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신흥 재벌! [29화]
"높은 연봉. 그거 아니야?"
"연봉도 중요한데 내가 너랑 언제까지 같이 근무할 줄 알고. 같이 일하다가 나 실업자 되면 끝장이야~ 나 그럼 결혼도 못 하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네가 책임질래?"
성진이는 어이없다는 듯 은우를 바라보았다.
"5년 계약에 연봉 1억 2천. 어때?"
"한 달에 천만 원?"
성진이는 맥주 한 모금을 마셨다.
"응. 지금 받는 연봉의 딱 3배. 이 정도면 좋은 조건 아니야?"
"그러다가 너 망하면 난 어떻게."
"나는 망할 일 절대 없어."
"왜 없어?"
"지금 한 달에 들어오는 임대료만 대충 1억 5천 이상이야. 임대료 받아서 주면 망할 일이 없지."
"임대료? 너 임대료 받는 게 있어?"
"... 말 안 했구나. 나 한남동 건물 두 개 샀어!"
성진이는 입이 떡 벌어졌다.
"한남동 건물 두 개나..."
"한남동 건물 안에 전 층 별다방을 입점시켜서 임대료 걱정은 안 해도 돼. 그래서 같이할 거야? 안 할 거야?"
은우는 성진이의 팔을 툭 건드렸다.
"그러면 내가 할 일은 뭔데?"
성진이랑 은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절대 안 넘어온다며?"
"사람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 안 그러냐?"
"... 너 진짜 웃기는 놈이다. 갑자기 실실 쪼개기나 하고.."
"계약 기간이랑 연봉은 꼭 지켜 주세요. 사장님!"
성진이는 은우를 보면서 윙크를 날렸다.
"징그러워."
"그래서 내가 할 일은 뭔데?"
성진이는 다시 한번 진지하게 물었다.
"네가 할 일은 간단해. 내가 만들면 너는 직접 행동하고."
"그게 무슨 말이야?"
"펫 시터 원하는 사람들 직접 집에 가서 점검하고 신원 인증하고, 주변 환경 체크하고 사진 찍고. 이 정도? 어려운 것도 하나도 없어. 완전 꿀보직 아니야?"
"그렇긴 하네."
"처음에는 펫시터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으니까 같이 SNS로 홍보도 하고.
은우는 커피숍을 하면서 SNS 홍보 효과에 대해서 톡톡히 알게 되었다. 처음 앱을 만들면서 홍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진짜 별거 없지?"
"그렇네... 조아!. 잘 해보자~"
"그리고 나 강아지도 한 마리 키우려고."
"강아지를 키운다고?"
"응. 솔직히 애견 사업하면서 키워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야지 강아지들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지."
"너 강아지 키우는 거 쉽게 생각하지마. 애기 한 명 키우는 거랑 마찬가지야!"
"나도 생각 없이 키우겠다는 거 아니야. 걱정 마."
성진이는 지금 같이 사는 강아지와 8년을 같이 지냈다. 이름은 첫눈이. 8년 전 첫눈이 내리는 날 길가에 떨고 있는 작은 강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처음에는 잠깐 추위만 피하게 해주려고 집에 데려왔다가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그날 이후로 성진이는 가끔 유기견 봉사활동에 가곤 한다. 은우가 성진이를 택한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성진이는 강아지를 무척 좋아하는 착한 놈이다.
"키울 거야. 강아지!"
"너 진짜로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는거 아니지? 죽을 때까지 잘 키울 자신 있는 거지?"
성진이는 재차 물었다.
"응. 책임지고 잘 키워야지. 근데 유기견은 못 키우겠어."
"왜?"
"상처가 많은 강아지니까. 내가 키우면서 너무 마음이 아플 거 같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강아지 데리고 와서 예쁘고 건강하게 잘 키워야지!"
은우는 다짐을 했다. 성진이 걱정 안 하게 정말 잘 키울 거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일하는 건 최대한 빨리 같이 시작하는 게 좋을 거 같아. 퇴사 처리되면 바로 연락할게."
은우는 계산을 끝내고 성진이를 택시에 태웠다.
"택시 아저씨. 집까지 잘 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5만 원짜리를 택시 안에 던지고 문을 닫았다.
"잘 가라~"
창문을 통해서 성진의 모습이 보였다. 성진이의 손에서 5만 원짜리가 나풀거렸다.
고맙다는 이야기 같다.
은우는 집으로 들어가서 바로 씻고 잠이 들었다.
잠을 자는 도중에 생글생글 웃음이 나왔다. 오랜만에 성진이랑 같이 한 시간이 좋았나 보다.
다음날, 은우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애견샵으로 달려갔다.
강아지 키우는 건 처음이라 모든 게 다 신기하기만 했다.
'내가 강아지를 키우다니...'
은우는 기쁘게 느껴졌다. 성진이처럼 인생의 동반자가 생긴 느낌이다.
"어서 오세요."
여자 직원이 은우를 바라보며 다가왔다.
"네. 저 강아지 분양받으러 왔는데요."
은우는 쭈뼛거리며 직원에게 말했다.
"아네.. 분양받으시려는 강아지가 있으신가요?"
"네. 저 스탠다드 푸들 수컷으로 분양받으려고요."
은우는 커피숍에서 일하면서 손님과 같이 온 스탠다드 푸들을 보고 한눈에 반한 적이 있다.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저도 스탠다드 푸들 너무 좋아해요. 충성심이 좋고 학습과 훈련능력이 대단해요. 너무 예쁘죠?"
직원은 강아지 한 마리를 가르켰다.
하얀색에 뽀송뽀송한 아이가 은우를 바라보고 있다.
"오늘 첫 목욕을 했는데 울지도 않고 예쁘게 잘했어요. 애교가 너무 많아서 같이 있으면 행복해져요."
직원의 말 하나하나가 진심으로 느껴졌다.
'귀엽다.'
은우는 강아지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쳐다보는 거야? 형이랑 같이 갈래? 집에 같이 가고 싶어?"
'멍멍!'
은우의 말에 강아지는 대답이라도 하듯 짖었다.
"제가 강아지를 처음 키워 봐요."
"엄청 똑똑한 강아지라 크게 힘드신 일은 없을 거예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은우의 눈에는 강아지가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 분양하겠습니다!"
"귀여운 아기. 데려가셔서 잘 키워주세요! 매일 빗질도 자주 해주시고요."
직원은 은우를 보면서 말했다.
"헤어져서 아쉽네. 좋은 아빠 밑에서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라렴."
직원은 강아지에게 인사를 했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드셨나 봐요."
"그럼요. 여기에 있는 강아지들은 다 식구 같은걸요. 특히 이 아이는 더 정이 많이 갔어요. 다른 애기들보다 더 귀엽고, 똑똑했거든요."
직원은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은우의 양손에는 강아지 한 마리와 강아지 용품들이 가득했다.
집 안에는 산책 후 애완동물을 씻길 수 있는 전용 욕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처음에 집을 계약할 때 애완견 전용 욕실을 사용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방음도 잘 되어 있어서 강아지를 키우기엔 전혀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너 이름은 뭐라고 지어야 하나. 진짜 어렵다.'
은우는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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