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입니다.

헌터에서 암행어사로 전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Write형제
작품등록일 :
2019.09.02 17:10
최근연재일 :
2019.10.10 21:2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5,891
추천수 :
155
글자수 :
160,376

작성
19.09.10 00:09
조회
158
추천
8
글자
11쪽

#9

DUMMY

“...룡! 몽룡!”


“.....?”



누군가의 부름으로 눈을 떴다.


익숙하지 않은 힘을 사용해서 나도 모르게 피로가 누적이 되었나 보다.


기절하듯 잠이 들어서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뻐근한 목을 풀며 상체를 일으켰다.



“여긴 어디야?”


“도깨비의 침실이다.”


“.....?”



잠들기 전까지 천지의 호수에 드러누워 있었는데 깨어나 보니 숲속이다.


삼신이 조마구를 잡으러 갈 때 보냈던 방식으로 우릴 옮겨 줬나 보다.



“이무기는?”


“이 몸은 푹 잤느니라!”


“.....”



어째 다리가 아프다 했더니 이무기 녀석이 베고 잤던 모양이다.


찌르르하고 반응이 오는 다리를 주무르며 물어보았다.



“이제 어떡하면 되는지 들은 요괴?”


“그건 이제부터 말해주겠다. 짹짹”


“?!”



언제 왔는지 모를 제비가 내 어깨에 앉아 있었다.


제발 깜빡이 좀 키고 들어와라!



“휴식은 다 취한 모양이군, 짹짹.”


“그렇습니다!”



도깨비랑 씨름하고 그대로 산을 올라 조마구까지 잡았으니 체력이 남아나질 않지.



“아마 삼신에게 들었을 테지, 짹짹.”


“당신들의 왕이 제게 의뢰를 맡겼다는?”


“....짹짹.”



분명 표정 하나 읽을 수 없는 새인데 왠지 모르게 기분 나빠하는 것을 느꼈다.

거칠게 부리로 자신의 날개를 긁는 제비.



“너희도 알겠지만, 지금 요괴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짹짹.”


“......”


첫 방문 당시에만 해도 소란스럽고 유난 떨기 바쁘던 요괴들.


그 요괴들이 갑자기 조용해지고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분위기가 요상 하긴 하죠.”


“그래서 문제가 터지면 백두산에서 터질 줄 알았다, 짹짹.”


“....그 말은?”


“짹짹.....”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빛내는 제비.



“우리 쪽에서 먼저 터져버렸다. 짹짹.”


“----!”



모두가 놀라워했다.


나만 빼고.



“왜들 그렇게 놀라는데?”


“몽룡,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을 아는가?”


“그런데?”


“속담이 생긴 이유가 새 일족의 정보력 때문이다. 헌데-”


“그 굉장한 정보력을 이젠 괴이들이 이용할 거라는 얘기네?”


“....맞다.”



심각한 얘기였네?


아는 게 많으면 그만큼 활용할 수단도 많아진다.


앞으로 괴이가 늘어나는 속도가 가중될지 모르겠다.



“너희도 조마구 녀석에게 들어 알고 있을 테지, 짹짹.”


“푸른 피부의 요괴도 인간도 아닌 녀석, 말이죠?”


“그래, 녀석이 접촉한 새 요괴가 입에 담기 힘든 금기를 범하고 말았다, 짹짹!”



얘기하면서도 신경질이 나는지 다시 자신의 날개를 부리로 긁는 제비.



“자세한 건 이동하면서 얘기하지, 짹짹!”


“알겠습니다!”



힘차게 대답하는 미호.


그 모습이 삼신을 대할 때랑 다르게 존경심이 묻어난다.


그녀에게 재촉당한 나와 이무기는 더 자고 싶었지만, 밖으로 끌려 나왔다.



“일단 내 둥지로 자네들을-”


“위험합니다!”


“-----!”



미호 녀석의 외침과 함께 밀쳐졌다.


하루에 한 번씩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은데 내 착각이겠지?


바닥을 구른 나와 다르게 재빠르게 하늘로 솟구친 제비.



“이런, 제 소개가 조금 거칠었군요, 짹.”


“누구냐!”



오늘도 흙먼지를 뒤집어쓰게 만든 범인을 노려보았다.



“소개가 늦었습니다. 제 이름은-”


“이 자식! 짹짹!”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제비!


그러나 녀석이 휘두른 부리에 맞고 바닥에 축 늘어졌다.



“자신의 주제는 아셔야죠, 제비님. 짹.”


“크윽! 짹짹!”



내 키보다 긴 부리와, 활짝 펼친 날개는 조마구의 덩치만큼 거대했다.


학과 같이 몸과 부리는 가늘고 날개는 거대한 녀석의 이름은.



“제 이름은 주둥이닷발꽁지닷발!입니다. 짹.”



....더럽게 기네.


줄여서 닷발이라 부르라는 주둥이닷발꽁지닷발.


혀 꼬일 거 같다.



“저를 만나러 오시려는 듯하여 마중 나왔습니다. 짹.”


“찾아갈 필요가 없으니 좋으니라!”



닷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이무기!


방금까지 졸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이무기가 맞는지 의심스러운 움직임이었다.



“느립니다, 짹.”


“----!”


가늘고 길쭉길쭉한 몸체로 유연하게 피한 닷발이 부채 같은 꼬리를 휘둘렀다.


멀리 떨어진 나도 쓸려나갈 정도의 바람이 일었다.



“저를 조마구 같은 머저리 취급하시면 곤란합니다? 짹?”


“미호!”


“알았다!”



바닥을 구르는 이무기를 바라보며 여유를 부리는 닷발!


그사이 몰래 다가간 미호가 여우 불을 날린다.



“이미 눈치챘습니다, 짹.”


“?!”



보지도 않고 꼬리를 휘둘러 여우 불을 꺼버린 닷발.


바람을 피해 곁으로 돌아온 미호가 녀석의 약점을 알려주었다.



“녀석의 약점은 조마구와 마찬가지다!”


“저 꼬리 때문에 힘들 거 같은데?”


“그렇다면 꼬리를 자르면 되니라!”



온몸에 흉흉한 검은 기를 뿜어내며 사라진 이무기!



“착한 괴이는 죽은 괴이뿐이니라!”



닷발의 꼬리에 올라타 주먹을 휘둘렀다.



“아까도 말했지만, 느립니다. 짹.”



또다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이무기가 바닥을 굴렀다.


이무기가 짧은 축지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으나,


공격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잠깐의 순간이 치명적일 정도로 녀석이 재빠르다.


덩치가 크고 몸이 둔했던 조마구와는 상황이 다르다!



“이게 다면 조금 실망입니다? 짹?”


“괴이 녀석!”



다시 닷발에게 달려들려는 이무기를 막았다.


녀석의 말대로 조마구 같은 머저리와 수준이 다르다.


닷발에게 닿기 위해선 창과 같은 부리와 꼬리를 피해야 한다.


다가갔다 해서 공격을 맞춘다는 보장도 없다.



“미호!”


“알겠다!”



짧은 축지법은 미호도 사용할 수 있다!


곁에서 사라져 닷발의 발아래 나타난 미호가 여우불을 날렸다.



“꼬맹이!”


“알았니라!”



다시 꼬리 위에 올라타 주먹 대신 손톱을 세워 할퀴는 이무기!



“어림없습니다! 짹!”



그런 둘에게 대응하기 위해 거대한 날개를 펼친 닷발!


날개를 펼치며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태풍이라도 분 듯 바람이 분다.


둔한 조마구와 다르게 재빠른 것뿐 아니라 대응까지 좋은 닷발!



“그런데 도깨비불은 왜 쓰지 않으시는 거죠? 짹?”


“역시 알고 있었나?”


“제가 모르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짹.”


“널 제압했을 때가 기대되는데?”


“할 수 있다면 해보시죠! 짹!”



여유롭게 거대한 날개를 부리로 긁는 닷발.


녀석이 방심하는 이때 꼬리를 자르거나 부러뜨려야 한다!



“꼬맹이! 다리를 노려!”


“그리 부르리 말라 하였느니라!”



이무기가 불만을 내뱉으며 닷발의 아래 나타났다.


닷발의 얇은 다리에 주먹이 아닌 발차기를 날린 이무기!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짹!”



학처럼 발을 드는 것으로 피해버린 닷발!


애초에 맞을 거라 생각도 안 했다!



“미호! 꼬리에 달라붙어서 태워!”


“알았다!”


“----!”



다리를 공격하는 이무기를 길쭉한 다리로 견제하느라 움직임이 단조로워진 닷발!


빠르게 꼬리에 달라붙은 미호가 여우 불로 꼬리를 지졌다.



“째애애애액!”



처음으로 큰 소리를 내며 비명을 지르는 닷발!


꼬리를 세차게 흔들지만, 이미 깃털이 모두 상해 아까보다 바람이 약하다.


이제 다리를-



“이럴 줄 알았습니까? 짹?”


“----!”



어느새 미호와 이무기가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거대한 날개를 펼친 채 허공에 떠올라 내려보는 닷발.



“건방지니라!”


“훗! 짹!”



날개 근처에 나타난 이무기가 손톱을 세운 순간!



“우습게 보인 모양입니다! 짹!”


“뭐?!”



허공에서 몸을 틀어 정확히 이무기를 다리로 걷어찬 닷발!


걷어차여 바닥을 구른 이무기가 고통스러워한다.


거대한 날개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허공에서 자세를 바꾸는 닷발.


강적이다....!



“이제야 저와 대화를 나눌 생각이 드십니까? 짹?”


“....뭐?”



확실히 녀석은 처음을 제외하고 먼저 공격한 적이 없다.


만약 녀석이 공격할 생각이었다면 저 긴 부리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장거리는 긴 부리와 바람을.


단거리는 얇지만 단단한 다리로 대응하는 녀석의 공방은 현재로선 완벽하다.



“지금은 녀석의 뜻대로 대화를 하자.”


“괴이 따위와 나눌 대화는 싸움뿐이니라!”


“역시 암행어사님은 생각이란 것을 하시는군요. 짹.”



아까부터 묘하게 재수 없는 자세를 취하지만,


일단은 참자.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녀석은 싸울 의사를 내보이지 않고 있다.


우선 대화를 하며 공략법을 생각하자.



“우선 얘기로만 전해지던 암행어사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짹.”


“인사가 너무 늦은 거 아니야?”


“말할 기회를 안 주셔서, 짹.”


“.....그래서 날 찾아온 이유는?”


“그전에, 구미호님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



거대한 날개를 걷어드리며 땅에 안착한 닷발,


그 닷발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미호.



“구미호님은 어째서 어리석은 요괴들과 함께하시는 겁니까? 짹?”


“그게 무슨-”


“식인을 대표하는 식인요괴의 후손이 구미호님께서 어째서 무지몽매한 요괴를 옹호하시냐는 말입니다! 짹!”


“......”



걷어 들였던 거대한 날개를 펼치며 행동을 과장하는 닷발.



“이미 태생부터 저 어리석은 요괴와 다른 당신입니다. 짹.”


“그건 상관없다!”


“저와 같은 존재가 그렇게 어리석은 선택을 하시다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짹.”


“나와 네놈이 같다? 그 무슨 황당한 소리!”


“짹?”



분노하며 여우 불을 내지르는 미호!


매섭게 던져진 불을 닷발은 여유롭게 꼬리를 휘둘러 모두 날려버렸다.



“식인을 모자라 동족 포식까지 저지른 네가 나와 어디가 같다는 말이냐!”


“-----!”


“이런, 거기까지 알고 계신 겁니까? 짹?”



거대한 날개를 접고 고개를 기울이는 닷발.


그런 녀석을 경멸하는 미호.



“네놈은 날 이해할 수 없다!”


“....그렇군요! 이해할 수 없다! 그렇지! 바로 그겁니다! 짹!”



갑자기 흥분하며 소리치기 시작하는 닷발!


녀석의 꼬리가 열심히 흔들리며 바람이 분다.



“솔직히 여러분에게 순순히 항복을 권고할 생각이었습니다. 짹.”


“이었다는 말은 생각이 바뀌었군?”


“그렇습니다! 짹!”



점점 더 빠르게 흔들리는 꼬리와 함께 바람도 강력해진다.



“구미호님과의 대화로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은 절 이해하지 못하시군요! 짹!”



솔직히 요괴가 식인하는 거까지는 뭐, 육식동물 같은 거니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인간이 동물 잡아먹는 거랑 비슷한 이치니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동족 포식이지.


인간으로 치면 같은 인간을 잡아먹는 거잖아?


상상만으로 역겨워 구역질이 난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절 이해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짹!”


“....뭐?”



이건 또 색다른 반응이네?


그렇게 많은 요괴를 만난 건 아니지만, 자기 자신을 이해시키겠다는 놈은 처음이네.



“역시 배우신 분들과 대화를 나누니 이렇게 또 하나 배우는군요. 감사합니다. 짹.”


“그래서? 어떻게 우릴 이해시키게?”


“이렇게 하겠습니다! 짹!”



갑자기 부리를 자신의 뒤쪽으로 돌린 닷발!


풀숲 사이에 놓인 보따리 물어 앞에 내려놓는다.



“당신에게 제안합니다! 암행어사여! 짹!”


“......?”



닷발이 내민 보따리를 얼떨결에 건네받은 나는 그것을 풀어보았다.


보따리 안에는 정육 된 고기가 들어있었다.



“자! 직접 먹고 깨닫는 겁니다!”



이제야 알겠다.


녀석이 여태 만나온 요괴와 다른 이유를.



“식인의 즐거움을!”



녀석은 미쳤다.


작가의말

연참대전 참가 9일째 입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헌터에서 암행어사로 전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14 19.09.15 101 3 11쪽
14 #13 19.09.14 92 4 12쪽
13 #12 19.09.13 101 5 11쪽
12 #11 19.09.12 123 5 12쪽
11 #10 19.09.11 139 5 11쪽
» #9 19.09.10 159 8 11쪽
9 #8 19.09.09 180 10 11쪽
8 #7 19.09.08 213 10 14쪽
7 #6 19.09.07 244 10 12쪽
6 #5 19.09.06 246 10 11쪽
5 #4 19.09.05 289 11 12쪽
4 #3 19.09.04 395 10 11쪽
3 #2 19.09.03 554 11 14쪽
2 #1 19.09.02 839 11 16쪽
1 프롤로그 19.09.02 919 8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