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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고인물은 개인주의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Write형제
작품등록일 :
2020.05.11 20:00
최근연재일 :
2020.08.11 20:0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17,965
추천수 :
448
글자수 :
297,438

작성
20.05.11 20:14
조회
1,862
추천
39
글자
10쪽

챕터 0. 튜 토 리 얼

DUMMY

【 당신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


【 100회차에 들어선 것을 축하드립니다 】


【 100회차부터는 특전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특전?”



어느새 100회차에 들어선 게임.


그 익숙한 게임에서 출력 된 문장이 낯설다.


처음 하는 게임도 아니고 99번이나 깬 게임에서 낯섦을 느끼다니?


오래 사귄 친구의 검은 속내를 드러낸 기분이네.


...좀 다른가?



“어디 보자, ‘저희 게임은 회차를 거듭해도 특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공식 사이트를 열자 나오는 문구에 인상이 찌푸려진다.


애초에 사이트에 있는 게 달랑 이 문구 하나.


더 찾아볼 생각하지 않고 창을 닫았다.


이 망해도 한참 전에 망했을 게임은 항상 이렇다.


튜토리얼이라고 말했으면서 도끼 던져주고 나무 베어오라 하는 게 전부인 게임이다.


어떻게 해야 플레이어가 불편할지 고민하며 만들어도 이 정도는 아닐 거다.



“특전이라... 이 게임에 그딴 게 있다면 경험이려나?”



회차 플레이로 얻는 건 플레이 경험밖에 없다.


이게 내 결론이었다.


하지만 오늘, 그 결론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설마 100회차에 와서야 특전을 주다니...



“미친놈들”



어떤 놈들이 만들었는지 얼굴이나 보고 싶네.


짜증 나지만 꽤 신선한 이스터에그라고 할 수 있다.


이딴 걸 안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 같다.


뭐가 됐든 업데이트도 안 하는 썩을 게임, 이참에 삭제하자.



◎ 【 시 스 템 】 ◎


[ 특전을 확인하시겠습니까? ]


【 Y E S 】 OR 【 N O 】


“응, 안 해~”


【 Y E S 】 OR 【(N O)】



그렇게 컴퓨터를 껐다.


뻐근한 목을 살살 돌려주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 Y E S 】 ◀ OR 【 N O 】


“...뭐야? 왜 갑자기 다시 켜져?”



저절로 켜진 컴퓨터를 끄기 위해 다가가는 순간 나는



“어?”



쓰러졌다



“뭐, 뭔데─!!!”



바닥과 부딪힌 충격에 놀랄 새도 없이 가슴을 움켜쥐었다.



“──?!”



난데없는 통증에 온몸을 비틀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그렇게 서서히 감긴 눈이 다시 떠졌을 땐─



“끄아아아아아아악!!!!”


“끼아아아아아!!!”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도로 감고 싶어졌다.


눈 앞에 펼쳐진 지옥도.


그리고 갑자기 시작된 것처럼 사라진 통증.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에 어리둥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긴 대체 어디야?



“끄아─악! 으허억!!!! 그에엑?!”



짓밟힌 지렁이처럼 몸을 비트는 남자.



“──!!!!”



스스로 바닥에 머리를 박는 아이.


그리고



“아하하하하!!!! 꺄하하하하하!!!!!”



홀로 미친 듯이 웃는 여성...


도대체 뭐야?


내가 지금 꿈을 꾸는 건가?



“으히히히히히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여성의 웃음.


숨조차 쉬지 않고 웃기 바쁜 그녀를 보았다.



“크히히히히히히!!!!”


“웃는... 건가?”



분명 입은 호선을 그렸지만, 눈은 그 누구보다 공허한 여자였다.


...역시 꿈인가?


하긴, 밥도 안 먹고 하루 종일 게임만 했으니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지.


그럼 이건 자각몽?



“...근데 왜 아프지?”



내 머리로는 이해 불가능한 상황.


해서 흔히 아는 볼 꼬집기를 시도해보았다.


결과는 보다시피.



“겁나 아파!”



혹시 몰라 기억을 되짚어 본다.


하지만 떠오르는 건 바닥에 쓰러지는 기억 뿐.


그래서 우선 정보를 얻기로 했다.



“케엑─?!”



숨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콜록이는 여성.


마침 시선이 간 참에 좀 더 보기로 했다.


우선 머리는 들쑥날쑥하여 산발 한 상태.


그렇다면 복장은?


새하얀 바탕에 푸른색 줄무늬의 상, 하의 세트.


자세히 보니 줄무늬가 아니라 문자였다.



“서울 아성 병원?”



...환자복?


확실히 정상은 아니지.


그렇다면 여기는 아성 병원인가?


갑자기 쓰러진 내가 있을 공간으론 가장 무난한 곳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아성 병원은 환자를 이렇게 야외에 방치하지 않는다.



“.......”



웃음소리가 멈췄다.


목덜미가 간지럽다.


천천히 고개를 들자, 여성과 시선이 얽힌다.


공허하다고 생각했던 눈과 마주치자, 깨달았다.


그 눈에 담긴 광기를.


등골을 타고 오르는 소름에 몸이 움찔거린다.


그대로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자, 더 많은 사람을 볼 수 있었다.


하나같이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뿐인 공간.


절망과 고통에 허덕이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내 기분도 점점 하락세로 접어든다.


...근데 왜 자꾸 보지?


방금까지 발광하며 소리 지르던 여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신했다.



“어, 어깨가 뻐근하네~”



딴청을 피우며 자리를 옮겨보지만, 시선은 떨어지지 않는다.


차라리 아까처럼 웃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몸도 뻐근한데 달리기나 해 볼까?!”



핑계를 대며 자리를 박차고 도망쳤다.


다행히 따라오지는 않았다.


그걸 확인해도 내 발을 멈추지 않는다.


그 결과, 숨이 차서 헐떡일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신기한 건 내가 꽤 오래 달렸음에도 주변은 광경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절규하는지 알 수 없었다.


여긴 대체 어디지?


나는 왜 이런데 있는 건데?


의문의 꼬리를 무는 건 해답이 아닌 의문이었다.


어지러운 머리처럼 헤집어진 난장판을 본다.


이번엔 허벅지를 꼬집었다.


역시 아프다.


선명한 아픔에 헛웃음이 나왔다.


이게 꿈이 아니라고?


어이가 없다.


그대로 자리에 드러누웠다.




“끄에에에엑!!!!”


“으아아아아아아아!!!!”


“......”



머릿속이 새하얗다.


내가 올려다보는 하늘처럼.


눈처럼 새하얀 하늘과 그 아래 펼쳐진 아비규환.


왠지



“...잠깐, 어디서 많이 보던 그림인데?”



익숙했다.


데자뷰라 하기엔 너무 선명한 장면.


머리를 강타하는 그 장면을 떠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 탑의 최하층에 도달하신 여러분 모두 환영합니다! 】



시야를 가득 채우는 문장에 눈을 떼지 못했다.



【 당신은─ 】



손을 들어 힘껏



【 죽었습니다 】



뺨을 쳤다.


동시에 주변이 조용해졌다.


하지만 잠깐 뿐이었다.



“내가...?”


“아니야! 아니라고!!! 내가!!! 내가 죽을 리가!!!!”



비명 대신 터져 나오는 불신의 외침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 나는 죽었구나.


믿기지 않았다.


얼마 전 운동만 조금씩 하면 좋겠다던 의사의 말을 기억한다.


그런데 왜?


어째서?


수많은 의혹으로 가득 찬 머리가 갑작스레 눈 앞을 가리는 문장에 사라졌다.



【 그러나 당신은 ‘죽은 자’를 위한 탑에 오르기엔 부적절했습니다 】



“...그게 무슨 뜻이야?”



부적절하다고?


‘죽은 자’를 위한 탑에 오르기엔 부적절하다.


즉, ‘죽은 자’가 아니다?



【 그러나 당신은 아주 ‘특별한’ 조건을 달성하였기에 이 자리로 초청되셨습니다 】



무슨 조건을 말하는 거지?


내가 그 의문을 풀 시간도 없이 문장이 실시간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 아주 ‘특별한’ 당신의 안타까운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로 결정되었습니다 】


“자, 잠깐 기다려!!!”


【 자취방에서 끔찍한 고통 속에서 쓸쓸히 죽은 당신은─ 】


“기다리라고─!!!”


【 시간이 한참 흘러 썩은 내가 난다는 주민의 제보로 발견되었습니다 】


“야─!!!”


【 일가친척도 없는 당신의 장례식은 진행되지 않았으며─ 】


“멈춰─!!!”


【 시체는 태워져 유기견들의 재와 함께 묻혔습니다 】


“제발... 멈춰─”



알고 싶지 않았다.


아니, 믿기지도 않다.


나는 정말 죽은 건가?



【 진행에 필요한 무기를 선택하여─ 】


“닥쳐!!!”


“예?!”


“댁 말고!”



순간 화를 참지 못해 지른 고함.


그에 엄한 남자가 반응했다.


...진정하자.


이건 오직 나에게만 보이는 문장이다.


저 남자에겐 내가 갑자기 소리치는 것으로 보였을 거다.


그러니까 나는 진정을─



“하긴 어떻게 해───!!!!”


“꺄악?!”


“...후, 죄송합니다”



내 고함에 놀라는 여성에 사과를 건네며 자리를 벗어났다.


다행히 있는 힘껏 소리쳐서 조금 진정됐다.



【 지급 받을 무기를 골라주시기 바랍니다 】


“......”



눈앞을 가득 메운 문장.


지금 이 상황이 전혀 믿기지 않고 이해할 수 없지만─


잠시 잊자.


문장에 손을 가져가자, 서서히 일그러지며 새로운 문장이 만들어졌다.



◈ 【 기본 지급 무기 】 ◈


▷【 방패와 검 】◁


▷【 창 】◁


▷【 활 】◁


( ... )



【 방패와 검 】이라 적힌 창에 손을 대자, 간단한 설명이 떴다.



▣ 【 방패와 검 】 ▣


[방패와 검이다]


(...)



...형편없는 설명이다.


여기서 (...)을 선택하자,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왔다.



▣ 【 방패와 검 】 ▣


[이름 없는 전사의 혼이 깃든 방패와 검이다]


▣(확 인)▣



좋아, 이해했다.


선택을 보류하고 뒤로 가기를 눌렀다.



◈ 【 기본 지급 무기 】 ◈


▷【 방패와 검 】◁


▷【 창 】◁


▷【 활 】◁


( ... )



다시 뻗은 손이 허공의 문장에 닿기 전, 나는 생각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또 한 번」 죽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내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살아남는다!”



◈ 【 기본 지급 무기 】 ◈


▷【 방패와 검 】◁


▷【 창 】◁


▷【 활 】◁


▶( ... )◀



내 손에 가려진 문장에 손을 떼자, 익숙한 문장이 떴다.



▶ 【 양 손 검 】 ◀



허공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검을 향해 손을 뻗으며 되뇌었다.


괜찮아.


이곳은 내게 익숙한 곳이야.


그래, 왜냐면 여긴─



【‘암 아드’에 온 걸 환영합니다, 망자여】



내가 99번을 넘게 깬 게임 속 세상이니까.


작가의말

1화 입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좋겠습니다. 
내일 비슷한 시간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41 [탈퇴계정]
    작성일
    20.06.03 20:56
    No. 1

    ???왜 이렇게 자신이 넘쳐? 가상현실도 아니고 컴퓨터 게임으로 했는 데 게다가 현실은 칼은 커터칼 밖에 안 들어 봤을 텐데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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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챕터 2. 나 락 (66) +1 20.08.07 49 1 10쪽
66 챕터 2. 나 락 (65) +1 20.08.06 62 1 8쪽
65 챕터 2. 나 락 (64) +1 20.08.05 46 1 7쪽
64 챕터 2. 나 락 (63) +1 20.08.04 50 1 8쪽
63 챕터 2. 나 락 (62) 20.08.03 50 2 13쪽
62 챕터 2. 나 락 (61) +2 20.07.31 53 3 8쪽
61 챕터 2. 나 락 (60) +1 20.07.30 58 2 10쪽
60 챕터 2. 나 락 (59) +1 20.07.29 63 2 9쪽
59 챕터 2. 나 락 (58) +1 20.07.28 60 2 9쪽
58 챕터 2. 나 락 (57) 20.07.27 80 2 7쪽
57 챕터 2. 나 락 (56) +2 20.07.24 77 3 9쪽
56 챕터 2. 나 락 (55) +2 20.07.23 76 2 13쪽
55 챕터 2. 나 락 (54) +2 20.07.22 70 3 10쪽
54 챕터 2. 나 락 (53) +1 20.07.21 83 1 8쪽
53 챕터 2. 나 락 (52) 20.07.20 84 2 9쪽
52 챕터 1. E N D (51) +2 20.07.17 103 4 11쪽
51 챕터 1. 개미 학살자 (50) 20.07.16 101 0 12쪽
50 챕터 1. 개미 학살자 (49) +3 20.07.15 93 3 9쪽
49 챕터 1. 개미 학살자 (48) +1 20.07.14 100 3 8쪽
48 챕터 1. 개미 학살자 (47) 20.07.13 108 2 11쪽
47 챕터 1. 개미 학살자 (46) +3 20.07.10 132 4 8쪽
46 챕터 1. 개미 학살자 (45) 20.07.10 97 1 8쪽
45 챕터 1. 개미 학살자 (44) +2 20.07.09 136 3 7쪽
44 챕터 1. 개미 학살자 (43) +2 20.07.08 116 2 10쪽
43 챕터 1. 개미 학살자 (42) +1 20.07.07 133 1 8쪽
42 챕터 1. 개미 학살자 (41) 20.07.06 13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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