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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글쟁이 나카브의 공방

내 일상


[내 일상] 소설 쓰기 전에 올리는 에피타이져 1

안녕하세요. 초보 글쟁이 아퀼리페르, 줄여서 아퀼입니다. 준비 중인 소설의 구상이 점점 윤곽이 잡히길래, 홍보 겸인사드릴 겸 간략한 정보를 남깁니다. 


소설의 제목은 Blade bridge입니다. 검으로 된 다리란 뜻이죠. 본래는 ‘원탁의 기사’에 등장하는 란슬롯이 검으로 된 다리를 건너가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어찌저찌 상상력이 붙다 보니 이런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다리 너머에는 눈부신 광채가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것을 황금이라 여기고, 누군가는 명예라고 여기고, 누군가는 희망이라고 여겼다. 각자가 생각하는 광채의 정체는 제각각이었지만, 좌우지간 사람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다리를 건너가겠노라 맹세했다. 

그래서 그들은 광채로 향하는 다리 위로 발을 재겨딛었다. 오로지 홀로 설 수밖에 없을 정도로 좁디 좁은, 강철로 만들어진 검의 다리 위로.

다리를 건너는 자는 그 누구와도 함께 걸어갈 수 없었다. 건너는 자는 마주친 자를 쓰러뜨리지 않고서는 지나갈 수 없었다. 그 다리는 고독하고도 처절한 길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견딜 수 없는 것은, 다리를 건너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자는 필경 두 쪽으로 갈라져 떨어져버린다는 것이다. 자신이 짊어진 신념의 무게에 짓눌린 나머지 검의 다리를 딛은 발부터 시작해 머리까지 서서히 쪼개지면서. 

그것이 바로 검의 다리에 선 자들의 숙명. 짊어진 신념으로 모든 것을 배제했기에, 그 무게에 짓눌려 쪼개질 몸뚱이마저 버려야만 하는 그런 결말.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여튼 소설 속 인물이 세운 신념이 도리어 자신의 목을 죄는 그런 이야기를 지어보겠다고 해서 Blade bridge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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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de bridge의 주인공. 크로넨 헤얼코니히 (kronen Herlkonig)

참, 고백하건데 제가 Blade bridge란 제목으로 쓴 소설이 있긴 합니다. 본래는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 영웅전’ 팬 픽션이었어요. 게임 시나리오에 설정 파괴를 단행해서 오리지널 요소를 넣어서  재밌게 써보자, 그런 목표로 글을 쓰기 시작했죠. 주인공은 게임 속 인물이 아닌 오리지널 인물이었고, 나름 오리지널 서브 스토리도 넣어보고요. 

근데 쓰다보니 한계에 부딪히더군요. 게임 시나리오야 콘텐츠에 따라서 이리저리 변할 수 있는 것이었고, 복잡한 설정을 도입한 제 글로는 따라가기가 벅찼습니다. 무엇보다 소설 쓰다가 취직한 뒤 정신없이 일하느라 너무 오랫동안 연재 중단을 해버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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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픽션 연재 시절 표지. 모든 삽화는 ‘신세희’님한테서 받았습니다. 
초보 글쟁이에게 고퀄리티 삽화를 제공해주신 점, 아직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Untitled-2.jpg
특히 연재 막바지의 컬러 삽화는 정말 감사할 뿐.

결정적으로 다시 소설을 쓰려 하니 굳이 팬픽션으로 써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소설은 게임 시나리오의 주요 흐름을 따라갈 뿐 세부적인 내용은 꽤나 게임과 달랐고, 주요 흐름도 입맛에 따라 바꿔버리는(!) 만행도 저질렀으니까요. 

한 마디로 결론은 이렇습니다. 게임 시나리오보다 오리지널 요소가 더 많았고, 게임 시나리오 부분만 덜어내면 그냥 오리지널 소설이 나오겠다, 그럼 차라리 오리지널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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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게임에는 이런 장면이 없습니다. 
제 멋대로 만든 오리지널 서브 스토리를 묘사한 장면이니까요.


아... 물론 고백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만, 조금 이야기가 복잡합니다. 에피소드 제로를 보시면 알겠지만,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에 영감을 얻어낸 뿌리가 남아있습니다. 그 게임들은 다른 시나리오를 전개하느라 제가 영감을 얻은 떡밥을 안 다루고 있지만

에피소드 제로를 연재한 뒤 속 시원히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예전에 썼던 원고를 오리지널로 다듬는 작업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이 어느 정도 끝난 뒤라면 연재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대략 4월 중순으로 보고 있습니다. 


덧1. 삽화 표지에 있는 주인공의 외형은 그대로 활용합니다. 어차피 오리지널 캐릭터니까요. 

덧2. 신세희님이 취직 준비를 하고 있는지라... 아마 삽화 없이 연재할 거 같네요. -_-; 혹시 실력 좋은 삽화가 아는 분, 소개 부탁드립니다. ㅠㅠ 





댓글 2

  • 001. Lv.92 제국의황제

    15.03.23 20:23

    이런 소설도 있었군요.이작품은 어떻게 됫나요?

  • 002. Lv.18 나카브

    15.03.29 17:51

    초반부터 완전히 꼬여서 보류 처리했습니다 하하하 OTL 소설을 쓰기 위해 필요한 사전지식도 덜 확보했었고요. 그래서 가끔 생각날 때마다 플롯을 다듬고 있습니다. 에어본 나이트 완결하고 도전해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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