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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무비 님의 서재입니다.

디멘션(dimension) 1부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나이스무비
작품등록일 :
2020.04.18 14:16
최근연재일 :
2020.04.23 21:23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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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335

작성
20.04.1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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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화

재미있게 읽으시길...




DUMMY

3화


물 뿌리기 신공(?)으로 하양이를 위기에서 구해주고 비싼 강아지 간식으로 하양이의 입맛을 사로 잡은 나는 내가 지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곳에서 동행이 생겼다. 비록 서로 대화를 할 수도 없고 내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강아지인지 새끼 호랑이인지도 잘 모를 동물이지만 곁에 무언가가 함께 있다는 것이 참 크게 다가오고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저 세상에 있을때도 누군가가 곁에 있었다면...좀 다르지 않았을까?’

후회는 언제나 늦은거라더니 어차피 모두 지나간 과거였고 부질없는 생각이였지만 지금에와서 이런 후회 비슷한 감정이 느껴지는건 삶에 대한 미련인지 아님 남겨진 가족들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 어차피 다 끝난 일인데 후회해봤자지. 아버지와 남동생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고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하자.’

우울한 후회 비슷한 감정을 털어내려고 일부러 고개를 크게 좌우로 내젓자 옆에서 같이 걷던 하양이도 나를 따라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기 시작했다. 마치 너의 그 기분을 다 이해한다는 듯이...

하양이의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저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정말 알고서 하는 행동인지 아니면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양이의 그 행동으로 인해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어진 난 하양이에게 상을 주기로 했다.

“옜다. 고마워서 하나 준다.”

육포를 닮은 비싼 강아지 간식을 하나 꺼내 허공으로 던지자 하양이가 펄쩍 뛰어 오르며 입으로 간식을 물고서는 기분이 좋은지 그르릉 소리를 내며 먹기 시작했다.

그런 하양이의 모습을 미소 지은채 바라보며 난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채 터벅터벅 걸으면서 이곳이 과연 어디일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러나 여기는 도대체 뭐하는 곳이지? 정말 지옥이 맞는걸까? 지옥이라면 악마라던지 아님 잘못해서 벌받는 사람이라도 있어야 하는거 아냐?’

저 세상에 살면서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지옥과 이곳에 대한 생각이 시작되자 과연 내가 죽은것일까 하는 의문도 들기 시작했다.

‘지금 내 모습은 저 세상에서 살아있을때와 다를게 없다. 느껴지는 감정이나 신체의 반응도 그렇고...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네. 누구라도 있으면 물어보기라도 할텐데...’

고개를 숙이고 땅을 보며 이런 생각들을 하고 걷고 있는데 하양이가 내 발을 자기 앞발로 툭툭쳤다. 하양이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낀 나는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고 이내 지금껏 내가 걸어온 곳과 다른 환경에 들어섰다는걸 알수 있었다.

지금까지 걸어온 곳은 비록 느낌상 화산지대 같았지만 정작 화산이나 화산분화구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 그냥 어두컴컴하고 뿌연 그런 느낌이였다면 지금부터 발이 닿는 곳은 정말 화산지대처럼 땅에서 불길이 일렁이고 있었다. 다만 예전 TV에서 보던 것처럼 높은 산에서 폭발하는 그런 화산이 아니라 군데군데 흡사 달 분화구 같은 모양의 땅에서 불길이 일렁이고 있다는게 정확한 표현일거 같은 그런 곳이였다. 그래서인지 공기도 한층 더 답답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물론 나만 그런것이였고 하양이는 뭐 별다른 차이 없이 똑같은거 같았다.

‘역시 여기서 사는 동물인가 보구나. 하양이는.’

혹시나 이곳이 지옥이라면 하양이는 저 세상에서 착한일을 많이해서 환생...죄많은 영혼들을 도와주는 천사 내지는 착한 영혼이 아닐까 하는 내 예상은 빗나간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저러나 이젠 어디로 간다?’

새로운 환경에 들어서자 목적지가 없던 나는 슬슬 두려움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에이~죽은놈이 뭐가 무섭다고. 여기서 뭐 어떻게 더 되겠어? 그냥 하양이에게 물어보자. 혹시 모르잖아. 하양이가 길 안내해줄지.ㅋㅋ’

슬슬 밀려드는 두려움도 떨쳐낼겸 혼자 킥킥 웃으며 장난삼아 이런 생각을 하며 하양이에게 물었다.

“하양아. 이제 어디로 갈까? 난 이곳이 처음이라 아는데도 없고...저렇게 불길이 일렁이는 곳에 잘못 발들이면 새카맣게 될거 같고...하양이 너 아는길 있으면 그리로 가자.ㅋㅋ”

만약 저 세상에서 누군가가 들었다면 가까운 병원에 빨리 가보라고 할만큼...딱 그만큼 이상한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 곁에서 걷던 하양이가 내 앞을 가로질러 나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놀라 내가 멍하니 하양이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자 앞서 나갔던 하양이가 다시 내 곁으로 오더니 아까처럼 자기 앞발로 내 발을 툭툭치기 시작했다.

“내 말을 알아듣을 거야? 정말로? 하양이 니가 길 안내를 한다고? 지금 너 따라 오라는 말이야?”

내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하양이가 그르렁 거리며 머리를 끄덕이더니 다시 내 앞으로 나서서 걷기 시작했다. 여전히 내가 멍하니 서있자 앞서 걷던 하양이가 슬쩍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몇 번 가로젓더니 다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뭐야. 정말 하양이 니가 길 안내를 해서 나를 데리고 간다고? 어디로? 어떻게? 왜?”

난 대답이 돌아올리 없는 물음을 내뱉으며 여전히 바보같은 멍한 표정을 지으며 거의 본능적으로 터벅터벅 하양이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만큼 혼란한 가운데 한참을 하양이를 따라 걷다가 문득 하양이를 따라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군데군데 분화구 같은 땅에서 일렁이는 지옥 불길같은것들을 피해서 아무런 문제 없이 제법 먼 거리를 걸어온게 보였다.

‘정말 하양이를 따라왔더니 별문제 없이 이 화산지대 같은 곳을 제법 많이 지나왔네. 근데 하양이는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 그건 그렇고 하양이는 정말 지옥에 사는 동물이 맞는 걸까?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말도 알아듣는거 같고, 길안내도 할 정도로 똑똑하고, 싸움도 잘하고 도대체 하양이의 정체는 뭘까?’

비현실적인 지금 상황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많은 의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의문과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아도 그걸 대답해줄 사람도, 해결해줄 사람도 없는 지금 내 결정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어떻게 되던 하양이 따라 가 보자. 하양이가 나쁜 동물은 아닌거 같으니...설사 나쁜 마음으로 날 데려간다고 한들 날 어디다 써먹겠어. 고작해야 지옥불에 고통이나 받겠지. 뭐. 근데 지옥불은 많이 뜨거울려나.’

역시 쓸데없는 생각은 몸에 해롭다고들 하더니 지옥불이 어떻고 저떻고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멍하니 걷다가 하양이가 걸어간 곳이 아닌 분화구처럼 생긴 땅에 발을 디디고 말았다. 순간 발밑에서부터 말로 설명할수 없는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난 그 뜨거움에 아픔과 놀람을 함께 느끼며 황급히 분화구처럼 생긴곳에서 발을 떼고 물러섰다. 하지만 이미 늦은것일까. 발밑의 뜨거움은 여전했고 그 뜨거운 기운이 고통을 동반한채 서서히 내 몸 위쪽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설상 가상으로 분화구에서 일렁이던 불길이 마치 살아있는것처럼 내가 분화구처럼 생긴 땅에서 벗어난 것 만큼 나에게로 다가와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움직인만큼 분화구 크기가 늘어난거였고 불길 역시 늘어난 분화구만큼 더 커진거였다. 내 자신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상황이 되자 난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난 이미 죽었는데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저 불길이 내가 말하던 지옥불인걸까? 저 지옥불이 나를 까맣게 태우려나?’

그 때 갑자기 무엇인가가 내 앞에서 나를 보며 혀를 날름거리던 그 지옥불을 없애버렸다. 난 내 눈 앞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너무나 놀라 발밑에서 올라오고 있는 뜨거움에 대한 아픔도 잊고서 입을 헤 벌리고 하양이를 바라보았다. 하양이가 그 뜨겁게 느껴지는 지옥불을 입으로 삼켜버린것이였다.

‘뭐야. 이거 도대체가 어떻게 된 거야? 하양이가 저 지옥불을 먹었다고? 아니 삼켰다고? 이게 도대체...’

내가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다시 발밑에서 뜨거운 아픔이 전해졌고 점점 고통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뜨거움이 점점 위로 몸 위로 올라오는가 싶더니 급기야 숨쉬는것까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으...너무 아파. 누가 이 고통을 좀 끝내줬으면...차라리 날...’

뜨거운 아픔을 참지 못하고 다시 한번 나약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갑자기 시원함이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고통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몸 전체로 퍼지던 고통이 심장에서 그 아래 배로...배에서 다시 그 아래 다리로...그렇게 몸 아래로 내려가면서 줄어든 고통만큼 시원함이 몸을 채워갔다. 거의 뜨거운 고통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되었을 때 아픔에 쳐박고 있던 고개를 드니 내 눈에는 내 발바닥에 앞발톱으로 상처를 내고 그 상처를 혀로 핥고 있는 하양이가 보였다.

“하양아!!!”

‘하양이가 날 살렸구나. 어떻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양이가 내 발바닥의 상처로 지옥불의 뜨거운 고통을 없애준거였구나.’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 나였지만 그래도 날 고통에서 해방시켜준 하양이가 예뻐보일 수밖에 없었다. 아픔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게 되자 난 일어나 조금씩 걸어보았다. 신기하게도 하양이가 발톱으로 낸 내 발바닥의 상처는 거의 아프지가 않았고 걷는데에도 크게 무리가 없었다.

난 백팩에 손을 넣으며 하양이를 보며 외쳤다.

“옜다.”

아니나 다를까 내 말 뜻을 알아들은 듯이 하양이는 내 손에서 떠난 육포를 닮은 간식을 펄쩍 뛰어올라 입으로 물었다.

간식을 씹으며 앞서 걸어가는 하양이를 보며 난 다짐했다.

‘무슨 이유로...왜...하양이가 나를 구해준건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따라 강남간다는데 날 살려준 하양이를 따라 어디든 못갈까.’

하양이가 낸 내 발바닥의 상처가 다 아물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채 하양이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난 하양이를 뒤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내 몸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채...

내 몸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도 모른채...

그렇게 하양이와 나의 동행은 계속되었다.




재미있게 읽으셨기를...다음화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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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화 20.04.18 1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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