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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70 님의 서재입니다.

죽어서 살려준다고 하는데 그냥 안살려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Lv.70
작품등록일 :
2021.07.30 20:51
최근연재일 :
2023.04.09 21:24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617
추천수 :
43
글자수 :
273,810

작성
21.08.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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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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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14. 6시간동안 아무것도 못함.

DUMMY



고전적인 방법은 언제나 옮다. 휘발유는 빠른 속도로 불을 붙여 나갔고 싱싱하게 햇빛을 받는 옥수수들은 우수수 불이 붙어 타오르기 시작한다. 길게 뻗은 일자의 화염은 바닥에 떨어진 썩은 옥수수 등에 빠르게 붙어 번지기 시작했다.


"가자. 좀비들을 다 태워버릴 거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화제는 많은 옥수수와 좀비들을 다 태워 버릴 것이다. 포인트를 많이 벌긴 하겠지만. 인위적으로 만든 화재를 진화하려면 며칠 동안 화제가 번질 것이고, 많은 비가 내려야만 사그라들 것이다. 제시카와 나는 그 자리를 빠르게 이탈했다.


군장을 메고 빠른 걸음을 2분도 채 안 한 상황. 제시카가 나를 막았다.


"이상해"


나만 들릴 정도로 작게 말한다. 전방에는 좀비의 무리가 아니라 단 한 마리의 좀비가 있을 뿐이었다.


"뭔데.. 그냥 처리하고 가자."


그러면서 나는 권총에다가 손을 가져가 쏠 준비를 했지만 진짜 심상치 않았다. 그저 좀비와는 다르게 피 묻은 조끼를 입고 검은색 머리카락의 동양인처럼 보였지만 다른 좀비들과 다르게 눈의 초점이 정확히 우리를 보고 있었다.


"돌연변이체인가?"


제시카가 조용히 말했다. 확실히 달랐다. 귀가 큰 것으로 생각했지만, 식물이 귀를 통해 올라와 귀가 커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죽이자."


다른 대안은 없다. 좀비가 있다면 죽일 뿐. 빠르게 소음기 권총을 뽑아 3발을 쐈다. 하지만 그 녀석은 내가 움직이기 전에 이미 오른쪽 나무로 엄폐했다.


"허허 이 새끼 봐라."


은 엄폐하는 좀비라니 적어도 사고를 하고 있으며 내가 든 무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얘기다.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제시카는 권총이 아니라 자기 키만 한 저격총을 군장과 분리해 들었다.


"그럼 엄호 좀"


조금 겁났지만, 제시카가 저격을 쓴다면 개조된 글록을 든 내가 앞으로 나서는 게 맞았다. 소음기 권총은 다시 홀더에 넣고 덕지덕지 업그레이드 파츠를 끼운 글록을 소총처럼 쥐었다.


23발의 탄알을 확인하고 엄폐한 나무로 천천히 발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인다.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고 마침내 나무 뒤를 확인 한순간.


"없잖아?"


"위!!!"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쳐들었을 땐 이미 늦었다. 위로 올라가 점프한 좀비는 내 살점을 뜯어먹으려고 하거나 손과 손톱으로 할퀴기 시작했다.


-구아 구아다규ㄱ거가다어


마운트 자세로 가진 총으로 얼굴과 몸통을 필사적으로 방어할 때 저격용 총소리가 들렸다.


-펑!



너무 강한 힘이 실려 압축된 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그리고 축 처지는 좀비. 하지만 머리는 그대로 살아서 날 씹으려 했다. 제시카는 빠르게 달려와서 좀비를 차버렸다.


"괜찮아!!??"


그녀는 나를 일으켜 세웠다. 다행히도 물리진 않았군. 폰을 이용해 감염률이 높아졌는지 확인했다.


'1%'


다행히도 오르진 않았군. 물린 상처는 없는듯했다.


"너 그거 뭐야?"


그녀는 내 폰을 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너한텐 얘기 안 했네. 나 이전 스테이지에서 감염됐었어."


"뭐...?"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었는지 믿지 못하는 눈치다.


"정확히 말하면 그 양아치 놈이 좀비 바이러스를 내 몸에 주사했지."


"..."


충격적인 얼굴이 되었다. 그녀는 진실을 전혀 몰랐던 건가.


"일단 가자. 저격용 총소리가 울려서 여기로 좀비들이 몰려들 거야."


소음기 권총을 꺼내 그래도 생각이란 걸 할 줄 아는 좀비를 확실히 죽였다. 제시카는 아무 말 없이 내 뒤를 따라오며 마주치는 좀비들을 죽여나갔다.






"소란이 있었나?"


나에게 묻은 피를 보고 보안관은 격자문을 열지 않은 채로 물었다.


"ㅇㅇ 맞아."


"물린 건 아니겠지?"


"아니 전부 긁힌 상처야. 오는 길에 소독까지 했어."


나는 의료용 알코올로 소독한 상처들을 보여줬다.


"여자는 들어와. 너는 격리 후 보내주도록 하지."


보안관의 말은 합리적이었다. 마을 안에서 좀비가 생기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할 일이다. 철창 안에 있는 것은 싫지만 이 마을에 못 들어가는 것보다야 낫지.


"리지 격리자 발생이다. 정문으로 와"


무전을 통해 다른 보안관을 부른다. 몇 분 있지 않아 안쪽에서 다른 근무자가 왔다. 그는 아프리카계 흑인인지 완전히 검은색 피부를 가졌다.


"누굽니까?"


"남자다. 감염 대기 시간은 6시간이니까. 새벽 3시에 풀어줘라."


"알겠습니다."


보안관은 낡은 손목시계를 보면서 얘기했다. 생각보다 긴데? 새로 온 남자는 수갑을 채우려고 했다. 하지만 문을 지키던 보안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할 필요 없다. 그냥 데려가"


다시 수갑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간 곳은 작은 마을 안에 하나밖에 없는 경찰서였다. 파출소라고 하는 게 더 어울렸지만.


"원래라면 무장해제도 해야 하고 수갑도 찬 채로 있어야 하지만. 그냥 들어가"


별 얘기 없이 들어가 더러운 모포 위에 앉았다. 도저히 거기에 살을 대고 싶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6시간을 그냥 보내야겠군. 하지만 가만히 있다고 해서 할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장을 대충 던져놓고 맨손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그렇게 1시간 동안 루틴을 하고 온몸이 땀에 푹 젖었을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 스테이지 사이에서 호텔 룸에서는 이렇게까지 활력이 넘치지 않았다. 했던 것만큼 더 가능할 것 같았다.


"아직도 하고 있어?"


잠깐 밖을 나갔다 온 흑인 보안관.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순찰을 갔다 왔다.


"아직 남았지."


나는 다시 팔 굽혀펴기를 시작했다. 그는 내게 다가와 내가 운동하는 것을 봤다.


"운동 좀 하나?"


"좀비들을 상대하려면 그만큼 스태미나가 필요하니까"


1세트를 마치고 다시 쉬는 시간. 그가 마치 동류를 만났다는 듯이 눈이 반짝거린다.


"내 이름은 맥. 맥 매쉬"


철창 사이로 그는 손을 건네왔다. 손에 묻은 땀을 쓱 닦고 악수를 받았다.


"아 진수"


"아? 넌 다른 진수가 있나?"


그는 순수하게 물었다.


"아니 a가 아니라 ah다"


"아 오케이 특이한 이름. 기억했다."


어쩌면 이 사람에게 정보를 흘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가장 베스트 타이밍이고. 지체 없이 스쿼트를 하던 도중에 말을 꺼낸다.


"혹시 좀비들이 몰려다니는 거 아나?"


"스탬피드? 물론 알지. 최근에 그것 때문에 다른 마을도 몇 망했어. 물론 그전에 모두가 대피했지만 다들 삶의 터전을 잃었지"


그는 지금 시대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지도상으로 위쪽으로 가면 옥수수밭이 있던데 거기까지 갔었어."


"오우.. 혹시 그 좀비들을 봤나?"


"ㅇㅇ.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옥수수밭에 좀비들이 득실대는 것을 봤지"


"우리도 그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야. 그 밭의 주인은 이 마을에 큰 원조를 해주고 있는 사람이거든."


순간 뜨끔했다. 아마 사전에 이런 정보를 모았다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보였을 것이다. 어쩌면 큰 원조를 해주는 사람을 잃을지도.


"그래? 왜 불태우지 않나 했군."


"그게 복잡해."


알 것 같았다. 이 마을의 위협이 된다고 재산상의 손해를 끼쳐가며 하는 것은 지성인의 사고방식이 아니었다. 일단은 불태우더라도 주인이 불태우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방식이었다. 다시 팔굽혀펴기로 들어갔다.


"내가 여기 온 이유가 뭔지 아나?"


"듣기로는 여행이라고 하던데"


보안관도 안 믿는 눈치다.


"3주 후에 여기 스탬피드가 온다는 것이 예측돼서 조사차 나온 거야"


"3주 후? 꽤 구체적이군?"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3주 후 이 사람들이 말하는 스탬피드가 오는 건 확실했다. 다만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것이다. 번뜩이는 지혜.


"위성으로 관측했지."


"세틀라이트?"


"ㅇㅇ. 예측일 뿐이지. 거의 시범적인 거라. 조사차 여기에 온 거야."


"그 어울리지 않는 저격총을 들고 있던 여자와 함께?"


"맞아. 다른 소속이지만 목적은 같지. 오는지 조사하고, 온다면 최대한 막으라는 거"


"흠 꽤 심각한 얘기군."


"나도 위에서 시켜서 정확한 건 몰라. 아는 건 이 마을이 지금 위험할 수도 있고, 물자를 지원받아서 그 좀비들을 막아야 한다는 거지."


"흠.."


보안관은 생각에 빠졌다.


"이전에 스탬피드를 본 적 있나?"


"있지. 이전 마을은 그렇게 망했어. 여기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고향이지"


팔굽혀펴기를 마치고 일어나 그와 마주한다.


"유감이군. 하지만 몇천 마리의 좀비를 봤다면 그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고 있겠지?"


"몇천 마리? 이만한 마을 하나 짓밟는데, 그 정도까진 필요하지 않아. 고작 5백 마리의 좀비면 온 마을이 초토화가 되지. 그런데 이후에 올 스탬피드의 규모가 몇천 마리라고?"


"어쩌면..."


"바쁘게 움직여야 할지도 모르겠군. 어쩌면 미리 대피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흑인 보안관은 심각한 듯이 말했다.


"대피를 해야 할 순간이 오긴 할 거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래, 필요한 게 있으면 부르라고 body"


보안관은 심각한 표정을 한 후 자신의 업무로 돌아갔다. 그래도 귀띔은 해주는 게 낫겠지.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야 훨씬 나으니까.


운동을 마치고도 4시간이 남았다.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내고 물티슈로 마무리한 후에 자리에 앉았다. 자신의 스태미나를 증진해준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그 자원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심장을 중심으로 가둬진 그 자원들은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이전에 제시카가 밀어 넣던 자원은 온데간데없고 온전히 내 자원만이 유유히 흐르고 있을 뿐이다. 다만 그중에 조금이 빠져나가 심장으로 들어가면 온몸을 회전했다가 다시 그 자원 안으로 들어온다.


'마치 에너지 같은..'


조금씩 조금씩 양을 늘려 나가자. 온몸에 서늘한 한기를 몰아내고 따뜻해지는 게 느껴졌다. 어찌 보면 몸속에 남아있는 활력 같은 것인가? 아니면 자원을 몸의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인 건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몰랐다. 시험을 거쳐야만 하겠는데. 유심히 들여다봐도 들어가고 나가고의 자원이 엇비슷해서 무엇이 무엇인지. 도저히 알 방법이 없었다.


'아니 씨이이이발 내 몸인데 어떻게 써야 할지 감도 안 잡히네.'


제시카가 어떤 방식으로 자기 몸을 축소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저격총에 어드벤티지를 주는지. 그 메커니즘을 잘 모르겠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고작 이 순환하는 에너지를 온몸에 밀어 넣어 그저 피로감을 덜 느끼는 수준이었다. 철기를 들어가지도 못한 문명에 자동권총을 쥐여준 꼴인가. 제시카와 나의 차이는 그 정도였다. 어쩌면 그 양아치 놈들도 이것보다는 더 잘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감이 안 오자 대충 퍼질러서 남은 시간을 기다렸다. 어차피 내일 아침에 제시카와 만나기로 했다. 보안관에게 들은 얘기를 해야겠군.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문을 지키고 있던 보안관이 부른 사람과 달려온 사람은 다른 사람입니다. 관제탑에 리지라는 사람이 있고, 맥은 현장을 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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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 결승전 - 3 23.04.06 20 0 12쪽
38 38. 결승전 - 2 23.04.05 20 0 13쪽
37 37. 결승전 - 1 23.04.04 28 0 12쪽
36 36. 재능보다 노력 - 4 23.04.04 22 0 14쪽
35 35. 재능보다 노력 - 3 23.04.03 22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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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 재능보다 노력 - 1 23.04.01 23 0 13쪽
32 32.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8 23.03.31 27 0 19쪽
31 31.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7 23.03.30 27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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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5 23.03.29 24 1 12쪽
28 28.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4 23.03.28 23 0 15쪽
27 27.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3 23.03.27 23 1 14쪽
26 26.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2 23.03.26 26 1 23쪽
25 25. 결국엔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살아간다 - 1 23.03.25 28 1 14쪽
24 24. 하이 큐 - 4 23.03.25 26 0 16쪽
23 23. 하이 큐 - 3 23.03.24 26 1 20쪽
22 22. 하이 큐 - 2 23.03.23 27 1 33쪽
21 21. 하이 큐 - 1 23.03.23 25 1 15쪽
20 20. 실패 21.09.15 36 1 15쪽
19 19. 도둑질 당함 21.09.07 40 0 15쪽
18 18. 준비 끝 21.09.02 35 0 12쪽
17 17. 준비 시작 21.09.02 32 0 19쪽
16 16. 오히려 좋아 21.08.27 40 0 13쪽
15 15. 활용방법 21.08.26 34 0 17쪽
» 14. 6시간동안 아무것도 못함. 21.08.22 3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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