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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으로 간 권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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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작품등록일 :
2022.05.09 14:39
최근연재일 :
2022.08.15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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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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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화

DUMMY

7화


용복이 돌아서자 바로 비어있는 덕산의 안면이 보였다.


회전하는 허릿심으로 바로 안면에 벽력권을 날렸다.


퍼엉


기분좋은 폭발음이 들렸다. 그러나 용복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반발력이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덕산은 용복에게 아무 타격을 입지 않은 듯 굳건히 서 있었다.

그러나 덕산의 얼굴은 분노로 새빨갛게 물들어갔다.


감히 고수 간에 끼어든 파리를 보듯이 용복을 무심히 노려보았다.


그리고 김세충의 전투력이 검을 잃음으로써 급감되었기에 그 분노가 오롯이 용복을 향했다.


덕산은 아무 말없이 대부에게 진기를 밀어넣고 있었다.


사실 덕산은 외공에 특화된 무사였지만 세간에 절정고수로 알려진 이상 내공도 1갑자에 달할 것이었다.


덕산은 군 탈영병 출신이었다. 무리한 명령을 지시하고 그를 괴롭히던 상관을 죽이고 도망을 나온 것이었다.


도망자 신세를 이어가던 그를 녹림의 총채주가 거둬들인 것이었다.


그 당시에도 덕산은 타고난 체구와 용력으로 일반 산적들 중에서는 힘을 당할 자가 없었다.


총채주는 덕산을 심복으로 키우기 위해서 무공을 전수한 것이 지금의 패도적 부법과 어울리는 강맹한 심법인 것이다.


덕산의 단점이라면 대부를 쓰기에 느려지는 속도였는데, 그의 무공은 단점을 없애기보다 장점으로 단점을 메우는 방식이었다.


석산부법(析山斧法)


대성하면 산도 쪼갠다는 무시무시한 도끼질이 덕산의 손에서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덕산이 기를 머금은 대부를 내리 지면에 내리꽂자 폭음이 울리며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크게 울렸다.


용복은 그 무시무시한 괴력에 중심을 잃고 땅에 손을 짚었다.


무서운 점은 공격이 그게 끝이 아니라 용복을 향해 뻗어 나오는 검기에 있었다.


‘헉’


용복은 그 무시무시한 기운에 감히 방어할 생각을 못하고 바로 벽력권을 수차례 내질렀다.


퍼버버퍽


처음 용복의 권력은 바로 소멸 되었지만 그 뒤에 가한 권격이 서서히 덕산의 부력(斧力) 즉, 검기를 흩어놓았다.


덕산의 공격은 쾌속하진 않았지만 덕산의 품속으로 파고드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덕산은 재차 용복에게 도끼질을 하였다.


땅에 도끼를 내리찍으면 지진이 일어났고, 허공에 도끼를 그으면 그 파동에 온몸이 저릿하며 내공이 진탕되고 고막에 타격을 받았다.


용복이 막지 않으면 뒤의 아군 무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었다.


‘저자도 내공이 무한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넓은 장소에서 일 대일로 붙었다면 거리를 최대한 벌리면서 시간이라도 끌겠지만 장소마저 협소했다.


“애송이 녀석, 뒤에서 쥐새끼 마냥 기습을 하더니 도망만 다니는구나. 니 에미, 애비가 이렇게 비겁하게 살라 가르치더냐!”


덕산이 용복을 도발했다.


용복은 그러거나 말거나 덕산을 상대하기 위해 방법을 찾는 것에 집중했다.


‘전에도 나보다 월등히 힘이 센 자들을 상대했던 적이 있다.’


용복은 흑인 복서들과의 시합을 상기하였다.


그들은 막강한 힘과 탄력을 가지고 용복을 정신없이 몰아쳤다.


비록 패배한 적도 있지만 그들과의 싸움에서 얻은 깨달음은 작지 않은 것이었다.


어설프게 그들과 거리를 벌리고 아웃복싱을 하려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그것은 그들에게 편하게 타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고 그렇게 K.O를 당한 후 용복은 지더라도 그들의 품 속으로 파고 드는 전략을 취했다.


처음에는 그 무시무시한 타격들이 스치며 들리는 파공성에 다리가 후들거릴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익숙해지자 그들과 막상막하로 겨루는 것이 가능했다.


요는 그 타격들을 보고 피하고 그가 한 대라도 더 유효타를 먹이는 것이었다.


덕산은 도끼를 들었고 공격이 더 강맹했지만 다를 것은 없어보였다. 피할 수 없는 사각의 링에서 수년간 버텨왔던 그이지 않은가.


용복이 그렇게 결심하자 눈빛이 매섭게 돌변했다.


“덕산 네 녀석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복서는 도망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너의 그 패도적인 무공이 위인지 내가 살던 곳의 복싱이 위인지 제대로 결해보자꾸나.”


“하하하하, 그렇게 맨 손으로 불나방처럼 덤벼드는 것을 말하는 것이냐? 네 목을 단박에 친 뒤 오늘 밤 술안주거리로 삼아야되겠구나.”


덕산은 용복이 가소로웠다.


덕산에 대한 사전 자료가 없었기에 용복은 덕산의 리듬에 익숙해지려 노력했다.


원거리에서도 덕산의 용력을 상쇄하며 그 도끼질을 피하듯 상체의 움직임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리고 1촌가량씩 천천히 덕산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그렇게 5분여 가량 지났을까.


근처 무사들은 산적들에 의해 수세에 빠져 있었지만, 그들도 서로 적당히 견제를 하며 용복과 덕산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실상 덕산과 용복, 또는 김세충과의 대결이 승부처였기 때문이다.


용복은 슬슬 덕산의 공격패턴이 눈에 익기 시작했다. 큰 수확이라고 할 것은 덕산의 도끼질에서 나오는 검기의 결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그 패도적인 도끼질에도 결이 있어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조금씩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물론 그마저도 용복에게는 기운을 끌어올리며 목숨을 걸고 전진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도끼질의 주변의 파생된 기운까지 완전히 피해내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용복의 얼굴과 몸에 생채기가 늘어났다.


황보세가의 무인들이 보기에는 용복이 큰 수세에 몰린 것으로 보일 뿐이었다.


“무사님 힘내세요!”


처음에는 공황상태에 빠졌던 황보설도 무인들의 싸움에 한 팔 거들면서 용복을 응원했다.


지금부터가 중요했다.


덕산의 1장 안 거리로 들어온 용복.


여기서는 방어도 불가능했다. 방어를 하면 큰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다시 좁힌 거리에서 벗어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용복은 지금껏 최대한 아끼던 공력을 활성화 하면서 더 재빠르게 상체를 흔들었다.


덕산의 도끼가 눈이 띄자 마자 바로 그 팔 움직임을 읽어 덕킹.


쉬익 퍼퍽 콰과과광


좌로 그어지는 도끼질에는 반대방향으로 위빙


휘이이익 퍼벙


공기 터지는 소리도 무시무시했다.


다시금 들어온 생과 사의 영역


용복은 솜털이 곤두서며 묘한 흥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덕산의 움직임이 조금은 느려진 듯하며 용복의 마음도 조금은 가라앉았다.


그리고 거리가 잡히자 용복도 공격을 섞기 시작했다.


용복의 움직임은 덕킹과 위빙의 회전력을 그대로 이용하는 주먹질이었기에 굉장히 효율적이었다.


피하면서 주먹을 한 두방씩 지르거나 휘둘렀다.


물론 지금껏 배운 무공의 영향도 대단했다.


원래라면 훨씬 더 거리를 좁혀야 덕산의 몸에 용복의 주먹이 닿았겠지만 지금은 용복도 권기를 씌울 수 있는 수준이었기에 기존의 리치보다 먼 거리에서 공방이 가능했다.


용복이 처음 벽력권을 접했을 때 보였던 가능성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는 것이었다.


무인들의 대결은 무인들의 내공싸움으로 간단히 끝나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래서 지금처럼 언더독인 용복이 파고들어 난타전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이 있었다.


모두들 침을 삼키는 것도 잊은 채 그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용복을 귀찮은 파리 정도로 생각하던 덕산도 지금은 더 집중하게 되었다.


용복의 벽력권에 왠만한 타격은 맞아주고 있었다.


위력이 덕산 자신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이미 덕산도 코에서 나온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 개자식이!!”


다만 용복이 더 접근하여 거의 주먹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덕산을 타격하자 그 파괴력을 덕산도 감히 무시하기 어렵게 된 것이었다.


용복의 외공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벽력권이라는 무기도 장착되지 않았던가.


퍽 퍼벅 펑


덕산이 다시 도끼질을 한번 휘두르고 옆구리와 등에 훅으로 시작하는 4연타 콤보를 맞자 당황하며 옆으로 뛰어 거리를 벌리려 하였다.


그러나 용복은 알고 있었다.


‘지금 거리가 다시 벌어지면 필패(必敗)다.’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용복은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죽기 살기로 덕산을 따라붙어서 주먹을 계속 꽂고 있었다.


덕산은 슬슬 용복에게 본능적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덕산도 산전수전 다 겪은 무인이었지만, 그간의 대결에서 보통은 상대보다 높은 무위를 보여주면 전의가 상실되곤 하였다. 하다못해 상대가 긴장하여 유리한 싸움은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용복은 달랐다. 마치 생사대적을 만난 것처럼, 또는 사냥개처럼 집요하게 쫓아오는데 이것이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덕산은 승부수를 띄우기로 하였다.


그의 마지막 초식인 파암연분(破嵓硏粉)은 바위를 가루로 만든다는 그 초식명 만큼이나 무시무시했다.


덕산이 기를 실컷 끌어올려 무차별 적으로 도끼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점점 가속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쾌검의 속도에도 크게 밀리지 않을 듯 하였다.


용복은 상대가 승부를 걸었음을 알았다.


절정고수의 필살기를 마주하기에는 아직 미천한 실력이었다.


점점 도끼질에 의해 덕산 주위로 공처럼 기막(氣膜)이 씌워지는 듯한 착각까지 일었다.


용복은 최대한 그 움직음을 피한다고 하였지만 덕산의 기운이 반장내로 들끓기 시작하자 운신조차도 버거워졌다.


피하지 못한 도끼질은 최대한 열양공을 끌어올려 벽력권으로 마주 상쇄하였지만 고작 그뿐이었다.


용복은 최선을 다했지만 거리는 다시 빠르게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용복이 정면의 도끼질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여 그대로 뒤로 튕겨나갔다.


“헉헉”


용복은 전투불능이 된 듯 하였지만 최강의 기술을 선보인 덕산도 많이 지쳐있었다.


덕산이 용복을 마무리 지으러 달려가는 찰나


푸욱


김세충이 검으로 덕산의 옆구리를 쑤셔넣었다.


“너 이 개자식, 비겁하게.”


“산적에게 비겁이란 소리를 듣다니. 잘가거라.”


김세충은 용복과 덕산의 대결 중 황보설에게 검을 빌려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는 찔러넣은 검을 그대로 비틀어 덕산의 장기를 완전히 헤집어 놓았다.


푸욱


옆구리에서 뽑아낸 검을 재차 덕산의 등으로 찔러넣자 심장이 관통당하며 덕산이 그대로 눈을 까뒤집고 절명하였다.


“채주!”


“채주님!”


뒤늦게 산적들이 채주를 살피려 덤벼들었지만 이미 채주는 절명한 뒤였다.


절반에 가까운 산적들은 도주를 선택하였지만 대부분 바로 뒤쫓은 무인들에 의해 추살되었다.


용복의 상세가 안좋았고 황보설도 많이 놀란 상태라 그들은 산채를 토벌치는 못하고 그 자리를 빠르게 벗어났다.


다행히 반나절 거리에 저자가 있는 마을이 있었기에 그곳에서 숙박을 할 수 있었다.


훗날 권왕으로 불리게 될 용복의 첫 전투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다행히 용복은 큰 부상이 아니었고 김세충도 얕은 내상을 입었지만 상행을 멈출 정도는 아니었다.


다친 무사들도 있어서 여관을 운영하는 객잔에서 3일을 쉬기로 하였다.


다치지 않은 무사들은 객잔에서 오랜 노고를 풀며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와 그 무사님 장난 없더라, 싸움을 어떻게 그리 잘한대.”


“이용복이가 그정도 수준이라니 정말 무공을 세가에서 처음 배운게 맞던가?”


온통 용복과 덕산의 대결에 대한 이야기 뿐이었다.


그 당시에는 생사가 걸린 일이라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지만 그러한 엄청난 결전을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겠는가.


실지 덕산의 숨을 끊은 것은 김세충이었지만 이류무사 정도로 알고 있던 이용복이 절정고수를 한순간이나마 당황하게 만든 것은 실로 놀라운 업적이었다.


덕산이 무림 백대고수를 꼽을 때 말석에는 들어간다는 이들도 많지 않았던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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