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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만세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트럭 : The Driver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제복만세
작품등록일 :
2019.09.28 16:38
최근연재일 :
2019.10.03 15:58
연재수 :
5 회
조회수 :
580
추천수 :
13
글자수 :
18,112

작성
19.09.29 14:00
조회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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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 신입사원 OJT

DUMMY

충격적인 입사 면접이 있은 다음 날, 형기는 회사의 차고지로 향했다. 그래도 회사의 차고지는 서울 밖에 있었다. 구리시의 언저리에 위치한 차고지에는 덤프트럭부터 1톤짜리 포터까지 다양한 트럭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차고지 옆의 3층짜리 건물 1층에 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실례합니다....”


차고지 사무실은 사무원을 위한 책상 3개와 기사들의 휴식용으로 보이는 소파들이 여러개 늘어서 있었고 큼지막한 TV가 한 대 보였다. 형기가 사무실로 들어오자 소파에 늘어져있던 아저씨가 벌떡 일어났다. 수염은 덥수룩하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말끔한 행색이었다. 츄리닝을 입고는 있었지만 깔끔한 것이 매일 갈아입는 듯했다.


“아, 새로 온다는 신입인가?”


“이번에 입사하게 된 주형기입니다!”


잔뜩 긴장해서 고개를 숙이는 형기를 보면서 아저씨가 허허 웃었다.


“난 팀장인 강정우다. 일단 우리가 무슨일을 하는지는 들었지?”


“예에....”


강팀장의 말에 형기의 표정은 저절로 떨떠름하게 변했다. 사람을 트럭으로 들이 받는 것이 일이라니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업무내용이었다.


“하하 뭐 표정을 보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네. 그래도 말이야 그렇게 고민할 필요는 없어. 우리가 사람을 치기는 하지만 이건 살인이 아니거든.”


“어떻게 트럭으로 사람을 들이 받는데 살인이 아닌가요? 그게 무슨....”


형기의 당연한 질문에 강팀장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시체가 없으니까 이건 살인이 아니야. 그저 실종이지. 우리는 목표를 그저 이세상에서 저세상으로 옮길 뿐이야.”


“예?!”


“백문이 불어일견이라고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게 확실하지. 자, 가자고.”


그렇게 말한 강팀장은 반대편의 문을 통해서 주차장으로 나갔다. 주차장에 늘어선 여러 트럭중에서 삼각별이 빛나는 덤프트럭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일단 조수석에 타.”


“예...”


강팀장은 운전석에 앉아서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평소에는 하루에 한 번씩 부산과 서울을 왕복할거야. 부산에 있는 회사 창고에서 화물을 싣고 서울에 있는 창고에다 하역을 하고 서울에 있는 창고에서 화물을 싣고 부산의 창고에다 하역을 하는 거지.”


“그건 왜 하는 거죠?”


“일단 겉보기로는 운수회사이다 보니 겉보기로는 그렇게 보여야 하기 때문이야. 군대도 다녀온 녀석이 가라치는 것 정도는 알잖아?”


“아.....”


“아무튼 그건 그거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여기 열쇠구멍보이지?”


“예.”


강팀장은 센터페시아의 중앙에 있는 열쇠구멍을 가리켰다. 형기도 센터페시아에 뜬금없이 열쇠구멍이 있는 것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우리가 그냥 이 차로 사람을 치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박살나겠죠.”


“그렇지. 그게 당연하지.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사람을 죽이는게 아니잖아?”


“예.”


“그래서 이게 필요한 거야.”


그렇게 말한 강팀장은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다른 열쇠를 꺼내서 센터페시아의 열쇠구멍에 꼽고 돌렸다. 그러자 운전석 앞에 HUD가 나타났다. 마치 전투기의 HUD와도 같이 중앙부에 붉은색의 조준점이 그려져 있었다. 강팀장은 그 조준점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건 차원 전송기라고 하지. 여기 이 조준점이 보이지? 여기 중앙에 목표를 겨냥하고 들이 받는거야.”


“.....”


“그러면 놀랍게도 이 세상에서 먼지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거야. 대단하지 않아?”


“....그렇네요....”


형기는 이성의 한계를 시험하는 강팀장의 설명에 영혼 없는 대답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답을 하는 것을 잊지 않는 것 만큼은 확실히 군생활의 덕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전혀 납득을 하지 못했다는 기색이 역력한 형기를 위해서 강팀장은 차원 전송기를 끈 뒤 트럭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나도 이런 설명 한번에 모든걸 이해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 그러니까 지금부터 훈련장으로 갈거야.”


“훈련장이요?”


“당연하지. 사람 치는게 쉬운건 줄 알아? 실패 없이 한 번에 깔끔하게 처리해야 일처리가 편해지는 거야. 훈련은 당연한거야. 세상에 어떤 직장이 신입사원을 OJT도 안하고 바로 실무에 투입하겠어? 막노동 공사판도 그렇게는 안해.”


“그렇군요...”


차를 타고 어디론가 30분정도 가서 훈련장에 도착했다. 훈련장이라고 해서 별것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적당히 넓은 평지에 펜스를 둘러쳐서 내부가 안보이게 만들어 놓은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차를 세운 강팀장이 차 문을 열면서 말했다.


“그럼 운전석에 앉아봐.”


“예.”


형기가 운전석에 앉자 강팀장은 다시 차원 전송기를 켜고 센터페시아의 버튼을 몇 가지를 눌렀다.


“지금부터 시뮬레이터를 켤거야.”


HUD에 100미터 정도 전방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자, 그러면 저걸 들이 받아보라고.”


“.....네.”


형기는 중립에서 전진 기어를 넣고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뮬레이터에서는 바로 앞에 있었기에 핸들을 꺾을 것도 없이 그대로 직진해서 들이받으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액셀을 밟아서 차를 가속시키고 표적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지만 강팀장이 옆에서 지적했다.


“뭐하는 거야! 지금 그런 굼벵이 같은 속도로 가서 뭘 할 수 있다고! 액셀은 끝까지 밟아!”


형기는 강팀장의 말대로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엔진이 굉음을 터트리면서 차가 질주하기 시작했다. 표적이 있는 100미터는 순식간이었다. 트럭이 표적을 들이 받자 HUD에 평가점수가 표시되었다.


“정확도 100%, 충격속도 67km/h, 성공확률 71%...?”


점수를 읽는 형기에게 강팀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충고했다.


“이번이 처음이니까 이해는 하지만 넌 이제 프로가 되어야해.”


“프로요...”


“그래 프로. 프로라면 액셀에 망설임이 있어선 안 돼. 어떤 상황에서도 풀악셀! 그것이 바로 프로의 자세다. 표적을 향해서 전심 전력으로 최대한의 속도로 들이 받지 않으면 실패할 뿐이야. 다시 한 번!”


강팀장은 그렇게 말하면서 센터페시아의 버튼을 조작했다. 그러자 HUD에는 아까와 같은 표적이 다시 나타났다. 형기는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힘껏 엑셀을 밟고 표적을 향해서 돌진했다.


“정확도 100%, 충격속도 79km/h, 성공확률 88%...”


“아직 엑셀에 망설임, 주저함, 죄책감 같은 불필요한 감정들이 남아있었어. 프로에게는 그런 감정은 필요 없어. 프로의식으로 무장하고 다시 한 번 더!”


“정확도 100%, 충격속도 84km/h, 성공확률 93%...”


“아직 부족해! 좀 더!”


“정확도 100%, 충격속도 91km/h, 성공확률 97%...”


“좀 더! 있는 힘껏 들이 받으란 말이야! 야수와도 같이! 맹수처럼! 야수의 심정으로 표적을 들이 받으란 말이야! 네 안의 야성을 깨워!”


“정확도 100%, 충격속도 97km/h, 성공확률 99%...”


“아직 1%가 부족하잖아! 다시 한 번!”


“정확도 100%, 충격속도 97km/h, 성공확률 99%...”


“네 한계를 뛰어 넘으라고! 다시 한 번!”


“정확도 100%, 충격속도 97km/h, 성공확률 99%....”


“노오오오오력!!! 노오오오오오오력을 해서 한계를 넘는 거다! 다시 한 번!”


형기는 그렇게 시뮬레이터와 씨름을 3시간이나 더 하고 나서야 성공확률 100%를 달성 할 수 있었다.


“해...해냈다!”


“좋아. 잘했어. 그럼 이제 그 다음 단계다.”


“예?”


성취감에 젖어서 운전석에 늘어진 형기를 칭찬해준 강팀장은 센터페시아의 버튼을 다시 조작했다. 다음단계라는 말에 화들짝 놀란 형기를 보면서 강팀장이 뭘 놀라냐는 듯이 말했다.


“뭘 놀라? 당연히 다음단계가 있겠지. 세상일이 그렇게 쉬운 줄 알아?”


“그럼 다음 단계는 뭔가요?”


“당연히 어떤 미친놈이 트럭이 달려드는데 안피하고 있어? 지금부턴 표적이 도망칠거야.”


“허....”


형기는 할 말을 잊었다. 강팀장의 말에서 틀린 말이 하나도 없는데 뭐라 말 할 수 없는 감정이 형기의 가슴속에 꿈틀거렸다. 그리고 다시 표적을 향해서 트럭을 돌진시켰다. 가만히 서있던 표적은 트럭이 접근하면 불규칙한 방향으로 도망쳤고 형기는 그 표적을 최대한 따라가서 들이 받는 훈련을 계속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표적은 좀 더 민첩하게 반응하고 좀 더 빠르게 도망쳤다.


“좀 더 빨리! 좀 더 정확하게! 최선을 다해서 들이 받아!”


“목표를 센터에 넣고 풀악셀! 놓치지 마!”


그렇게 오전부터 시작한 시뮬레이터 훈련은 해질녘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하루종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형기는 3단계에서 헤매고 있었다.


“좋아,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한동안은 이렇게 훈련을 계속 할거야.”


“하아...수고하셨습니다.”


다시 자리를 교대한 형기와 강팀장은 회사의 차고지로 돌아갔다. 차고지로 돌아가면서 형기가 살짝 망설이다가 강팀장에게 질문했다.


“팀장님 궁금한게 있는데요...”


“뭔데?”


“시뮬레이터는 몇 단계까지 있나요?”


“25단계.”


“헉......”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일은 그저 그런 운전하는 일이 아니야. 그 누구보다도 프로페셔널한 일이고 절대 쉽지 않아. 훈련이 어려운건 당연한 일이지.”


“예에...”


형기는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도 3단계를 못 넘어서 빌빌댔는데 어느 세월에 25단계를 클리어 한단 말인가. 차고지에 돌아온 강팀장이 트럭에서 내리면서 지금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그러고보니 중요한걸 안했네.”


“네? 뭘요?”


“오자마자 근로계약서를 쓴다는게 깜빡했네.”


“근로계약서요?”


“근로계약서가 뭔지 몰라?”


“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어?”


“예.”


“아르바이트도 안했어?”


“했는데요.”


“그런데도 근로계약서를 쓴 적이 없다고?”


“예.”


“허어....일단 따라와.”


강팀장은 책상에서 서류를 챙겨와서 소파에 앉았다. 형기도 강팀장의 맞은편에 앉았다. 강팀장은 형기에게 서류를 내밀면서 말했다.


“이게 근로계약서라는 건데 일단 한번 봐.”


“예에...”


강팀장은 근로계약서를 처음 보는 형기에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마치고 한부를 받아서 사무실을 나온 형기의 두 눈에 형형한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25단계? 그딴게 뭐가 중요해. 연봉이 1억인데. 그까짓것 내가 극복한다.”


오늘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시뮬레이터로 훈련을 하는 기간동안은 수습으로 월급이 200만원밖에 되지 않았지만 수습을 통과해서 본격적으로 직무에 들어가는 순간 월급이 폭등해서 기본급이 월 600만원에 성과급으로 전생자를 처리하는 건마다 1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오늘 하루 종일 형기를 사로잡았던 죄책감, 망설임, 탈력감같은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불타는 열정과 욕망이었다. 형기는 지금이라면 무슨 짓을 시켜도 할 자신이 있었다.


작가의말

연봉이 1억이라는데 뭘 망설여! 들이 받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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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 취업하다. +2 19.09.28 148 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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