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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이 존나 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사탕
작품등록일 :
2022.07.26 06:59
최근연재일 :
2022.08.19 19:4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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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8,356

작성
22.08.0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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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3화. 왕따의 삶

DUMMY

인간의 본능이 남들 위에 올라서는 것을 즐겼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나이 가릴 것 없이 구원자가 되어서 성공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어떤 분야에서든지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었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었다면 그것은 성공이 아닐 것이다.

박윤형은 자신의 신체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16세 남자 평균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수준이 떨어졌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은 공부다.

또래 남자애들이 구원자와 관련해서 무슨 말을 하든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본심은 구원자라는 존재를 갈망하고 동경하고 있었다.

구원자로 성공할 수만 있다면 자신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확 바뀔 것이다.

*

남녀공학 중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이중에는 자신같이 키 작고 못난 남자도 있었고, 키 크고 잘생긴 남자도 있었다.

여자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누가 봐도 얼굴이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생긴 소녀가 이 반에 존재했다.

박윤형은 그녀를 사랑했으며, 자신의 첫 사랑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혼자만의 짝사랑에 불과했다

명문대 진학이 확실시되는 박윤형에게 신상아는 일말의 관심조차 없었다.

지난주부터 옆반의 이지상과 연애하고 있었다.

체격 조건이 훌륭했고 얼굴도 잘생긴 중학생 소년이었다.

박윤형은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구원자의 세계에 진출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언뜻 들었었다.

신상아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구원자로 성공할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그게 뜻대로 될까.’

박윤형은 이지상을 보면서 개나 소나 구원자가 되려고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구원자로 성공할 확률은 자신이 법조계에 자리잡을 확률의 백 분의 일도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신상아와 연애하고 있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자신은 따라잡을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한 상태였다.

아무리 그를 미워하더라도 잘난 점을 차마 부정하지는 못했다.

두 사람은 교내에서 사귀는 사실을 티 내지 못해서 안달이 난 듯했다.

틈이 날 때마다 손을 잡고 다니면서 점심 식사도 함께했다.

깨소금 떨어지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누구 염장 지르는 것도 아니고.’

겉으로는 두 사람의 연애에 관심이 없는 듯 행동했지만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깨질 듯이 마음이 아파왔다.

이지상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싶어도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설령 자신 앞에 무릎 꿇린다고 해서 신상아가 자신을 사랑해 줄 것도 아니었다.

*

첫 사랑이 무참하께 깨진 뒤로는 학교에 나가기가 싫었다.

옛날에는 신상아의 얼굴을 몰래 엿보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녀만 보면 이지상의 얼굴이 떠올라서 마음이 쓰리고 불편했다.

집안이라면 자신이 이지상보다 훨씬 괜찮았다.

그의 아버지가 공무원이라고 했었나?

‘우리 아버지는 부장검사고, 엄마는 대기업 사모님인데.’

신상아도 그런 사실을 인지했지만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나이가 어린 만큼 사랑할 때 남자의 외관만 따졌다.

아무래도 자신은 어른이 돼서 돈이나 권력으로 여자를 만나야만 할 것 같았다.

누구나 꿈꾸는 아름다운 이성과의 순수한 사랑은 불가능해 보였다.

쉬는 시간이 끝났다.

박윤형의 머리는 확실히 비상했다.

쉬는 시간에는 잡생각 하더라도 수업에만 들어가면 그런 생각을 깨끗이 비우고 공부에 몰두했다.

어떤 대학이든 들어가는 것은 문제 없어 보였다.

판검사가 될 수 있을지는, 서울대 들어가는 것보다 좁은 관문을 고려했을 때 몇 년을 더 지켜본 뒤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옳다.

*

박윤형 집안의 재력이면 운전기사를 대동하여 등하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부모님은 그에 대해 어떤 말도 없었고, 자신도 버스를 타고 등하교하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이 없었다.

담임 선생님의 종례가 끝나고 가방을 메고 반을 나왔다.

박윤형은 혼자만의 걸음을 서두르고 있었다.

딱히 누군가와 만나고 싶지 않았다.

동급생 중에서 자신을 신경 쓰거나 반겨주는 사람도 없었다.

문을 열고 나오는 누군가와 맞부딪혔다.

타악

표정을 찡그리는 남자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 나오려고 했다.

“이씨.”

일부러 자신이 다가가서 부딪힌 게 아니었다.

우연히 발생한 일이었지만 상대방의 위협적인 인상을 마주하니까 자신도 모르게 사과하게 되었다.

“미안해.”

결코 동급생들한테 맞으면서 자라지 않았다.

단지 소외된 삶이 박윤형의 자신감을 꺾고 고개 숙이게 만들었다.

지금껏 정민창이 자신을 괴롭힌 적은 없지만, 그가 남들을 괴롭히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었다.

그와 엮일 일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줄 알았는데 이런 식으로 인연이 형성될 줄은 몰랐다.

정민창 또한 박윤형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

전교 일이 등을 차지할 정도면 내성적인 사람도 이름이 알려지고 만다.

박윤형의 성적이 평범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아버지가 누군지 아는 입장에서 대하기 껄끄러워했을 것이다.

정민창은 누구와도 시비가 붙으면 주먹부터 나가는 성격이었다

그래도 최소한의 이성은 갖추고 있어서 주먹질을 겨우 참을 수 있었다.

박윤형의 어깨를 밀치면서 그에게 경고했다.

“눈 똑바로 뜨고 다녀. 너네 아버지가 네 목숨 구한 줄 알아.”

자신이 잘못한 것은 없었다. 방금 벌어진 사건은 쌍방이었다.

하지만 잘잘못을 따져 봤자 매만 더 벌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랫사람처럼 고개를 숙인 뒤 괜히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었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바싹 움츠러든 채 하굣길에 나섰다.

*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불쾌한 상황을 겪은 뒤라 비참한 심정으로 서 있었다.

이런 자신과는 달리 행복한 세월을 보내는 한 쌍의 커플이 근처에 와 있었다.

신상아와 이지상이 서로의 손을 붙든 채 자신 쪽으로 다가온다.

저 상황을 지켜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정민창한테 주먹으로 한 대 얻어맞는 것이 기분이 나을 것 같았다.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았다.

함께 버스에 올라탔다.

쥐 죽은 듯이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두 사람이 가까이 엉겨붙어서 무슨 말을 속삭이든 머리를 비운 채 서 있다가 버스에서 내렸다.

*

거대한 대저택에서 살고 있었다.

서울에서 이 정도 집을 구하려면 노력으로는 되지 않는다.

현 시대에서는 구원자로 크게 성공해야 이런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방으로 들어와서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박윤형이 탐독하는 기사 대부분은 몬스터나 구원자에 관한 것이었다.

다른 분야에 관한 기사도 찾아보면 넘쳐나지만 그쪽으로는 손이 가지 않았다.

컨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생명이 오가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그것들이 무척 자극적이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가면서 느끼는 건데,

‘막상 판사가 돼도 아무 의미 없을 것 같아.’

누구도 자신을 판사로서 존경할 것 같지 않았다.

판사는 명예직인데 명예를 느낄 수 없다면 그것을 하는 의미가 있나?

현 시대의 사람들은 판사나 정치인, 재벌보다는 강력한 구원자를 존경한다고 생각했다.

허나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판사는 국민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여겨질 만한 지위가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박윤형은 구원자를 동경하고 있었다.

자신도 구원자로 성공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기연이 찾아왔다.

이상한 씨앗을 먹고 잠잘 때마다 씨앗의 세계로 이동했다.

그곳이 자신한테 얼마나 큰 성공 가능성을 전달할지는 모르지만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될 것은 분명했다.

다시 그곳을 경험하기 위해 박윤형은 잠자기 위해 노력했다.

곧 잠에 빠져들었다.

*

씨앗의 세계로 넘어왔다.

이곳에서 농작물을 기를 수 있으니까, 이곳의 명칭을 농경의 세계나 농경지로 부를 수도 있었다.

허허벌판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 중이었다.

정령의 힘 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씨앗을 가져왔어?]


박윤형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대답했다.

“아니.”


[잠잘 때마다 이곳에서 생활하게 될 거야. 심심해 죽기 싫다면 씨앗을 가져와. 꽃의 씨앗을 가져와도 되고, 나무 씨앗을 가져와도 돼. 이왕이면 농작물의 씨앗이 좋아.]


“왜?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 시간이 잘 갈 거 아니야. 꽃이나 나무를 심으면 그걸로 끝.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잘 자라. 반면에 농사를 지으면 나중에 농작물을 수확하느라 고생할 거고, 고생하는 만큼 시간이 잘 가겠지.]


박윤형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씨앗을 가져다가 농사짓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자신의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왔다.

넘쳐나는 용돈으로 얼마든지 과일이나 채소,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평생 하루에 한 번씩 이곳에 온다면, 이 무한한 영토를 허허벌판으로 놔두기에는 너무 심심했다.

씨앗을 가져오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손에 그것을 쥔 다음 마음먹는 대로 농경지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씨앗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도 옮겨 올 수는 있지만 정령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했다.

현재 정령은 씨앗 말고는 이동시켜 줄 마음이 없었다.


[네가 농사를 짓지 않으면 내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거야. 씨앗을 가져와야만 해!]


이곳은 거대한 아공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구원자를 동경했을 뿐, 장래를 정한 지 오래라 구원자들의 세계에 상세한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박윤형은 아공간과 관련된 아이템이 얼마나 비싼지는 잘 알고 있었다.

아공간 아이템은 누구한테나 쓸모가 있었다.

사생활이 보호되는 자신만의 공간이고, 형태에 따라 도둑질 맞을 위험도 없었다.

‘나만큼 큰 아공간을 확보한 사람이 또 있을까?’

잘 모르지만 확실한 사실은 앞으로 남의 아공간을 부러워하는 일은 발생할 것 같지 않았다.

자신의 몫만 하더라도 말도 안 되게 광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령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서 이곳을 자기 것처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었다.

우선 농사꾼이 돼서 식물의 씨앗을 가져온 다음 그것을 발아시킨다.

열심히 농사짓는 모습을 보여주면 정령의 마음이 호의적으로 변해서 아무거나 집어 넣을 수 있도록 해 줄지도 모른다.

현실에서는 공부해서 판사가 되고, 꿈 속에서는 농사꾼이 된다.

*

다음 날이 되었다.

농경지로 넘어와서 무슨 농작물을 심을지 땅바닥 위에 선 채 고민하는 중이었다.

정령의 추천은 과일나무였다.

그것은 성목이 된 다음부터 맺히는 수확물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 키우는 과정에서 손이 덜 가는 편이었다. 초보자가 키우기에 적합했다.


[지구랑 비교하면 지력이 풍부해. 기온이나 습도, 기후 걱정은 할 필요도 없어. 내 도움을 받아 알아서 쑥쑥 성장할 거야. 간격을 잘 설정해서 심기만 하면 돼.]


정령의 말을 들어보니 농사 과정이 단순할 것 같아 농작물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줄어들었다.

정령한테 다 자란 성목을 옮겨 심으면 안 되는지 질문했다.


[안 돼! 성목도 안 되고, 묘목도 안 돼. 싹을 튼 순간 식물의 운명은 정해진 거야. 오로지 씨앗일 때만 그것의 운명을 바꿀 수 있어.]


정령의 주장에 따르면,

묘목 상태에서 성장시킨 과일나무의 과일 맛은 지구의 것과 동일하다.

반면 씨앗인 상태로 가져와서 심고 기르면, 우월한 환경의 영향을 받아 돌연변이를 일으켜 과일의 맛이 특별해진다고 한다.

약간의 노력이면 지구에서는 한 번도 맛본 적 없는 과일을 섭취할 수 있었다.

과학적으로 정령이 언급하는 원리가 올바른 것인지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존재가 그런 말을 하니 신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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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경지가 수명을 결정한다 22.08.03 329 9 13쪽
» 3화. 왕따의 삶 +1 22.08.02 361 9 12쪽
2 2화. 의문의 씨앗 22.08.01 411 10 12쪽
1 1화. 슈퍼스타 최혜미 +3 22.08.01 61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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