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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바위89 님의 서재입니다.

암흑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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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바위89
작품등록일 :
2019.06.23 12:33
최근연재일 :
2019.06.30 16:37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47
추천수 :
0
글자수 :
14,469

작성
19.06.24 16:25
조회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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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5쪽

제 2화> 존재

DUMMY

바위.

그것은 정말 끝없는 사막처럼 황량하게 펼쳐져 있다.

도대체 누가 이런 곳을 만든 것일까?


빛도 없는 이 세상을 왜?


“내가 만들었지.”


갑자기 훅 들어오는 한 마디. 그것은 분명히 소리 아저씨였다.


“아. 아저씨. 정말 여기에 있었던 거예요?”


“그럼.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겠다고 약속 했잖아.”


“하지만, 정말 힘들고 외로울 때는 없었잖아요.”

“넌. 나를 어떻게 느끼는 거지?”

“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단다.”


“하하. 그럼 복실이로 오셨나요? 아니면 제가 먹는 애벌레로 오셨나오?”


“그렇게 틀린 것 같지 않구나.”


“······”


“아저씨. 저는 정말 이 곳에서 존재하는 것이 맞나요?”


“존재?”


“네. 저는 이 곳에서 살아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아요.”


“그렇다고 죽은 것은 아니지 않니.”


“죽음이 무엇인가요?”


“죽음. 그것은 반응하지 않는 것이지.”


“그럼. 저도 죽겠네요.”


“아니다. 죽음을 자각하는 자에게는 죽음을 넘어설 수 있다.”


“죽음을 자각하는 자에게는 죽음을 넘어설 수 있다고요?”


“너희들이 말하는 죽음은 육체적인 죽음이겠지.”


“그럼. 죽음과 죽음의 문을 통과하는 것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죽음을 자각하는 자에게는 죽음의 문이 보이지. 그리고 그 죽음의 문을 통과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것은 육체적인 죽음과 다르단다.”


“전 두려워요. 제가 존재하게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지금까지 뭘 했나.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질기게 살아왔는지 허무해요.”


“그건 누구나 다 느끼는 감정이지.”

“그런 감정과는 달라요. 그건. 제가 지금 아저씨와 이야기하고 있는 이 순간처럼 강렬하게 존재를 느끼고 싶어하고 있어요. 캐서린과 말하거나 같은 이념을 가지고 싸웠던 저항군 동지들과 이야기를 했었다면 어쩌면 저는 저의 존재를 강력하게 느낄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럼. 지금은 아니라는 거구나.”


“지금은 복실이라는 이 세계의 생물과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나 자신과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나 자신에게 말하는 거구요. 그럼 어느 순간 내가 존재하고 있는지 아니면 죽어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나랑 얘기하고 있으면···..”


“아저씨와 얘기하고 있으면, 저는 자꾸 질문을 하게 돼요. 제가 가진 많은 의문들을 풀고 싶고, 지금 나의 이 상황에서는 어쩌면 존재 그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는 느낌이 들어요.”


“내가 그 해답을 말해 줄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래도 아저씨는 스스로 존재하는 분이 아닌가요?”


“스스로 존재한다. 그 단어도 어쩌면 조금은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네?”


“물론. 너희 인간들이나 아실라 족이 없다고 해서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혁아. 내가 왜 너를 만나는지 아니? 어떤 목적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목적? 이유가 있었던 거예요?”


“너 란다. 너가 그 목적이다.”


“저요. 저 자체가 목적이라구요.”


“너의 존재는 그렇단다. 내가 너를 만나는 것으로 너를 이해하는 것으로 나는 너로 인하여 더 큰 존재가 되는 것이지.”


“저로 인해서 더 큰 존재?”


“너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존재는 먹고, 자고, 고통을 느끼고, 기쁨을 느끼는 그런 존재만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은 영원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세계는 죽음의 문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그럼. 다시 돌아갈 수는 없군요.”


“아실라로? 아니면 지구로?”


“저는 너무 허망하게 캐서린과 헤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뭔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하하. 그래. 그건 너의 운명이다. 너가 너의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으니. 너가 헤쳐나가야 한다.”


“제가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요?”


“그건 모른다. 죽음은 또 생명이고 생명은 또 죽음이다.”


“네?”


“아저씨! 아저씨!”


아무리 불러봤지만 황량한 바위벌판에서 메아리로 돌아 올 뿐이었다.

옆에 있던 복실이만 불안한 듯이 나의 주위에 웅크리고 앉아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사라졌다. 잠깐의 대화였지만, 지금까지 우울하고 멍청하게 지내 온 시간이 아까웠다. 내가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아저씨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죽음은 생명이고 생명은 죽음이다.”


‘그래, 여기서 이렇게 끝나는 것은 아닐 거야. 아저씨가 나를 만나 준 것도. 그리고 이 모든 사건들이 모두 우연은 아닐 거야. 뭐라도 해야 한다. 죽음의 문이든 그 무엇이든지. 끝까지 가 봐야 한다. 그것이 끝일지 아니면 다시 시작일지 모르는 거니까.’



혁이는 바위벌판의 끝을 바라봤다. 적어도 그 끝에는 뭔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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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 5화> 세스미루 19.06.30 18 0 9쪽
4 제 4화> 어둠의 눈 19.06.29 18 0 6쪽
3 제 3화> 괴물로 변했다. 19.06.29 22 0 5쪽
» 제 2화> 존재 19.06.24 18 0 5쪽
1 제 1화> 생존 19.06.23 7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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