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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4 08:25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815
추천수 :
436
글자수 :
220,232

작성
24.04.16 20:45
조회
396
추천
18
글자
11쪽

이세계에서 살아남기.

DUMMY

콰아앙-!!!


겨우 몸을 피하자 멧돼지는 돌벽에 머리를 들이박았고..

그 거대한 돌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벽이 아니라 내 온몸이 바스라질 뻔 했어..”


멧돼지는 제 공격에 쏟아진 돌덩이를 얻어맞았고, 그 자리에 파묻혔다.


“꾸엑?!”

“그걸 맞고도 살아난 거냐고!! 으아아악!!!”


돌무더기에서 빠져나온 멧돼지가 이내 나를 발견했다.


어제의 동굴이 있는 쪽으로 죽어라 뛰었다.


패널티가 적용되어 물이 가득 찼지만..

애초에 물이 차 있던 곳이 아니다.

시간이 지난만큼 물이 빠져있기를 바라며 전력으로 달렸다.


쿵.쿵.쿵.쿵!!


멧돼지는 어느새 바로 뒤까지 쫓아왔다.

공포감과 압박감은 장난이 아니다.


“뭐 저따위 큰 돼지새끼가 있어!! 사람 살려!! 으아악!!”


녀석이 고개를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놈의 송곳니가 엉덩이에 닿을락말락했다.


앞만 보고 뛰었고, 어느새 동굴이 보였다.


“제발..제발..!!”


물이 가득 차 있지만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하 씨발!!”


간 밤에 물이 얼마나 흘러 나왔는지 동굴 위쪽의 흙이 전부 무너져내렸다.

인근의 나무를 바라봤지만, 저 엄청난 크기의 멧돼지에게서 피할 수 있는 높이가 아니다.


“계단에서 구르고.. 이번엔 멧돼지에 치여 죽는거냐고!!”


이런 개 죽음을 두번이나 겪어야 한다는게.. 정말 싫었다.


“씨바아아알-!!”


전 세계 누구나 내 음식을 맛보고 싶어하는 인생을 살고 싶었는데..

누구도 맛 보여줄 수 없게 되어버린다..


현실이었으면 저딴 멧돼지 내 요리가 될 뿐이었을텐데···


발은 바삐 움직이는 와중에 죽음을 직감하고 눈을 감았다.


쐐애액- 퍽!!


“끼에에에에에엑!!!”


갑자기 뒤에서 귀를 찢을 듯한 돼지 비명소리가 들렸다.


“으으윽!!”


귀를 틀어 막고 눈을 떠 뒤를 바라봤다.

바로 뒤까지 따라왔던 멧돼지는 목덜미에 거대한 도끼가 박힌 채 날아갔다.


“꾸엑!! 꾸에엑!!”

“윽! 아직 살았잖아.”


근처에 가장 큰 나무 뒤로 황급히 몸을 숨겼다.


쿵!쿵!쿵!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제 본 괴물들과 비슷한 오크가 뛰어와 멧돼지 목에 박힌 도끼를 뽑고는 수 차례 내리 찍었다.


“꾸엑..꾸에엑..”


사방에 멧돼지의 피가 난자했다.


저 괴물 놈이 나를 봤을까..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끼에에···”


그 거대 멧돼지가 순식간에 숨을 거뒀다.

놈을 죽인 오크의 덩치는 놈보다 작았지만···

멧돼지는 제대로 된 발악조차 하지 못했다.


‘저런 괴물한테 걸렸다간 저 큰 도끼에 몸이 두동강 나겠지.’


숨을 죽이고 놈이 떠나기만 기다렸다.


턱! 턱!


오크놈은 거대 멧돼지의 머리를 잘라내고 피를 뺐다.


“크어어.”


녀석은 관심은 오로지 멧돼지.

적당히 피가 빠진 멧돼지의 다리를 잡아 목 뒤 어깨에 얹은 채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휴우··· 죽을 뻔 했네.”


시야에서 오크가 사라지고 나무 뒤에서 나오자마자 깜짝 놀라 뒤로 넘어졌다.


“쿠어어···”


돌아간 줄 알았던 오크가 한참 아래에 있는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었고, 공포에 휩싸여 온 몸이 얼어붙었다.


도망치거나 공격할 생각따위 할 수 없다.


“···”


순간적으로 온 몸에 땀이 흘렀다.

오크놈은 내 주변의 냄새를 맡아대더니 옅은 미소를 띄었다.


‘뭐지.. 날 죽이려는게 아닌가.’


냄새를 맡던 오크가 뒤로 한발짝 물러나더니 저 멀리 내려놓았던 멧돼지를 챙겨 돌아갔다.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넘어졌다.

잠시간 멍하니 앉아있다가 가방이 생각나 급히 몸을 일으켰다.


바로 몸을 움직여 가방을 챙긴 뒤.

주변을 탐색했다.

오늘은 꼭 안전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얼마나 해멨을까.


다행히 이 근방에는 크고 작은 굴이 많았다.

날이 밝으니 못 보고 지나친 굴들이 보였다.


그 중 비교적 입구가 좁은 곳을 찾아 들어갔고, 생각보다 내부는 넓었다.


“아흐.. 이제 좀 쉬자.”


가방을 내려놓고 잠을 청하려는데


[ 2시간 내에 식사를 하십시오. ]

[ 시간 내에 성공하지 못할 시, 패널티가 주어집니다. ]


또 다.

그놈의 홀로그램이다.

그것도 어제와 같은···


“씨발.. 또 날 익사 시킬 셈인거지?”


굴이 더 있다지만 이만큼 적당한 곳을 찾기는 쉽지않다.

게다가..


“그딴 괴물들을 또 마주쳤다간.. 바로 죽는다고..”


피곤함을 참아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뒤졌다.


‘본 나이프’를 챙겨 굴을 나왔다.


지금 당장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은 하나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멧돼지 대가리.’


오크가 남겨두고 간 그 큰 대가리는 생각보다 많은 살점이 남아있다.

물론 그새 다른 들짐승이 꼬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방법이 없다.


어떤 생물이 나올지 모르는 이 곳에서 나이프 몇 가지로 사냥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조심스레 멧돼지 사체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인가.”


저 멀리에 멧돼지 대가리는 그대로 있었다.

벌레들이 꼬이긴 했지만, 위협이 될 만한 짐승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빨리 가져가자.”


가까이 가보니 어느새 방혈(피를 빼는 것)이 많이 진행되었다.


망설일 것 없이 쓸 만한 부위만 도려냈다.

워낙 덩치가 큰 녀석이기에 일부만 잘라냈음에도 얼추 3키로는 얻었다.


대부분 고기는 머리 부근의 앞다리살과 목살이다.


주변에서 커다란 나뭇잎 몇 장을 챙겨 고기를 감쌌다.


고기를 챙겨 동굴 가장 안 쪽 돌 밑에 넣어두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졸졸졸-


운 좋게도 근처에 작은 시냇가가 있었다.

가방에 있던 스테인리스 볼에 물을 가득 받고, 주변 숲을 천천히 살폈다.


“라임인가?”


작은 나무 위.

크기는 작지만 라임의 형태를 한 열매가 보였다.


표면에 살짝 칼집을 내자.


“읔!”


시큼한 향이 코를 찔렀다.

많지는 않지만 숲에서 라임을 발견했다는 것은 다른 먹을 것도 있을 수 있단거다.


멀리는 가지 못하고 동굴 근처를 돌다보니.

마른 나뭇가지와 야생 쑥 약간을 얻었다.


“이 정도면.. 뭐라도 먹을 순 있겠어.”


동굴로 돌아와 미니 찜기를 꺼내 물과 맛술을 섞어 채운 뒤 위 칸에 적신 면보와 야생쑥을 깔았다.


“핏물도 많이 빠졌네.”


제대로 된 식사를 준비하기는 어렵지만, 당장은 배만 채우면 된다.

홀로그램이 말하는 요리의 기준이 어떨진 모르지만..


이 굴마저 홍수가 나게 할 순 없다.


나뭇가지 주변에 크고 작은 돌들을 쌓아 화로를 만들고 휴대용 석쇠를 고정해 불 위에 찜기를 올렸다.


“맛있으려나.”


야생 멧돼지이기에 부드럽지는 않겠지만, 잡내만 잡으면 꽤나 먹을만 할 것이다.


양념가방에 넣어두었던 마늘 몇 알을 꺼냈다.

마늘을 가볍게 으깬 뒤, 고기 위에 한 알씩 올렸고, 굵은 소금과 후추를 골고루 뿌렸다.


“제발 패널티만 피하자..”


패널티와 허기만 달랜다면 오늘 하루는 버틸 것이다.


[ 00:58:38 ]


홀로그램 창에 남은 시간이 떠올랐다.

큰 덩어리를 몇개로 나누어 찜기에 넣었으니 익기만을 기다리면 되는데···


쿵.쿵.쿵.쿵.


“쿠어어어!!”


굴 바로 근처에서 익숙한 괴성이 들렸다.

입구로 다가가 조심스레 밖을 살피자···


잊을 수 없는 그 얼굴.

멧돼지를 잡은 오크가 뭔가를 찾는 듯 두리번 거리며 소리를 질러댔다.


“씨이발··· 나 찾는거 아니지..?”

“킁킁..!”


그때 냄새를 맡는듯 코를 찡그리던 오크가 내 쪽을 바라봤다.


“헙!”


급히 굴 안으로 숨었는데..


쿵.쿵.쿵.쿵.


묵직한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제발···.제발..’


아까는 살려보내놓고.. 왜 이제와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고기가 부족했나?


“아..!”


그제야 눈치챘다.

나는 후각을 잃었지만, 지금 굴 안에 익어가는 저 고기냄새..!


“쿠어어!! 그 안에 있는 놈 나오거라!”


어···?!

방금 분명 놈의 말이 이해가 됐다.

한국어가 아니었음에도 알아들을 수 있다.


“그 안에 있는 것 쯤은 알고 있으니 나와라!”


절대 나갈 수 없다.

저 괴물은 몸을 구겨넣어도 이 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거다.

입구가 비좁으니까.


‘저 놈이 자리를 비우면 굴을 옮겨야겠어..’


들어오지 못하면 결국 돌아가겠지.


입을 다물고 조용히 놈이 떠나기만을 기다렸다.


“너 아까 본 멧돼지 머리 봤지?”

“···!”


역시 목적은 멧돼지 고기였나.

버리고 간 줄 알았는데..


“오크 냄새를 맡고 짐승 새끼들이 가져갈 리가 없는데, 고기 일부가 사라져서 말이야.”


겁이 났다.

멧돼지 고기가 부족해서 나를 죽이거나.. 잡아 먹으려 든다면..

아까 그 도끼가 날아오겠지?


[ 00:19:31 ]


그 와중에 홀로그램창이 시간을 보여준다.


“젠장..”


오크놈이 뭐라 떠들든 일단 고기는 다 익었다.


‘먹고 보자.’


석쇠 위 찜기를 들고 굴 가장 안 쪽으로 들어가 앉았다.


촤아아-


뚜껑을 열자 엄청난 김이 뿜어져 나왔다.


동굴 안이 온통 수증기로 가득 찼다.


‘젠장··· 가까이 오면 들키겠어..’


뒤늦게 뚜껑을 닫아봤지만, 뜨거운 수증기가 천천히 굴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 안에서 뭘 하고 있는거냐!! 대체 이 냄새는 뭐야! 크르르..!”

“씨발.. 좆됐네.”


오크의 목소리가 격앙됐다.

내가 안에 있다는 걸 확신한 모양이다.


이렇게 된 이상.

고기부터 먹어치우자.


가져 온 고기 중 대략 3분의 1.

한번 먹을 양만 조리했다.


다시 뚜껑을 열자 이미 대부분 김이 빠져나갔다.


“앗 뜨거..!”


아직 식지도 않은 고기를 입에 물었다.


짭짤한 맛이 느껴지긴 하지만, 향은 거의 나지 않는다.

입 안에서 들어 온 쑥향이 미미하게 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기분 탓이겠지.”


우걱우걱..!


대략 10분 남은 시간.

1키로에 가까운 고기를 모두 먹어치워야 한다.


‘근데··· 요리만 완성하면 되는 거 아니었나?’


시간 내에 요리를 완성하라던 홀로그램 창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먹는데에 집중하자.


“으아악!! 못 참겠다. 나오지 않는다면 내가 들어가마!”

“응..?”


드드드드드···


입구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


촤아아-!!


작은 돌들이 굴러 떨어지고, 흙이 쏟아지는 소리가 반복됐다.


굴의 입구는 나도 기듯이 들어왔다.

저 큰 오크는 절대 들어올 수 없을텐데..


뭐지 이 불안감은..

만일에라도 오크가 들어오면 이대로 끝.

절대 도망갈 수 없다.


그저 빠르게 저작운동을 할 뿐.

뜨거움도 참고 계속 씹었다.


[ 00:14:47 ]


시간은 있지만, 바깥 상황이 심상치 않았기에..

점점 초조해졌고 맛이 느껴지고 말고도 없다.

그저 씹을 뿐.


“크르륵!! 크악!!”


오크가 엄청난 괴성을 지르자.


콰앙-!!


“어···?!”


굴 안으로 태양광이 쏟아졌다.

아니···

이제 더 이상은 굴이 아니다.


입구를 형성했던 큰 바위를 오크가 뜯어내 던져버렸으니까.


“후으··· 여기있었군.”

“어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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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농사짓는 오크. +1 24.04.18 353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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