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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작 님의 서재입니다.

SSSSS급 레벨업하는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훈작
작품등록일 :
2024.05.08 15:51
최근연재일 :
2024.05.22 22:32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510
추천수 :
54
글자수 :
73,982

작성
24.05.08 16:25
조회
198
추천
4
글자
11쪽

1화 플레이어.

DUMMY

1화



플레이어.







-속보입니다. 서울 남문 인근에 거대한 악마로 추정되는 개체가 발견됐습니다. 남쪽 게이트 인근에 거주하시는 주민 여러분들은 서둘러·····.


“벌써?”


설마 했는데 이렇나 빨리?


잠들기 전 머리맡에 놓았던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소리가 졸음을 단박에 사라지게 했다.


거대한 악마.


인천을 불바다로 만들었다는 불의 악마가 틀림없다.


인천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퍼진 게 불과 3일 전이다. 한데 벌써 서울까지 악마가 도달했다니.


“더 도망칠 곳도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야.”


대한민국 최후의 도시 서울.


여기가 무너지면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다른 나라로 간다 한들 안전하단 보장은 없다.


소식이 끊기기 전에 듣기론 가장 많은 S급 헌터를 보유한 미국마저도 몇 개의 주를 제외하고는 이미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옥으로 변했다고 했다.


미국이 그 정도면 다른 나라의 사정 또한 그리 다르진 않으리라.


쿠웅-


멀리서 들려오는 묵직한 굉음에 심장이 가슴이 철렁였다. 허겁지겁 창문으로 달려가니 서울을 지켜주는 장벽 너머로 거대한 불길이 일렁이고 있었다.


놈이다. 놈이 왔다.


-···모두···서둘러········!!


라디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일순간 집안의 모든 전자 가구가 멈췄다.


고요해진 방안에서 나는 가만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저 가만히 앉아 찾아올 죽음을 기다릴 뿐.


고대 악마란 그런 존재였다.


인류의 마지막 보루라는 S급 헌터들마저 한 줌의 재로 만드는 절대적인 악, 절대적인 폭력, 그리고 절대적인 죽음.


-콰앙-!!!


연속해서 터져나오는 폭발음에 귀가 터질것만 같다.


“세상에.”


장벽이···. 장벽이 무너졌다.


그 사이로 몰아치는 거센 열풍은 건물과 사람 구분할 것 없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도시를 보며 나는 질끈 눈을 감고 말았다.







뜨겁다.


너무 뜨겁다.


“으아아아아악!!!···엥?”


소리 지르다가 문득 깨달았는데 왜 목소리가 나오는 걸까?


벌써 죽어 사후세계인 걸까 싶어 눈을 뜨자 보인 건 내 방이다. 정체 모를 위화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틀림없다.


위화감의 정체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창문 밖의 풍경이 전혀 달랐으니까.


“도, 도시가···멀쩡해?”


그러고 보니 몸도 멀쩡하다. 열풍 속에서 온몸이 녹아내리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한데.


한숨을 돌리자 아까부터 계속 시야를 가리고 있던 무언가에 눈길이 갔다.


마지 VR 고글을 쓰기라도 한 것처럼 공중에 나타난 메시지.


“축하합니다. 당신은 플레이어로 선정되셨습니다···?”



=======================================


최민혁 님에게.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플레이어로 선정되셨습니다.


·································.

=======================================


“멸망까지 남은 시간은 2년. 당신은 과연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을까요? 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개소리야.


내용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아 두 번, 세 번 읽어봤지만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뭔 개소리를 이렇게 길게 써놓은 것인지 도저히 내 머리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미 지구는 멸망한 거 아닌가. 뭔 시간이 남았다고 개소리를···.”


잠깐만.


그러고 보니 창밖의 풍경이 달랐었지!


“설마.”


나는 서둘러 스마트폰을 찾았다.


침대 근처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인 스마트폰을 주워 날짜를 확인했다.


"2024년."


분명 2026년이 아닌 2024년이다.


"········내가 과거로 왔다는····그런 건가."


정말 말도 안 되지만 그렇게 가정하고 메시지의 내용을 다시 보니 빠르게 퍼즐이 맞춰졌다.


“플레이어란 걸로 선정돼서 2년 전 과거로 보내줬다 이거고, 2년 동안 악마를 막아낼 준비를 하라는 ······?”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이게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인가. 인류 최강 병기라는 S급 헌터들 못 이기는 게 발록인데. 그런 놈을 내가 무슨 수로?


“이거 그냥 2년 뒤에 한 번 더 뒈지라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


자조 섞인 목소리엔 절망이 가득했다. 죽음을 경험한 사람은 달라진다거니 뭐니 하지만 이것도 싹이라도 보여야 하는 거다. 나는 내 재능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C급 헌터 최민혁.


헌터로서는 최하등급이며 칼 들고 설치는 일반인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 딱 그게 나였다.


백번 양보해서 내가 지금부터 죽기 살기로 노력한다 치자. 그러면 뭐가 달라질까? 뭐가 가능할까?


C급 헌터가 2년 동안 노력한다고 무슨 큰 변화가 있을까.


“아. 확실히 뭐가 될 수 있긴 하네.”


2년 뒤에 찾아올 발록의 불길에 재가 되긴 하겠네.


“왜 하필 난데?”


차라리 S급 중에 아무나 잡아다가 시키지. 그 왜 최연소 S급이라는 유설아나 검귀라고 불리는 남태민이라는 놈이나 여럿 있잖아. 그럴만한 애들. 그나마 가능성이라도 있는 애들말이야.


“···하아. 됐다. 뭐 일단 살아있으니까.”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과 함께 다른 나라로 도망칠까? 그런데 다른 나라 어디로? 전 세계가 무너지는 판국에 안전한 곳이란 게 존재하긴 할까?


꼬르륵-


어울리지 않게 너무 머리를 굴렸던 탓인지 배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쩝. 일단 배나 좀 채우고 보자.”



* * *



“그러니까 던전 게이트가 사실은 마계와 통하는 통로라고요? 2년 후에 거기서 몬스터가 튀어나와 세상을 멸망시키고?”


“악마요.”


“네?”


“몬스터가 아니라 악마라니까요. 몬스터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게 강력한···.”


“네.네. 악마나 몬스터나 그게 그거죠. 일단 알겠습니다. 그런데 민혁 씨는 그런 걸 어떻게 알고 계시는 거죠?”


“···그건.”


“그렇죠? 그럴 줄 알았습니다. 저기 민혁 씨.”


“네.”


“제가 공무원이라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민원들을 수도 없이 상대해봤거든요? 살다살다 소설을 써 오시는분은 또 처음이네.”


“그게 아니라요.”


“자. 그럼 다음 분? 1037번 분? 아! 이리로 오시면 됩니다.”


“저기요?”


“시간 끝났습니다.”


헌터 협회 상담원의 말에 책상을 보니 작은 전자시계가 울리고 있었다.


짧네 5분. 너무 짧아.


“저기 사람 말은 그래도 끝까지 들으셔야···.”


“민혁 씨. 그거 아시나요. 저희 지부 가드분이 왕년에 B급 헌터중에서도 이름 좀 날렸다는 헌터분이시래요. 저기 저 덩치 큰 분이요.”


“하아.”


“다음 분 여기 앉으시면 됩니다.”


역시 이건 무리였네. 나는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긴 다짜고짜 와서 세상이 멸망한다고 하는데 미친놈 쳐다보듯 보지 않은 게 다행이다. ···방금 그 시선이 그건가?


여튼 스스로 생각해봐도 싸구려 삼류 소설 같은 말이다.


“그렇다고 2년 후 미래에서 왔다고 할 수도 없고.”


그때는 진짜 가드한테 질질 끌려나가겠지.


땅바닥만 보고 걷다 보니 어느새 입구 근처였다.


“정부가 안 믿어주면 이제 어떻게 하나.”


어제 하루종일 고민해본 끝이 찾아와 봤지만 역시나 헛수고였다.


이대로 2년 뒤에 예정된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 아직 포기하기엔 일러.”


내 목숨만이라면 차라리 일찌감치 포기하고 2년 동안 그냥 후회 없이 놀다 가면 된다. 하지만 절대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인류를 구한다는 무슨 사명감 따위는 아니었다. 그저 부모님이 생각났을 뿐이다.


“일단 온 김에 일거리라도 찾아가자.”


어떻게든 발버둥을 치기로 마음먹었으면 먹고사는 것부터 준비하는 게 먼저다. 2년이라는 시간은 백수로 보내기엔 너무 길다.


“고양이 찾기? 미친.”


누가 어렵게 헌터 자격증을 따고 이런 걸 한다고.


물론 돈이 없으면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건 일단 보류.


쭉 리스트를 훑어보니 제법 관심이 가는 게 눈에 띄었다.


[F등급 던전 소탕]


“나쁘지 않네. 일찍 오면 이런 것도 남아있구나.”


상담을 위해 아침부터 오길 잘했다.


이 정도면 사실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좋다. 대박이다.


나는 누가 채갈세라 서둘러 헌터 고유번호를 입력했다.


F등급 던전은 몬스터가 채 5마리도 나오지 않지만 생명 수당까지 챙겨주는 던전 의뢰였다.


이거 하나면 일단 냉장고는 풍족하게 채울 수 있을 거다.


“헌터분이신가요?”


헌터 협회를 나서고 50여 분 후.


서울 외곽의 인적이 드문 야산에 도착해 네비를 보고 걷고 있으니 한 사내가 다가왔다. 사내는 나를 보자마자 무언가를 내밀었다.


“여기 사인 좀 해주세요. 네. 그럼 수고하세요.”


사무적인 말투로 들고 있던 단말기를 내민 사내는 사인을 하자마자 무섭게 사라졌다.


원래 이런 던전 감시자는 군인들의 몫이었지만 F등급은 위험도도 떨어지고 오히려 인력 낭비에 가까웠기에 저런 아르바이트생들을 채용한다나.


사내에게 신경을 끄고 나는 게이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타원형으로 빛을 내는 푸른색 빛무리.


이걸 넘어서면 이제 이 세계와는 다른 또 다른 세계가 나타난다.


“후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던전이 마계와의 연결통로라는 걸 알고 있다.


자연스레 긴장감에 몸이 떨려왔다.


심호흡 후 나는 일부러 크게 걸음을 걸어 단숨에 게이트 안으로 들어섰다.


순간 주위가 검게 물드는가 싶더니 어느새 나는 축축한 동굴 안에 서 있었다.


“F등급에 이런 습기면 머드맨이네.”


과거 몇 번이나 상대해봤던 익숙한 하급 몬스터다. 자연스레 입가가 씰룩였다.


F등에 주로 나오는 몬스터라 하면 머드맨, 늑대, 고블린 정도가 있는데. 그중 가장 상대하기 쉬운 놈이 머드맨이다.


몸이 굼떠서 웬만한 C급 헌터라면 한 대도 맞지 않고 던전 공략이 가능하다. 물론 한 대 맞으면 억 소리 나게 아프겠지만.


나는 허리춤에 손을 가져다 댔다. 악마가 나타나 고부턴 한 번도 잡아본 적 없던 검의 느낌은 걱정보단 괜찮았다. 손에 착 달라 붙어 묵직하니 든든하달까.


우어어-


“거기 있었구나.”


코너를 돌자마자 일단 한 마리 발견. 그대로 놈을 향해 뛰어들었다. 머드맨의 공략법은 간단하다. 일단 놈이 선공하도록 유인한다.


부웅-


그리곤 슬쩍 뒤로 몸을 빼고 큰 동작 덕에 훤히 비어버린 가슴팍으로 파고든다.


푸욱-


예리한 검이 몸속을 파고들자 머드맨은 그대로 축 늘어져 쓰러졌다.


잠시 꿈틀거리던 머드맨이 이내 움직임을 멈추고 빛을 내기 시작했다.


“어? 마석!?”


빛은 이내 작은 구체로 뭉쳐 툭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마석은 마력의 결정체로 부르는 게 값인 희귀 자원이다. 몬스터를 처치하면 극히 드물게 드랍 되는데 이번엔 제법 운이 좋았다.


“시작이 좋으면 반은 간다던데. 이렇게 시작이 좋을 수가 있나.”


띠링-


신나서 마석을 집는데 순간 무언가 시야에 툭 튀어나왔다.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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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거인의 태동 24.05.22 58 2 11쪽
13 13화. 귀환 24.05.21 63 3 12쪽
12 12화. 골렘 24.05.20 6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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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등급 재심사(2) 24.05.15 85 3 13쪽
9 9화. 등급 재심사(1) 24.05.14 109 4 12쪽
8 8화 제왕검형 24.05.13 107 5 13쪽
7 7화 아카이브 24.05.12 108 5 12쪽
6 6화 습격 24.05.11 108 5 11쪽
5 5화 C급 대형 던전 24.05.10 118 5 12쪽
4 4화 긴급 퀘스트 24.05.09 130 4 12쪽
3 3화 마태석 +1 24.05.08 141 5 11쪽
2 2화 레벨업 24.05.08 153 3 11쪽
» 1화 플레이어. 24.05.08 199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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