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화 프롤로그
인터넷의 한 야구 커뮤니티.
[여러분! 좌완 언더핸드 너클볼러 어떻게 생각하세요?]
- 나름 경쟁력 있지 않을까요?
⌞ 이 무슨 끔직한 혼종을....
⌞ 그냥 어디서 들었던 거 다 섞은 거임? 진지 빠는 거 개 웃기네.
⌞ 너클볼을 굳이 언더로 던져야 할 이유라도? 님 돌았음?
⌞ 이게 투구 메커니즘이 되나? 야구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거 같은데.
⌞ 좌완 언더핸드도 골 때리는데. 너클볼?
⌞ 이거 소설 속 내용인가요?
누군가 올린 한 게시글.
조롱과 멸시가 가득한 댓글들이 실시간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글을 확인하고 있던 고율.
외자의 이름을 가진 이 앳된 소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대한민국 야구판 XXX 그래....”
순간 튀어나온 욕설.
고율은 나지막한 목소리를 모니터를 향해 내뱉었다.
고율이 이러는 이유는 당연히 이 글의 작성자이기 때문.
수많은 변명들이 머릿속을 휘저었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이 작성한 글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자 자연스레 욕설이 먼저 나왔다.
결국.
“그래. 어차피 실력으로 증명하면 그만이야. 고율. 넌 할 수 있어. 포기를 모르는 남자잖아. 넌.”
애써 댓글들을 무시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고율.
만화 속 명대사를 생각하며 자신의 가슴을 팡팡 친다.
아무래도 자기 위로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웃으라 그래! 욕하라 그래! 나 고율!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방안을 둘러보며 발을 구르며 두 팔을 힘차게 위로 뻗는 고율.
오래전 보았던 복싱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그렇게 고율은 앞으로 팔을 여러 번 뻗으며 방을 나섰고.
[야구에 대한 내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아무도 열심히 하는 것을 대신하지 못한다.]
[나는 늘 특별하지 않았다. 그래서 도전을 멈출 수가 없었다.]
[소시민은 항상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
방 안엔 고율이 프린트 해 놓은 야구 명언들이 그런 고율의 모습을 응원하는 듯 바람에 휘날리기 시작했다.
- 작가의말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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