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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의 악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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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찌
작품등록일 :
2019.09.13 15:15
최근연재일 :
2019.09.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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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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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게임 - 인생 역전의 승부 (3)

DUMMY

‘황제의 빌드는 8병영. 벙커링이야.’


그는 시작하자마자 황제의 빌드를 예상했다. 그리고 그 예측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일꾼을 보내 그의 위치를 확인한 황제는 곧장 일꾼들과 총병 두 기를 이끌고 그의 본진으로 진격했던 것이다.

마왕의 게임은 실시간 전략 게임.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전략이다.

그가 사용한 빌드는 일벌레를 12마리까지 생산한 뒤, 앞마당에 부화장을 짓는 12앞마당 빌드.

벙커링을 상대하기엔 가장 어려운 빌드였지만,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었다.


“4일벌레 다음에 12앞이야?”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은 황제는 그대로 그의 앞마당 부화장과 조금 떨어진 곳에 벙커를 짓기 시작했다.

그는 곧바로 황제의 벙커링을 막기 위해 일벌레들을 이끌고 나왔다.

마왕의 게임은 전략 게임. 상대의 전략을 예측했다면 막을 수 있어야 하는 게 순리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쉽게 벙커링을 막을 수 있다면 애초에 8병영이란 빌드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알고도 막기 어려운 게 벙커링이었다. 게다가 마물이 완벽히 대처한다고 해도 여전히 인간의 승률은 50%를 넘었다. 반면에 공격이 통한다면 마물은 패배한다. 그래서 한때 마물전 최강의 빌드로 군림했던 8병영이었지만, 그 사실은 그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띄운 승부수였다. 앞마당 빌드로 벙커링을 막을 수만 있다면 마물로서는 가장 유리한 상황이었다.

첫 승부수에 모두가 집중한 순간, 그의 일벌레들이 갑자기 한 곳에 뭉쳐서 황제의 병력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헐 머야 저거

-대박

-이거 무조건 막히겠는데

-운이 좋았네.. 하필 정찰 보낸 곳이 딱 뭉치기 좋았다


마왕의 게임에선 자원 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일꾼들이 자원을 채취하러 갈 때는 일꾼의 충돌 판정이 사라진다. 그는 그 시스템을 자원 채취가 아니라 상대의 병력을 공격하기 위해 이용했던 것이다.

벙커링은 기본적으로 일꾼의 블로킹을 전제로 하는 전략.

승부수는 통했다.

일벌레들의 모습을 본 황제는 짓던 벙커를 취소하고 곧장 본진으로 회군했다. 그가 사용한 테크닉으로 인해 벙커링은 성립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ㄴㄴ 잘 봐라 운이 좋은 게 아니다

-정찰을 간 게 아니라 아예 저기에 정지되어 있잖아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갑작스런 그의 반격을 요행으로 치부하고 있을 때, 고수들은 그의 실력에 감탄했다.


-처음부터 8병영 예상하고 저쪽에다 정찰 보내놓은 거야

-진짜네;;

-헐 대박


무리군주는 마물의 유닛 생산 한계를 늘려주는 중요한 공중 유닛. 상위 1%의 고수가 지금 타이밍에 무리군주를 가만히 둘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그곳에 일벌레들을 뭉칠 수 있게끔 만드는 자원이 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예측한 거지?

-처음 싸웠을 때 아마추어 고수가 4일벌레 했으니까

-그 카운터 빌드로 황제가 8병영을 들고 온 건데

-아마추어 고수가 그걸 예상한 거죠

-대박 ㄷㄷ

-그럼 이제 마물이 유리한 거임??

-스코어 좀 알려주셈

-한 7:3 정도인 듯..

-벙커링을 이렇게 쉽게 막다니

-이렇게 쉽게 막는데 인간이 사기라는 놈들은

-이러다 황제 지는 거 아니야?


그러나 시청자들의 비관만큼 상황은 그에게 그렇게 유리하지 않았다. 황제는 곧장 그가 무리군주를 이용했음을 파악하고 그곳에 총병들을 보내 무리군주를 사살했다. 평범한 게이머들은 벙커링이 쉽게 막혔음에 당황하기 바빴을 때, 황제는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수를 단번에 찾아냈던 것이다.


‘잡히는 것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 황제야.’


그가 선방을 했던 건 사실이지만, 그의 상황은 다시 불리해졌다.

애초에 마물과 인간은 상성 관계다.

인간 입장에서 벙커링은 성공하면 이기고, 실패해도 특별히 문제는 없는 전략이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황제다. 그가 일벌레를 뽑을 때 황제는 공격에 투자한 만큼, 지금 약간의 자원은 그가 앞설 것이다. 그러나 그 약간의 자원은 승부를 결정짓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의 예상대로였다.


‘다음 황제의 빌드는 SB.’


그는 곧바로 다음 황제의 수를 떠올렸다.

황제가 선택할 빌드는 분명 총병과 의무병, 그리고 과학선을 조합한 SB(Science Bionic)이었다. 그 이외에 황제가 선택할 수 있는 빌드에는 과학선 대신 탱크를 사용하는 레이트 메카닉이나 각 테크트리의 생산 건물을 하나씩 건설하는 1/1/1도 있었지만, 요즘 황제가 자주 사용하는 것은 승률이 가장 높은 SB 빌드였다.

황제가 백만 원이 걸린 매치에서 괜한 승부수를 띄울 리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마물이 처음으로 강한 타이밍에 그는 마물의 주력 유닛인 사냥개와 뮤들로 황제의 본진을 급습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를 수 있어도 그는 알았다.


‘SB야.’


틀림없이 SB 빌드였다.

뮤는 약하지만 전 종족을 통틀어 가장 빠르게 뽑을 수 있는 지상을 공격할 수 있는 공중 유닛이다. 쉽게 상대의 일꾼이나 지상 병력을 잡아낼 수 있어 모든 마물 유저들이 주력으로 삼는 유닛임과 동시에 그 컨트롤에 비추어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했다.

그는 S랭크의 고수. 비록 프로급은 아니더라도 이 타이밍의 견제는 맹렬했다. 황제도 당연히 뮤를 염두에 두고 일꾼을 보호하기 위해 대공 포탑을 지어놨지만, 황제의 건물 배치를 전부 분석한 그다. 황제는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그의 기세를 탄 컨트롤에 황제의 일꾼과 총병들이 숱하게 쓰러졌다.


-와 뮤컨 지리네

-황제랑 대등하게 싸우다니 ㄷㄷ

-대등하게 싸우는 게 아니라 유리한 듯

-진짜 이러다 이기는 거 아냐?

-ㄹㅇ 고수였네

-황제랑 맞먹는 아마 고수가 재야에 숨어있었네 ㄷㄷㄷ


시청자들은 그의 실력에 또 한번 감탄했으나, 실상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게임은 그의 흐름인 것처럼 물 흐르듯 지나갔지만, 실제로 이것은 마인전의 필연적인 게임 양상. 이렇게 흘러가지 않았다면 마물의 패배였다.

그 증거로 황제는 크게 당황하지도 않았다.

앞으로 수 분 뒤, 과학선이 쌓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인간이 주도권을 갖기 시작한다. 그건 그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 전에, 그는 다시 한번 찌르기를 준비했다.


‘이 찌르기로 끝내야 해.’


그가 생산한 유닛은 잠복자.

잠복자는 이름 그대로 땅 밑으로 잠복해 공격하는 특수한 유닛. 가시를 발사하는 공격은 데미지가 높기에 단 두 기의 공격으로도 총병을 몰살시킬 수 있어 바이오닉의 천적이다.

하지만, 과학선 또한 잠복자의 카운터다. 애초에 SB 빌드로 높은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그 이유였다. 잠복자로 완성된 SB는 이길 수 없었다.


‘그럼 완성되기 전에 공격하면 되는 거야.’


과학선은 마나가 쌓이면 잠복자를 죽일 수 있는 독을 사용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과학선이 한 두기밖에 없는 타이밍엔 황제라 해도 잠복자 여럿을 막을 수 없었다.

그 필살의 타이밍을, 그는 기다려왔던 것이다.

잠복자 8기가 준비되자, 그는 곧장 뮤와 잠복자를 이끌고 황제의 앞마당을 습격했다. 잠복자는 황제의 앞마당 바로 앞에서 잠복했다. 만약 황제의 화력이 강했다면 잠복자들이 어처구니없게 죽었겠지만, 이미 그가 황제에게 많은 피해를 입힌 상황이었다.

황제에게 그의 잠복자와 뮤를 막을 수 있는 병력은 없었다.

그의 병력들은 순식간에 앞마당의 벙커를 파괴했고, 황제는 앞마당의 일꾼들을 본진으로 돌렸다.


‘이겼다.’


그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승리가 눈앞에 보인 시점이었다. 이대로 본진으로 치고만 들어갈 수 있다면 게임에서, 인생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헐 끝나나?

-미쳤네 진심

-끝났네

-대박

-아마추어 고수가 이겼다니

-말이 되냐 이게


황제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참패였다. 그런데.

벙커와 그의 본진에서 나온 총병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은 그도 예상하고 있었다.


‘컨트롤.’


황제는 총병들을 움직여 잠복자가 발사하는 가시를 컨트롤로 피했다. 잠복자는 총병의 천적으로 설계된 유닛이다. 잠복자에게 총병은 죽어야 하는 게 밸런스였다.

그러나 황제에게 그런 말은 통하지 않았다. 황제의 총병들은 계속해서 살아남아 그의 잠복자를 공격했다.


-이걸 막아? ㅋㅋㅋ

-센스 미쳤다

-쩌네 진심 ㅋㅋㅋㅋ

-이걸 이렇게 막냐


하지만, 이조차도 예측한 그였다.

그는 곧바로 자신의 잠복자를 다른 잠복자들로 공격해서 가시를 발사했다.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위치에 나타난 가시에 황제의 총병들이 일제히 몰살당했다.


-얘도 센스 미쳤네

-황제보다 더한 놈이네 ㅋㅋ

-반응 속도 살벌한데?

-APM 폭발한다 지금 둘다

-거의 반응 속도가 알고 있었단 눈친데


앞마당에서 볼일을 마친 그는 잠복자의 잠복을 풀고, 뮤들과 함께 본진을 향했다. 그런데.

황제의 본진으로 향하는 입구가 보급고 둘과 공장 하나로 막혀 있었다.


‘분명 공격 올 땐 없었는데!’


그가 러쉬를 오자마자, 황제는 쓰지 않는 공장을 이동시켜 입구를 막았던 것이다. 이대로 본진을 포기하고 앞마당을 공격하기엔 볼 수 있는 이득이 너무 없었다.

그때, 과학선 세 기가 날아와 그의 잠복자 세 마리에게 독을 걸었다. 중독된 잠복자는 13초 후면 죽는다. 이렇게 시간이 흐른다면 결국 그의 잠복자들은 죽을 것이고, 황제의 병력은 보충될 것이 뻔했다.


-센스 진짜 대박 ㅋㅋㅋ

-역시 황제

-공장이 거기에 왜 있냐 ㅋㅋ

-야 역시 정점답다

-황제는 못 이기지


‘이렇게 막힌다고? 말이 안 되잖아!’


그는 곧장 다시 본진 입구 앞에 잠복자들을 잠복시켜 뮤들과 함께 상대적으로 방어가 약한 보급고를 공격했다.

잠복자들이 세 번의 가시를 발사했을 때, 입구는 뚫렸다. 그는 다시 잠복을 풀고 황제의 본진을 향했다. 그 순간, 병영에서 갓 나온 총병들과 본진에 있던 총병들이 무방비 상태의 잠복자들을 공격했다. 동시에 과학선들도 그의 병력을 향해 어지러이 움직이며 난전을 유도했다. 그는 뮤들로 과학선을 공격하고, 잠복자는 총병들을 상대하기 위해 잠복시키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앞마당에 있던 황제의 일꾼 세 기가 튀어나와 잠복자의 길을 막았다. 황제는 그가 더 이상 앞마당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하고, 앞마당의 일꾼을 그의 시야 밖에 몇 마리 남겨두었던 것이다.


‘씨발!’


아이러니하게도 일꾼은 총병보다 체력이 높은 유닛이었다. 일꾼을 죽이기 위해선 잠복자가 무려 세 번을 공격해야 했다. 선두로 가던 잠복자들은 벌써 잠복해서 총병들과 싸웠지만, 뒤에 있던 잠복자들은 한 타이밍 늦었다. 그 사이 그의 병력은 반으로 줄었다.

황제는 그 모든 컨트롤을 하면서, 다시 한번 총병 컨트롤을 선보였다.

그렇기에 황제가 그의 찌르기를 막아낸 건 필연이었다.


-슈퍼플레이 지렸다 ㅋㅋㅋ

-와 이걸 막네 진심 천재;;

-황제 전매특허 나왔네 블로킹 ㅋㅋ

-센스가 진짜 대박

-이래도 인간이 사기 아니냐

-인간이 사기인 게 아니라 황제가 사기인 거


시청자들이 다시 한번 황제의 실력에 경악할 때, 그는 벽을 느끼고 절망했다.

그에게 그렇게 불리한 상황만은 아니었다. 그도 황제의 벙커와 보급고는 하나 파괴했고, 자원 채취를 잠시나마 멈추게 했다. 게다가 뮤들로 과학선을 두 기 파괴했으니 소득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SB 빌드가 가장 강력한 타이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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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왕의 게임 - 인생 역전의 승부 (2) 19.09.13 15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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