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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unii 님의 서재입니다.

물약으로 천하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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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unii
작품등록일 :
2020.05.11 21:44
최근연재일 :
2020.06.14 01:22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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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1
추천수 :
277
글자수 :
167,083

작성
20.06.14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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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0)

DUMMY

“언니,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죠? 여기는 어디죠?”

페니는 땅에 업드려 있었다. 그리고 그 얼굴은 하늘을 향한 채 말하고 있었다.

업드린 페니의 팔다리는 세배는 길어진 듯했고 가슴부터 배 사이에서 무언가 튀어나와 방바닥을 헤집고 있었다. 어떤 것은 입으로 보였고 어떤 것은 발톱이나 이빨로 보였다.

말로 형용하기 힘든 그로데스크한 광경에 유하만이 주춤 물러섰다.

방바닥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것이 페니가 흘린 피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을 때 페니가 몸을 일으켰다. 핏덩이가 된 채 땅바닥에 누운 시체가 보였다. 덩치로 보아 어제 떠나갔다는 용병 중의 하나로 보였다.

“어, 언니. 왜 그렇게 낮은 곳에 있죠?”

페니의 목은 완전히 뒤로 돌아간 채 유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모습이나 방 안에서 펼쳐진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 위치였다. 길어진 팔다리로 인해 페니의 키가 거의 천정에 닿아있었다. 페니의 몸이 뒷걸음으로 유하만에게 다가왔다.

유하만은 더 견디지 못하고 일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어, 어디 가는 거예요!”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 다리가 꼬여 유하만은 한 차례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벽을 붙잡고 일어난 유하만은 넘어질 듯한 걸음으로 여관을 뛰쳐나갔다.

“유하만!”

마침 진과 라르가가 여관으로 돌아오다가 유하만과 마주쳤다.

진이 비틀거리는 유하만을 붙잡고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여관 안에 뭐가 있어?”

유하만의 표정은 끔찍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자신이 본 그것을 대체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유하만이라고 하셨나요? 이상하군요. 그 이름, 내가 아는 누군가와 같은데.”

진과 라르가가 경계심에 찬 모습으로 뒤돌아보았다. 그곳에 사제 에르민이 서 있었다.

“당신, 다치고 싶지 않다면 더 이상 다가오지 마. 이 마을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진이 에르민을 노려보며 말했다. 진과 라르가도 이젠 이 마을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이자가 그 원흉인 것일지 모른다.

“당신의 말에 따를 테니 그렇게 무서운 표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마을에 일어난다는 그 일이 무언지 오히려 제가 묻고 싶군요. 혹시 우리가 당신들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나요?”

에르민의 침착한 대답이 뭔가 시간이라도 끄는 듯한 느낌이 들어 진은 대답하징 않은 채 유하만에게 말했다.

“유하만, 정신 좀 차려봐. 대체 안에서 뭘 본 거야?”

유하만이 몇 차례 심호흡을 해 조금 마음을 진정시키고 여관을 돌아보았다. 페니는 뒤따라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페니 뿐만이 아닐 것이다.

유하만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마을 곳곳에서 사람들이 나타나 그들에게 모여들고 있었다. 유하만이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해, 진.”

진도 유하만을 따라 주변을 돌아보고는 소리쳤다.

“모두들 다가오지 마!”

“왜 그러는 겁니까? 진. 당신이 이곳의 선량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아십니까?”

정말 내가 모든 걸 오해한 것이라면 좋겠군.

사람들은 계속 가깝게 모여들고 있었다. 조용하고 생기 없는 동작으로, 이 어이없을 정도로 기괴한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때 유하만이 몸을 일으키고 앞으로 나섰다.

“헛소리는 집어치워라, 에르민. 이건 데빈 그 놈이 벌인 일인가? 아니면 너도 그 개자식처럼 되어버린 건가?”

에르민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이거 정말 놀랍군.”

에르민이 유하만을 아래 위로 살펴보며 말을 이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정말 너로군. 유하만 샤라트. 대체 어떻게 여신의 모습을 하게 된 거지? 혹시 네 존재가 나를 위한 어떤 신탁인가?”

“두 사람 아는 사이였어?”

“여신 같은 소리 집어치워. 너야말로 이곳에서 대체 뭘 하는 거냐? 그 사막에서 어떻게 살아 나온 거지?”

오랜 기억을 떠올리며 에르민이 미소 지었다.

“넌 내가 죽었을 거라 생각한 건가? 어쩌면 그런 오해를 할 수도 있겠군. 사제 데빈은 그곳에서 날 구원으로 이끌었다. 난 믿음으로 다시 태어났고 지금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여신 타트락시아의 가르침을 전파하고 있지.”

“구원?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지. 네가 당한 그런 게 구원이라고?”

“네 눈앞에 서 있는 이들 또한 바로 그 증거이니 지켜보아라. 내가 구원으로 이끈 사람들, 믿음에 의해 거듭 태어난 여신의 자녀들을.”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이 갑자기 다가오는 것을 멈췄다. 사람들은 선채 몸을 경련하거나 갑자기 땅에 무릎을 꿇었고 일부는 아예 쓰러져 바둥거렸다.

“지금 대체 뭐가 일어나는 거죠?”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던 라르가가 땅에 주저앉은 채 몸을 벌벌 떨었다.

일부 사람들의 몸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마치 거미의 발톱 같은 것으로 땅을 딛었고 크게 벌어진 입으로 포효했다. 그 입 안에 촘촘하고 뾰족하게 돋아난 이빨이 보였다.

유하만이 검을 뽑아들며 진과 라르가에게 말했다.

“너희 날 수 있지? 날아서 도망쳐.”

“이렇게 된 이상은 도망치게 둘 수 없는 걸 이해해 주세요.”

에르민이 그 말을 들은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땅에 주저앉은 일부 사람들의 등에 마치 박쥐의 그것을 닮은 날개가 튀어나왔다. 날개를 펄럭이며 녀석들이 허공으로 날아올랐지만 비행이 익숙하지 않은 듯 허공에서 비틀댔다.

“안타깝군요. 당신들의 믿음이 조금 더 깊었다면 조금 더 아름답고 쓸모있는 날개를 만들어줄 수 있었을 텐데.”

에르민이 애석하다는 듯 말했다.

진이 나직하게 유하만에게 말했다.

“유하만, 지금 이 미친 짓을 벌이는 게 저 녀석인 거지? 저 녀석을 죽이면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오나?”

“제, 제길 나도 몰라.”

“라르가를 부탁할게.”

진은 그렇게 말하곤 비행마법을 펼쳐 에르민에게 달려들었다.

괴물로 변한 사람들이 사방에서 진에게 달려들었다.

“풍압장벽!”

괴물들이 바람의 벽에 막혔다.

“재미있군요.”

몇몇 적들이 장벽을 피해 진에게 다가왔지만 진이 비행의 속도를 가속해 피해내며 순식간에 에르민에게 다가갔다.

자신이 아는 가장 강력한 마법으로 한 번에 결판을 낸다.

“폭염작렬!”

진의 양 손에 엄청난 화염의 기운이 모여들 때 에르민의 앞을 한 거대한 사내가 막아섰다.

시전을 중단한 진의 마법이 풀렸다. 진의 뒤로 괴물들이 달려들었다.

“진!”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하만이 소리쳤다.

진의 앞을 막아선 자는 천명이었다.


작가의말

일단 독자들이 많지 않아도 채워야지 생각했던 처음의 목표인 공모전 커트라인 만큼은 연재를 마무리 한 듯합니다.

당분간은 분량이 미비한 1회차에 첨탑공략에 좀 더 집중하려 합니다.

물약으로 천하무적은 앞으로는 다소 비주기적으로 연재가 이어질 듯하니 이해해주세요.

모두 즐거운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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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 +4 20.05.21 112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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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2 20.05.12 405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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