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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힣하핳하 님의 서재입니다.

복제품의 방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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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힣하핳하
작품등록일 :
2022.07.22 02:55
최근연재일 :
2023.08.15 18:00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4,958
추천수 :
32
글자수 :
396,140

작성
23.07.3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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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스승 찾기2(3)

DUMMY

대충 4일이 지났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총 10의 귀족을 살해했음에도 무명은커녕 현상금이 5골드로 올라갔을 뿐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작은 아이가 천장을 향해 누운 나의 시야를 가리고 말했다.


“.....그래, 안녕.”


...언제 비키지?


“표정이 안 좋습니다. 정말로 안녕하십니까?”

“너 때문에 안녕 못 할 거 같다. 좀 비켜봐.”


소녀가 뒤로 서서히 빠졌다.


“...라탈루스.”

“네?”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온 소년이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세요?”

“오늘도 얘 부탁한다.”

“네? 오늘은 같이 데려가시는 게 좋을 듯 한데요..?”


엥? 갑자기?


“오늘 저 아이 점쳐봤는데 새로운 것을 하는 게 좋대요.”

“어, 너 점도 칠 줄 알아?”

“일단 능력 자체는 만능이니까요. 사용자가 써먹지를 못할 뿐이지.”


라탈루스가 자신의 푸른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면 나도 점쳐줘.”

“음.. 형이요?”

“엉.”


라탈루스는 잠시 서랍을 뒤적거리더니 카드와 바늘을 꺼냈다.


“형 상대로는 안 될 거 같긴 한데.. 일단 해볼게요.”


카드를 원형으로 펼친 이후 안에 바늘을 세웠다.


스으..


바늘을 고정한 손에서 약간은 보랏빛인 기운이 흘렀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소년이 손을 서서히 떨어뜨렸다.


“원래는 여기서 넘어져야 하는데..”


피융!


바늘이 갑작스럽게 쏘아졌다.


“이렇게 형처럼 강한 사람한테 하면 반발하더라고요.”


쩝.. 아쉽네.


“근데 보통 카드를 뽑지 않나?”


라탈루스가 카드를 모으며 말했다.


“그런 경우는 보통 신이 같이 부담하거든요. 그런 종류의 아티팩트도 마찬가지인데 저는 딱히 신이 없으니까 이러는 게 가성비 짱이에요.”


나는 외투를 입곤 작은 소녀를 한쪽 팔로 안아 들었다.


“그러면 얘 데리고 나간다. 뭔 일 있으면 이드라한테 말하고. 조금 있으면 아마 깰 거야.”


침대에 누운 채로 새근새근 자는 이드라를 한 번 바라보곤 문을 열었다.


“그러면 간다, 이거 회복용 아티팩트도 하나 가져갈게~”

“네, 안녕히 다녀오세요.”

“그래~”


저벅저벅


길거리로 나가 조금 걸었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나를 조금 이상하게 보긴 했지만, 보면 뭐 어쩔 거야.


“뭐 이상한 거 나타나면 바로 말해.”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몇 분을 걸었을까, 어느새 깡패들의 거점이 나타났다.


“야, 나 왔다. 추가로 알아낸 건 없어?”

“어.. 없습니다.”


반응이 이상하다. 거짓말을 하고 있나?


“반응이 이상합니다.”

“그래, 나도 알아.”


잠깐.. 설마 무명의 짓인가?


“야, 무명 님께서 여기 오셨냐?”

“...아뇨, 이곳에 오신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은근히 거짓말하는 티를 내고 있는데.. 입막음을 당했나?


“뭐.. 그래? 내 생각은 다른데.”

“네..?”


그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았지만, 내 감이 말하고 있다. 무명의 존재를.


“무명 님~ 듣고 계신가요~”


시선은 느껴지지 않아. 존재감을 지우는 데 특화된 건가?


“듣고 계시면 답 좀 주시겠어요~?”


이 두목 녀석도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다. 두려워하고 있다. 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음.. 이러시면 저도 참 슬프단 말이죠~”


나는 잠시 눈을 감은 이후 품에서 검을 꺼냈다.


“아무에게도 답을 받지 못하는 질문자의 심경을 아시나요~?”


쉽게 나오진 않아. 강수를 둬야 한다.


“굉장히 힘들단 말이져~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저는 스트레스를 바로바로 푸는 스타일입니다~!”


검을 한 손으로 돌린 이후


“사람이 대상이라면 훨 잘 풀리죠!”


작은 소녀에게 휘둘렀다.


죽인다..!!


쿠득!


단 1초의 시간. 하지만 괜찮아.


나는 성공한다.


살의를 뿜어내며, 온 근육을 팽창시켜 검을 내질렀다.


그렇게 1초가 끝나갈 때 쯤.


슈우욱!


방이 어둠에 휩싸였다.


능력..! 하지만, 그 정도로는 나를 멈출 수 없다!


0초.


촤악!


소녀의 목이 붉게 물들었다.


주륵..!


나의 피였다.


“크윽.. 드디어 얼굴을 보여주시네요.”


고운 피부와 긴 베이지색의 머리카락, 장갑 속의 얇은 손가락과 가는 체형이 성별을 나타내는 듯했다.


“죽여주마. 외도.”

“하핫.. 외도라니 말이 심하시네요.”


스릉


무명은 검의 피를 닦아내었다.


“아이를 탐하는 네놈이 외도가 아니라면 네놈 같은 인간 말종은 뭐라 불러야 하지?”

“구세주는.. 어떤가요.”


작은 입으로 하! 하는 소리를 내며 무명은 한쪽 무릎을 꿇고 나의 머리채를 잡았다.


“네놈은 그저 쓰레기일 뿐이다. 없어져 마땅한 쓰레기.”


차가운 단검이 나의 목에 겨누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작은 소녀가 무명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저 남자는 이제 너의 주인이 아니다.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러니 진정하거라.”

“거절합니다!”


물론 타격을 입히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이의 양손이 무명에게 붙들렸다.


“주인에 대한 충성심인가..”

“아뇨, 저분은 자신을 주인이라 칭하길 거부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저 또한 저분을 주인으로 모시지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실에 무명의 손아귀의 힘이 약간 풀렸다.


그리고 그 순간을 아이는 놓치지 않았다.


타닷


“저 외도는 너를 죽이려 했다.”

“저를 구해주신 분을 외도라 부르지 마십쇼..!”

“구해주었다고?”


하지만 빈틈을 파고들었다 해서 바뀐 것은 없었다.


“어느 귀족에게 팔린 저를 구해주셨습니다! 저에게 폭력을 행한 자를 죽여주셨습니다!”

“그렇다 해서 너를 죽이려 했다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아이의 몸은 다시 잡혔다.


“아닙니다. 죽이려 하신 것이 아닙니다..!”


소녀는 몸을 비틀며 벗어나려 했다.


“살의를 품었다. 검에 의지를 실었고, 발을 내딛었다.”

“그렇다 하신들 저를 죽이려 하신 것이 아닙니다!”


소녀는 나의 떨어져 나간 손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저 자리에 있어야 할 검은 어디로 간 것입니까..?!”

“무슨 소리를..”


검은 없었다. 이 방의 어디에도 나의 검은 없었다.


“도대체 무슨..”


닿기 전에 인벤토리에 넣었지. 환각 같은 건 아니라서 감지할 순 없다.


“처음부터 절 죽이실 생각은 없으셨던 겁니다! 그저 당신을 꾀어내기 위한 수였을 뿐인데..!”


무명은 나를 바라보았다.


“이 말은 진실인가.”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무명은 아이를 놓고 나의 앞에 섰다.


“감히, 나를 우롱하였는가.”

“예, 그러했습니다.”

“전부 계획하였는가.”

“예, 상정한 내용입니다.”


무명은 다시 나에게 단검을 겨누었다.


“어째서 나를 만나려 하였는가.”


나는 무릎을 제대로 꿇었다.


“제자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스릉..


“제자가 되기 위해서라..”


단검이 검집에 들어갔다.


“손, 되찾아왔습니다.”

“그래, 고맙다.”


작은 아이를 쓰다듬으며 피 칠갑이 된 나의 손을 들었다.


“여기 이렇게 붕대 좀 감아줘.”


인벤토리에서 붕대를 꺼낸 후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네, 알겠습니다.”


스륵


단면이 깔끔해서 금방 붙을 거야.


저벅


무명은 문으로 다가갔다.


“나를 우롱한 것은 내가 거두어간 손으로 대체할 테니 다시는 나의 뒤를 캐지 말아라.”

“음.. 거절할게요.”

“손 하나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가? 다른 손도 거두어야 만족할 모양이군.”


그렇게 말하며 무명은 뒤를 돌았다.


“.....지금 뭘 하는 것인가..”

“예? 지금 보시다시피.. 손 붙이고 있습니다.”

“그건 뭔 지랄.. 앗.”


캐릭터가 붕괴했네.. 사극풍 말투는 그냥 하던 거였구나?


“저 회복력이 뛰어나서요.”

“회복력으로 될 문제가..”

“됩니다.”

“.....”

“돼요.”


스륵


“끝났습니다.”

“아, 고마워.”


절단면이 말이 안 될 정도로 깔끔해서 대충 10분이면 붙겠네.


“아무튼 저를 제자로 받아주십쇼.”

“싫다 하지 않았는가!”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 순 없잖아요.”


물론 그렇다 해서 싫어하는 것을 할 이유가 되진 않지만..


“그거랑은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

“상황 하나하나 따져갈 정도로 저는 여유롭지 않아요.”

“이건 뭔...”


계속 달라붙으면 될 거 같은데..


“제자로.”

“싫다!”

“받아주십쇼.”

“싫다고!”


일단 궤변을 늘어놓는다.


“저도 무명 님의 제자가 되지 않는 것은 싫습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게냐!”

“받아주십쇼.”

“싫다니까?”

“저도 싫습니다.”


가는 손가락이 베이지색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하아.. 도대체 어디서 이런 독종이 나타나선..”

“뭐, 무명 님도 슬슬 받아들이실 때가 왔습니다.”

“끄으으..!”


혈압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


“그렇게 막 화내시면 건강에 안 좋아요.”

“이게 누구 때문인데..!!”

“화 그만 내고 싶으시면 제자로 받아주십쇼.”


텁!


무명이 뒷목을 부여잡으며 단검에 손을 뻗었다.


“덤벼라.”

“네? 갑자기요?”


화 많이 났나?


“제자가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는가!”

“아, 그런 뜻? 알겠어요. 근데 여기서요?”

“왜. 불만이냐?”

“아뇨.. 저는 불만 없는데 얘가 괜찮을까 해서요.”


나는 건달 두목을 가리켰다.


“.....네? 저요? 뭐, 얼마든지 전 괜찮죠.”

“...정말로 괜찮아?”


나의 은근한 눈치에 두목은 말을 바꿨다.


“어... 생각해보니 안 괜찮은 거 같아요..”

“....뭐 그러면 어쩔 수 없군. 나가자.”

“네, 알겠습니다.”


저벅


무명이 문으로 다가갈 때 나는 어린아이에게 말했다.


“조금 있다가 올 테니까 조금만 여기 있어.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도망치고. 내 쪽으로 와도 괜찮아.”

“네, 숙지했습니다.”

“그래. 그러면 갔다 올게.”

“안녕히 다녀오십쇼.”


아침에 하던 말을 들었나보네. 이런 말도 할 줄 알고.


저벅저벅


“그런데 우리 어디 가요?”

“숲.”


오른손은 거의 붙었네.. 진짜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절삭력이..


“쯧.. 야, 밤에 와라. 낮에 하긴 귀찮다.”

“네? 밤에요?”

“어, 밤.”


이건 좀 곤란한데.. 그냥 숨어버리면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냥 밤까지 같이 있죠?”

“...뭐? 너랑?”

“넹.”

“저리 꺼져.”


미인계는 실패. 그나저나 성별이 진짜로 애매하네.. 트라우마인 건 확실해서 물어볼 수도 없고..


“그러면 몇 시 쯤이요?”

“대충 2시.”


완전히 새벽이네..


“뭐, 알겠어요. 그러면 숲에서 만나는 거에요?”

“어. 대충 지붕에 서 있으면 그쪽으로 뭐 날릴게. 방향 보고 찾아와.”

“....그거 맞아도 안 죽죠?”


무명은 잠시 침묵했다.


“운 좋으면?”

“저 운이야 빵빵하니 괜찮겠네요~”


너무 강하게는 안 던지겠지..


“....그런데 너 왜 계속 따라오냐?”

“네? 그냥요.”

“꺼지라는 말 못 들었어?”

“아뇨, 들었죠.”


무명은 한숨을 크게 쉰 후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너 뭐냐?”

“저 구세주요.”


한 대 맞았다.


“왜요..?”

“아니 영 이상해서.”


무명은 나의 턱을 잡고 가까이 다가왔다.


“너 지금 나 보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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