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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프 님의 서재입니다.

cafe, 체리블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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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프
작품등록일 :
2013.02.03 22:51
최근연재일 :
2013.07.15 23:56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1,405
추천수 :
144
글자수 :
236,186

작성
13.02.04 00:21
조회
244
추천
6
글자
11쪽

#1. 첫 번째 손님. 첫 만남. 그 이름은 에릭 윈체스터.

DUMMY




얼마 안 가 마차는 대사관에 도착했고 그는 내리기 전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하고 서둘러 대사관을 향해 걸어갔다. 나도 생각보다 지체된 시간에 서둘러 마부에게 돈을 건네고 원래 도착지인 우체국 앞이 아닌 다운타운의 입구에서 내려야 했다.


점심시간에 돌입한 시내는 아까보다 유동인구들이 많아져서 역마차 보다 커다란 짐마차는 사고의 위험이 높았다. 골목 곳곳에서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아이들을 위해서 시장님은 유동인구가 많아지는 시간과 장소에서의 마차 이용을 자제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몽레알 사람들은 마차의 편리함 대신 아이들의 생명을 우선시하여 불편함을 선택했다. 점심시간에 대로가 한적한 다운타운이라니! 모든 관광객들은 불편하다며 항의를 하거나 코웃음을 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것이 몽레알식의 친절함인걸.


나는 몽레알식 친절에 대해 생각하며 우체국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엘레나에게 동생이 내리는 비행기 편 시간을 확인해달라는 전보를 부쳤다.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 우체국에 온 김에 그 동안 쌓아놓았던 납부서 서류들을 처리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보낼 편지들을 보내고 있자니 답변이 도착했다. 엘레나의 말에 의하면 어제 새벽에 일찍 집을 나선 것을 확인했다고 하였다. 정말 이상하네, 그럼 아침 행 비행선에서 마주쳐야 하는데……


우체국을 나오자 점심시간 피크인 12시였다. 벌써 카페를 나서고 두 시간이나 흘렀다니! 카페에 손님이 얼마나 올지 몰라 걱정이다. 우선 오늘이 첫 개업 날이라 아직 휴업기간으로 여겨서 손님이 적을 거라 예상 해보지만, 내가 생각보다 오래도록 자리를 비우게 될 거라 예상하지 못해 당황하고 있을 파이가 눈에 선했다. 카페로 돌아가기 위해 승합마차를 잡으려고 시내를 걷다 보니 아침에 마주쳐서 눈에 익숙한 사람이 시야에 잡혔다.


또 저기서 저러고 있네, 저 신사분. 벌써 두 번째다. 몽레알이 좁은 곳도 아닌데 말이지.


그 신사분은 내가 우체국에서 일을 보는 동안 대사관에서 볼일을 마치고 시내까지 흘러 들어온 듯 하였다. 어떻게 왔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교차로에서 어설프게 손을 흔들며 마차를 잡기 위해 애를 썼지만, 마차몰이꾼들은 그런 신사분을 속절없이 지나가 다른 행인들을 태워 사라졌다. 5번째 마차를 놓치고 있는 이 어설픈 사람을 도와주러 다가갔다. 몽레알에서는 마차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마차를 잡을 때 주의해야 할 규칙이 있다. 사거리나 삼거리 같은 교차로에서 마차는 손님을 태우기 위한 정차나 주차가 금지 되어 있다. 물론, 이 규칙도 안전한 생활을 위한, 법으로 정해진 법령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작은 규칙이랄까. 신사분이 교차로에서 손을 흔드는 것만 아니라면 마차들은 천천히 세워 반가이 이 어설픈 손님을 태워주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웃음이 터지며 질문했다.


[실례합니다, 제 도움이 필요할까요?]


[아, 아까 그 레이디시군요! 도와주시면 감사합니다. 시청에 가려고 합니다만 마차가 잘 잡히지 않는군요.]


[시청이라면 마차를 잡으실 필요가 없어요. 여기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니까. 제가 안내하죠.]


거리를 안내하면서 마차를 잡을 때는 교차로에 서 계시면 안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살짝 윙크를 하며 마차 사고 위험을 낮추기 위해 다들 지키려고 노력하는 규칙이거든요. 하고 말하자 신사분은 오랜만에 꾸지람을 듣는 학생이 된 기분입니다. 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친절하시군요. 제국공통어도 유창하시고. 혹시 제국 분이십니까?]


[아니요, 여기 퀘백 주 시민이랍니다. 제국 사람이실 것 같더라고요. 정말 오랜만에 깔끔한 제국공통어를 들어보네요. 몽레알은 역사적 특성상 퀘백어와 랑쉐어를 많이 쓴답니다. 아까는 당황하셨죠? 하류층 노동인 계급일수록 퀘백어만 쓰거든요.]


그렇습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그를 힐끔 쳐다보았다. 왜 두 번이나 시선이 갔는지 알 것 같았다. 몽레알에서 듣기 힘든 제국공통어도 그러했지만 그의 경우 특히나 깔끔한 아나운서 액센트의 제국 공통 표준어를 썼다.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와 어설프긴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여유롭게 행동하는 태도. 세련된 코발트 블루 조합의 고급정장과 세트의 겨울 코트, 그리고 유일하게 들고 있는 손때 묻은 클래식 카메라와 그 가방. 블루블랙의 머리칼과 순수하고 맑은 하늘색 눈동자를 지니고 모델처럼 늘씬하면서 큰 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신사분만큼 매력적이다 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사람도 없으리라 생각하게 했다.


또 한가지를 뽑자면 다른 여행객들과 분위기가 틀렸다.


관광도시인 만큼 몽레알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오지만 외국인들이 보여주는 특유의 시끄럽고 산만한 분위기와도 다른 차분한 분위기가 주변을 감싼다. 여유로운 표정만 보면 현지인인데 막상 하는 행동이 어설프다고 해야 하나, 드라마에 나오는 귀족 신사 같은 페이스에 명랑소녀 만화의 여주인공 같은 아방하고 유쾌한 마인드를 지니고 있어 보였다 라고 해야 하나. 뭔가 파이에게 오지라퍼라 불리는 내가 아니더라도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을 쉽게 접할 것 같은 그런 거. 외모는 완전 신사인데! 반전의 매력인 걸까? 두 번째 만남에서 이미 나는 그의 특이한 분위기에 얽혀 들어가는 걸 느끼며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었다.


코너를 꺾어 한 골목만 걸어가자 바로 자크 카르티에 광장과 그 뒤로 당당하게 서 있는 청록색 지붕을 얹은 회색 바로크 풍 건물인 몽레알 시청이 나타났다. 자크 카르티에 광장은 중앙에 분수대가 위치해 여름에는 시원한 물을 뿌려 주고 겨울에는 따스한 온기를 퍼트려 놓는다. 정령석에 새겨진 정령을 이용해서 24시간 하루 종일 광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명물로 자크 카르티에 광장의 심볼이기도 하다. 분수대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동상들이 세워져 있다. 각각 몽레알을 대표하는 위인들로써 모두 몽레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대업을 치렀기에 사람들이 종종 경의를 표하거나 존경심을 갖고 꽃다발을 놓아두고 있었다.


[한 동상에만 특별히 더 몰리는 군요.]


[아, 저 동상에 모델이신 분은 살아 계시거든요.]


그는 자크 카르티에 광장과 위인들에 대한 내 설명이 재미있었는지 바쁘게 옮기던 발걸음은 살짝 느려져 분수대에서는 따뜻한 온수에서 놀고 있는 물의 정령에 감탄을, 동상에서는 다른 사람들처럼 경의를 표시하는 묵념을 해 보였다.


광장의 뒤쪽에 위치한 시청은 건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종합예술의 극치로 여러 번 신문과 잡지에 기사로 쓰여진 만큼 외국인들이 관광을 목적으로 많이 다녀가는 곳이라 1층을 아예 전면 개방할 정도로 멋있고 예스러운 건물이다. 1층은 시민들의 민원을 들어주는 민원실과 수많은 대회에서 받은 상장들이 놓여진 기념관, 시민들에게 개방된 전용도서실, 시장님이 기자회견과 기자간담회를 위한 별관이 있는 곳이다. 2층부터 전용부서들이 있는 곳으로 1층 민원실에서 접수를 받아서 접수증을 들고 부서의 담당자들에게 연결된다. 신사분에게 자세히 설명해주며 혹시 접수 시간이 오래 걸리면 1층을 구경하고 있으라고 생각보다 구경거리가 많다며 얘기해주었다. 내 기억상으로는 3층이 외국인 전용부서들이라 나중에 접수증을 받아 3층으로 가라고 할 거라는 말도 해주었다.


시청 직원들은 지식인 계층으로 제국공통어는 기본이고 포쉬어, 랑쉐어도 할 줄 아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자 그는 주변이 환해질 환한 미소로 감사인사를 하고 대사관 때처럼 서둘러 사라졌다.


시청입구까지 그를 배웅해주고 나서자 시간은 벌써 점심시간이 끝날 즈음인 2시였다. 이건 120퍼센트 확실하게 늦어 버렸는걸. 지금 마차를 급하게 잡아 타고 가도 카페에는 바쁜 시간을 딱 지나 도착하게 되는 것이니 파이의 잔소리는 내정된 사실이었다. 그리고 난 아직 친구의 동생분도 만나지 못하고 있고 말이야. 혹시 모르니 저녁 편 비행기 마중을 나가려면 빨리 카페로 돌아가야 한다. 도르발 신공항은 미라벨 국제공항과는 달리 제법 먼 곳에 있으니까.


음, 하지만 이왕 늦어진 김에 저 신사분을 위해 한가지 착한 일을 더 해볼까? 나는 시청 근처 마차정류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마부들 중에 제국어가 가능한 마부를 찾았다.


“좀 있으면 블루블랙 머리 색에 모델처럼 키가 큰 신사분 한 명이 나오실 거랍니다. 마차를 찾으시는 기미가 보이거든 제국공통어로 친절히 물어봐 주세요. 그 신사분은 외국인이신데 퀘백어를 사용하지 못하거든요. 몽레알의 친절함을 보여주실 수 있으시죠?”


윙크를 하며 팁을 건네자 마부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난 바로 옆 마부에게 카페 체리블로섬으로 가자고 말하며 다시 한번 제국공통어를 쓰는 마부에게 신신당부하고 마차를 타고 돌아왔다.



체리블로섬에 돌아오자 파이가 반겨왔다, 잔소리로.


“아니, 우체국에 전보하러 가신 분이 왜 이 시간이 되도록 감감 무소식일 수 있습니까? 아가씨가 바리스타 겸 카페 마스터라는 개념은 챙기고 다니셔야죠! 대체 왜 늦으신 겁니까! 평소처럼 여기저기 팔랑팔랑 돌아다니시다가 오셨죠? 오늘 점심때 손님이 얼마나 몰렸는 줄 알아요? 아가씨가 없어서 저 혼자 힘들었다고요!”


“오, 손님 좀 계셨어? 다행이네. 첫째 날이라 별로 안 올 줄 알았는데.”


“지금 그게 문제에요? 아가씨의 그런 태평스런 점은 주인님이랑 똑 닮으셨어요! 그리고 그 친구 동생분은 어떻게 하실 거에요? 친구분 말로는 새벽 편을 타셨으면 아침에 도착하셔야 하잖아요. 정말 저희가 공항에서 말한 대로 국제미아가 됐으면 어떡하실 거에요!”


동생을 만나지 못해 초조해진 파이의 짜증 섞인 잔소리에 나는 깨갱 하며 얌전히 잔소리를 듣다가 우편함에서 들고 온 서류를 들고 서재로 피신했다. 왜 아빠가 파이만 보면 신문지를 돌돌 말아서 끙끙 앓는 소리를 하며 서재로 피했는지 이해가 된다. 무지.


나는 놀다 온 것도 아닌데 혼이 나 억울해하며 파이가 내준 반성문을 작성했다.






작가의말

만년 지각 확신범 에클레어와 학주급 레벨의 잔소리범 파이.txt


혈액형으로 치면 에릭은 O형, 에클레어는 B형, 파이는 A형입니다.


대충 어떤 성격인지 알랑가몰라? 신사분, 신사분 쓰다 보면 젠틀맨이 떠오릅니다.


저와 함께 천천히 걸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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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자은나비
    작성일
    13.02.24 12:43
    No. 1

    음...언뜻 번역체로까지 보일 법한 오류들이 종종 보이는군요. 기본적은 문법적 오류들이니 다시 한 번 읽어보시면 충분히 찾아내고 고치실 수 있을 거라 믿겠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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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 첫 번째 손님. 첫 만남. 그 이름은 에릭 윈체스터. +1 13.02.04 222 6 10쪽
» #1. 첫 번째 손님. 첫 만남. 그 이름은 에릭 윈체스터. +1 13.02.04 245 6 11쪽
2 #1. 첫 번째 손님. 첫 만남. 그 이름은 에릭 윈체스터. +1 13.02.04 247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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