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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은 개인주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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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5.11 20:00
최근연재일 :
2020.08.11 20:00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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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42
추천수 :
448
글자수 :
297,438

작성
20.08.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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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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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챕터 2. 나 락 (63)

DUMMY

나락 식(式)을 배우는 것 자체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애초에 나락 식(式)이라는 기술의 특이성 때문에 자세만 봐줬다.


그렇게 삼 일간 나락에게 나락 식(式)을 배운 나는 이제 본격적으로 사냥을 나서기로 했다.



“ 되도록 혼자가 아닌 최소 둘, 추천하는 건 넷 이상 뭉쳐 다녀라. 지금의 넌 나락의 100번째 계승자라는 것 때문에 괴물 놈들이 쓸데없는 관심을 보일 테니까 ”


“ 생각해 보지 ”


“ 그리고. . . .”


“ . . . . ? ”



그녀답지 않게 한참을 뜸을 들인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이런 내 의문을 아는지 녀석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 만약 검에 대해 진지하게 배울 생각 있으면 지금이라도 머리 조아리거라 ”


“ 꺼져 ”


“ 네가 무릎 꿇을 것을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


“ . . . . . ”



나와의 거래가 끝나는 즉시 4계층을 벗어나 돌아다닐 것 같던 그녀는 예상외로 당분간은 이 꽃밭에 머문다고 했다.


이유는 딱히 말하지 않았다.


나도 관심 없으니 묻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꽃밭을 감상하는 나락을 뒤로하고 내가 향한 곳은 중립지대였다.


오랜만에 돌아온 중립지대는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사과를 판다고 내놓고 정작 자신이 먹는 게 더 많았던 사과 장수의 자리에는 이름 모를 잡화점이.


자신의 여관이 옆집보다 뛰어나다며 호객행위를 하던 여관은 식당으로.


항상 사람이 많고 붐비던 잡화점은 쇠 냄새나는 대장간으로 바뀌었다.



《 트라우마 【현실 도피】가 진행중입니다 》


“ 튜토리얼이 여러번이라. . . . ”



내가 알던 ‘암 아드’의 인구는 한 번의 튜토리얼 이후 줄어드는 일은 있어도 늘어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곳은 계층을 돌파할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튜토리얼을 통해 탑으로 들어왔다.


이젠 정말 내가 알던 ‘암 아드’와는 거리가 너무 멀어졌다.



《 트라우마 【현실 도피】가 진행중입니다 》


“ . . . . 알겠으니까 치워 ”



허공에 뜬 알림창에 괜히 신경질을 내며 거리를 걸었다.


내 목적지는 신전.


라이나 사제와 약속한 것도 있고 개인적인 볼일도 있기에 향하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가는 길이 좀 이상하다.



“ . . . ? ”



어째서인지 신전으로 가는 옛 상점 거리가 모두 묘한 분위기의 가게들로 바뀌었다.


이전에도 술집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와 분위기, 결정적으로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낀 안개.



〈 《넥[Nec]》를 맡으셨습니다 〉


〈 상태 이상 〔환락〕에 빠집니다 〉


“ . . . . 환락가 ? ”



인벤토리에서 예비용으로 들고 다니던 옷을 꺼내 코와 입을 가렸다.


이미 걸려버린 〔 환 락 〕 때문에 정신이 몽롱하다.


거기에 묘하게 기분이 좋아져서 나도 모르게 입을 막은 손이 내려가려는 것을 간신히 막아냈다.



“ 신전 근처에 환락가라. . . . . ”



나락과의 정보 공유 중 얻은 사실 하나.


이 ‘암 아드’엔 〔 회 귀 〕라는 특성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 트라우마 【현실 도피】가 진행중입니다 》


“ 안 그래도 정신 사나우니까 치워 ”



일단 길드장과 선배 빌런은 〔 회 귀 〕를 가진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나락에 의하면 그런 놈들은 보통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은밀하게 움직이는데, 저 두 사람은 길드라는 시스템에 얽매여 있기에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다.


대체 정체가 뭔지 짐작도 안 간다는 말이지. . . .



“ 들어오지 마세요 ! ”


“ 넌 비켜 ! 어차피 그 년은 인간도 아니잖아 ! ”



소란스러움 사이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당장 나가요 ! ”


“ 이봐 ! 어차피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저년이 우릴 나가게 할 수 있는 거잖아 ! 하지만 봐라 ! 지금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 저년도 사실 원하고 있는 거라는 증거다 ! ”


“ 미친 소리 하지 마세요 ! ”


“ 됐으니까 비켜 ! ”



신전 앞에 사람들이 몰려서 소란을 피운다.


세 명의 남자가 신전으로 들어가려 했고 한 명의 사제가 그들을 밀어내고 있었다.


특유의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내 예상대로 라이나 사제였다.


그녀는 진심으로 화를 내며 남자들을 밀어내고 있었다.



“ 약에 취했으면 곱게 들어가서 자빠져 자라구요 ! ! ! ”


“ 하, 말로 하니까 안 되겠네 ! ”


“ 꺄악 ! ! ! ”



말로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라이나 사제를 밀치고 신전으로 들어가려는 약쟁이들.


확실히 눈동자가 제대로 맛이 간 것이 이미 중증 중독으로 보인다.



“ 누구 맘대로 들어오시려는 겁니까 ? ”


“ 넌 또 뭐야 ? ”


“ 3, 333 ! ”



본래 이런 일이 일어나면 모른 척하거나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을 거 같다.


지금은 뭐. . . 보다시피 바로 달려들었다.


문제는 내가 가로막기는 했는데, 이놈들 힘이 장난이 아니다.


내 어깨를 밀쳐내는 힘만 해도 이전의 나로는 상대가 불가능 한 수준.


확실히 내가 많이 쉬기는 쉰 모양이다.


딱 봐도 주인공 강함 측정기 수준의 놈들보다 힘이 달렸으니까.



“ . . . 뭐야 ? 너도 하려고 왔냐 ? ”


“ . . . ? ”



처음에는 경계하던 놈이 갑자기 내게 친한 척을 한다.


갑자기 이뤄진 태세 전환에 속으로 당황했지만 일단 조용히 상황을 보기로 했다.



“ 보아하니 싸구려 쓰는 거 같은데 우리 먼저 하게 해주면 내가 쓰는 걸 좀 나눠주지 ”


“ . . . . ? ”



남자는 내 손에 작은 약병을 건넸다.


그러면서 윙크를 하며 신전으로 들어서려는 것을 다시 막아섰다.



“ 뭐 임마 ! 그거 줬으면 됐잖아 ! 난 지금 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싶다고 ! ”


“ 그건 네 오른손으로 처리하시고 여기서 당장 꺼져 ”


“ 하, 이 자식이 내가 누군지 알─ ”



말로 하면 안 되는 놈이라 판단, 곧바로 녀석의 배를 걷어찼다.



〈 치 명 타 ! ! ! ! 〉


“ !? ”



복부를 잡고 쓰러진 녀석이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는다.



“ 이 새끼들아 ! 뭘 보고만 있어 ?! ”


“ ───! ”


“ 어 ? 어 ! ”



옆에서 당황하던 들러리 두 명이 달려들었다.


그래 봤자 약쟁이들.


똑바로 걷는 것도 못 하는 놈들에게 얻어터질 정도로 나약하지 않다.


발이 꼬여 넘어지려는 왼쪽 놈에게 먼저 달려들어 주먹으로 턱을 후려친다.


약에 취해서 아픔도 못 느끼는지 그대로 쓰러지는 놈을 무시하고 오른쪽 놈의 다리를 걷어찼다.



“ 우, 우리가 장비만 제대로 착용했으면─ ”


“ 응, 어쩌라고 ”



바닥에 널브러져 변명하는 놈의 안면을 걷어차는 것으로 마무리.


나머지 한 놈은 진작에 도망쳤는지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 . . 이것들은 들고 가야 할 거 아냐?!



“ 333 ! 어디 다친 건 아니죠 ? ”


“ 맞지도 않았는데 다칠 순 없겠죠 ? ”


“ 그렇기는 하네요 ! ”



오랜만에 보는 라이나 사제는 전에 본 것보다 더 핼쑥해져 있었다.


하나밖에 없는 신전사제라 바빠서 이전에도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지금보다는 나았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는데 이 짧은 시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녀의 상태가 이렇게 나빠진 걸까?


작가의말

오늘도 해가 뜨지 않아서 슬픕니다.


빨래에서 냄새나서 다시 돌리는 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네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번 글도 재밌게 읽으셨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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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챕터 2. 나 락 (68) +1 20.08.11 44 1 8쪽
68 챕터 2. 나 락 (67) +1 20.08.10 41 1 8쪽
67 챕터 2. 나 락 (66) +1 20.08.07 49 1 10쪽
66 챕터 2. 나 락 (65) +1 20.08.06 61 1 8쪽
65 챕터 2. 나 락 (64) +1 20.08.05 46 1 7쪽
» 챕터 2. 나 락 (63) +1 20.08.04 49 1 8쪽
63 챕터 2. 나 락 (62) 20.08.03 50 2 13쪽
62 챕터 2. 나 락 (61) +2 20.07.31 53 3 8쪽
61 챕터 2. 나 락 (60) +1 20.07.30 58 2 10쪽
60 챕터 2. 나 락 (59) +1 20.07.29 63 2 9쪽
59 챕터 2. 나 락 (58) +1 20.07.28 60 2 9쪽
58 챕터 2. 나 락 (57) 20.07.27 80 2 7쪽
57 챕터 2. 나 락 (56) +2 20.07.24 77 3 9쪽
56 챕터 2. 나 락 (55) +2 20.07.23 76 2 13쪽
55 챕터 2. 나 락 (54) +2 20.07.22 70 3 10쪽
54 챕터 2. 나 락 (53) +1 20.07.21 83 1 8쪽
53 챕터 2. 나 락 (52) 20.07.20 84 2 9쪽
52 챕터 1. E N D (51) +2 20.07.17 103 4 11쪽
51 챕터 1. 개미 학살자 (50) 20.07.16 101 0 12쪽
50 챕터 1. 개미 학살자 (49) +3 20.07.15 93 3 9쪽
49 챕터 1. 개미 학살자 (48) +1 20.07.14 100 3 8쪽
48 챕터 1. 개미 학살자 (47) 20.07.13 108 2 11쪽
47 챕터 1. 개미 학살자 (46) +3 20.07.10 132 4 8쪽
46 챕터 1. 개미 학살자 (45) 20.07.10 97 1 8쪽
45 챕터 1. 개미 학살자 (44) +2 20.07.09 136 3 7쪽
44 챕터 1. 개미 학살자 (43) +2 20.07.08 116 2 10쪽
43 챕터 1. 개미 학살자 (42) +1 20.07.07 133 1 8쪽
42 챕터 1. 개미 학살자 (41) 20.07.06 13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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