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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날에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7
최근연재일 :
2023.03.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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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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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 77화 - 훈련(2) 2023년 1월 19일 수정

DUMMY

“일단 저번에 말씀드린 방법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오전에 일어나자마자 체력 훈련, 아침 식사 후 기술 익히는 방향으로 말이죠. 기술을 다 익혔다면 점심 전까지의 오전 시간에는 1:1로 제가 각 기술들의 노하우를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연습은 [몽상]을 통한 꿈속에서 시간이 많아서 그때 하시면 되고요. 그리고 점심 후에는 저와 주다스 번갈아 가며 대련을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일찍 취침하시면 됩니다.”


루이스의 설명을 듣고 단테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각오를 다지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표정에는 긴장이나 힘듦이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흥미로워하는 듯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럼 이제 나도 본격적으로 검을 배우게 되는구나.”


“오늘부터 수련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래도 오랫동안 누워있다가 일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단테의 흥미로워하는 표정에 주다스가 오히려 걱정된다는 듯 말을 꺼냈다. 하지만 단테는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했다.


“물론이지. 열흘이나 누워있었다고 들으니 오히려 몸이 근질근질해. 스트레칭도 충분히 했고 잠도 잘 잤고, 거기에 르테니까지 마셨더니 몸 상태는 최상이야. 그리고 루이스의 개인지도잖아. 2년 동안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해질 지경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단테의 눈빛은 정말 좋아하는 장난감을 눈앞에 둔 아이 같았다.


‘수련을 저렇게까지 즐기셨었던가.’


그런 단테의 모습을 보며 주다스는 단테가 자신의 생각보다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루이스씨의 영향이겠지.’


압도적으로 강한 힘을 가진 루이스. 그럼에도 매일 [몽상]을 사용하며 하루에 30시간씩은 수련을 하는 그를 보며 자신의 주인도 자극을 받은 것이리라. 잠깐 루이스를 바라보던 주다스는 금방 다시 시선을 돌리며 마음 한편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구체적으로 이 감정이 어떤 느낌이라고 설명하긴 어려웠지만, 당장에 드는 생각은 자신도 최대한 강해져야겠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A급 수준이고, 세상에 나갔을 때 꿀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자신의 주인과 실력이 비슷해진 지는 오래였고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단테의 실력을 따라가야 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었다.


‘주인님께 짐이 될 순 없다.’


주다스도 수련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불태웠다.


“그럼 지금 나가서 기술을 알려드려도 되겠습니까?”


루이스가 생각에 잠긴 주다스를 스쳐 지나가듯 힐끗 보고는 단테에게 말했다.


“물론! 바로 시작하자.”





집 앞 공터


아주 기본적인 롱소드를 건네받은 단테는 검을 이리저리 휘두르다가 루이스에게 물었다.


“그런데 루이스. [검술]이라는 건 대체 뭐야? [쾌검], [중검], [경검]은 [기술]인 거잖아? 그거랑 흔히 말하는 검술이라는 것과는 무슨 차이야?”


검술 교본이라는 책을 스쳐 지나가듯 본 기억이 있었고, 유명한 검사들은 자기만의 검술이 있다고 들은 적도 있었다. 아마 루이스도 자신만의 검술이 있을 것이었고 단테는 그것과 [기술]의 차이가 궁금했다.


루이스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음, 쉽게 말하면 검술이라는 것은 ‘검을 효과적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을 정형화한 것’입니다.”


“정형화?”


단테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예를 들면 검을 들어 올렸다가 내리칠 때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인지 미리 연습해두는 거죠. 저 같은 경우엔 [쾌검]으로 검을 들어 올리고 [중검]을 통해 검의 무게를 더해 빠르게 내리치고, 타격지점에서 [경검]을 통해 검을 단단하게 만들어 피해량을 늘립니다. 그것을 반복적으로 연습해서 제 몸에 익으면 그것이 제 검술이 되는 겁니다.”


말을 끝낸 루이스가 검을 뽑아 빠르게 들어 올렸다가 바닥을 향해 내리쳤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가벼운 흙먼지가 일어났다. 그 일련의 과정이 0.5초도 안 되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눈으로 쫓기 힘든 속도의 단 한 번의 휘두름. 단테는 잘 몰랐지만, 경험이 많은 주다스는 그 단 한 번의 휘두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금방 알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저번에 보여드린 발검술도 제 검술 중 일부입니다.”


단테는 무슨 말인지는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검술교본 같은 책들은 그런 정형화된 방법들을 설명해놓은 책이고?”


“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검술 교본들은 위력적이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가끔 논외인 것도 있긴 합니다만···.”


루이스가 시범을 위해 꺼냈던 검을 다시 집어넣고 말을 이었다.


“강력한 검술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보통 3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검술에 [강력한 기술]이 들어간다. 두 번째, 엄청 효과적인 검의 경로가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다양한 기술]을 한 검술 안에 녹여낸다.”


“그럼 루이스의 검술은 세 번째인 거지?”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던 단테가 묻자 루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는 거의 모든 움직임에 두개에서 3개의 기술을 활용합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검술이군요.”


단테와 루이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주다스가 인상까지 찌푸리며 말했다. 그리고 그런 주다스의 반응에 단테가 물었다.


“그렇게 어려운 거야?”


주다스는 혀를 내두르며 대답해줬다.


“하나의 동작에 그것도 검을 휘두르는 짧은 동작에 두 세개의 기술을 섞는 건 어려운 정도가 아닙니다. 검을 빠르게 세 번 휘두를 때 각각 다른 기술을 하나씩만 사용하는 것도 난이도가 극악이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검을 휘두르는 순간순간 3개의 기술을 섞어서 사용한다니. 솔직히 루이스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말했으면 절대 믿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는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주다스의 말에 단테도 생각해보니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의 기술을 완성할 때, 빨라도 1~2초가 걸린다. 그런데 검을 내리치는, 0.5초도 안 걸리는 짧은 시간에 기술을 여러 개 연달아 사용한다는 건 정말 엄청난 집중력과 완벽한 마나 컨트롤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한 번 완성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검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몸을 빠르게 움직이며 상대방과 전투를 하는 와중에 매번 검을 휘두를 때마다 두 세가지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일반적인 상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걸 하게 해주는 방법이 [몽상]인거지?”


단테의 말에 루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몽상]을 통해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기술]을 빠르게 발현하는 것과 그것을 이어가는 [검술]에 투자하는 것. 그것이 제 검술의 비밀이자, [몽상]을 사용했던 선인들이 강했던 이유입니다.”


거기까지 말한 루이스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주다스를 한번 바라보고는 말을 이었다.


“2년 후에 저에게 10분을 버틸 수 있으려면 적어도 아까 제가 보여드린 속도로 멈추지 않고 검을 휘두를 수 있으셔야 할 겁니다. 같은 검으로 저를 맞상대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저랑 같은 속도는 맞추셔야 할 테니까요.”


“그 정도로 다루기까지 루이스 너는 얼마나 걸렸는데?”


단테가 몸을 풀려는 듯 천천히 어깨를 돌리며 물었다. 비록 자신이 건 내기는 아니었지만, 어차피 강해지려고 수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성공하고 싶었다.


“저는 18살에 몽상을 배우고 딱 10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처음 1년은 [몽상]의 후유증에 대한 여파로 몸을 가누는 데 시간도 걸렸었다. 그런데도 10년 만에 그렇게 강해질 수 있었던 것도 루이스가 죽도록 노력한 결과였다. 남들은 20년 30년 죽도록 노력해서 따내는 A급. 검을 그렇게 다룰 수 있게 된 후부터는 그 수준을 가뿐히 이길 정도의 실력자가 됐었으니까.


“물론 주인님께서 마나를 다루는 데 재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2년, 아니 [몽상] 시간까지 생각하면 거의 10년 정도의 시간이 마치 마라톤 같을 겁니다. 달리기가 빠른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체력과 노력이 없으면 완주할 수 없고 아무리 달리기가 느려도 체력과 노력이 있으면 완주가 가능한 마라톤처럼 말이죠. 재능에 자만하지 말고 꾸준히 달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겁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조언을 하는 루이스의 말에 경청하고 있던 단테가 돌연 미소를 지었다. 타이밍만 보면 루이스의 조언을 비웃는 것 같았지만 단테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전혀 달랐다.


“좋네.”


“네?”


단테의 시원한 대답에 오히려 루이스가 의아해하며 반문했다.


“난 지금까지 내가 재능있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 너희들은 나에게 재능있다고 말해주지만, 솔직히 말하면 난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거든.”


단테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검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아등바등 생활했어. 동물들을 언데드로 만들면서도 이게 맞나? 이러면 되는 건가? 제대로 가는 걸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어.”


단테는 검을 꽉 움켜쥐며 주다스를 바라봤다.


“그러다가 주다스를 만났고 [기술]을 배웠지. 처음 [기술]을 배울 때는 빠르게 강해지는 느낌이었어. 그런데 또 기술을 다 배우고 나니 어느 순간 벽을 만난 느낌이 들더라고. 뭔가 더 세세하게 연습해야 할 것 같은데 또 그건 쉽지 않고. 하루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한계가 있었으니까.”


실제로 꽤나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하일라] 영지에 나오기 전에는 대부분의 시간이 수련이었다. 하지만 [하일라] 영지에 나오고 의뢰도 맡고 [경쟁전]에 참여하다 보니 생각 외로 훈련을 할 시간이 부족했고 빨리 강해지고 싶은데 실력은 정체되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 아주 눈앞이 탁 트인 느낌이야. 시간도 충분히 벌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도 알았어. 물론 그 길이 정말 길긴 하지만 난 걷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마음만 같아서는 10년 꾸준히 걷는 게 아니라 꾸준히 달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은걸? 이렇게 단순 명료하게 강해지는 방법이 있다는 데.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겠어?”


단테가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로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아직 [몽상]을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 처음부터 60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연습에 몰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르고 있으니까 저런 말을 할 수 있겠지.


단테의 말을 듣고 루이스가 가진 생각이었다. 자신도 처음에는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60시간이나 되는 시간을 연습하는 것은 진작 그만두고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시간을 늘려갔었으니까.


‘그렇지만···. 조금은 달라.’


처음 시작할 때의 자신과는 조금 달랐다. 분명 호기롭게 도전하는 것은 같았지만···. 분명 다른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때 검을 잡은 단테의 손이 아주 살짝 떨렸다. 정말 살짝이었지만, 루이스는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걸 보며 단테가 정말 ‘설레어’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루이스는 그 이질감이 뭔지 알 수 있었다.


‘난 저러진 않았었는데.’


단테에게는 지금이, 목적이 뚜렷하게 생긴 지금 이 상황이 무척 즐거워 보였다. 그것이 루이스가 느낀 이질감의 정체였다. 루이스는 다시금 주다스를 바라봤다. 자신보다 오랫동안 주인을 봐온 선배 언데드는 주인이 이럴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래서 2년이라는 시간에 그런 말도 안 되는 내기를 하자고 한 걸까?


루이스의 시선을 느낀 주다스가 루이스를 향해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서 여러 가지를 읽은 루이스가 작게 한숨을 쉬더니 중얼거렸다.


“...저도 주인님에 대해 잘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응?”


루이스의 말에 단테는 갑자기 무슨 말이냐는 듯 그를 쳐다봤지만, 딱히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좋습니다. 그럼 오늘은 3가지 기술에 마나 흐름부터 보여드리죠. 주다스씨 오늘부터 2년입니다. 정말 괜찮으신 거 맞죠?”


단테에게 이야기하던 루이스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주다스에게 말했다.


사실 그 둘에게 내기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누가 형님이고 동생이고 둘 다 전혀 신경쓰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 내기는 단순히 내기가 아니었다.


기대이자 믿음.


자신들의 주인이 자신들의 상식을 다시 한번 뛰어넘어 줄 것 같다는 그런 희망과 같았다.


“물론입니다.”


주다스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루이스도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단 하루도 봐주는 거 없을 겁니다.”


그렇게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작가의말

오늘도 단테의 이야기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용이 수정되었습니다. 루이스의 검술이 거의 모든 움직임에 3가지 기술을 섞는다 에서 2~3가지의 기술을 섞는다로 변경되었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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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제 87화 - 수련의 끝 +3 23.01.13 96 3 12쪽
87 제 86화 - 다짐 +1 23.01.11 88 3 13쪽
86 제 85화 +1 23.01.09 91 4 11쪽
85 제 84화 +1 23.01.06 93 2 11쪽
84 제 83화 +1 23.01.04 91 3 12쪽
83 제 82화 대련 +1 23.01.02 110 3 13쪽
82 제 81화 개화의 시작 +1 22.12.25 145 3 13쪽
81 제 80화 까마귀 +1 22.12.18 147 3 12쪽
80 제 79화 (훈련4) 22.12.04 118 4 13쪽
79 제 78화 훈련(3) +1 22.11.27 117 5 10쪽
» 제 77화 - 훈련(2) 2023년 1월 19일 수정 +1 22.11.20 132 4 13쪽
77 제 76화 훈련(1) +1 22.11.13 149 4 12쪽
76 제 75화 몽상(2) +2 22.11.06 132 5 11쪽
75 제 74화 몽상(1) +1 22.10.30 152 4 12쪽
74 제 73화 +1 22.10.23 153 4 11쪽
73 제 72화 +1 22.10.16 160 4 11쪽
72 제 71화 +1 22.10.03 180 4 12쪽
71 제 70화 +1 22.09.25 164 4 11쪽
70 제 69화 +1 22.09.18 177 4 12쪽
69 제 68화 +1 22.09.12 174 4 12쪽
68 제 67화 +1 22.09.04 171 4 12쪽
67 제 66화 +1 22.08.28 198 4 11쪽
66 제 65화 +1 22.08.21 193 4 12쪽
65 제 64화 +1 22.08.15 182 4 12쪽
64 제 63화 +1 22.08.07 194 4 12쪽
63 제 62화 +1 22.07.31 204 4 12쪽
62 제 61화 +1 22.07.26 186 4 12쪽
61 제 60화 +1 22.07.21 189 4 12쪽
60 제 59화 +1 22.07.14 199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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