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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소드마스터의 머리는 단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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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작품등록일 :
2021.08.27 11:17
최근연재일 :
2021.09.22 16:0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036
추천수 :
35
글자수 :
89,385

작성
21.09.11 16:05
조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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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16화 (진짜들)

DUMMY

“상황은 길드로 가서 설명하죠. 일단 이 녀석들을 좀 옮겨야 할 것 같아서요.”


“그, 그건 제가 잘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보는 눈이 너무 많아서요.”


오 부장이 당황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최근 유행 중인 실종 사건의 범인이 이 남자들이라고 하질 않나.


뜬금없이 일반인이 예비 각성자라고 하지 않나.


하지만 그의 말을 의심할 이유는 없었다.


완벽한 뒷조사를 기반으로 봤을 때, 그는 소속돼있지 않은 헌터.


그리고 오늘, 그는 인생을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무려 청룡 길드와 계약했으니까.


-즉, 그가 길드를 배신할 이유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선물을 줬으면 줬지, 칼을 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됐네요. 슬슬 갈까요?”


“그, 그러시죠 ···”


물론 그를 신용한다고 해서, 그의 말도 안 되는 행동 템포를 따라가는 건 쉽지 않았다.


태호를 따라 일행들이 골목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루시펠이 경악했다.


“저, 저 새끼였어!”


모든 퍼즐 조각들이 하나하나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계획을 방해하던 범인이 밝혀졌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예비 각성자였던 김태호가 각성하는 바람에 자신들의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으드득!


루시펠의 이가 거칠게 갈려나갔다.


지금이라도 김태호의 머리통을 박살 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루시펠이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억제했다.


“청룡 길드가 엮여 있다니···.”


김태호의 옆에 있는 각성자가 너무나도 거슬렸다.


청룡 길드 소속이라는 건 오 부장의 전투력도 무시해 볼 수 없다는 뜻이었다.


한 명 한 명이 엘리트인 길드니까.


골목을 나가는 태호 일행을 보며 루시펠이 눈살을 찌푸렸다.


일단은 리더에게 방금 본 것들을 보고 하는 게 먼저였다.


***


“오 ··· 오··· 오··· 오!!!!!! 김태호 헌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리고.


청룡 길드의 길드장, ‘신의 찬’이 태호를 향해 빠르게 다가왔다.


“처음 뵙네! 김태호 헌터!!!”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듯 의찬의 몸이 미친 듯이 들썩였다.


“아 ···. 예 ··· 신의찬 헌터시죠? 청룡 길드의 길드장.”


“하하! 그렇습니다. 이렇게 저희 길드와 계약해 줘서 고마워요.”


“아뇨. 제가 더 고맙죠.”


태호가 어색하게 웃었다.


‘뭐야 이 사람 ··· 왜 이렇게 사교성이 좋아?’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엘리트만 뽑는 길드라고 하길래, 차분하고 단정한 성격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 그냥 사교성 좋은 대학생 느낌이었다.


나이도 젊으니 더욱.


‘그리고 웬 한복을 입고 있냐 ···?’


의찬의 의상 착의는 정말 가관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입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붉은 한복.


높은 등급의 장비라도 되는 걸까?


약간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그때, 의찬이 입을 열었다.


“근데 ··· 뭔가 인원이 좀 많네?”


가늘게 뜬 눈으로 태호를 살폈다.


“아··· 그건 제가 설명해 드리죠.”


태호가 작업용 미소를 보이며 의찬에게 대답했다.


“알았어. 근데 그 주머니 속에 있는 건 뭐야?”


태호의 머리가 순간 찌릿했다.


“.... 어떻게 아셨죠?”


태호가 슬며시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었다.


너무 많은 마력을 사용한 탓인지, 오 부장을 만나기 전부터 하은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아니 ··· 저렇게 마력을 내뿜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하지. 안 그래 오 부장?”


“그러고 보니, 조금 거슬리긴 했습니다. 그냥 등급 높은 마정석인 줄 알았는데 ··· 아닌가요?”


태호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역시 ··· 각성자는 각성자다 이건가?’


지금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하은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다니.


태호가 오 부장과 의찬을 번갈아 봤다.


‘이 사람들 ··· 진짜다.’


지금까지 봤던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


“하하하하하하 하하!!!!”


이층에서 재물을 구하고, 귀환한 루시 펠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가면의 남자가 허탈하게 웃었다.


자신들의 바보 같은 처지에 실성한 것이다.


“정말 ··· 우리가 고작 김태호라는 녀석한테 놀아난 것이냐!!!!!”


그의 웃음이 곧이어 살기로 바뀌었다.


“....”


“....”


김태호에게 고문당하고, 다X소 밧줄에 묶여있었던 두 남자가 침묵했다.


“루시펠··· 재물은 다 모은 것이냐?”


“그, 그게···.”


루시펠이 말을 더듬었다.


“그렇군 ···”


가면의 남자가 차분하게 목소리를 낮췄다.


“죄, 죄송합니다 ···.”


“아니. 이번에는 내 미숙함이 문제였다.”


가면의 남자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루시펠이여 ··· 한 번만 더 수고를 겸 해줘야겠구나.”


“맡겨만 주십쇼!”


루시펠이 고개를 들어 리더를 바라봤다.


“루시펠 ··· 그대는 몇 층 출신이었던가···?”


“저, 저는 ··· 이층 출신입니다.”


“그렇군 ···”


가면의 남자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검지를 치켜들어 루시펠을 가리켰다.


푸부부부부북!!!!


수십 개의 그림자가 루시 펠의 사지를 꿰뚫었다.


“커허어어억!!!!”


그의 입에서 검붉은 핏물이 쏟아져 나왔다.


“필요한 제물은 단 한 구. 더 이상 시간이 지체될 수는 없다.”


가면의 남자가 손짓을 하자 그림자가 루시펠을 재단 위 관 속으로 집어넣었다.


[준비는 끝난 것이냐 ···.]


그때였다.


어두운 지하실에 꺼림직한 목소리가 울린 것은.


“예, 옙!!! 이제 마정석만 모으면 됩니다!”


가면의 남자가 허겁지겁 몸을 숙였다.


[하루빨리 ··· 다시 돌아가고 싶구나 ···]


“걱, 걱정 마십쇼! 제물은 모두 모였습니다 ··· 일, 일주일 후면 ··· 의식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각성자에 대한 증오를 잃어버린 건 아니겠지.]


“그, 그럴 리가요! 저는 당신들을 위해 이 한 몸 받칠 것입니다!!!! 그리고 각성자의 무한한 힘을, 당신들에게 받치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


가면의 남자가 복무 신조를 외치듯 또렷하고 힘차게 말했다.


[우리가 탑에 돌아갈 수 있다면, 그대에게 새로운 힘을 선사하겠노라.]


“감, 감사합니다!!”


가면의 남자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정, 정말 ··· 이번 의식이 끝나면 저희 흑성회 모두 각성자가 될 수 있는 거죠···?”


[지금 의심을 하는 것이냐?]


남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죄, 죄송합니다!”


[그대는 기적을 몸소 체험하지 않았는가?]


“그, 그렇습니다! 제 신앙심이 잠시 흔들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쾅!


남자가 머리를 바닥에 들이박았다.


[그럼 의식의 날을 기다리도록 하겠다.]


꺼림직했던 목소리가, 어두운 기운과 함께 사라졌다.


“허어억 ··· 허억 ···”


가면의 남자가 거칠게 호흡했다.


‘격’에 눌려 제대로 행동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가면의 남자가 천천히 제단 위로 걸어갔다.


그리고 루시펠이 들어갔던 관 앞으로 다가갔다.


“그대의 ··· 신앙심 ··· 잊지 않겠다···.”


쿵! 쿵! 쾅쾅!!


관 속에서 루시펠이 몸부림쳤다.


하지만 소음이 차단된 듯 루시펠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쿵!


쿠!


둥···..


곧이어 관 속에는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작가의말

오늘도 찾아와 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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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까라면 까야지) 21.09.17 42 1 7쪽
20 20화 (엮여버렸다) 21.09.16 46 1 9쪽
19 19화 (정체성) 21.09.14 43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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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책임 지셔야겠죠?) 21.09.12 54 1 8쪽
» 16화 (진짜들) 21.09.11 56 1 8쪽
15 15화 (2가지 선물) 21.09.10 57 1 7쪽
14 14화 (승급) 21.09.09 59 1 8쪽
13 13화 (누, 누구세요...?) 21.09.08 63 1 8쪽
12 12화 (하은의 첫 사냥) 21.09.07 71 1 7쪽
11 11화 (이 녀석.... 각성자다..) 21.09.06 73 1 8쪽
10 10화 (벌래...?) 21.09.05 79 1 10쪽
9 9화 (뭐지 이X은?) 21.09.04 91 1 9쪽
8 8화 (흑성회) 21.09.03 84 1 9쪽
7 7화 (그거 너였지?) 21.09.02 89 1 12쪽
6 6화 (얘 물건이야) 21.09.01 97 1 8쪽
5 5화 (뭐하는 새끼야..?) 21.08.31 109 2 8쪽
4 4화 (첫사냥 ....) 21.08.30 136 3 10쪽
3 3화 (그녀?) 21.08.29 171 2 8쪽
2 2화 (문이 열리네요~) 21.08.28 195 3 8쪽
1 1화 (회귀 였던것) 21.08.27 277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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