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未堂)에게 -시-
미당(未堂)에게
시를 시답게 한 당신은 사람인가요?
천재였습니다.
그러기에 저에게 너무나 잔혹합니다.
피눈물이 납니다.
당신을 키운 팔 할은
당신의 나이 스물셋 동안,
바람이라 했습니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고
당신은 죄인, 천치라 읽혔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겠다며
당신은 떳떳했었습니다.
시를 시답게 한 당신은 사람인가요?
천재였습니다.
그러기에 저에게 너무나 잔혹합니다.
피눈물이 납니다.
친일에 관한 질문에
어이 기자 양반, 잘 좀 봐주시게.
그저 한 죄인으로 그렇게 운명하였습니다.
결국 당신은 사죄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당신을 볼 것입니다.
한국 시문학의 거목, 배우겠습니다.
반성하지 않은 변절자 비판하겠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천재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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