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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무비 님의 서재입니다.

디멘션(dimension) 1부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나이스무비
작품등록일 :
2020.04.18 14:16
최근연재일 :
2020.04.23 21:23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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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335

작성
20.04.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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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화

재미있게 읽으시길...




DUMMY

4화


이곳에 오고 난 뒤로는 시간 개념이 없어졌다.

내가 시계를 가지고 온 것도 아니고, 이곳에 태양이 떠 있는 것도 아니기에...

‘휴대폰을 가져왔으면 시간을 알 수 있었을까?’

어차피 저 세상을 떠나기 전 휴대폰 요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해서 정지된 상태였기에 나에게는 휴대폰이 시계정도의 딱 그 정도의 용도였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휴대폰조차 없었다. 산에 오르기 전 짐을 정리한답시고 조그만 고시원방 박스속에 넣어두었기 때문이였다.

‘그건 그렇고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해. 난 죽었는데 시간이 왜 궁금한거지? 원래 죽으면 시간의 영원속에서 떠도는거 아닌가? 아...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네. 똑똑한 하양이에게 한번 물어볼까?’

“하양아. 내가 죽은거 맞지? 죽어서 지옥에 온 거 맞는거지?”

그러자 하양이가 앞서 걸어가다 뒤돌아 나를 보며 고개를 가로젓기 시작했다. 입꼬리를 슬며시 밀어 올리면서...흡사 인간이 썩소를 날리듯이...

“야! 하양이 너 지금 나 비웃은거 맞지?”

이번에는 아예 들은척도 않고 못들은척하며 제 갈길만 가는 하양이...

하양이의 행동으로 인해 난 예전보다 훨씬 더 큰 혼란에 빠졌다.

‘하양이는 똑똑하면서 나보다 이곳에 대해 훨씬 잘 알고 있다. 그런 하양이가 내 물음에 비웃음(?) 비슷하게 답했다는건 내가 틀렸다는 말 같은데...’

“아...답답해. 하양이가 내 물음에 대답을 해 줬으면 좋겠네. 아님 다른 누구라도 속 시원히 이건 이렇다...저건 저렇다...말을 좀 해줬으면 소원이 없겠네. 그건 그렇고 슬슬 배가 고프네. 뭐 먹을거 없나?”

하양이에게 이 물음을 던지곤 난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배가 고파? 배가 고프다고? 난 죽었는데 왜 배가 고프지? 뭐야 도대체...하양이의 비웃음(?)대로 역시 난 죽은게 아니였나?’

‘아니...어떻게? 그 높은 산꼭대기 절벽에서 뛰어내렸는데 어째서 안 죽은거지? 혹시 그 절벽 아래에 있던 이상한 불길 일렁이던 수상스런 문같은게 죽은 날 지옥으로 데려가는 지옥문이 아니라 여기로 데려 온 거라고?’

‘내가 죽은게 아니고 여기도 지옥이 아니라면 도대체 여긴 어딘거야?’

내가 죽은게 아니지 않을까 하는 물음은 결국엔 내가 죽지 않았다는 결론을 이끌어냈고 그걸 사실로 받아들이자 이곳에 와서 벌어진 일들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물론 거기에 따라 더욱 더 수많은 의문들이 밀려들었지만 그 의문들을 잠시 뒤로 미뤄놓고 차분히 하나씩 생각해보자 어느정도 합당한 결론을 도출할수 있었다.

‘일단 내가 죽은게 아니라는건 거의 확실한거 같고, 절벽에서 뛰어내릴 때 본 그 이상한 둥그런 문같은게 날 이곳으로 이끌고 온 것도 거의 확실하다. 그렇다면 제일 중요한 문제는 과연 여기가 어딜까 하는 건데...’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1박 2일의 시간도 모자랄 만큼 이곳에 대한 질문을 퍼부어 댈 수도 있겠지만, 지금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거는 오직 하나밖에 없었다.

‘하양이를 믿고 따르는 수 밖에...’

강아지인지 새끼 호랑이인지도 모를 동물을 믿고 따르자니, 아니 동물인지도 확실치 않은 하양이에게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내 자신이 한심스러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하양이가 내 옆에 같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그래. 혼자보다는 훨씬 나은거지 뭐. 거기다 이곳도 잘 알고 있고, 싸움도 잘하고, 똑똑하기까지 하니...’

앞서서 걸어가고 있는 늠름한(?) 그리고 귀여운 강아지 같은 하양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곳에서 내가 믿을건 하양이밖에 없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고 그러다 결국엔 하양이에게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난 그 생각을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권력자에게 붙은 간신이 아부하는 심정으로 하양이의 입에다 육포를 닮은 비싼 강아지 간식을 조심스레 물려주었다.

그런 뇌물성 짙은 간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하양이를 보니 나 역시도 배가 점점 더 고프기 시작했다.

‘나도 배가 고픈데...이곳에는 먹을 만 한게 없을거 같은데...하양이가 먹고 있는 강아지 간식이라도 먹어야 하나...’

배는 고프지만 강아지 간식에게까지 손댈 수 없다라는 마지막 자존심과 배고픈 식욕이라는 본능과의 싸움이 내 머릿속에서 한창일 무렵 예전처럼 하양이가 자기 앞발로 내 발을 툭툭 건드리며 날 한번 쳐다보고는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처음도 아니고 벌써 여러번 하양이의 저런 행동을 봐 온 나는 저게 자기를 따라 오라는 하양이의 의사 표시라는걸 알아 차리고 하양이를 따라 가기 시작했다.

앞서 걷는 하양이가 날 이끌고 가는 방향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얼마전 날 새카맣게 태워서 죽일뻔한 분화구의 불길이 일렁이고 있었다.

“하양아. 왜 그쪽으로 가는 거야? 내가 너 한테 뭐 잘못한거라도...”

난 불안감을 느끼며 천천히 하양이를 따라 갔다. 분화구 불길이 점점 가까워지자 자연스레 내 발걸음은 느려졌고 분화구 불길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곳에서 끝내 나는 멈춰섰다.

“하양아. 갑자기 왜 여기로 온 거야? 여기서 뭐 할려고?”

하양이는 내 불안감을 다 이해한다는 듯이 날 한동안 가만히 쳐다보다가 조금전에 내가 뇌물로(?) 준 입에 물고 있던 간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앞발톱을 이용해서 내 엄지손가락만한 크기만큼 강아지 간식을 자르더니 그 자른 강아지 간식 조각을 앞발톱에 꽂고서 분화구 분길을 향해 걸어갔다.

분화구 불길에 다다르자 하양이는 불길을 향해 앞발을 내밀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양이의 앞발은 분화구 불길에 아무런 피해도 받지 않고 오직 앞발톱에 꽂혀 있던 간식만이 좋은 냄새를 풍기며 분화구 불길에 구워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이 신기해서 좀 더 바라보니 하양이와 다른 5마리의 지옥개들이 싸울 때 볼 수 있었던 하양이의 보호막 같은걸 다시 볼 수 있었다. 분화구 불길속에 들이밀어진 하양이의 앞발에 자세히보지 않으면 안보일만큼 얇은 막 같은게 둘어져 있었다.

‘저 막 때문에 하양이의 앞발은 괜찮은건가 보네.’

생각하면 할수록 하양이는 신기한 동물...아니 생명체였다. 인간인 나보다도 더욱 쓸모가 많은...

하양이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강아지 간식 조각은 구워져가고 있었고 어느 순간 하양이가 나에게 다가와 앞발을 내밀었다.

‘하양이가 날 주려고 간식을 불에다 굽기 위해 여기로 온거구나.’

하양이의 앞발톱에는 잘 구워서 노릇노릇 해진 강아지 간식조각이 꽂혀 있었고 난 아까와는 다르게 강아지 간식이라는 거에 대한 망설임은 전혀 없이 그 조각을 입으로 가져가 씹었다.

입안에 넣고 몇 번 씹어보고선 난 그 맛에 감탄했다.

‘이거 마치 잘 구워진 최고급 쇠고기 육포맛이잖아.’

강아지 간식 조각이 너무 조그만해서 아쉽게 느껴질만큼 맛이 있었다.

‘그런데 작은 한조각밖에 안 먹었는데도 배가 부르네.’

마치 잘 차려진 한정식 한 상을 먹은 만큼 포만감이 느껴졌고 나는 이곳으로 와서 처음 느껴보는 배부름에 기분이 좋아졌다. 나의 기분이 좋아진만큼 하양이에 대한 내 감정 또한 더욱 더 좋아져가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내가 배가 고프다고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고는 나에게 줄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날 이리로 데려온 것이라 생각하자 그 고마움에 더 이상 하양이가 동물이 아니라 마치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결국엔 친구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친구로서 대하기로 난 마음먹었다.

배가 부르니 저세상(죽지 않았다는걸 알았지만 여전히 저세상이라고 부른다)에서처럼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여기에 도착해서 뭐를 먹은 적도, 잠을 잔 적도 없었다.

비록 하양이에게 길안내를 맡겼지만 목적지가 있는지도 모르고 설사 목적지가 있다 해도 거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몰랐기에 난 그냥 맘 편히 하고 싶은데로,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잠을 자기로 결정하고 하양이에게 물었다.

“하양아. 니 덕분에 배 부르게 잘 먹었다. 좀 졸리니까 한 숨 자고 어딜 가던지 갔으면 하는데...잠 잘만한 곳이 어디 있을까?”

하양이를 친구로 대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이젠 흡사 저세상에서 친구에게 대화하듯이 말을 하고 있는 나였다. 하양이 역시 날 친구로 대하기로 했는지 내 말이 끝나자마자 하양이가 내 발을 툭툭치며 앞서 걷기 시작했고 난 역시 하양이의 뒤를 쫄래쫄래 따르기 시작했다.

얼마쯤 걸었을까...하양이의 걸음이 멈추었고 난 하양이가 멈춰선곳을 살펴 보았다. 분화구와 분화구 사이에 있는 곳으로 지금까지 내가 걸어왔던 이곳의 땅보다 약간 낮은 듯한 지형에 나같은 사람이 다섯명정도 누울수 있는 제법 넒은 공간이였다. 신기한 것은 주위에 분화구 불길이 일렁이고 있는데도 이 공간은 제법 시원함이 느껴진다는 것이였고 거기에 더해 이런 공간을 어떻게 하양이가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도 함께 생겨났지만 하양이는 이곳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렇겠지 하고는 그냥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사람은 역시 간사해.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눕고 싶다더니 딱 내가 그렇네.ㅋㅋ’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앉은 자세에서 그대로 뒤로 누운 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두 눈이 스르르 감겼고 오랜만에(저세상을 포함해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난 잠결에 뒤척이다 내 볼에서 부드러운 감촉을 느꼈고 그 기분좋은 느낌에 좀 더 맛있게(?) 잠을 잘 수 있었다.

얼마나 잠을 잔건지 약간은 흐리멍텅한 정신으로 눈을 뜨자 하양이의 뒷다리가 보였다.

‘음...내가 하양이를 베개 삼아 잤나 보네. 근데 하양이 뒷다리가 참 튼튼하네. 망아지처럼...ㅋㅋ’

잠결에 하양이를 베고 누워 하양이의 뒷다리를 보며 실없는 생각을 하다 난 갑자기 잠이 확 달아다는걸 느꼈다.

‘아니 하양이는 강아지인데...보통 강아지보다 좀 더 큰 강아지...근데 어떻게 망아지같은 뒷다리를...’

난 내가 잠결에 잘못본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하양이를 바라봤다.

‘역시...내가 잠결에 헛걸 본 모양이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바라 본 하양이는 역시나 조금 큰 귀여운 강아지처럼 보였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낯선 이곳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된건지 푹 자면서 비몽사몽간에 헛것을 본 거라 여기고 난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하양이를 따라 어딘지 알 수 없는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시간이 흐른 나중에서야 알 수 있었다.

그 때 내가 잠결에 어설프게 본 것이 잘못본게 아니라 제대로 본것이라는걸...

하양이는 결코 조금 큰 강아지 같은게 아니라는 걸...




재미있게 읽으셨기를...다음화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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