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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삼국지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7.05.25 22:19
최근연재일 :
2017.05.2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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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2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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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태평성대는 지나가고..

DUMMY

서기 425년 호나라 개원25년 순제때에 잦은 오랑캐의 침략으로 인해 국력이 쇠하고 있었다. 황제 순제는 변방의 오랑캐를 물리치고 국토를 수복한 공을 세운 김우에게 열후의 벼슬을 내려 충무후로 삼고 병권을 관장하도록 했다. 김우는 곧 북쪽 변경지대인 북도로 나가 장성을 쌓는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시행하여 순제의 기대에 보답하고자 했다. 김우가 같은 해 강노족의 침입을 막아내고 적장 해융의 목과 함께 전리품을 황실로 보내왔다. 순제는 이제 나이가 지긋해 병상에 누워 이러한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무후(김우)가 변방에서 적을 막아주니 태평성대로구나.”

흐뭇하게 김우의 서신을 읽어 내려가던 순제는 심하게 기침을 하며 피를 한바가지 토해냈다.

“폐하!”

순제와 어린시절을 함께 자란 최측근으로 자가 만성(曼成)인 시중 공엽이 가장 먼저 황제를 부축하며 어의를 불러오게 했다.

“만성! 아무래도 내 명이 이제 다한 듯하구나! 정실에게서 얻은 태자는 병을 얻어 3년전에 죽었고 이제 남은 아들들은 셋인데 어미들이 다 제각각이니 누구를 후사로 잇게 해야 나라가 태평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순리대로 맏이 다음인 둘째 아이로 하자니 월산군의 성정이 매우 포악해 내 마음에 차지 않으니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순제는 핼쑥한 얼굴이 되어서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

“폐하! 그러시다면 소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셋째 왕자님이신 상산군으로 대를 잇게 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시중 공엽이 떨리는 목소리로 간하자 황제는 어느새 달려온 어의가 주는 탕재를 받아 마시고서 자기 견해를 밝혔다.

“셋째 아이는 성정은 착하나 유약해 나라를 다스릴 재목이 못되오. 차라리 넷째인 호성으로 하여금 내 뒤를 잇게 하고 싶구려.”

“무령군을 말씀입니까? 무령군의 자질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오라 다만 우려스러운 것이..”

“말하라. 그대는 나의 어릴 적 벗이기도 하니 사심 없이 오직 충으로써 내게 간하라.”

“하오면 폐하! 무령군의 나이 올해 일곱이옵고 이렇다 할 정치적 세력들도 없는 형편이지 않습니까?”

“그건 걱정 말게 강노족도 한동안은 무후가 두려워 북도지방을 넘보지는 못할거야..”

황제는 무언가 깨달은게 있었는지 주변을 살피고는 공엽을 손짓해 매우 가까이에서 은밀하게 얘기를 나눴다. 병환이 깊은 황제가 이렇게 조심했건만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던가 궁중의 비호세력인 환관들이 그들의 우두머리인 사마방에게 들은 그대로를 소상하게 알렸다. 사마방은 이러한 엄청난 사실을 듣자마자 부리나케 황제의 둘째 아들인 월산군의 궁으로 달려가 보았다. 사마방은 천애고아로 자라 배고픔을 벗어나고자 일찍이 양부인 사마윤의 양자가 되어 환관으로 승승장구하였다. 젊어서는 12대 영제를 모시고 이제는 그 아들인 13대 순제를 모셨으나 영제의 총애와는 달리 순제는 환관들을 기피하는 황제였다. 그 때문에 권력에서 일부 멀어진 사마방이었으나 순제의 명이 이제 오래지 않음을 알고부터 그를 어려서부터 잘 따르던 월산군을 옹위하고자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런 그가 월산군의 궁에 도착하고 보니 벌건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술자리가 한창이었다. 환관들의 수장인 사마방의 등장에 월산군이 자리에서 일어나 상석으로 이끌었다. 사마방이 주변을 살피니 모두가 월산군에게 아첨하는 무리 아니면 수도 호양에서 날고 긴다는 기생들이었다. 사마방은 월산군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그것들을 모두 자리에서 쫓아 보냈다.

“지금 폐하께서 왕자님을 제치고 넷째이신 무령군을 보위에 앉히시려 한다는데 술이 넘어가십니까?”

사마방이 사실을 고하자 월산군은 놀라 들고 있던 술잔을 쏟아버리고 말았다.

“오부(吾父)!! 그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입니까? 이제 나는 어떡하면 좋소!

그때에 이미 월산군은 친부인 순제보다도 사마방을 오부(吾父)라 친 아버지 대하듯 높여 부르고 있었다.

“어떡하긴요! 수를 써야지요. 금위대장 하후존은 제 사람이나 다름없으니 하루빨리 왕자님이 보위에 오르셔야 일이 잘못되지 않을 겁니다!”

“오부만 믿겠소!”

월산군은 떨리는 음성을 가다듬고 권력에 눈이 멀어 사마방이 하자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순제보다도 고령인 사마방은 신속했다. 월산군에게 당분간 술과 여자를 멀리할 것을 주문하고 서둘러 환관들이 거하는 관으로 돌아가 금위대장을 불러들이게 했다. 자(字)를 묘재(妙才)로 쓰는 금위대장 하후존은 8척 장신에 젊어서는 오로지 실력만으로 승승장구해 금위부의 부장으로 승격해 있다가 사마방의 눈에 띄어 이제는 대장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인물이었다. 하후존은 금위부의 부장으로서 많은 공을 세웠지만 그도 천애고아 출신인지라 알게 모르게 무시를 당하며 그가 세운 공마저 중간에서 가로채는 상관들 때문에 번번히 금위부 최고의 자리인 금위대장이 되진 못하고 있었다. 그런 권력욕을 사마방이 꿰뚫어 보고는 황제에게 좋은 말로 간언하여 하후존이 대장의 자리에 오르게 한 것이다. 하후존은 일생에 부정이 없던 자였으나 사마방에게 입은 은혜도 은혜라고 생각해 그날로 사마방의 세력과 자주 어울렸다. 그러다보니 그 자신도 검은 탁류의 무리가 되고 만 것이다.

“어르신! 소인을 부르셨습니까?”

“묘재 어서오게!”

사마방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하후존을 맞이하고는 아랫것들을 시켜 상을 봐오게 했다. 사마방이 친근하게 아들 대하듯 하후존의 손을 잡고 밀실로 들어가 문을 꼭 닫고 믿을 만한 자들을 주변에 머무르게 한 뒤 밀실에서 새어나오는 말이 나가는 일이 없도록 지키고 선 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 사마방의 치밀함에 오늘 자리가 예사 자리는 아니라는 낌새를 알아차린 하후존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무슨 무거운 얘기기에 이다지도 주위가 삼엄합니까?”

“오늘 나눈 얘기는 그대와 내가 죽어서도 가져가야만 하는 말들이오.”

사마방이 하후존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하후존 또한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소인 어르신이 알아봐주지 않았다면 일찍이 금위부에서 만년 부장으로 있었을 몸 모든 하명만 하십시오. 제가 어르신께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은혜를 갚겠다고 말입니다.”

하후존이 그렇게까지 얘기해주니 사마방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차기 황제를 거론하는 문제일세. 월산군을 보위에 올리는 일 말이야!”

사마방은 거사에 대해서 하후존과 긴 시간을 얘기하며 제법 얘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했는지 밀실에서 나와 손님방에서 거나하게 술을 마신 뒤 하후존을 가마에 태워 그의 부중으로 돌려보냈다.

다음날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공엽이 다른 관료들과 함께 궁으로 향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금위군의 제지로 출입을 불허 받고 말았다.

“아니! 묘재는 어디 있는가?”

“금위대장께서는 순제 폐하의 신변을 염려하시어 황궁에서 직접 호위하고 계십니다.”

시중 공엽이 무언가 찜찜하여 계속해서 금위대장을 호출하며 출입을 시도했다.

“순제 폐하께서는 지난 25년간 한 번도 정사를 폐하신 일이 없으시건만 이게 무슨 경우인가? 누구의 명을 받고 궁궐 문을 막고 섰는가 이 말일세.”

“아무리 최고 시중 어르신이라 할지라도 저희는 금위대장의 명을 따를 뿐입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금위군의 일개 부장이 그렇게 둘러대자 공엽 또한 더는 할 말이 있을리 만무했다. 공엽이 조짐이 수상하다며 발길을 돌리자 문무백관들중 한 사람이 거들었다.

“시중 어르신 무슨 별일이야 있겠습니까? 내일 다시 방문하시지요.”

자를 중권(仲權)으로 쓰는 태사 손의가 말은 그렇게 해도 염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닐세. 어제 순제 폐하를 뵙고 나눈 얘기가 예삿일이 아니었네 중권 자네는 나와 함께 내 부중으로 가세 긴히 할 말이 있네.”

시중 공엽이 태사 손의와 함께 부중으로 돌아와 차를 맞댈 시간도 할애 없이 곧바로 얘기를 나누었다.

“실은 순제 폐하께서 내게 유고시의 지상명령을 내리셨네.”

“그게 무업니까?”

“내 부중이라 하여 얘기가 새지 말란 법이 없으니 더 가까이 오게.”

시중 공엽은 태사 손의에게 순제의 지상명령에 대해서 사실대로 얘기해 주었다.

“허면! 지금 황실에 사특한 무리들이 무슨 변고라도 벌이려 한다는 말씀입니까?”

“난들 알겠나만.. 자네가 도와주어야겠네. 이미 충무후께로 연통은 보냈으나 혹시 모를 변고에 대비는 해야 하지 않겠나?”

“마침 제 사위가 도위부 소속 중랑장입니다. 연통을 넣어 당장 이리로 오라고 할까요?”

시중 공엽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한숨을 쉬었다.

“중랑장이면 기껏해야 병력이 천명이 채 되지 않겠구려.”

“사위의 의제들이 도성내 북부위와 남부위로 있으니 이들 병력까지 합친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논의가 거기까지 미치자 공엽은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은밀하게 지시를 내렸다.

“지금 당장 사위를 들이게!”

태사 손의의 첫째 사위 공손홍은 자를 공로(公路)로 쓰며 7척의 건장한 체격의 호인이었다. 그는 장인의 연통을 손에 넣자 그제로 군사를 일으켜 수도인 호양으로 향했으며 동시에 파발을 넣어 의제들이던 북부위와 남부위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공손홍이 도성 북문에 당도하자 마침 기다리고 있던 의제 중 한사람인 북부위 가등이 병력을 모아 놓고 의형인 공손홍을 맞이했다.

“아우는 잘 있었는가?”

“형님! 먼길 수고하셨습니다. 남부위 장연도 군사를 모아 오고 있습니다.”

공손홍이 말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백성들이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그런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 일이 새어나가 잘못되기라도 할까 염려가 되자 공손홍이 가등에게 명을 내렸다.

“장연에게 일러 이곳에 올 것도 없이 즉시 황궁으로 오라하게 장인어른과 시중 어르신께는 내가 친히 연통할 것이니!”

“알겠습니다.”

공손홍이 빠르게 북부위 가등의 병력을 규합하여 황궁으로 내달렸다. 워낙에 기습과도 같은 빠른 전개에 금위군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포위를 허락하고 말았다. 부하들의 보고를 받고 놀란 하후존이 누각에 올라 사마방을 기다리는 동안 공손홍을 꾸짖었다.

“그 기를 보니 너는 도위부 소속 중랑장이로구나. 너는 명색이 나라를 평안히 하여야할 직책을 맡았으면서 어찌 황궁에 침입하였느냐?”

하후존의 물음에 공손홍은 옅은 미소만 지은 채 답이 없었다. 그 후로도 사마방이 도착할 때 까지 하후존이 버럭 성을 내며 공손홍과 그를 따르는 군사들에게 불같이 화를 냈지만 전혀 듣지를 않았다. 이윽고 사마방 또한 무리를 이끌고 누각에 올라 사태를 관망했고 비슷한 시각에 시중 공엽과 태사 손의 그리고 남부위 장연이 도착했다. 사마방이 그들을 알아보고 목소리를 누그러뜨려 예를 갖췄다.

“시중 어르신과 태사께서 무슨 일로 황궁에 군사들을 이끌고 침입하셨습니까?”

사마방의 영문을 모르겠다는 어투에 기가 찬 노릇인 공엽이 목소리를 높였다.

“너는 일개 환관의 수장이 되어 어찌 금위대장 하후씨와 손을 잡고 나라를 어지럽히려 드느냐? 황상께서 주재하시는 정사를 너희 마음대로 폐하고도 너희가 무사하기를 바랐단 말이더냐?”

사마방이 비굴한 표정을 지으며 시중 공엽과 태사 손의에게 해명했다.

“그것은 시중 어른과 태사께서 크게 오해를 하신 것입니다. 저는 그저 순제 폐하의 고명을 따랐을 뿐입니다. 오해 마시옵소서.”

공엽과 손의가 사마방의 그 말을 듣고 펄쩍 뛰며 한 목소리로 일갈했다.

“뭐라? 고명이라니 순제 폐하께서 승하하시었다는 말이더냐? 그렇다면 너희가 폐하께 해를 끼친 것이 틀림이 없구나! 여봐라 뭣들하느냐 저 문을 박살내지 않고!”

시중 공엽이 냉정함을 잃고 서둘러 황궁에 출입하려고 내린 명령이었다. 공손홍이 지금은 수가 부족해 이대로 포위하며 저들의 식량이 동 날 때까지 옥죄어야 한다고 간언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일차로 공격 명령을 내리니 공손홍 측의 화살비가 황궁 내로 쏟아져 내렸다. 금위군에서 사상자가 일부 나오고 곧 그들도 화살에 살을 매겨 반격에 나섰다. 그렇게 수차례 화살을 주고받자 공손홍 측의 피해가 너무나 커버리고 말았다. 급하게 오느라 공성무기가 변변치 못한 것이 큰 실책이 되고 말았다. 그에 반해 금위군은 황궁 안에서 만반의 준비를 다지며 수성준비에 돌입해 있었다. 더 이상 피해를 각오할 수가 없어 시중 공엽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살이 미치지 못하는 사거리 밖으로 포위를 멀찌감치 떨어트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하후존이 사마방에게 아룄다.

“어르신께서 황궁의 수비를 맡아 주십시오. 저는 놈들이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 일거에 격퇴해 버리겠습니다.”

사마방이 보아도 승산이 있어 보였다. 하후존은 다음날 새벽을 틈타 황궁 문을 열고 날쌘 기병 5백으로 공손홍의 군사들을 쓸어버렸다. 갑작스런 기습이라 저항이고 뭐고 없었다. 이내 공손홍의 군사들은 하후존의 기병들이 때리고 도망간 자리에서 서로 싸우며 아까운 목숨을 잃어 갔다. 하후존은 공손홍의 진지를 어지럽히며 시중 공엽과 태사 손의 그리고 도위부 중랑장 공손홍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원래 무예가 뛰어난 하후존이었던지라 공손홍이 섣불리 맞서 싸울 수가 없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공손홍은 서둘러 남은 부하들을 이끌고 공엽과 손의를 데리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북부위 가등과 남부위 장연이 앞에서 길을 열고 어렵게 도성을 빠져나왔다. 이로써 싸움은 싱겁게 끝이 나고 말았다. 황궁 앞에 시체가 즐비하며 피가 마르기도 전에 시중 공엽의 부중과 태사 손의의 부중에서 미처 도망치지 못한 남녀 231명이 하후존의 주도하에 공개처형을 당하고 말았다. 또한 수배지가 전국에 뿌려지며 이들을 잡아들이라는 엄포도 잊지 않았다. 일이 그쯤 되자 사마방은 서둘러 월산군을 제 14대 호나라 상제로 추대하였다. 서기425년 연호는 건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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