센은 지나갔어. 봉쇄하고 불붙인다!


제시카의 서두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알았어. 오토바이 타다 넘어지지 말고"


-넘어지긴 뭘 넘어져.


불 벽을 넘을 때 최대한 좀비의 수를 줄여주길 바랐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어서 살려준다고 하는데 그냥 안살려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이 변경되었습니다. 23.04.05 18 0 -
42 42. 결승전 - 6 23.04.09 14 0 19쪽
41 41. 결승전 - 5 23.04.08 14 0 12쪽
40 40. 결승전 - 4 23.04.07 18 0 12쪽
39 39. 결승전 - 3 23.04.06 20 0 12쪽
38 38. 결승전 - 2 23.04.05 20 0 13쪽
37 37. 결승전 - 1 23.04.04 28 0 12쪽
36 36. 재능보다 노력 - 4 23.04.04 22 0 14쪽
35 35. 재능보다 노력 - 3 23.04.03 22 0 15쪽
34 34. 재능보다 노력 - 2 23.04.02 21 0 13쪽
33 33. 재능보다 노력 - 1 23.04.01 23 0 13쪽
32 32.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8 23.03.31 27 0 19쪽
31 31.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7 23.03.30 27 1 16쪽
30 30.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6 23.03.29 24 1 16쪽
29 29.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5 23.03.29 24 1 12쪽
28 28.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4 23.03.28 23 0 15쪽
27 27.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3 23.03.27 23 1 14쪽
26 26.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2 23.03.26 26 1 23쪽
25 25.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1 23.03.25 28 1 14쪽
24 24. 하이 큐 - 4 23.03.25 26 0 16쪽
23 23. 하이 큐 - 3 23.03.24 26 1 20쪽
22 22. 하이 큐 - 2 23.03.23 27 1 33쪽
21 21. 하이 큐 - 1 23.03.23 25 1 15쪽
20 20. 실패 21.09.15 36 1 15쪽
19 19. 도둑질 당함 21.09.07 40 0 15쪽
» 18. 준비 끝 21.09.02 36 0 12쪽
17 17. 준비 시작 21.09.02 32 0 19쪽
16 16. 오히려 좋아 21.08.27 40 0 13쪽
15 15. 활용방법 21.08.26 34 0 17쪽
14 14. 6시간동안 아무것도 못함. 21.08.22 38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