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중요하다.
토요일 집회에 가서 행진을 하면 다음날 일요일은 매번 몸살 상태이다. 때로는 세상 약골처럼 다다음날인 월요일까지도 골골댈 때도 있었다. 그런데 어제로 매주 토요일마다 행진을 한 지 만 일 년이 되었다.
이제 일 년이나 되었으므로, 또, 올해는 사업에 욕심다운 욕심을 내야 할 때이므로, 오늘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내 몸은 괜찮다, 오늘 하루는 무한히 좋을 거다, 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 뒤, 몸을 바삐 움직였다.
사진은, 오늘 일한 까페에서 보이는 오피스텔 건물이다. 지나다니면서 볼 때마다 다닥다닥한 구조여서 사람이 지내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는데, 오늘 빗속에 보니, 무엇보다도 한 자리에 서서 바라보니, 예쁘기도 하고 이국적이기도 하고 그랬다. ( 고등학교 때 잠깐 다녔던 논술학원에서 내 글은 쉼표가 너무 많아 문제라고 했다. 난 더이상 고등학생도 아니고 입시생도 아니므로, 쉼표를 남발하며 살 테다. 앗. 그러고 보니 쉼표가 많은 내 글은 결국 산문보다 시에 더 가까운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인가! )
사업에 욕심을 내겠다고 했는데, 나의 사업은 교육사업이고 내가 대표강사여서, 결국은 늘 업무의 시작은 강의안을 쓰는 일이다. 오늘도 일하러 나가서 강의안부터 썼다. 노트북 앞에 앉아 숙제를 안 해오는 아이들이나 지극히 내성적이어서 연기를 전혀 안 하려고 하는 학급에 대해서 생각을 먼저 했다. 수양이 부족한 난 그런 일에 화가 난다. 또 그 외에도 내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속으로 화를 냈다.
그렇게 화가 난 채로 강의안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미 그럴 줄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강의안 분량이 어느 정도 채워질 때쯤에는 내 생각이 변한다. 결국은 내가 수업준비를 더 잘 해야지, 학생들이 더 좋아할만한 활동을 넣어야지, 선생님인 내가 잘 하면 돼, 라고 결론이 난다.
역시나 생각이 중요하다.
- 작가의말
문피아에 진짜 1년 만에 돌아왔네요.
집회를 1년 다녔는데, 그와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구독하신 분, 다섯 분. 제 생각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그 다섯 분, 서운치 않게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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