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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즈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자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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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리즈
작품등록일 :
2018.10.06 21:11
최근연재일 :
2018.10.25 20:1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6,168
추천수 :
112
글자수 :
91,698

작성
18.10.10 01:21
조회
264
추천
5
글자
10쪽

회고록

DUMMY

[1살. 베니가 찾아왔다. 클리오레의 부탁으로 내가 마나를 익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도와준단다.


하지만 아직 마나를 느끼는 것도 서툴다. 뭐 천천히 하다보면 느껴지겠지? 베니도 하다보면 금방 따라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줬다.


종종 옆 건물에 사는 타니아가 불시에 찾아 오는 바람에 마나를 못 쓴다는 사실이 들켜버렸지만..


그 날부터 항상 나를 경계하는 듯한 눈빛이 왠지 모르게 부드러워 진 듯한 느낌이 든건 기분 탓일까..]




[2살. 이놈의 마나라는건 언제 느낄 수 있는 걸까? 있기는 한 건가?? 아무리 느껴보려고 해도 느껴지질 않는다.


베니는 자신도 마나를 깨우치는데 2년 정도가 걸렸다면서 아직 괜찮다며 격려해줬지만 괜찮은 걸까?


타니아에게 도움을 청해보고 싶었지만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니었고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바빠 보였기에 나는 틈틈이 아스웰어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더 늘렸다.


뒷 건물에 회귀자 3명이 새롭게 이사 왔다. 얼굴은 본적은 없지만 타니아가 말해주기로는 A급 얘들이라며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했다.

내년이나 되야 S급 정도의 애들이 들어온다나 뭐라나..]




[3살. 아스웰어를 마스터했다. 하지만 마나는 아직도 안 느껴진다. 베니도 슬슬 지쳐가는 표정이다. 충신 녀석은 아직도 나를 격려해준다. 그렇게 불안 해 보이는 표정으로 격려 해줘봤자 위로가 안 되는데.


오늘부터 마나의 흐름을 느끼는데 들이는 시간을 더 늘리기로 했다. 이 쪽 회귀자 구역의 숙소도 이제 제법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나는 거의 방에 틀어박혀서 수련만 했다. 마음이 너무 초조하다.. ]




[4살. 나는 둔재다. 충신 녀석이 마나를 깨우치는데 까지 3년이 걸렸다고 했나? 나는 아직도 감이 안 잡힌다. 불안하다. 나를 대하는 평상시와 같은 주변의 태도도 왠지 따갑게만 느껴진다.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들어가 숨고 싶다. 방대한 마나양과 재능은 별개란 말인가? 타니아가 종종 얼굴을 비추며 마나를 다룰 수 있게 되었냐고 물어왔지만. 스스로가 너무나 부끄러워져서 대충 둘러댔다. 아직도 마나를 느끼고 있는 단계라고 말하면 무슨 표정을 지을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오늘도 타니아가 불시에 찾아왔다. 내일이 자신의 각성자 시험 날 이라고 한다. 열심히 하라고 말해 줬더니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홱 돌리고는 나가버렸다. 다음날 당당히 자기 숙소인 것처럼 문을 열고 들어온 타니아가 특유의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며 팔짱을 끼고 노려본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안 궁금하냐고 소리쳐댄다. 물어보니 자신이 S급 각성자가 되었다며 어깨에 잔뜩 힘을 넣고는 자랑했다. 축하한다고 말해 줬더니 코웃음을 치고는 고개를 홱 돌리면서 나갔다.


언제 봐도 당찬 꼬마다. 그리고는 옆 건물에 살고 있던 타니아가 헌터 구역의 숙소로 이사를 갔다. 그리 친하지 않은 사이인데 왠지 혼자 남겨진 것 같이 마음이 허전하다.]




[5살. 5살이 된지 얼마 안돼서 마나를 감지하는데 성공했다! 아직 뚜렷한 마나의 형태는 느껴지지 않지만. 공기 중에 섞여있는 다른 기운을 느꼈다. 사실을 말해줬더니 충신과 베니가 정말이지 기쁜 표정을 보여줬다.


마나의 크기와 양을 감지 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베니가 초급마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한걸음만 더 나아가자. 조금만 더하면 나도 마법을 쓸 수 있다.



마나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되면서부터 하급 마법을 배우기 시작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정말로 지금 생각해보면 왜 이걸 못 느꼈을까 싶을 정도로 금방 마나를 느낄 수 있었다.



확실히 충신과 베니에게서 느껴지는 마나양은 미미했고 내안에 있는 마나나 타니아 에게서 느껴지는 마나는 그 크기가 남달랐다. 이 기분 그대로 밀고 나간다면 금방 하급 마법을 마스터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만 더 힘내자. ]




[6살. 베니가 오늘도 파이어 볼트를 알려줬다. 베니의 손에는 엄청 쉽게 불꽃이 생성되는데 왜 내가 똑같이 따라하면 아무것도 안 나올까? 들은 대로 본대로 따라해 봐도 불씨는커녕 아무것도 변화가 없었다.



불마법이 제일 기본이라는데 나는 그 기본도 못하고 있다. 지구에서 꿈에만 그리던 마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생각보다 그리 기쁘지 않다. 힘들다. 괴롭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자신이.


이대로라면 각성자 시험은커녕 D급의 소울시터가 내 한계다. 회귀자가 D급을 확정 받는다면 모두가 콧방귀를 뀌어 댈게 분명했다.


마음이 급해졌다. 오늘부터 잠을 줄이고 파이어 볼트를 마스터 해야겠다. 충신 녀석은 불안함을 숨길 수 없는지 매일 매일이 풀죽어 있는 것 같다. 내가 좀 더 분발하지 않으면..]




[7살. 파이어 볼트를 익히는데 성공했다. 아직 생성된 불꽃에 힘이 없어 내가 원하는 목표지점까지 날아가지 못했지만. 어쨌든 성공했다. 베니가 축하해줬고 충신이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와서는 듣기 좋은 소리를 해댔다.


이제 8살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그전까지 파이어 볼트 하나라도 제대로 마스터하자. 현재로써는 내가 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하급 마법인 파이어 볼트 한 개뿐이다. 어린 아이의 몸으로는 마법으로 싸우는게 최선일 테니까.


하지만 이대로는 C급. 운이 따라 준다는 가정하에 B급이다. 목표로 해야 할 등급은 A급인데. 남은 시간은 약 5개월. 걱정해봐야 소용없다.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






인재 발굴 3팀.


클리오레는 손아귀에 맺힌 땀을 자신이 입고 있던 제복의 소매에 문질러 닦으며 초조한 눈빛을 자신의 앞에 놓여진 서류로 쏘아댔다.


“내일... 내일이면 각성자 시험인데...”


조용한 방 안에서 침 넘어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 상태로 A급이 가능할까.....”

“믿어 보는 수밖에”


클리오레는 자신이 치렀던 B급 각성자 시험을 회상하며 한동안 기도라도 하 듯이 두 눈을 감은채로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




“바알님 이제 내일이면 각성자 시험이로군요.”


“뭐 그렇지.”


충신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쫌 걱정됩니다.”


“왜 니가 겁을 먹어? 그 동안 연습한데로 하면 되겠지 뭐”


나도 그동안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노력했다. 비록 쓸 수 있는 마법이라고는 파이어 볼트 한 개 뿐이였지만.





쿵— 쿵— 쿵--


문밖에서 갑자기 들리는 발길질 소리에 충신이 잽싸게 달려가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붉은색의 트윈테일을 치렁치렁 늘어뜨린 타니아가 성큼 성큼 다가온다.


“내일이지?”


“오랜만에 보네. 웬일이야?”


타니아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내일이냐고 묻잖아!”


“아! 각성자 시험? 내일이긴 내일이지.”



“잘해”

들릴 듯 말듯 한 목소리.


“뭐라고?”


“잘하라고!!”

타니아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래 뭐, 열심히 해보긴 해야지 그건 그렇고 오랜만에 무슨 일이야 갑자기”


“흥.. 너 걱정돼서 온 건 아니고 임무 보고도 할 겸해서 겸사겸사 들린 거니까 착각 하지마!”


삿대질을 하며 뱉어대는 말투치고는 지나치게 다정하다. 그녀를 보고 있었더니 쌓여있던 걱정들이 단숨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풉.. 푸하하하하!!!”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버렸다.


내 웃음에 타니아가 커다란 눈망울을 동그랗게 치켜뜬다.


“왜.. 왜 웃어?!”


항상 당당하게 굴던 그녀의 모습과는 대조되는 행동에 정말이지 눈물 날 정도로 실컷 웃어버렸다.


“너, 좀 귀엽다.”


“뭐.. 뭐??

눈이 커지더니 아직 젖살도 안 빠진 두 볼이 발그레 진다.


그러고는 고개를 홱 돌리더니 밖으로 뛰어가 버렸다.


“나 간다!”


“쟤 오늘 약 먹었냐? 하는 짓이 뭐 저래 귀여워?”


옆에서 서있던 충신이 열려있는 문을 닫았다.


그의 표정에도 웃음이 걸려 있는 것이 걱정거리가 사라진 듯한 표정이다.






----





각성자 시험을 치루는 당일.


나는 비장한 표정을 짓고는 그동안 익혀온 것들을 하나하나 머릿속에서 곱씹었다.


‘좋아 하던 대로만 하자. 뭐, 지구 출신 치고는 이정도면 나름 선방한 거 아니겠어? 거기 애들은 마나도 못 느끼잖아? 아자! 아자!! 파이팅이다.’


긴장되는 마음을 진정이라도 시키려는 듯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문을 열고 소리쳤다.


“갔다 올 테니까! 집 청소 싹 해놔!”


충신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바라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는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엘리베이터를 떠올릴법한 장치 위에 올라타 천천히 아래층의 로비로 향했다.


오늘도 힘차게 회전하고 있는 커다란 구체 밑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바쁘게 걸어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천천히 장치가 아래층에 다다르자 나는 각성자 총괄 본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몇 걸음 정도 걸었을 때.


온몸의 감각을 최대한으로 곤두세우고 있어서 그런지 뭔가 따끔한 기척이 느껴졌다.


자리에 멈춰서 뒤를 홱 돌아보니.


빨간 머리가 건물의 기둥사이로 뾰족 튀어나와있다.


익숙한 머리의 색과 형태.

어젯밤 봤던 머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쟤 지금 뭐 하는 거야?’


나는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여기서 뭐 해? 바쁜거 아니 였어?”


눈이 마주친다. 타니아가 눈을 잽싸게 옆으로 피한다.


"그..그냥 지나가다 마주친 건데? 흥!!"


콧방귀를 끼면서 고개를 홱 돌리고는 어딘가로 뛰어 간다.


“나 간다! 잘해!”


트윈테일을 흔들흔들 거리며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작게 웃었다.


‘알고 보니 저 녀석도 귀여운 구석이 있네.’


나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목적지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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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다시 기관으로 18.10.16 211 4 11쪽
13 누나와 동생 18.10.15 231 3 10쪽
12 일그러진 반쪽 얼굴 18.10.14 219 4 8쪽
11 카오스 데몬 +1 18.10.14 245 5 10쪽
10 새로운 이름 +1 18.10.13 223 5 11쪽
9 각성자 시험 18.10.12 246 5 10쪽
» 회고록 18.10.10 265 5 10쪽
7 A급 각성자 라울 +1 18.10.09 265 6 9쪽
6 또 다른 회귀자 +1 18.10.09 325 6 9쪽
5 반쪽짜리 회귀자 +1 18.10.08 325 7 10쪽
4 각성자 기관 +1 18.10.08 323 7 10쪽
3 웅장한 이름 +2 18.10.07 398 8 10쪽
2 천릿길도 아기걸음부터 +1 18.10.06 495 9 9쪽
1 여기가 이세계야? +1 18.10.06 830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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