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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즈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자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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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리즈
작품등록일 :
2018.10.06 21:11
최근연재일 :
2018.10.25 20:1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6,169
추천수 :
112
글자수 :
91,698

작성
18.10.15 18:35
조회
231
추천
3
글자
10쪽

누나와 동생

DUMMY

상업도시 뷔렌.


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던 수많은 점포들이 늘어선 거리에는, 빨간색의 몬스터라인(Monster Line)이 빙 둘러쳐져있다.


‘출입금지’


몬스터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검은색 바탕에 옷깃에 붉은색 자수가 박혀있는 제복차림의 사람들이 피해현장을 검토하고 정리하기 위해, 부산히 움직이고 있었다.



쏴아아아---


거리에 흩뿌려진 핏자국을 물계열의 마법으로 씻어내고 있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제복차림의 젊은 여자가 멀리서 걸어오는 남자를 바라보며 화들짝 놀란다.


핏물이 번진 투박한 천이 어깨 위로 칭칭 감겨진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장발의 남자.

여자는 하던 일을 멈추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게슈트 선배?”


남자가 일정한 보폭으로 천천히 걸어오다, 여자를 보고는 반가운 표정을 짓더니 각진 턱을 움직였다.


“클레이, 범인이 누군지 알아냈다. 이 사건은 계획된 거였어.”


“그게, 무슨.. 그것보다 선배 누구한테 당한 건가요?”


“아, 아 이거? 별거 아니야 그것보다 우리가 놓친 게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남자는 숨을 고르고는 벌어졌던 싸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게 정말인가요? 그 분이?”


“그래, 내가 틀림없이 봤다. 그 녀석은 도망치거나 죽은게 아니었어, 그 놈은 변했어.”


“그런...”


남자는 여자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말을 이었다.


“나는 이번 일을 보고도 할 겸, 치료를 받으러 본부에 들를 생각이다. 이건 개인적인 부탁인데, 한 가지만 부탁해도 되겠나?”


“들어는 보죠.”


“회귀자로 추정되는 자를 발견했어, 자신의 말로는 지니고 있는 마나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거라고 주장하는데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 아니면 겁이나 숨어있었던 걸지도. 아무튼, 그가 찾아온다면 기관으로 데려와주게.”


“회귀자가 못 알아보는 회귀자라니, 정말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네요. 선배 말대로 겁쟁이였다면 끝까지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찾아올 일도 없을 텐데요.”


“내가 거짓말 하는 걸 본 적 있나? 진짠지 아닌지는 자네 눈으로 보면 알걸세. 내일 밤까지 여기서 제일 큰 여관이야, 그가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부탁했으니, 나는 내 스크롤을 가지러 가도록하지.”


“휴.. 알겠어요.”


할 말만 마치고 멀어지는 남자를 보며, 젊은 여자는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핏자국들을 씻어내기 시작했다.





--





‘검은 물갈퀴 여관’


남자가 건네준 쪽지에 나온 여관이름과 일치한다.


뷔렌에서 유명한 여관이라더니, 확실히 주변의 다른 건물들과는 규모부터 달라 보였다.


딸랑 딸랑---


문을 열고 들어가니 경쾌한 종소리가 들렸다.


선선한 가을 날씨가 오늘 따라 제법 쌀쌀해서 그런지 따뜻한 벽난로가 활활 타오르면서 실내의 공기를 따듯하게 데우고 있었다.


1층은 로비 겸 술집으로 쓰이는지,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은 저마다 나무로 된 테이블에 모여 앉아 술판을 벌려놓고는 카드게임이라도 하는지 손에 무언가를 들고는 떠들어 댔고. 어떤 이들은 구석에 틀어박혀 조용히 불그스름한 액체를 홀짝이는 듯 보였다.


주변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장발의 남자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옆으로 누가 다가오더니 가래가 낀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꼬마야! 길이라도 잃어버린 거냐?”


자잘한 상처들이 새겨진 험상궂어 보이는 인상.


“아닌데요?”


“푸하하!! 요즘 꼬마들은 당돌하구만!”


‘내가 너보다 나이는 더 많이 먹었을 걸?’


남자가 넓적한 손으로 내 등을 툭툭 치면서 말을 이었다.


“여기는 너 같은 꼬마가 혼자서 올 곳이 아니야.”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어려보이는 외형이 이럴 때는 여러모로 얕보일 수 있다는 사실이 되새겨진다. 어린아이에게 어린아이 취급을 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겉보기에도 나보다 어려보이는 놈이 이런 식으로 대하니 슬슬 열이 뻗친다.


“꼬마야 나이도 어린데 벌써 귀가 먹었니?”


툭—


남자가 나를 떠밀 듯이 밀친다.


‘아오.. 저 새끼, 면상에 파이어 볼트라도 갈겨 버릴까.’


남자를 향해 사나운 눈초리로 쳐다보자 남자가 눈을 부라린다.


“어쭈. 어른이 말하는데 이 놈 표정 봐라?”


남자가 손을 들어 올리던 순간.




“손 내리지?”


차가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넌 또 뭐.. 딸꾹--”


남자가 여자의 옷차림을 보고는 손을 냅다 내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청록색머리와 눈동자를 지닌 예쁘게 생긴 젊은 여자가 보였다.


지난 생에서 지겹게 보아온 제복차림.

여자가 천천히 선홍빛 입술을 달싹인다.


“당신이 그가 말한 사람이군요.”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마나.


‘이 여자도 회귀자인가?’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A급 각성자 이면서도, 회귀자인 클레이라고 해요.”


여자가 새하얀 손을 내밀었다.


“저는 테오라고 합니다.”


몸을 돌려 여자의 손을 맞잡자,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딸꾹--!



“죄송합니다!!”


고개를 돌리니 흙빛이 된 남자가 몸을 덥석 숙이고 있었다.


‘허허.. 이놈 태세전환 좀 보게..’


“정말 죄송합니다!”


남자는 한 번 더 말을 내뱉고는 허둥지둥 밖으로 사라졌다.


황당해 하는 나를 바라보며 여자가 말을 건넸다.


“우리 할 말이 길어 질 것 같은데, 일단 자리에 앉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자를 따라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으니 여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물어온다.


“테오씨는 회귀자 인가요?”


지금시점에서 회귀자인걸 밝히면, 여러모로 귀찮아 질 것 같아서 대충 둘러대기로 했다.


“회귀자는 아니에요,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마나가 많았다고 들었어요.”


“그럼, 정말로 회귀자가 아닌가요?”


“네 정말입니다.”


“음.... 흐응...... 응응.”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여자의 눈이 점점 커지면서 고개를 끄덕 거린다.


“그럼, 말 놔도 되..지?”


“뭐, 편하게 하세요.”


“그래! 그럼 누나라고 불러봐!”


‘뭐.. 이 사람도 회귀자니 틀린 말은 아니지.’



“네, 누나.”


여자는 손뼉을 치듯이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는, 커다란 눈망울로 부담스러운 눈빛을 쏘아낸다.


“귀여워... 난 누나니까, 도..동생이라고 불러도 되겠지?”


“네, 뭐..”



그때, 점원이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건넸다.


“기관 분이 시군요. 주문하시겠어요?”


“간단히 먹을 거랑, 맥주 두 잔! 아니 맥주 한잔이랑 우유 한 잔요.”


“네, 알겠습니다. 더 필요 하신 게 있으면 불러주세요.”


‘우유 먹을 나이는 지난 거 같은데..’


점원이 멀어지자, 나는 입을 열었다.


“누나. 그런데 그 남자는 바쁜가 봐요?”


“응? 아. 그 무뚝뚝한 선배? 일이 좀 생겨서 먼저 돌아갔어.”


“무슨 일요?”


“혹시, 여기서 일어난 사건 알아?”


“네, 몬스터가 나타날 때, 여기에 있었으니까요.”


“그러면 이야기가 빠르겠네, 원래는 그 몬스터가 여기 도시를 헤집어 놔야 하거든. 그런데 그걸 무뚝뚝한 선배가 미리 가서 제압 해버린 거야.”


여자가 주위를 둘러보고는 소리를 낮춘다.


“이전 생에서는 이런 사건들이 단순히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라 생각하고 넘어갔지, 그런데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보기 힘든 몬스터들이 여러 도시에 불쑥 불쑥 난거야.”


‘확실히 뭔가 이상하군.’


“우리는 고민했지 이 사건이 우연이 아닌 것 같다고, 그런데 마침 무뚝뚝한 선배가 어제 낮에 부상을 입은 채로 나타 난거야.”


‘그렇게 강해보이던 남자가 부상을 입었다고? 상대는 얼마나 강한거야?’

“누구한테 부상을 입은 건가요?”


“나도 처음엔, 카오스 데몬을 때려잡다 생긴 부상인 줄 알았어, 그런데 알고 보니 뒤에서 이 사건을 주도하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던 거야. 선배는 그 사람이랑 싸우다 부상을 입은 거고.”


“그게 누군가요?”


“말해줘도 모를 걸, 저번 생에서 A급의 각성자로 활동하던 사람이니까. 지금 생에선 그렇지 않지만..”


여자는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러면, 그 사람도 회귀를 한건가요?”


“그래. 그런데 그 사람은 악마와 손을 잡은 거야.”


‘도대체 왜?’


머릿속에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점원이 옆으로 걸어오더니 테이블 위에 먹을거리와 마실 거리를 가져다주었다.




꿀꺽-- 꿀꺽--


“크으~~~ 맥주 맛 좋네”


“누나. 뭐 좀 물어봐도 되요?”


“응응! 동생 궁금한 거 있으면 다물어봐”


머릿속에서 항상 맴돌던 말.

회귀자라면 알 것 같은 느낌이다.


“누나, 게이트가 뭐에요?”


동그랗게 뜬 눈이 축 쳐진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어딘가 쓸쓸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다른 질문은 없어?”


‘궁금하지만, 난처하게 해봐야 좋을 것도 없으니.’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또 다른 의문.

강력해보이던 괴물을 단칼에 반으로 조각낸 남자.


“누나, 그 남자는 무슨 등급이에요?”


여자가 눈을 다시 동그랗게 뜬다.


“아, 선배? S급 각성자야. 근접 전투에서는 S급 각성자 중에 제일 쌜걸?”


‘그 남자가 타니아와 동급인 S급 각성자라고? SS급 이상일거라 생각했는데..’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는데,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동생~”


“네?”


“동생~ 몇 살이야?”


“12살요.”


“누나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만져 봐도 돼?”


“네? 무슨..”


여자의 손이 내 볼을 꼬집는다.


“아까부터 신경 쓰였거든, 말랑말랑.. 어우 귀여워. 은색머리도 이쁘다. 쓰담쓰담.”


여자의 얼굴이 발그레하다.


‘설마, 저걸로 취한 건가?’


한동안, 술주정인지 모를 여자의 장단에 맞춰 어울려줬다.




클레이라는 여자와의 첫 만남은

그리 기분 나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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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다시 만난 빨간머리 18.10.17 209 3 9쪽
15 B급 헌터 18.10.17 208 3 8쪽
14 다시 기관으로 18.10.16 211 4 11쪽
» 누나와 동생 18.10.15 232 3 10쪽
12 일그러진 반쪽 얼굴 18.10.14 219 4 8쪽
11 카오스 데몬 +1 18.10.14 245 5 10쪽
10 새로운 이름 +1 18.10.13 223 5 11쪽
9 각성자 시험 18.10.12 246 5 10쪽
8 회고록 18.10.10 265 5 10쪽
7 A급 각성자 라울 +1 18.10.09 265 6 9쪽
6 또 다른 회귀자 +1 18.10.09 325 6 9쪽
5 반쪽짜리 회귀자 +1 18.10.08 325 7 10쪽
4 각성자 기관 +1 18.10.08 323 7 10쪽
3 웅장한 이름 +2 18.10.07 398 8 10쪽
2 천릿길도 아기걸음부터 +1 18.10.06 495 9 9쪽
1 여기가 이세계야? +1 18.10.06 830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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