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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으로 간 권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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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작품등록일 :
2022.05.09 14:39
최근연재일 :
2022.08.15 03:15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075
추천수 :
21
글자수 :
42,835

작성
22.05.13 19:07
조회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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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철포삼

DUMMY

3화


“강해지고 싶습니다.”


용복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화려한 무복을 입은 장년인이 서 있었다. 그는 내원에서 황보세가 무인들을 가르치는 외총관 황보군악이었다.


“사정은 내총관에게 들었다네. 황보세가 무인이 어디서 맞고 다니면 안되지.”


자네 자질을 좀 봐야 하니 저기 저 친구랑 붙어보게.


“이봐 영치 일로 와.”


이류무사 영치가 용복 앞에 마주섰다. 이제 제대로 된 무사와 정식 비무를 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영치는 용복의 입장을 고려하여 내공은 운용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래도 외공으로 유명한 황보세가의 무인. 영치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몇 년 한 것처럼 근육질에 다부진 몸이었다.


외형만으로 용복을 위축시키는 영치. 용복은 권투선수 출신이다 보니 몸이 얇은 편이었다. 물론 은퇴하고 나서 체중 관리를 하지 않았기에 지금은 정상인보다 다부진 체형이었다.


영치가 먼저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치 꼴에 무인이다 이거지. 나 국가대표 이용복이다.’


“타햣”


용복도 앞으로 대시하며 나아갔다.


먼저 잽으로 간을 보는 용복


“잽잽”


영치는 정파 무인이라 그런지 회피 동작이 화려하며 컸다.


영치는 화려하게 옆돌기로 피하며 물구나무 선 채로 각법을 날렸다.


용복의 머리로 날아드는 날쌘 발차기였지만 용복의 가드를 뚫기는 어려웠다. 지난번 춘삼이와는 다르게 무게 중심이 잘 잡힌 세찬 발차기였지만 내공이 실리지 않아서 용복이 수월하게 막을 수 있었다.


문제는 잡기 기술이었다. 영치는 그 발달된 근육을 이용하려는 듯 용복에게 달라붙기 시작했다. 간간히 잽에 코가 맞아 살짝 피가 나고 있었지만, 크게 데미지는 없어보였다.


영치에게 팔목이 잡힐 때마다 온 힘을 다하여 뿌리치고 나오는 용복이었다.


‘제대로 잡히면 한방에 끝날 수도 있다.’


연무장 바닥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기에 잘못하면 비무에서 장애가 남을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현세에서 주짓수라도 좀 배워두는 것이었는데...’


후회하는 용복이었다.


용복이 중원으로 넘어오기 전에도 한창 종합격투기 붐이 일었던 때였다. 복싱도 종합격투기에 필수 기술이지만, 레슬링이나 주짓수 등 잡기 기술이 없다면 허무하게 경기를 지는 게 종합격투기 세계였다.


‘지금은 후회해봤자 늦다. 지금에 집중하자.’


다시 마음을 다잡은 용복. 그는 원래 호전적인 성향으로 인해 인파이팅을 선호하였으나, 현재는 체급차이로 인해 영치의 주변을 돌며 탑색을 벌이고 있었다.


영치가 다시 잽을 견디며 들어온다. 용복은 이대로은 승부가 나지 않음을 알았다.


‘최대한 힘을 실어 한방에 끝내야 한다.’


‘나는 다이슨의 후예를 자처하는 자. 현대 무공의 힘을 보여주자.’


용복은 중원으로 넘어와서도 허투루 하지 않았던 하체 단련을 믿었다.


영치가 잽을 무시하고 들어오며 자세를 낮추고 용복의 허리춤을 잡으려고 하였다.


용복은 그 틈을 맞춰 오른쪽으로 껑충 뛰며 사이드 스텝을 밟았다. 그리고 영치의 오른쪽 바디에 강한 리버샷을 날렸다.


용복은 그것만으로 큰 충격을 받을거라 여겼지만 여기는 무림. 보통 인간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바로 콤보로 비어있는 사각의 턱에 다시 오른손 어퍼컥을 날렸다.


퍼억


후두두둑


‘아차.’


이 세계에는 마우스피스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용복. 비무에서 상대방의 치아를 다 부셔놨으니 신경이 안쓰일 수가 없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영치가 그 매서운 공격에도 재차 돌격하는 것이었다.


이미 속도는 많이 떨어졌지만 놀라운 정신력이었다.


용복이 육합권의 각법을 재차 턱에 꽃아넣어려는 찰나,


“자 여기까지!”


외총관 황보군악이었다.


‘녀석 무공을 시작한지 이제 두달째라 들었거늘 어찌 이류무사 영치를 이긴거지. 보통은 아닌자군.’


영치는 용복을 노려보았으나, 용복은 정당하게 이긴자였다. 악수를 나누고 비무는 거기서 끝이 났다.





이제 시작이다.


용복은 황보세가 내원 연무장에서 무공을 배우게 되었다.


물론 가문 직계제자가 아니기에 상승무공을 배울 수 없었고, 속가제자로 하위 무공을 배웠지만 그래도 만족하는 용복이었다.


그마저도 경계 무사로 배우던 무공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 무공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실력을 쌓으면 더 좋은 무공을 배울 수 있다하니 할 것은 노력뿐이었다.


용복은 문득 김일수 관장이 생각났다.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었고, 미국에 보내주기 위해서 집까지 처분했던 김관장. 그는 참 스승이었다. 중원에 와서 많은 스승들을 겪다보니, 물론 여기서 만난 무공 스승들도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새삼 한국의 권투 스승인 김관장이 보고 싶었다.


‘스승님, 만약 한국에 다시 가게 된다면 스승님의 꿈인 세계챔피언에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그 동안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이 있는 동쪽으로 절을 하는 용복의 눈에 작은 눈물 방울이 맺혀있었다.



새로 배우게 된 무공은 철포삼이었다. 철포삼은 극한의 외공 기술로 온몸을 무쇠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이었다.


권각법에 있어 큰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무공이었고 여기에 내공까지 받쳐주면 맨몸으로 기가 서린 도검류를 막아내는 것도 가능하니 능히 천하 일절이라 불릴만 하였다.


철포삼을 담당하는 교관은 황보패운이었다. 그는 철포삼과 그의 무시무시한 체격으로 인해 강호에서 강철무인이라는 별호를 얻게 된 사내였다.


6척이 넘는 장신의 그는 체격만으로도 이미 현대에서는 반칙이었다.


황보패운이 주문한 첫 훈련은 모래를 가득 채운 항아리에 수도를 쑤셔박는 것이었다.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뜨거운 날씨에 달궈진 모래에 손을 넣는 것을 반복하면 손이 익어서 피부가 벗겨지기 일쑤였다. 그 벗겨진 손을 계속해서 모래에 찔러넣으면 피가 나고 지문ᄁᆞ지 없어진다.


그 상태로 굳은살이 베겨서 모래에 아무 느낌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되면 훈련이 종료된다. 그 쯤이면 손은 이미 망가져서 보기 흉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진짜 남자의 문파구나 여기는.’


수가 적을 뿐이었지, 황보세가에서 무인을 꿈꾸는 여제자들도 가끔 철포삼을 수련한다. 그들의 무공에 대한 열정을 보니 새삼 이용복도 가슴 속에서 뭔가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여인의 몸으로도 이리 혹독한 훈련을 참는데,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


“으다다다다”


쑥 펑 쑥 펑 쑥 펑


“아아아 따가워.”


괜히 열 내면서 무리를 하다가 주변 무인들의 관심을 받게 된 용복이었다.


철포삼과 같이 수련하게 된 심법은 열양공이었다.


열양공은 양기가 충만한 심공으로 외공을 위주로 익히는 황보세가의 무인들과 합이 잘 맞는 심법이었다. 특히 공격하는 손이나 발에 열양공을 운용할 경우 그 화기에 의해 상대에게 추가적인 데미지를 입히는 것도 가능했다.


대부분의 중원 무인들은 황보세가 무인들의 무공 특성과 호전적인 성향 때문에 그들과 근접전을 벌이는 것을 굉장히 꺼려했다.


용복이 철포삼 수련을 한지 2달이 다 되자, 황보패운은 권, 각법을 열심할 때 열양공 운용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용복은 뒷산에 올라 그간 배운 철포삼과 육합권의 무공을 자유로이 펼쳐보았다.

아직 기본 권법인 육합권만을 익히는 용복이었지만, 철포삼과 열양공이 더해지자 그 위력이 어마무시하였다. 단순히 손날을 핀 채 두꺼운 소나무에 찌르기를 하였는데, 손가락 모양으로 4개의 구멍이 뻥 뚫려있었다. 심지어 아직 열양공은 운용하지도 않은 단순 철포삼만의 위력이었다.


손날이 엄지손가락 바로 앞까지 들어가서 나무를 파고든 것을 보자, 용복은 스스로 크게 놀라고 말았다.


‘이것을 사람에게 썼더라면...’


다시 비슷한 크기의 소나무를 찾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열양공을 운용하여 손끝지르기를 해보았다.


그 결과는....


‘뜨억’


용복의 입이 떡 벌어졌다.


지름이 30cm는 될만한 소나무의 몸통을 용복의 손이 관통하였다. 그래서 소나위의 윗부분이 천천히 옆으로 쓰러졌다.


용복의 손날이 뚫고 들어간 그 절단면은 전처럼 깔끔하게 손가락 자국이 난 것이 아니라, 손끝이 지나간 방향으로 뭉개져 있었다.


이 순간 용복은 제갈청의 그 비열한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석에게 이 기술을 쓴다면 쉽게 막진 못하겠지. 흐흐 흐헛 흐힛.’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기 어려운 용복이었다.





그렇게 다시 2달이 지나갔다. 용복은 그 사이 괴물이 되어있었다. 외공을 수련했더니 몸도 두꺼워져서 시장에 나가면 흉악한 왈패로 오해받기 십상이었다.


갑작스러운 소집령


내원 중앙 연무장에 가보니 황보군악 외총관과 내총관 황보윤이 서 있었다.


“자 이번 제갈세가와 정기 비무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출전자를 받겠다. 물론 실력이 안되면 내보내지 않을 것이야.”


외총관이 말을 이었다.


“절정무사 1명, 일류무사 1명, 2류 무사 2명이다. 지원자!”


이용복은 그 말을 들으며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신이 돕는구나.’


“제가 나가겠습니다!”


“이용복? 흠...”


황보군악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류무사에 지원한다 하더라도 이용복의 실력은 아직 부족했다. 개인차가 크긴 하지만, 이류무사더라도 보통 무공수련을 7~8년은 해야 하지 않던가.


그러나 요즘 용복의 상승세가 무시무시했다. 그리고 저녀석은 노력도 죽을 듯이 하지 않던가.


황보군악은 제갈가와 용복의 사연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고민하더니 용복의 지원을 승낙하였다.


“그래 알겠다. 그러나 가문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비무. 쉽게 생각해서는 알될 것이야.”


“죽기 살기로 해보겠습니다 외총관.”


용복과 제갈세가의 비무가 닷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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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22.08.08 57 1 9쪽
8 8화 22.08.02 67 2 5쪽
7 7화 +5 22.06.14 84 2 12쪽
6 6화 첫 강호행 +1 22.06.12 90 3 12쪽
5 5화 22.06.10 112 2 12쪽
4 4화 비무 22.06.10 104 1 12쪽
» 철포삼 +1 22.05.13 133 2 10쪽
2 2화 사나이의 눈물 +1 22.05.10 145 3 10쪽
1 1화 황보세가를 찾아서 22.05.09 233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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