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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소드마스터의 머리는 단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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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작품등록일 :
2021.08.27 11:17
최근연재일 :
2021.09.22 16:0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035
추천수 :
35
글자수 :
89,385

작성
21.09.12 16:05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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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17화 (책임 지셔야겠죠?)

DUMMY

“방금 한 이야기 ··· 전부 확실한 거겠죠 ··· 김태호 헌터?”


태호의 이야기를 전부 들은 의찬이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태호를 노려봤다.


자신이 기억상실증이라는 사실과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전부 이야기했다.


“전, 전부 진실입니다 ···”


의찬의 거센 기에 태호가 침을 꼴깍 삼켰다.


‘뭐야 ··· 이 사람 ···’


태호가 당황스러움에 동공을 떨었다.


방금 전까지 친근하게 다가와 줬던 남자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진지한 눈빛.


신의찬, 그가 어째서 길드 장인지 눈빛만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오 부장.”


“옙.”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오 부장이 깎듯이 고개를 숙였다.


“일단 ··· 태호 씨랑 일행들께 시설 소개해드려. 나는 정부랑 이야기 좀 해야겠어.”


“알겠습니다.”


“그럼 태호 씨, 그리고 일행분들. 나중에 뵙죠.”


의찬이 씽긋 웃어 보이며 사무실 문을 열어줬다.


“여러분 따라오시죠.”


오 부장의 뒤를 태호와 그의 주머니 속에서 자고 있는 하은, 그리고 수진이 따라갔다.


가장 먼저 소 게시 켜준 곳은 태호가 지낼 숙소였다.


랭커 길드답게 호화 저택에 가까운 수준의 숙소였다.


길드 건물은 총 3개의 건축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첫 번째가 의찬과 만난 매인 빌딩이었고.


두 번째가 숙소 건물이었다.


메인 빌딩처럼 고층 건물은 아니지만, 어림잡아 20층은 되는 높은 건물이다.


그리고 마지막 건물이 바로.


“여기입니다.”


태호가 눈을 반짝이며 거대한 체육관 내부를 둘러봤다.


“와 ··· 쒸벌 ···”


억 소리 절로 나는 비주얼에 욕짓거리가 본인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1층에서 헌터 승급 신청을 위해 이용했던 시험장과는 차원이 달랐다.


크기는 월드컵 스타디움 뺨을 가볍게 후려쳤으며, 내부 시설조차도 웬만한 경지를 아득히 뛰어넘었다.


“어떻게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하핫!”


‘모르긴 뭘 몰라.’


오 부장은 누가 봐도 뽕에 취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길드 시설에 어지간히 자신감이 있는듯하다.


“넓은 만큼 시설도 좋네요. 하하 ···”


태호가 쓴웃음 지으며 대꾸했다.


“태호 씨, 이왕 이렇게 온 거 혹시 가볍게 대련 한번 해보실레요? 서로 실력이라도 확인해 볼 겸?”


“싫어요.”


미쳤냐?


태호가 질색하듯 고개를 휙휙 저었다.


상대는 각성자다.


가볍게 던진 말일지 몰라도, 일반인이 각성자를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제가 한쪽 팔을 사용하지 않는 걸 조건으로 걸면 어떠시겠습니까?"


“그래도 싫어요.”


되겠냐?


고작 팔 한쪽 가지고.


솔직히 사지를 전부 거꾸로 달아놓아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만큼 일반인과 각성자의 격차는 명확하며 아득했다.


“그럼 ··· 제게 상처를 한 번만 내셔도 되는 걸로 하시죠? 그 정도면 실력 확인은 충분할 것 같으니까.”


“하아 ···”


태호가 한숨을 세상 다 잃은 얼굴로 내쉬었다.


“성공하시면 제 사비 털어서 전설급 장비 하나 맞춰 드리죠. 어떤가요?”


“가드 올려.”


태호가 몽둥이를 꺼내들었다.


코가 벌렁였다.


‘사지를 잃어도 팔 한쪽은 가지고 간다는 마인드다.’


열정이 불타올랐다.


전설급 장비는 하나에 몇백억은 가볍게 혹가하는 고가의 상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인이 전설급 장비를 사용하면 각성자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장비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었다.


‘내가 어떻게 해서든 상처 하나 입히고 만다.’


태호가 의지를 불태웠다.


“하하.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일단 대련 실로 이동하시죠.”


열정이 피어오르는 태호를 보며 오 부장이 호탕하게 웃었다.


귀여웠다.


그리고.


놀라웠다.


상식이 있다면 일반인과 각성자의 격차를 알 터.


그럼에도 자신에게 도전하다니.


그의 열정을 칭찬해 주고 싶었다.


‘이렇게까지 진심이라니 ···’


처음부터 김태호라는 헌터를 좋게 보진 않았다.


일단 비각 성자이기도 하며, 생명선만 겨우 유지하는 집안 형편까지.


물론 그의 말 대로라면 ‘김태호’, 그 또한 언젠가 각성할 예비 각성자.


예비 각성자가 아니라면 흑성회의 표적이 되지 않았으리라.


덕분에 태호의 성장치에 대한 불안감은 어느 정도 사라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비각성자라는 사실 때문에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낼 수는 없었다.


각성의 시기는 알 수 없으니까.


오 부장은 길드장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을 뿐.


딱히 그를 영입하는 걸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실력 하나는 인정했지만.’


그래도 그를 영입하는 것에 반대하지 못한 이유는.


자신도 보았기 때문이다.


영상을 통해 김태호라는 사람이 얼마나 숙련된 사람인지.


“여기입니다.”


어느새 대련장에 도착한 오 부장이 대련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보호구는 착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볍게 실력 확인만 하는 거니까.”


오 부장이 곧바로 호신용 단검을 꺼내들었다.


일반인을 제압할 때나 사용하는 호신용 단검.


가벼운 대련에는 이만한 물건이 없었다.


본인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단검을 대신해서 평소에 들고 다니는 단검이었다.


가볍게 단검을 몇 번 휘둘러보며 태호를 확인했다.


영상에서 봤던 쇠몽둥이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듯했다.


‘그나저나 도대체 왜 ··· 몽둥이를···’


궁금했다.


그럼에도 딱히 물어보지는 않았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대련을 하면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자! 그럼 어떻게든 상처를 내 보세요.”


오 부장이 가볍게 스텝을 뛰었다.


스피드 계열인 단검의 기본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럼 갑니다?”


태호가 발도의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교차했다.


오 부장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흐 아아!!!”


태호가 오 부장을 향해 달려왔다.


‘역시 ··· 어쩔 수 없는 건가?’


태호의 느린 스피드를 보며 오 부장이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오 부장의 눈에 태호의 움직임은 느릿느릿했다.


어쩔 수 없다.


재능에 벽이 있듯, 각성자와 일반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으니까.


‘아쉬운 대로 공격의 완성도나 한번 봐야겠군···’


천천히 자신을 향해 휘둘러지는 몽둥이를 바라봤다.


공격을 막기 위해 가볍게 단검을 들어 올렸다.


공격이 휘둘러질 정확한 위치에 단검을 올려놓은 그 순간이었다.


서걱!


“?!”


팅! 쾅!


오 부장이 쓰지 않기로 정했던 오른팔을 휘둘러 태호의 몽둥이를 강하게 쳐냈다.


튕겨나간 몽둥이가 대련실 벽 위로 강하게 박혔다.


“허억! 허억!”


오 부장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정말 한순간이었다.


죽음을 감지한 것은.


머릿속에 자신이 반으로 갈라지는 장면이 보였다.


본능적으로 몽둥이를 쳐내지 않는다면 상처로 끝나지 않을 공격을 받을 거라는 확신을 받았다.


“어?! 안돼!! 아이보!!!!”


벽에 처참하게 박혀버린 자신의 파트너를 향해 태호가 달려갔다.


“끄응 ···”


벽에 박힌 검을 열심히 뽑는 태호를 보며 오 부장이 눈살을 찌푸렸다.


볼 위로 생긴 깊은 상처에서 검붉은 핏방울이 떨어졌다.


“졌어 ···.?”


“오 부장님! 이거 어떻게 하실 거예요!!"


몽둥이를 뽑다 지친 태호가 오 부장을 향해 버럭 소리쳤다.


오 부장이 말없이 몽둥이가 박힌 벽으로 걸어갔다.


“손까지 썼는데···. 내가 졌다고···?”


천천히 중얼거리며 몽둥이를 뽑았다.


마치 블랙헤드를 뽑듯 시원하게 떨어져 나온 몽둥이를 태호에게 건넸다.


“아이씨 ··· 손자국 그대로 남았네···.”


몽둥이 위로 선명하게 남아있는 오 부장의 손 모양을 보며 태호가 투덜거렸다.


“오 부장님 ··· 책임지셔야겠죠?”


태호가 오 부장을 노려봤다.


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그럼요.”


검심이 반으로 잘려나간 단검을 뒤로 숨기며 오 부장이 씽긋 웃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찾아와 주신 독자님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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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까라면 까야지) 21.09.17 42 1 7쪽
20 20화 (엮여버렸다) 21.09.16 4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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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진짜들) 21.09.11 55 1 8쪽
15 15화 (2가지 선물) 21.09.10 57 1 7쪽
14 14화 (승급) 21.09.09 59 1 8쪽
13 13화 (누, 누구세요...?) 21.09.08 63 1 8쪽
12 12화 (하은의 첫 사냥) 21.09.07 71 1 7쪽
11 11화 (이 녀석.... 각성자다..) 21.09.06 73 1 8쪽
10 10화 (벌래...?) 21.09.05 79 1 10쪽
9 9화 (뭐지 이X은?) 21.09.04 91 1 9쪽
8 8화 (흑성회) 21.09.03 84 1 9쪽
7 7화 (그거 너였지?) 21.09.02 89 1 12쪽
6 6화 (얘 물건이야) 21.09.01 97 1 8쪽
5 5화 (뭐하는 새끼야..?) 21.08.31 109 2 8쪽
4 4화 (첫사냥 ....) 21.08.30 136 3 10쪽
3 3화 (그녀?) 21.08.29 171 2 8쪽
2 2화 (문이 열리네요~) 21.08.28 195 3 8쪽
1 1화 (회귀 였던것) 21.08.27 277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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