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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힣하핳하 님의 서재입니다.

복제품의 방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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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힣하핳하
작품등록일 :
2022.07.22 02:55
최근연재일 :
2023.08.15 18:00
연재수 :
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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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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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수 :
396,140

작성
22.12.2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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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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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간병

DUMMY

펄럭


“뭐야, 펜리르 맛있는 거 먹고 있었구나?”


천막이 열리며 빛과 함께 디아나가 들어왔다.


“왕!”


펜리르는 한껏 기세를 죽이고 디아나를 향해 작아진 상태로 달려갔다.


“안녕 디아나.”


디아나가 잠시 움찔했다가 약간 어색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 안녕!”

“안녕 디아나~”


나는 손을 좌우로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조금 아프긴 한네..


“아.. 안녕..”

“안녕~ 디아나~”


디아나가 잠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안녕.. 선호..?”


나는 그제야 손을 내렸다.


“그래서 물은 어디서 떠온 거야?”


디아나가 손에 들린 주전자를 탁자에 놓자 물이 찰랑하며 소리를 내었다.


“아, 옆에 있는 꼬마 세공사가 이런 아티팩트도 있더라고. 시원하기도 해서 받아왔어.”


음.. 처음에 만났을 때 보여줬던 그거 말하는 건가?


“그, 물 마실래, 선호?”

“응? 음.. 그래.”


주전자를 기울여 컵에 담은 물을 디아나가 나의 등을 받치며 건네주었다.


주륵


그렇게 물을 마심 받고 있던 나의 입에서 물이 새어나왔다.


“어, 조금 흘렀네?”

“아, 이건 그냥 내가 닦을..”


나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볼에 닿은 감촉에 의해 나의 몸이 멈추었다.


핥짝


“음.. 역시 입에 들어갔어도 시원하네.”


디아나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어?


방금 뭐였지?


잠시 머리가 정지했다.


그 감촉은 혀..


정지된 시간은 조금씩 더 늘어났다.


내 볼을.. 핥았어?


“어....”

“음..? 선호?”


디아나는 컵을 다시 탁자에 내려놓고 어딘가 반응이 이상한 나를 돌아보았다.


“어........?”

“저기.. 선호...?”


디아나가...


“서.. 선호?”


내 볼을..


“잠깐만..! 빨리 다시 누워! 지금 얼굴이 엄청 빨개졌어!”


어......


“선호!”


퍼뜩


“아, 응? 미안, 뭐라고?”

“빨리 누우라고!”


디아나가 안절부절못하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지금 어디 아파? 얼굴이 너무 빨개졌는데..”

“어.. 어?!”


내 얼굴이 지금 빨갛다고? 이 내가?


나는 나의 얼굴을 두 손으로 어루만졌다.


“물수건이라도 덮어줄까? 응?”

“아, 아니야. 이건 그냥..”

“그냥 뭐!”


으...


“조금.. 뭐라고 해야할까.. 부끄럽다..고...”


디아나가 수건을 든 채로 굳었다.


“....어?”

“그러니까.. 부끄럽다고...”


디아나의 눈이 커졌다가 다시 얇아졌다.


“헤에.. 그렇단 말이지...”


으...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해서...


“우리 선호가 부끄러움이라는 감정도 있었구나~”


의자에 앉아 침대에 턱을 괴고 디아나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건 처음 알았네. 평소에는 전혀 그러지 않아서 몰랐네~”


스윽


나의 시야에 그림자가 드리웠고, 그 그림자는 조금 더 움직였다.


쓰담쓰담


“음.. 역시 선호 머리카락은 부드럽구나.”


그림자는 그렇게 말하곤 머리를 넘겨 나의 이마를 드러내었다.


스윽


어......?


나의 이마에 닿았던 입술이 다시 떨어졌다.


“이건 아까의 복수.”


디아나가 능글맞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건,”


그 상태로 나의 머리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귀여워서 주는 상.”


얼굴에 약간 홍조가 생긴 디아나가 웃었다.


온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아.......


“이제 정말로 누워, 선호. 지금 엄청 뜨거우니까.”


어.....


나의 머리가 스르륵 침대로 내려갔다.


“잘했어. 음..”


수건을 다시 물에 적시고 있던 디아나가 잠시 수건을 놓고 고민을 하더니 내 쪽으로 다가왔다.


“상은.. 다음에 줄게. 지금은 이미 한계인 거 같아서.”


디아나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던 중 피식하고 웃었다.


“진짜로.. 그런 얼굴은 반칙이잖아...”


마치 수영을 하던 중 물을 먹은 강아지와 같은 표정을 한 나의 얼굴이 디아나의 눈에 담겼다.


“다음에 부탁하면 해줄게, 지금은 아니야.”


나는 작게 끄덕였다.


찰박


디아나는 그 후 물수건을 꺼내어 약하게 짜고 나의 이마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그러면 이제 눈 감고 자.”


그 말에 나는 대답 대신 눈을 감았다.


디아나가 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감촉을 느끼며 나는 잠에 들었다.


#


“.....펜리르.”

“끼잉..”


아까부터 선호의 침대 아래쪽에서 한기가 느껴졌어.


“무슨 일이 있던 거야?”


뼈를 파고드는 한기.. 분명히 선호의 능력이야.


스윽


펜리르가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그 능력은 정말로 위험한 때거나 실험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절대로 사용하지 않았고..


“선호가 능력으로 실험을 했다면 나에게 절대로 들키지 않도록 숨겼을 거야. 고작 침대 아래에 숨겼을 리가 없다고.”


펜리르의 고개가 내려갔다.


“무슨..”


숨을 다시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펜리르는 설명을 했다. 시작부터 자신과 선호 간의 계약까지.


“.....이미 둘이 얘기가 끝났구나..”

“그릉..”


나는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하아.. 그러면 내가 뭘 하긴 조금 그렇네...”


펜리르는 귀를 축 늘어뜨렸다.


“그런데.. 펜리르는 왜.. 그런 거야? 만난 시간만 따지면 선호가 더 긴데?”

“......”


펜리르는 그저 귀를 더 늘어뜨릴 뿐이었다.


“그래...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 그냥.. 시간 되면 말해줘.”

“.....”


사락


나는 선호의 앞머리를 약간 넘겼다.


정말로.. 이건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


그렇게 드러난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펜리르가 잘못했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


“일단.. 나가자 펜리르. 선호 자고 있으니까.”

“끼잉...”


나는 모자와 겉옷을 챙긴 후 천막을 열었다.


펄럭


열린 천막의 사이로 조금씩 저물어가는 햇빛이 스멀스멀 흘러들어왔다.


저벅저벅


사부작사부작


두 발걸음이 이동했다.


“음.. 선호 붕대 다시 갈아줘야 하니까 길드에서 사오자.”

“우프...”


후우....


털썩


나는 펜리르의 앞에 쭈그려 앉았다.


“펜리르, 나 딱히 화 안 났어.”


펜리르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뭐.. 스스로 미안해하는 건 상관없긴 한데 너무 풀 죽어있으면 내 기분도 같이 떨어지니까, 얼굴 펴고!”


얇은 손가락이 강아지의 볼따구를 조물거렸다.


“내 호위니까 당당하게!”

“우프!!”


펜리르가 크게 짖었다.


“그러면 이제 들어가자!”

“우프!”


중형견 수준으로 변한 펜리르와 내가 마을 안으로 직진했다.


“신분증 제시 부탁드립니다.”

“여기요.”


경비원이 내 길드 카드를 어느 석판에 놓은 후 다시 돌려주었다.


“확인되었습니다.”

“네.”


음.. 여기는 모험가 길드가 어디... 저기는 음악 협회고... 상인 조합..


그렇게 잠시 거리를 걷자 (모험가 길드)라는 간판이 나타났다.


끼익..


“아니, 그래서 내가 그때 이 건물을 꽉 채우고도 남을 정도의 뱀을 잡았다니까?”

“이 임무를 수락하실 건가요?”

“야, 이거 좋아 보이지 않냐?”

“이보쇼 형제님. 제우스 교에 안 들어오실 거야?”

“도적 구합니다! 함정 탐지 능력을 갖고 계시는 도적 구합니다!”


저박저박


나는 귀를 기울이며 접수대로 이동해 붕대를 달라 말하였다.


“붕대는 상급, 중급, 그리고 하급 포션 중 어떤 것에 담긴 것으로 드릴까요?”

“중급으로 주세요.”

“네~ 확인되었습니다.”


접수원은 자연스럽게 내민 길드 카드를 받은 후 붉은색의 용액과 붕대가 담긴 병을 건네주었다.


“어이, 거기. 빨리 좀 하지?”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저 무시했다.


“이봐!”


음.. 어깨를 잡으려나? 아니면 머리채? 머리채를 잡으면 대응할 수 있는데...


그렇게 가만히 기다리며 다가올 충격에 대비하였지만 몇 초가 지났음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음..?


그 상황에 의아함을 느끼며 뒤를 돌아봤을 때 그저 평범한 모험가 길드의 풍경이 펼쳐졌다.


“저기.. 접수원. 아까 내 뒤쪽에 서 있던 사람 어디로 갔어?”

“네? 어떤 남성분께서 어깨동무하시고 떠나셨는데요?”


음.. 딱히 별다른 말소리도 없었는데... 이상하다?


“뭐.. 알겠어.”


그렇게 반말로 접수원을 응대하고 펜리르와 같이 거리로 나갔다.


“펜리르, 아까 무슨 일 있었는지 알아?”

“우프.”


펜리르가 따라오라는 표시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몇 대의 마차가 지나갔고 백을 넘는 사람이 지나갔다.


초반에 펜리르와 나란히 걷던 나는 펜리르의 위에 올라타게 되었다.


그렇게 몇십 분간 달려간 끝에는 어느 깊숙하고 어두운 골목이 있었다.


나는 입 모양으로 ‘펜리르, 여기가 맞아?’라 물었고 펜리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들어가자.’


나는 장갑을 입힌 손으로 도빙된 활을 잡고 화살을 활시위에 걸으며 나아갔다.


후두둑


머리 위에서는 이상한 오물이 떨어졌고 발에는 쓰레기들이 치였다.


팬리르는 골목에 맞게 몸집을 줄였고 나는 때때로 머리카락을 따라 이물질이 눈에 들어갈 때를 제외한 순간엔 몸을 낮추고 빠르지만 빠르지 않게 움직였다.


“후우.. 좀 너무 멀리 왔나?”


조금 먼 곳에서 들려온 소리가 명확하게 귀에 박혔다.


그 소리는 나에게 있어선 익숙한 목소리였다.


“아니,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와야 디아나가 모르겠지..”


내가 잘못 들을 리가 없는데... 내가 이 목소리를 착각할 리가 없는데... 하지만 어떻게..?


나의 머리에서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날아다녔고 그로 인해 긴장이 약간 허물어졌다.


자각


명백한 인기척.


“......”


그에 반응하듯 선호의 소리가 지워졌다.


스윽


곧바로 몸을 뒤로 빼 골목에 숨어들 수 있게 오른발을 뒤로 밀었다.


“아하..”


선호의 작은 탄식과 함께


스스슷


엄청난 살기가 나를 향해 뿜어졌다.


이건.. 정말로 위험해.


아이스 월 토글. 홀드 토글. 슬로우 토글. 트리거 설정.


타다닥


작은 발소리가 골목을 통해 전해졌고, 슉! 하며 내 손에서 화살을 놓자마자 발걸음이 나의 앞에 생겨났다.


트리거 해제


푸가가각!!


빠르게 준비한 마법인 만큼 담긴 마력은 적었고 그렇기에 생겨난 마법의 완성도 또한 낮았다.


쿠국


골목을 막은 얼음의 벽은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었고 선호의 몸을 옭아맨 시간의 사슬과 선호의 팔다리를 둘러싼 안개는 얇았고 가벼웠다.


파칭!


사슬은 끊어졌고,


후웅


안개는 흩어졌으며,


쿠구구궁!!


벽은 무너졌다.


젠장할..


“펜리르!”

“크르르르!!”


카앙!!


얼음으로 된 벽이 무너지며 생긴 안개 속에서 약한 불꽃이 튀었다.


“소환수가 꽤 강하네? 그런데.. 목소리...”


츨각.


장전음..!


“Shield!”


내 앞에 곳곳에 룬어가 박혀있는 매우 두꺼운 마력의 방패가 생겨났고


탕!


그와 거의 동시에 총알이 쏘아져 방패에 박혔다.


나뭇잎?


“디아나? 디아나 맞아? 미안해! 어디 안 다쳤어?”


다행히 목소리로 알아챘나 보네.


“네~ 덕분에 죽는 건 면했네요~”


후웅!


선호가 방패를 휘둘러 안개를 걷었다.


“미안! 정말로 미안해!”


하.. 아주 멀쩡하시네?


“어떻게 된 일인지나 설명해 보시지?”

“그게.. 하하.... 그러게...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작가의말

문피아 쓰면 쓸수록 불편한 점이 많네요.. 저번에 글자 트릭을 써보려고 했는데 안 되고 폰트도 제한되어있는데다 심지어 색도 못 입히면 이게 뭐 하자는 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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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복제품(2) 23.01.12 5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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