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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ULLGOGI 님의 서재입니다.

탑의 미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MULLGOGI
작품등록일 :
2022.04.03 22:22
최근연재일 :
2022.05.29 22:32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531
추천수 :
41
글자수 :
61,158

작성
22.04.26 07:00
조회
41
추천
2
글자
9쪽

정답과 오답

DUMMY

"우와! 방금 어떻게 한거야?!"


"나도 몰라!"


플랑은 눈을 크게 뜨며

자신의 손을 보았다.

방금까지 잡혔던 금빛 활이

희미하게 사라져가고 있었다.


"나와 결속됐으니 너의 몸이 버티는한

내 힘의 일부를 쓸 수 있을게다."


머릿속의 여자가 말을 걸었다.


"그 주사위가 힘을 빌려준대!"


"좋아! 그럼 이제 다 해치우자!"


스파타는 절그럭 거리는 육중한

철갑옷과 함께 바람을 가르는 칼을 들어

전투 태세를 갖췄다.


"께르륵!"


고블린은 쓰러진 다른 동료를 보며

게거품을 물고 달려들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조잡한 나무 몽둥이를

들고 덤벼들었지만 그들은 스파타의

검에 의해 몸은 몽둥이와 함께

반으로 갈라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왼쪽에 셋. 89, 92, 97."


플랑은 다시 한 번 팔을 들어

금빛 활을 잡았다.

강렬한 금빛과 유리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고블린들이 쓰러졌다.


"끼에에엑!"


마지막 고블린이 스파타의 검에 찔리며

전투는 끝이 났다. 고블린들의 시체는

서서히 풀과 어린 나무로 변해

길로 빈 숲을 채워갔다.


"역시 나무정령이긴하네."


스파타가 검을 집어넣으며 이야기했다.


"너가 그런 말을 할정도면

하급 몬스터도 맞는거 같네."


플랑이 웃으며 말했다.


"나도 그정돈 알거든!"


스파타는 씩씩대며 말했다.

다시 고요함이 주위를 채웠다.

그들은 생각했다.


'이제 뭐하지.'


방금의 전투때문에 잊고 있던

가장 큰 문제였다.


한편 왕국은 하늘을 찢은 균열과

대지를 가른 검은 탑으로 인해

거대한 혼란에 휩쌓였다.


이에 왕은 의회는 다시 한 번

귀족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지만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서로가 절망스러운 상황 속

바닥만 내려본 채 누군가 말을 해주길 기다렸다.


"...이래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소."


칼라이도르가 입을 열었다.


"쇼텔이 말한게 맞았소. 마왕은 선조들에의해

죽은 게 아니라 잠시 무대를 바꾸기 위해

뒤에 숨어 기다린 것이였네.."


왕의 말로인해 회의는 더욱 암울해져갔다.


쵸즌. 그는 선택받은 자이자 대륙을 손에 넣은

운명에 대적한 자였다. 그는 처음부터

피에 미친 것은 아니였다.


죽음. 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는

마치 모래가 가득한 사막과 같다는 사실.

그것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자신이 긴 세월에 세운 모든 것이

부질 없다는 생각에 잠식돼갔다.


불멸의 군대, 자신의 백성.

그리고 자기 자신마저 모두

죽음 앞에 무너져가는 탑처럼 보였다.


그는 분노하기 시작했다.

죽음을 뛰어넘기위해.


영생을 위해 식인과 학살, 민간신앙부터

흑마법까지 전부 사용해봤지만 무엇도

늙어가는 자신의 주름 하나 피지 못했다.


그러다 그는 고대의 마법서를 발견했다.


[추방]


그는 그 단어에 매료되었다.

자신이 늙는 이유가 이 세계에 의한

억압이라면 이 세계에 자신이 없다면

그 규칙을 따를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는 지하에 잠들어 있던 고룡들을 깨웠다.

자신이 이 세계에서 추방되려면 자신보다

더 강한 존재에게 이 마법을 사용함으로써

이 마법이 추방이 아닌 죽음으로 보이게 바꿔야했다.


그는 자신의 측근들은 보내 고룡들을 깨우는 사이

고대 룬과 흑마법사의 주문으로 이루어진

갑옷과 탑을 만들었다.


흑마법사가 꺼낸 영혼은 희미하게 꺼져가는

푸른색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완성된 갑옷으로

향하자 빠르게 갑옷에 달라붙었다.

끔찍한 쇳소리와 함께 마법진이 터질듯이

부글거렸지만 이내 조용해졌다.


쵸즌의 결속은 성공했다.

허나 이걸론 부족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마법진을 폭발시켜

주변의 흑마법사의 피를 갑옷에 칠했다.

검붉은 피는 갑옷의 마법과 룬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에겐 마지막 과업이 남았다.


측근들이 고룡을 깨우자 그들의 분노는

민중들을 부태우기 시작했고

타오르는 반란의 불씨는 자연스레

고룡에게 향했다.


그는 계획대로 전장에 나서 고룡들과

치열한 전투를 하는 척, 자신을 시해하려 했던

자들과 계획을 알고 있는 이들이

잿더미로 변하는 장면을 보았다.


더이상 자신의 계획을 알고 있는 자는 없었다.

마지막 고룡이 추방되는 날 쵸즌은 벼랑끝에서

뒤를 돌아보았다.


시민들은 결의에 찬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엔

그들의 수장인 '칼라이도르'가 있었다.


칼라이도르는 전쟁동안 들어온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을 괴롭히던

이를 벌하기 위해 말이다.


하지만 쵸즌은 웃고 있었다.


갑옷 뒤에서 울리는 조그마한 웃음소리.

그것은 갑옷을 뚫고 나온 영혼의 모습과

함께 자신을 죽이는 칼라이도르를

비웃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칼라이도르 단 한명밖에 없었다.


폭군과 고룡들이 죽자 사람들은 환호했다.

암흑기를 보여준 탑은 쵸즌의 죽음과 사라졌으며

흩날리는 꽃잎과 웃음소리가 거리를 메웠다.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그를 '지켜낸 자 칼라이도르'라 부르며

기뻐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안 선조께서

이 일을 기록해두고 가문대대로 봉인해왔소.

하지만 저주받은 탑이 돌아온 지금

더이상 이 일을 숨겨선 안될거라 판단했소."


"그렇다면 저 탑이 마왕이란 말이요?"


카신이 조심스레 물었다.


"확신하긴 그렇지만...

나는 그렇다고 보고 있소."


칼라이도르는 죄인이 된 느낌이였다.

마치 알려선 안될 비밀을 말한 것처럼

무거운 진실의 무게가 가슴을 짓눌렀다.

그래도 왕이라는 직책과 더불어

어두운 진실을 숨길 필요는 없었다.


"더 일찍이 이 사실을 말했더라면..."


"아닙니다. 폐하."


카에로가 자책하는 왕을 감쌌다.


"그럼 카에로 경.

당신은 할 이야기가 있지 않소?"


"...오늘부로 모든 조사단은 콘'라그 사제들에 대한

조사를 멈추고 파멸의 아이를 추적하라."


카신은 얼굴이 가려져 있는 것을 감사히 여겼다.

드디어 저 엄격하고 근엄한 얼굴이 구겨지는 모습

이보다 더 달콤한 일은 없을 것이였다.


"그렇다면 이제 저희는..."


"출정 나간 모든 병력을 물리고

곧 있음 일어날 큰 전쟁을 준비하도록 하시오."


칼라이도르는 먼저 일어나 회의실을 나왔다.

하나 둘 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카에로는

심란함을 가리지 못하였다.


"그 잘난 별도 꺼질 때가 있나보군요."


마지막으로 카신이 나가며 어깨를

두드렸다. 그는 무슨 말을 듣고 싶어했다.

카에로도 그 말을 알고 있었다.


"사제들에겐 미안하게 됐네.

적은 정보 가지고 성급한 판단을 내렸어."


카신은 그 말을 듣곤 우쭐해하며 코웃음치고

밖으로 나갔다.


"제기랄!"


마지막 발소리마저 사라지자 카에로는

원탁을 크게 내리쳤다. 잠시 고지식한

모습을 내려놓고 짐승처럼 주변에

모든 것을 부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카에로님!"


"후우..왜 그러지?"


"아이들이 이단의 숲 부근에서 발견됐습니다!"


아이들은 걸어지는 데로 걸어가고 있었다.

전투로인해 분출되었던 아드레날린이

진정되가며 현실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아픔은 전보다 덜했다.


"그래도 길은 나있어서 햇빛은 보이네."


스파타가 머리를 터벅터벅 걸어가며

말했다. 하늘은 해가 쨍쨍했다.

유일하게 해가 보이는 곳을 걷다보니

무엇인가 생각났다.


"플랑, 여기가 오래된 도로 아닐까?"


"나도 잘 모르겠어."


예전에 왕국을 가는 유일한 방법은

숲에 난 도로로 가는 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도적의 습격이나 난쟁이, 고블린같은

마물들의 난동이 심해져 다른 숲을

갈아엎어 지금의 무역로가 생기게 되었다.


"마차의 생김새가 꽤 돼보여."


플랑이 마차를 더듬으며 말했다.


"흐음..네 말이 맞구나. 여긴 오래된 도로다."


"네? 그런 것도 알 수 있어요?"


주사위의 여자가 말했다.


"저기 보이는 거대한 나무 기둥 네 개와

그 나무를 들고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느냐."


"뭐? 그 먼 곳을? 이 짧은 시간에 거기까지

갔단건가?"


그 양식은 꽤 멀리 있는 동쪽 왕국의 양식이였다.

하지만 동쪽 왕국은 50년 전 내전으로 인해

각 부족으로 흩어져 이러한 양식은

더이상 쓰이지 않았다.


"우와, 그런 것도 알 수 있어요?"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단다."


"왜 뭐라고 했어?"


플랑은 스파타에게 자신이 들은 것을

설명해 주었다.


"그럼 우리 동쪽으로 가고 있는건가?"


"그런거 같아..."


플랑은 말문을 흐렸다.

남자가 말한 이야기가 뇌리를 스쳤다.


'서쪽에 잊혀진 항구로 가거라.'


"우리 반대로 왔어."


"응?"


플랑은 멈춰 선 채 말했다.

그녀는 지금 떨고 있었다.


"괜찮아?"


"어...응, 괜찮아. 돌아가자.."


플랑은 괜찮다는 말을 했지만

휘청거리며 중심을 잃었다.

스파타가 간신히 받혀 넘어지는 걸

막았다.


까악 까악


까마귀는 다시 한 번 어둠 속에 숨어

아이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시작됐군요."


수녀는 창밖에 있는 거대한 균열을 보며 말했다.

시계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01:03


"곧 있으면 손님들이 오시겠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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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녀사냥 +1 22.04.28 37 2 10쪽
» 정답과 오답 +2 22.04.26 42 2 9쪽
6 이단의 숲 +3 22.04.24 42 3 9쪽
5 독립 +2 22.04.19 40 3 11쪽
4 악재 +2 22.04.14 50 4 9쪽
3 균열 +2 22.04.12 53 4 12쪽
2 유언 +2 22.04.07 67 6 11쪽
1 예언 +4 22.04.05 9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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