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긴나라 님의 서재입니다.

주인공들의 모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긴나라
작품등록일 :
2019.05.04 02:29
최근연재일 :
2019.05.24 06: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17
추천수 :
0
글자수 :
94,829

작성
19.05.06 06:00
조회
21
추천
0
글자
7쪽

아르헬의 이야기6

DUMMY

얼마 후, 아르헬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아르헬. 널 가르칠 선생님이시다.”

“네?”


아르헬은 진심으로 당황한 표정으로 아리엔과 그 옆에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딱 봐도 어디서 펜 좀 굴리며 먹물 좀 뭍이고 다녔을 것처럼 생긴 학자 풍의 중년 아저씨였다.

아리엔이 그 아저씨를 소개했다.


“외할아버지가 특별히 부탁하셔서 오신 분이니까 예의를 잘 갖춰야 한다. 알았지?”

“네에...”

“그럼 선생님, 저희 애 좀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하지 마십쇼.”


아리엔이 인사를 하고 나가자 낯선 중년 아저씨가 아르헬을 보고 인사했다.


“네가 아르헬이구나. 레베스 후작님으로부터 네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는 크라테스라고 한단다. 네가 그렇게 영특하다고 하던데,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갑구나. 나는 앞으로 네게 정치, 경제, 수학, 문학, 역사 등의 학문을 가르칠 것이다.”

“네에...”


아르헬은 자신에게 말도 없이 이런 일을 벌인 아리엔에 대한 원망을 하면서 대답했다.

평화롭던 자신의 일상이 사라질 것을 직감하면서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크라테스는 당장 그날부터 아르헬을 앉혀 놓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전수해주겠다는 양 강의를 시작했다.

아르헬의 생각에 크라테스는 아무래도 레베스 후작으로부터 특별한 부탁을 받은 것 같았다.


[우리 손자 놈 똘똘하니까 좀 빡세게 가르쳐!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후작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성심성의껏 가리키겠습니다. 믿어주십쇼.]

[너무 힘들게 하지는 말고! 만약에 우리 손자 힘들어서 머리에 쥐났다는 소리 들려오면 알아서 해!]


과연, 크라테스는 레베스 후작으로부터 신신당부를 받고 온 상태였다.

크라테스는 어린 시절부터 레베스 후작가의 후원을 받고 학문을 공부해왔던 터라 그 말을 허투루 듣을 수 없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너무 의욕이 앞섰던 탓에 앞부분만 듣고 뒷부분은 제대로 못 들었던 모양이었다.


“알겠느냐, 아르헬?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배움의 길은 끝이 없는 것이니, 인간은 살아가면서 항상 배움의 자세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네...”

“자 따라해보거라!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셋이면 셋이지 셋이겠느냐...”

“하나면 하나지...”

“자, 그럼 다시 한번 가보자! 한치와 두치가 합치면 세치고, 거기에 한치를 더하면 네치가 되는 것이니, 그것은 자연의 법칙이요, 우주의 규칙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을 운율에 맞춰서 이어보거라.”

“한치 두치 세치 네치....”


크라테스는 하루종일 아르헬을 자신의 앞에 앉혀 놓고 엄하게 가르쳤다.

아리엔이 걱정할 정도로 말이다.


“저기, 선생님. 애는 좀 어떠한지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레베스 후작님에게 당부받은대로 엄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가요?”


아리엔은 자신의 아버지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했다.


‘아니, 아버지가? 맨날 오면 그렇게 애 끌어안고 어화둥둥하시는 분이?’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랬다는데.

아리엔은 크라테스스에게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다.


“자, 아르헬! 다시 가보자. 있는 것은 있는 것이고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 아르헬은 아주 죽을 맛이었다.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이렇게 사람이 괴롭고 미쳐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놀고 싶다!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싶다! 간식 먹으면서 격렬하게 뒹굴고 싶다!”


아르헬은 자신이 그토록 원하고 바라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절망스러워했다.

크라테스는 너무나 엄하며 엄마도 자신의 편이 아니니, 세상이 너무나 냉혹하고 잔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와중에 아빠는 다른 나라로 출장가서 자리를 비웠으니, 마치 돛이나 노 하나 없이 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진 느낌이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어.”


아르헬은 자신의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주일이나 지옥에서 살았기 때문에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엄마!”

“응? 왜 그러니?”

“나 공부하기 싫어!”


아르헬은 아리엔에게 가서 대번에 자신의 요구를 늘어놓았다.


“나 공부 안 할 거야! 놀고 싶어!”

“뭐?”


아리엔은 갑작스러운 아르헬의 말에 당황했으나 이내 납득했다.

자신이 봐도 아르헬을 가르치는 크라테스의 교육 강도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아르헬이 버티고 있는 것이 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런 사정이 있었기에 아리엔은 아르헬을 다그치지 않고 천천히 설득 시키려 했다.


“아르헬.”

“싫어~! 나 안 할 거야~!”


하지만 아르헬은 협상의 여지는 없다는 양, 아예 아리엔의 앞에 드러누워서 발버둥을 쳤다.

공부하기 싫다는 심정을 온몸으로 표현하면서 말이다.

아리엔은 말로 해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르헬!”

“나 안하흑끅!”


아리엔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아르헬이 놀란 듯 히끅 거리기 시작했다.


“딸꾹!”

“아르헬,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할 수 는 없잖니?”

“히끅!”


아르헬은 딱히 아니라고 말 하지는 못했다.

예전이었다면 아무것도 몰랐기에 안하고 살겠다고 했겠지만, 이제는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이 말이다.

배울수록 자신이 아는 세상이 늘어나니 나름대로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떻게든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억지를 부려보았다.


“그래도~ 너무 힘들단 말이야.”

“아르헬. 그러면 선생님께 공부하는 시간을 좀 줄여 달라고 해볼까?”

“싫어~!”


공부를 안 할수 는 없지만, 그래도 하기 싫다!

아르헬은 아리엔의 제안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며 자신의 주장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그러다가 문득 아리엔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힉!’


아리엔이 싸늘한 표정으로 아르헬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헤롤드가 술을 거하게 마시고 들어오고 난 다음날 꿀물을 타주면서 보여주는 그 표정이었다.


‘이게 아닌가.’

“아르헬. 공부하는 시간은 줄여줄게. 하지만 선생님께서 더 이상 가르칠게 없다고 할 때까지는 공부를 계속 해야 할 거야.”

“끄응.”


아리엔이 딱딱한 말투로 통보하듯이 말했다.

아르헬은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히잉.’


그래도 일단 공부 시간은 줄이겠다 약속 받았다.

게다가 공부를 언제까지고 기약 없이 해야만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 가르칠게 없을 때까지만 하면 된다는 거지?’


아르헬은 굳게 결심한 듯 각오를 다졌다.


“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주인공들의 모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라이의 이야기8 19.05.24 7 0 8쪽
24 라이의 이야기7 19.05.22 13 0 7쪽
23 라이의 이야기6 19.05.20 28 0 7쪽
22 라이의 이야기5 19.05.17 17 0 7쪽
21 라이의 이야기4 19.05.15 19 0 7쪽
20 라이의 이야기3 19.05.13 24 0 7쪽
19 라이의 이야기2 19.05.12 21 0 11쪽
18 라이의 이야기1 19.05.12 29 0 13쪽
17 아르헬의 이야기17 19.05.11 13 0 15쪽
16 아르헬의 이야기16 19.05.11 10 0 8쪽
15 아르헬의 이야기15 19.05.10 15 0 8쪽
14 아르헬의 이야기14 19.05.10 27 0 8쪽
13 아르헬의 이야기13 19.05.09 29 0 8쪽
12 아르헬의 이야기12 19.05.09 14 0 8쪽
11 아르헬의 이야기11 19.05.08 35 0 10쪽
10 아르헬의 이야기10 19.05.08 13 0 9쪽
9 아르헬의 이야기9 19.05.07 15 0 10쪽
8 아르헬의 이야기8 19.05.07 14 0 8쪽
7 아르헬의 이야기7 19.05.06 35 0 9쪽
» 아르헬의 이야기6 19.05.06 22 0 7쪽
5 아르헬의 이야기5 19.05.05 49 0 7쪽
4 아르헬의 이야기4 19.05.05 39 0 7쪽
3 아르헬의 이야기3 19.05.04 24 0 10쪽
2 아르헬의 이야기2 19.05.04 33 0 7쪽
1 아르헬의 이야기1 19.05.04 173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