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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미

드루이드 마왕님은 평화로운 삶을 꿈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일하는개미
작품등록일 :
2020.05.11 11:18
최근연재일 :
2020.05.19 19:06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940
추천수 :
111
글자수 :
68,742

작성
20.05.15 19:05
조회
95
추천
4
글자
9쪽

숲 너머로(3)

DUMMY

“로그!!!”


여인의 외침과 함께 나무 위에서 누군가 내려와 내 목에 칼을 들이밀었다.

미처 피할 틈도 없이 그는 단검으로 급소을 찔렀다.


다행히 스킨아머 덕분에 즉사하진 않았지만 칼끝은 나의 피부를 뚫고 1cm정도 파고들었다.


“쿠샨!!!”


설아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그보다 너는 뒤로 물러나있어!”


나는 설아를 안심시키며 나를 기습한 그 남자를 끌어안았다.

어차피 이자의 공격으로는 죽지 않는다. 그리고 힘도 그렇게 쌔 보이지 않은 도적,

이쪽은 힘 하나는 자신 있으니 도망가지 못하게 끌어안고 하룬에게 날려버리라고 말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사내는 몸에 기름칠이라도 한 듯 관절을 기묘하게 비틀며 내 품에서 벗어났다.


“아하하! 로그 너 꾀나 찐하게 허그했잖아? 어때 마왕의 품속은 기분 좋아?”

“씨끄러...그보다 저 녀석 피부가 더럽게 튼튼해.”


로그라고 불린 도적의 말에 여인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문제없어. 너는 계속해서 기습해. 디나, 너는 나랑 로그를 서포터 해줘. 길리안은 저 수인족 꼬맹이가 어떻게 나오나 주시하고 있으라고. 나머지 세 명은 저 곰을 상대해. 움직임은 단순하지만 힘 하나만큼은 인정할 만한 녀석이니까 조심하고.”


여인은 순식간에 적과 아군의 전력을 분석해서 적절히 배치한다.

능숙한 솜씨, 본인의 실력도 그렇고 지휘능력도 그렇고. 전장에서 꾀나 활약했을만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쪽도 그렇게 쉽게 당해줄 생각은 없다.


상처쯤이야 재생혈액으로 금세 회복한다. 즉사하지만 않으면 이쪽의 승리다.


나는 손에 쥐고 있는 식물들을 사방으로 흩뿌렸다.


“가라!!! 집어 삼켜!”


나의 명령에 따라 순식간에 솟아오르는 나무들.

철갑나무다.


나무는 계속해서 자라나며 녀석들을 덮쳤다.

내가 노리는 것은 덩치 큰 성기사 아저씨와 후방에 있는 녀석들.


몸이 날랜 녀석들은 무시하고 못 피할 것 같은 녀석들만 골라서 집중 공략한다.


“성가시군요!”


성기사가 기합과 함께 굵은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철갑나무가 아주 손 쉽게 두 쪽으로 쪼개어졌다.


‘아니 아저씨, 그거 어지간한 쇠붙이로는 흠집도 안 나는 나무라고요? 그걸 그렇게 부수면 어떡해!!’


상상이상의 괴력에 놀랐지만 아직 문제없다.

철갑나무는 계속해서 자라나 꿈틀거리는 뱀처럼 적군을 덮쳤다.


식물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고.


“어딜!...”

“그워어어어엉!!!”


성기사는 마법사들을 향해 뻗어 나가는 철갑나무를 부수기 위해 검을 치켜 새웠지만 하룬이 먼저 그에게 달려가 앞발을 휘둘렀다.


“우왓! 확실히 세이라의 말 대로 엄청나군요!”


간발의 차로 아깝게 하룬의 공격이 빗나갔지만 상관없다. 이제 괴력의 성기사는 하룬 때문에 마법사들을 도와줄 수 없다.


바로 그때, 파란색 로브를 입고 있는 여인이 철갑나무를 향해 지팡이를 겨누었다.


“....탐욕스런 의지여 나의 적을 집어삼켜라.”


주문과 함께 지팡이 끝에서 불이 뿜어져 나와 철갑나무를 집어 삼켰다.


불은 마치 의지라도 있는 듯, 뿌리 끝까지 따라가 완전히 불태웠다.

이윽고 나무를 따라 땅까지 도착한 불은,


펑 소리와 함께 마법사의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꺄아악!!”

“뭐야?!”

설마 자신의 마법 때문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지, 마법사들은 당황해 하며 비명을 내질렀다.



‘걸려 들었다.’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해 철갑나무를 불태우리라는 것쯤은 진작 알고 있었다.

철갑나무는 미끼, 진짜는 그들의 발밑에서 피어나고 있는 시스투스였다.


대자연의 방화범 시스투스 맛 좀 봐라.


“개수작 말고 뒤져어!!!”

“으악!”


내가 생각해도 괜찮은 작전에 만족해 하고 있을 떄,

갈색 머리의 여인이 코앞까지 다가와 장검을 휘둘렀다.


놀라서 얼른 뒷걸음질을 치자 이번에는 그림자에 숨어있던 도적이 튀어나와 내 발목을 그었다.


도적의 기습은 따가운 정도였지만 나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데에는 충분했다.


균형을 잃고 넘어진 나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찰나.

나는 온 힘을 다해 근처에 있는 철갑나무 뿌리를 끌어와 여인의 일격을 막아냈다.


‘젠장.’


수가 너무 많다. 내가 일일이 다 신경 쓸 수도 없는데 하나같이 강력한 이들이다.


아직 심어둔 아우리아가 자라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그 전까지는 여인과 도적의 협공을 막아내며 후방의 마법사와 궁수를 견제해야했지만 나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었다.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머리가 하얘지는 그때.

갑자기 땅이 솟구쳐 올랐다.


“고오오오오!!”


바위로 이루어진 골렘이 땅속에서 올라와 여인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이어서 숲 골렘들이 사방에서 걸어와 나를 보호하기 시작했다.


‘뭐지? 나는 이런 거 부릴 줄 모르는데?’


“안녕 아빠.”


바로 옆에서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조그마한 님프 한 명이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도와주면 되는 거지?”


님프에게 아빠라 불릴 일은 안 했지만 어쨌든 도와준다니 나야 환영이었다.


“그래, 저기 도적이랑 여자애만 붙잡고 있어줘.”

“알았어.”


님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골렘들을 움직여 둘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필요할 때 마다 숲 골렘을 펼쳐 그물로 사용하는 등, 상당히 능숙하게 다룬다.

이정도면 믿을 수 있다.


나는 눈을 감고 아우리아에게 온 신경을 쏟아 부었다.


좀 더 빨리. 그리고 크게.

마나를 마음껏 먹으라고 계속해서 재촉했다.


이윽고 아우리아들이 땅을 뚫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보통의 아우리아보다도 굵고 어두운 촉수, 피어오르는 꽃봉오리에는 독침까지 달려있는 섬뜩한 녀석들이었다.


이제는. 이길 수 있다.


희망에 가득 차 눈앞을 바라보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여인이 보였다.

그녀의 몸에서는 심상치 않은 마나가 요동치고 있었다.


“보아하니 기록에 있는 그 마물들도 떠난 것 같고, 지금 데리고 있는 녀석들도 쓸모없어 보이네. 마왕...너 보기보다 별거 없구나?”


그녀가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마나가 뿜어져 나오며 주변에 있는 골렘을 모조리 베어버렸다.


“흐읏.”


님프도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듯 신음을 흘렸다.


“마왕. 너를 죽일 가능성이 아예 없으면 쫓아오지도 않았어. 이론상으로는 일격에 죽일 수 있으니까 시도한 거라고.”


‘위험하다.’


여인의 온 몸에 핏줄이 올라왔다.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광소를 흘리는 그녀.

미쳤다. 함께 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덤비는 거다.


어째서, 그렇게 까지 나를 미워하는 걸까?


여인이 나에게 달려온다.

아우리아의 촉수가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오로지 육탄 돌격만으로 휘감아 오는 아우리아를 뜯어낸다.


퍼억!


여인이 나를 향해 손을 뻗으려던 순간 보라색 오브가 날아와 그녀의 얼굴을 가격했다.


“하지 마...”


설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왜 마왕의 편을 들어? 응? 단순히 재미로 인간들을 학살하고, 마을을 불태우는 역겨운 것들을? 저것들에게 있어서 너나 나 같은 이들은 그저 고깃덩어리일 뿐이야.”


그녀는 소름 돋는 시선으로 설아를 노려보았다. 흡사 악귀. 증오와 분노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그러나 설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겁을 먹은 목소리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와 마찬가지로, 분노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건, 너희 인간들이잖아... 재미로 우리 같은 것들을 찢어발기고 짓밟는 거. 그건 쿠샨이 아니라 너희들이잖아. 왜!! 우리 같은 녀석들은 너희들한테 죽어야 하는 건데?? 우리가 뭘 했다고? 먼저 손을 댄 것은 인간들이잖아!!!”


그 말에. 여인은 설아에게로 돌아섰다.


“마왕이 피해자라고? 개소리도 작작해야지!!”

“마왕 같은 건 몰라. 쿠샨은 쿠샨이야. 우리가 너희들한테 나쁜 짓이라도 했어? 했냐고?!!”

“...하겠지. 그 저주받은 능력을 지닌 이상, 언젠가는 똑같은 운명을 따라 갈 것들이야.”


여인은, 설아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녀의 검이 번쩍였다.


푸욱!..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여인을 붙잡은 나의 손이 맥없이 흘러내렸다.


평소와는 다른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달려 나가는 여인을 붙잡고 몸으로 막아냈다.

뭐야, 나도 할 때는 할 수 있었잖아?


여인의 검이 내 가슴을 꿰뚫었다.

그녀역시 예상치 못했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설아야. 나 방금 되게 기뻤다?”


‘마왕 같은 건 몰라. 쿠샨은 쿠샨이야.’

그 한마디가 너무 기뻤다.

들은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미안해.”

“쿠샨...그거..칼이...”


설아가 말을 더듬었다. 직접 보지 않아도 충격에 빠진 그녀의 얼굴이 훤하다.


“미안해...이러긴 싫었는데. 이제 지킬게 생겼어.”




미안해 나이아드.


한 번만 다시 나를 도와줘.



...



..



.


“부르는 게 너무 늦습니다.”


오랜만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가의말

좀 짧지요?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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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이드 마왕님은 평화로운 삶을 꿈꾼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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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는 매일 저녁 7시 10~20분 사이입니다.(획수는 하루 한 편에서 최대 두편입니다) 20.05.11 104 0 -
13 요정들의 요새(3) 20.05.18 72 3 12쪽
12 요정들의 요새(2) +1 20.05.17 80 3 9쪽
11 요정들의 요새(1) 20.05.17 95 2 12쪽
10 숲 너머로(4) +1 20.05.16 96 5 17쪽
» 숲 너머로(3) +3 20.05.15 96 4 9쪽
8 숲 너머로(2) +1 20.05.15 106 5 12쪽
7 숲 너머로(1) +1 20.05.14 108 6 10쪽
6 숲속의 마왕님(5) +2 20.05.13 133 8 9쪽
5 숲속의 마왕님(4) +1 20.05.13 165 5 12쪽
4 숲속의 마왕님(3) 20.05.12 178 9 12쪽
3 숲속의 마왕님(2) 20.05.12 205 12 14쪽
2 숲속의 마왕님(1) 20.05.11 263 17 14쪽
1 프롤로그 깨어난 마왕님 +1 20.05.11 341 3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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