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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을쓰다 님의 서재입니다.

농사꾼이 존나 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사탕
작품등록일 :
2022.07.26 06:59
최근연재일 :
2022.08.19 19:4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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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8,356

작성
22.08.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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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화. 퇴원 기념 파티

DUMMY

농경지에서 상추와 깻잎을 수확하고 있었다.

내일 집에서 아버지 퇴원한 기념으로 바비큐 파티를 할 예정이었다.

바비큐는 진한 양념을 칠해 굽기 때문에 그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한국 사람답게 얼마든지 그것에다가 쌈을 싸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대로 놔두면 상추가 썩을 수 있었다.

이때 정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곳의 농작물은 방치해도 너가 수확하기 전까지는 상하지 않아.]


“정말이야?”


[그래.]


그렇다면 제때에 수확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었다.

바구니에 상추와 깻잎을 한가득 담았다.

멜론 밭을 가 보니까 멜론도 다 생장했는지 먹을 만하게 자라 있었다.

일단은 샘플용으로 하나만 가져간다.

가족의 반응이 괜찮으면 내일 또 따갈 것이다.

가족들뿐만 아니라 박윤형도 멜론을 시식해보지 못했는데 함께 맛보기로 했다.

*

전문 요리사가 와서 그릴 위에다가 바비큐 소스를 칠한 고기를 굽고 있었다.

자신은 가족들끼리만 단란하게 파티 하는 줄 알았는데, 손님들이 찾아왔고 실시간으로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었다.

아무래도 아버지도 부잠검사로서 명성이 있고, 어머니도 재벌가 자녀 출신이기 때문에 인맥이 얄팍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인맥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 듯했다.

현재 박윤형은 침대 위에 바른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의 곁에는 먹음직스럽게 생긴 멜론이 한 개 놓여 있었다.

곧 먹어 없어질 예정이지만, 자신이 키운 자식이라도 되는 양 곁에 두고 애지중지하고 있었다.

‘내가 가져온 멜론은 단 하나야.’

지금 아래로 내려가서 손질해 놓으면 다른 사람의 입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자신이 옹졸하게 구는 것을 좋아하는 소인배는 결단코 아니었다.

단지 이 멜론이 지구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특별했다.

가족들하고 나눠 먹으려고 농경지에서 가져왔고, 첫 번째로 수확한 것인 만큼 남한테 주기에는 아까웠다.

일단은 멜론을 들고 최 여사님을 찾아갔다.

“여사님. 이거 제가 친구 통해서 가져온 건데 잘라서 냉장고에다가 보관해 주세요.”

“네. 저기다가 얹어 두세요.”

그녀가 지정한 테이블 위에 멜론을 올려둔 뒤 마당으로 걸어 나갔다.

*

마당에서는 한창 파티가 진행 중이었다.

파티의 규모가 아까 전에 비해서 더욱 화려하고 대단해졌다.

손님들이 많아지자 부모님이 요리 업체를 추가로 부른 듯했다.

십 분 전에는 안 보였던 남자 요리사가 스테이크를 굽고 있었다.

치이이익-

불판 위에서 소고기 안심 부위와 채소가 맛있게 익어간다.

눈앞의 현장은 커다란 규모의 뷔페 식당이나 다름없었다.

업체 직원들이 아이스 박스를 들고 줄줄이 나타나는데, 안에는 완성되어 있는 식품이 들어 있었다.

대게나 랍스터, 과일, 활어회 등이다.

이 정도 규모의 요리 업체를 고용하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들었을까?

잘 모르겠는데 정답을 알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다.

자신의 집안 돈으로 펼쳐진 잔칫상이더라도, 엄연히 말해서 부모님 재산이지 자신이 영향을 끼친 것은 없었다.

높은 비용 때문에 걱정하더라도 부모님이 걱정할 문제였다.

여기 와 있는 사람들 중에서 구면인 분도 계셨지만 대개 초면이었다.

외로운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는 박윤형에게 이런 성대한 자리는 부담스럽기만 할 뿐이었다.

그렇지만 남의 잔칫상도 아니고, 아버지의 퇴원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자식이 빠질 수는 없었다.

심지어 자신은 집안의 장남이었다.

가족들 곁으로 이동했다.

콕 집어서 말하면 다정이를 발견한 뒤 곧장 여동생의 곁으로 이동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무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어떤 대화를 주고받는 중인지 알아봤자 그 지식이 자신에게는 쓸모없을 것이다.

박다정은 겨우 네 살이라서 밥 먹을 때도 부모의 돌봄이 필요했다.

시연이도 스스로의 힘으로 일상 생활할 수 있는 씩씩한 아이였지만 여덟 살에 불과했다.

어린 여동생들 곁에 부모가 없다면 오빠인 자신이라도 그녀들을 보호하고 있어야 한다.

‘오빠가 나서서 지켜줘야지.’

여동생들은 식탁 앞에 앉은 채 차분한 태도로 식사하고 있었다.

그녀들에게 다가가던 중에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잠시 멈춰섰다.

식사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기는 그러니까 그릇에다가 음식을 담은 다음 저곳으로 이동하기로 결심했다.

다정이 옆자리에 앉아서 식사하기 전에 동생을 바라봤다.

제대로 구워져서 노릇노릇한 빛깔의 소시지를 먹고 있었다.

“다정아. 소시지 맛있어?”

“응.”

씩씩하게 오물오물거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시연이도 바라봤다.

자신이 오빠로서 뭘 챙겨줄 필요는 없어 보였다.

한창 식사하던 도중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일어나서 걸음을 옳겼다.

아버지의 곁에는 아버지의 친구 분과 그의 딸로 보이는 소녀가 서 있었다.

“인사해라. 중견기업 제이크의 회장을 맡고 있는 최을룡이란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집 밖에서 부모님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다 보면, 각 업계에서 잘나가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인사할 일이 자주 발생했다.

낯설지 않은 상황이었다.

박윤형은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불거지는 나이답게 본능적으로 또래로 보이는 소녀한테 시선을 주었다.

그녀는 머리카락이 긴 편이었고, 쌍커풀이 없어서 눈매가 날카로워 보일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무척이나 선해 보였다.

입고 있는 고급스러운 옷이 그녀의 기품을 더해 주었다.

박윤형과 달리 그녀는 그에게 이성적으로 일말의 관심도 없어 보였다.

제이크 회장님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가 학교에서 그렇게 공부를 잘한다며.”

“네.”

“아버지를 닮아서 공부에 일가견이 있나 보구나. 나중에 커서 뭐하고 싶니?”

“로스쿨에 들어가서 판검사가 되어 보려고 합니다.”

“그래 그래. 열심히 노력해 봐. 지금처럼만 살아가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다.”

최을룡이 박성철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아들이 씩씩해 보이고 공부까지 잘하고 아주 대견하겠어.”

“그렇지 뭐.”

“학교에서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윤형이는 여자친구 있지?”

“아니요.”

그 말을 들은 박성철은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아들은 누가 봐도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을 관상이었다.

키도 작고 눈이 나빠서 두꺼운 안경도 썼고, 사교성도 떨어졌다.

공부 잘하기는 했지만 그 이유만으로 중학교에서 인기를 얻어 연애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 또래의 아이들은 키 크고 잘생긴 남자를 좋아했다.

교내 성적을 따져서 전교 1등을 미친 듯이 사랑하고, 그에 대한 사랑이 물건너가면 전교 2등에게 시선을 돌리는 해괴한 짓을 벌일 리가 없었다.

농담을 섞어가며 은근히 자신을 엿먹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반격할 만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우리 아들이 여자친구가 없거든. 이참에 니 딸을 우리 애한테 소개시켜 주든가.”

최을룡이 과장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농담이 재밌네.”

“농담 아닌데?”

“우리 딸은 공부도 못하고 변변찮아요. 서로 안 어울릴 거야.”

최을룡이 입가에 띄운 미소를 싹 지우며 말했다.

“그런데 민주한테 윤형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비로서 연애를 허락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 집안이 워낙 훌륭하니까.”

최을룡은 진지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면서 질문했다.

“민주야. 윤형이하고 만나볼 의향이 있니?”

최민주가 박윤형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요목조목 관찰하기 시작했다.

박윤형은 자신도 모르게 수컷으로서 기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랑이 시작되는 건가.

만약 최민주가 자신의 여자친구가 돼 준다면 냉장고에 보관해 둔 멜론을 함께 나눠먹을 의향이 있었다.

농경지에 함께 들어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럴 수 있다면 그곳에서 산책하며 자신의 밭을 구경시켜 주고 싶었다.

마음 속에서는 이미 자신의 여자친구였다.

최민주는 표정관리를 하지 못하고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그래도 험한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저는 괜찮아요.”

박윤형의 기대가 산산조각이 났다.

충격이 큰 나머지 마음같아서는 땅바닥에 주저앉고 싶었다.

밝고 선하게 생긴 인상인데 저 정도로 험상궂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지는 미처 몰랐다.

“왜? 나이 차이도 두 살이면 적당하니 남자친구로서 괜찮지 않아?”

“저는 키 크고 잘생긴 오빠가 좋아요.”

그 말인 즉슨 자신은 키가 작고 못생겼다는 뜻인가?

명백한 사실이고 자신도 인정하는 부분이어서 풀죽고 말 수밖에 없었다.

최을룡이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박성철을 바라봤다.

“우리 애 마음이 이렇다네. 미안해.”

“미안할 게 뭐가 있어. 억지로 사랑을 이뤄 줄 수는 없는 거지.”

박성철은 시비를 건 최을룡과는 절친한 사이여서 그에게 화나지는 않았고, 오롯이 자식한테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

생김새는 유전이었다.

박윤형은 자신을 쏙 빼닮았다.

어찌저찌 결혼에 골인하기는 했지만 자신도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인기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

자식한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심지어 부모가 사이좋게 키가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아비로서 걱정이 태산이었다.

키는 유전자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는 부분이었다.

*

박윤형은 풀죽은 채 동생들 곁으로 돌아가서 음식을 먹었다.

최민주도 아버지로부터 떨어지게 되었는데, 박윤형하고는 붙어 있기 싫다는 듯이 정반대쪽으로 이동했다.

‘이게 추남의 비애인가.’

못생긴 외모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현실을 지각하게 되었다.

자신은 언제쯤 연애할 수 있을까?

또래 여자애들은 남자를 볼 때 외모나 키를 눈여겨보기 때문에 연애가 성사되기 힘들었다.

여자들이 물질적인 것을 따지는 나이가 되었을 때 비로소 연애할 가능성이 생긴다.

솔직히 돈만 많으면 연애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았다.

칠팔십 먹은 노인들도 돈의 힘을 빌려서 이삼십 대 여자친구 사귀는 사례를 접했었다.

‘그렇지만......’

박윤형은 당장 연애하고 싶었다.

신상아하고 사랑하고 싶었다.

자신같이 못생긴 사람에게 정녕 순수한 사랑이란 불가능한 영역일까?

시연이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물었다.

“오빠 왜 이렇게 표정이 안 좋아?”

“아무것도 아니야.”

호감 있는 여자애한테 경멸 어린 시선을 받았으니 기분이 좋을 리 만무했다.

올 손님들은 전부 온 듯했다.

손님들의 면면이 화려했다.

그중에는 자신이 TV에서 본 적 있는 연예인도 껴 있었다.

이런 자리에 초청되는 것은 연예인의 입장에서 영광이었다.

아버지나 어머니같은 사람들은 연예인을 동일선상에 두고 바라보지 않았다.

직업이 가벼워 보인다는 이유로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명문 집안 출신의 눈높이랄까.

물론 자신이야 예쁜 연예인을 만나면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아쉽게도 이 자리에 아이돌 가수는 보이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여자애가 이 자리에 존재하기는 했지만 말 걸면 무슨 개망신을 당할지, 그 장면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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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농경지에 튤립을 심다 22.08.14 154 5 11쪽
14 14화. 몬스터 출현 22.08.13 172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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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아카데미 설립 계획 22.08.11 192 7 12쪽
» 11화. 퇴원 기념 파티 22.08.10 191 7 11쪽
10 10화. 일상 생활 22.08.09 212 6 12쪽
9 9화. 궁지에 몰린 클랜 22.08.08 224 6 11쪽
8 8화. 감히 부장검사를 습격하다니... 22.08.07 236 6 12쪽
7 7화. 가족 관계 22.08.06 253 6 13쪽
6 6화. 축하급 구원자의 강연 22.08.05 268 7 12쪽
5 5화. 멜론 심기 22.08.04 286 8 12쪽
4 4화. 경지가 수명을 결정한다 22.08.03 329 9 13쪽
3 3화. 왕따의 삶 +1 22.08.02 361 9 12쪽
2 2화. 의문의 씨앗 22.08.01 411 10 12쪽
1 1화. 슈퍼스타 최혜미 +3 22.08.01 61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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