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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나의날에 님의 서재입니다.

선봉의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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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날에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7
최근연재일 :
2023.03.21 20:00
연재수 :
1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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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23
추천수 :
742
글자수 :
622,092

작성
22.08.2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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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제 65화

DUMMY

“네.”


주다스가 단호하게 대답하고 말을 이었다.


“저번에 다음 목적지를 정할 때 아이리스로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죠?”


주다스의 말에 단테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아이리스는 기술의 도시라며. 다양한 기술을 익히고 발전시키기에 거기만큼 좋을 곳이 없을 것 같아서 아이리스로 갈까 했는데.”


“바로 언데드를 만드실 계획이 있습니까?”


단테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다스가 훅 치고 들어왔다.


“아니. 그건 아니지. 앞으로 나만을 위해서 언데드를 만들지는 않기로 했었잖아. 루이스처럼 서로 합의가 되는 경우 아니면 만들지 않아.”


이미 단테의 대답을 알고 있었던 주다스였지만 저런 단테의 주장을 들을 때마다 답답한 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작게 내쉬며 말했다.


“그렇다면 바로 아이리스에 가는 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주인님의 마나에 대한 재능이 특출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남들과 다른 가파른 성장 속도를 내기 위해선 ‘언데드의 기술을 배움’이 전제로 깔려야 합니다. 그래야 마나를 움직이는 방법을 빠르게 익힐 수 있을 테니까요.”


주다스는 잠시 숨을 고르고 단테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곧장 이었다.


“저희에게는 맞서야 하는 아주 강대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그들을 상대하기에는 저희의 전력은 턱없이 부족하지요. 하지만 다행인 건 그 적들이 저희의 존재를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쩌면 앞으로 자신의 목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지 모르는 적의 등장이라 단테 역시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은 사실이었기에 차분하게 주다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주다스는 단테 뿐 아니라 루이스도 번갈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 말할 것이 루이스와도 관련 있는 내용이었기에.


“이 이점을 잘 살려야 합니다. 지금 이 상태로 큰 도시에 머물게 된다면 이미 저들의 부하 둘을 죽였으니 더 강한 적들이 자꾸 붙게 될 겁니다. 그러다 보면 저희의 정체가 일찍이 발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요. 그럴 바에 잠시 모습을 감추고 루이스씨에게서 배울 기술들을 배우고 다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주다스의 연설과 같은 긴말 후에 잠시 방안에는 침묵이 흘렀다. 단테는 생각에 잠긴 듯했고 루이스는 주다스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덧붙였다.


“저도 주다스씨의 의견에 찬성입니다. 특히 [몽상]은 빠르게 습득하면 할수록 좋습니다. 수련 시간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몽상]을 익혀두면 다음 언데드를 만들었을 때 그들의 기술을 평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습득할 수 있을 겁니다.”


루이스의 지원사격에 주다스는 더 말에 힘을 실어 이야기했다.


“주인님께서는 언데드를 많이 만들지 않고 본인이 강해지겠다고 말씀하셨죠.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주인님의 재능과 기술을 배우는 속도를 보고 어렵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몽상]을 빠르게 익히고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주인님의 목표는 높은 확률로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될 겁니다.”


생각에 잠겨있던 단테가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 고집이 센 단테이긴 하지만, 이번 경우엔 그냥 막연히 아이리스에 가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지, 확실한 근거에 의하여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자신이 평소에 의지하는 두 명이 저렇게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니 단테 입장에서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좋아. 기간은 어느 정도가 좋을까?”


단테의 물음에 루이스는 생각에 잠겼지만, 주다스는 곧장 대답했다. 아까 복도를 정리하고 여기에 들어오기까지 이미 많은 것을 생각해둔 듯한 모습이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준은 주인님께서 [몽상]을 비롯한 루이스씨의 기술을 배우고, 진심으로 싸우는 루이스씨를 상대로 10분 이상 버틸 수 있는 정도로요.”


주다스가 말했다. 그리고 그런 주다스의 대답에 루이스가 말도 안 된다는 듯 이야기했다.


“[저주받은 눈]으로 기술을 배우는 속도를 단축하고 [몽상]으로 훈련 시간을 늘린다면 1~2년 안에 [절망급] 기술을 포함한 기술 4개를 배울 수 있다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것과 전투에서 적용하는 건 다르다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아무리 단테군이 대단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지만 진심으로 상대하는 저와 10분 이상이라니요. 하이언데드가 되기 전에도 제가 진심으로 상대한다면 기사 단장급도 10분은 못 버텼을 겁니다.”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자신감을 넘어 자만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루이스의 말은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만큼 그는 강했었고 하이언데드가 된 지금은 그의 약점조차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마나보다 더 많은 사기를 다루게 되었으니까. 대륙에서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루이스의 그런 반박에도 주다스는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기를 한 번 해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저번에 이야기해보니 나이는 같았는데 진 사람이 이긴 사람을 형님으로 모시는 것으로요.”


자신 있게 말하는 주다스를 보고 루이스는 더 혼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주인인 단테가 일반적이지 않은 능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건 일반적인 상식을 아예 벗어난 제안이지 않은가?


아주 잠깐의 고민이 있었지만 일단 모습을 잠시 감추고 수련한다는 중요한 사항은 정해졌고, 자신이 질 것 같지 않은 내기였지만 만에 하나 져서 주다스를 형님으로 부르게 되더라도 큰 상관은 없었기에 루이스도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딱 2년입니다. 내기니까 양보는 없습니다.”


“당연하죠. 수련 시작일로부터 하루도 늘리는 것 없이 딱 2년으로 하겠습니다. 하하”


“그럼 어디로 갈 건지 생각해둔 곳은 있어?”


단테는 자신을 두고 내기를 하는 모습이 웃기긴 했지만, 어차피 자신은 열심히 수련할 생각이고 둘이 친해지는 듯한 모습이 보기 좋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물었다.


“그럼 어디로 갈 건지 생각해둔 곳은 있어?”



“일단 저희가 내려왔던 [토드 산맥]으로 올라가는 게 어떨까 생각하긴 합니다만···.”


주다스가 대답했다. 주다스도 마땅히 모습을 감출만한 곳을 알지 못해서 원래 자신들이 왔던 곳을 빼고는 장소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 옆에서 얌전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베아트리체가 루이스에게 물었다.


“고대의 숲은 어때요? 거기에 지인이 있다고 아빠가 옛날에 이야기해줬었잖아요! 그분한테 부탁하면 어때요?”


“고대숲?”


“지인?”


베아트리체의 말에 단테와 주다스가 서로 다른 의문을 뱉으며 루이스를 바라봤다. 루이스는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아···. 물론 지인이 있긴 합니다만···.”


루이스의 표정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당황과 난처함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루이스의 표정을 본 단테는 호기심에 더욱 적극적으로 물었다. 루이스가 이렇게까지 당황할 정도면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합니다만?”


눈빛까지 반짝이며 물어보는 단테의 모습에 루이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주인이 저렇게 궁금해하는 것이면 언데드인 자신은 당연히 말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점심 식사 시간이 다 된 듯하니 점심을 먹으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단테 일행은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짐을 챙겨 나왔다. 다음 목적지인 고대숲으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산맥에서 내려오고 [하일라] 영지에서 머문 몇 달,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경쟁전에도 참여하고 루이스라는 든든한 동료도 생겼다. 물론 주다스만 있어도 든든하긴 했지만, 그래도 믿을 만한 사람이 두 명으로 늘었다는 사실은 단테의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드디어 새로운 곳으로 가는구나.”


[하일라] 영지 제일 남쪽에 있는 성문을 빠져나오며 단테가 말했다.


단테는 걸음을 멈추고 성문을 바라봤다. 처음 [하일라]영지로 들어갔던 곳만큼은 아니었지만, 이곳 성벽에도 전투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걸 보며 단테는 그동안 여기서 겪은 일을 떠올렸다.


강함과 재능을 중시하는 영지 [하일라]. 그리고 그에 걸맞게 강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지금 루이스 뿐 아니라 기사단장도 여러 용병도.


‘세상엔 강한 사람들이 많아. 난 앞으로 더욱 강해져야 해.’


당분간 강해지는 방법은 정해져 있다. 루이스에게 [몽상]과 더불어 나머지 검술을 배우는 것. 그리고 [몽상]을 활용하여 지금 가지고 있는 기술들을 극한까지 익히는 것. 지금은 그것에 전념해야 할 때였다.


단테가 각오를 다지며 주먹을 꽉 쥐었다가 폈다. 그리고 다시 걸음을 옮기며 루이스에게 물었다.


“여기서 고대 숲까지는 얼마나 걸려?”


“고대 숲은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가는 건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다만 그 친구가 사는 곳은 고대 숲에서도 꽤 안쪽에 있습니다. 아마 지금부터 1주일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루이스의 대답에 주다스가 뭔가 생각난 듯 루이스에게 물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 고대 숲은 목적지를 잡고 길을 찾기가 어려운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고대숲 외곽은 물론이거니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나침반은 작동하지 않고 길을 헤매는 것이 일상이라고 들었는데. 1주일 정도 만에 목적지를 찾는 게 가능한 겁니까?”


그랬다. 고대 숲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는 곳이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크고 무서운 식물들과 짐승들, 몬스터까지 많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길잡이 없이 들어갔다가는 평생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을 정도로 위험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그런 장소이기에 주다스도 ‘지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고대숲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반대했었을 것이다.


“네. 그녀가 준 목걸이가 있습니다.”


루이스가 주머니에서 초록빛으로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꺼냈다. 목걸이는 특별한 세공이나 장식이 달려있진 않았다. 그저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투박한 초록색 보석을 줄에 꿴 단순한 목걸이였다.


“이 목걸이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줄 거라고 하면서 주더군요. 그 이후로 사용해보지 않아 어떻게 작동하는 지는 모르고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긴 했지만 아마 잘 작동할 겁니다.”


루이스의 말에 단테가 약간 멈칫하며 물었다.


“그런데 20년이나 지났는데 거기에 갈 수 있는 거 맞는 거야? 아무리 젊었을 때 친했던 동료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미 많은 세월이 지났는데 우리를 받아줄까?”


아까 점심식사를 하며 루이스에게 들은 바로는 스승에게 기술을 전수받고 [하일라]로 넘어오기 전에 만난 사이였다고 했다. 위기의 순간에서 그가 그 지인을 구해줬기에 그녀는 그에게 그 목걸이를 주었고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했다나. 하지만 단테 생각에 2년이나 머물러야하는 부탁을 20년이나 지난 지금 해도 될지 걱정이 됐다.


하지만 그런 단테의 의문에 루이스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아 제가 그건 말씀 안 드렸나요? 그녀는 엘프니까요. 엘프에게 20년은 오랜 시간이 아닙니다. 그들의 수명은 5배에서 길게는 10배까지 하니까요.”


그리고 그의 말에 주다스가 단테가 걸음을 멈추며 루이스를 바라봤다. 둘다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엘프?!”


작가의말

오늘도 단테의 이야기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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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제 82화 대련 +1 23.01.02 109 3 13쪽
82 제 81화 개화의 시작 +1 22.12.25 144 3 13쪽
81 제 80화 까마귀 +1 22.12.18 146 3 12쪽
80 제 79화 (훈련4) 22.12.04 117 4 13쪽
79 제 78화 훈련(3) +1 22.11.27 116 5 10쪽
78 제 77화 - 훈련(2) 2023년 1월 19일 수정 +1 22.11.20 130 4 13쪽
77 제 76화 훈련(1) +1 22.11.13 14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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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제 74화 몽상(1) +1 22.10.30 15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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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제 72화 +1 22.10.16 157 4 11쪽
72 제 71화 +1 22.10.03 17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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