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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아의 서재입니다.

영웅의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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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수피아
작품등록일 :
2021.05.12 11:59
최근연재일 :
2021.07.13 06:15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3,332
추천수 :
318
글자수 :
288,884

작성
21.06.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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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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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7쪽

재앙의 씨

선추, 선작, 응원은 작가의 원동력이 됩니다. ღゝ◡╹)ノ♡




DUMMY

- @%#₩&@*%@!!


복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소란스러워진다.


“......”


그 소음을 무시하고 있다, 하고 싶었다.

하지만 계속 무시하기에는 도무지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소음.


침대에서 나와 다시 문을 살짝 열고, 그 소음이 무엇인지 확인하기로 했다.


“아르칸 도련님이 마수한테 잡혀 있데!”

“마수가 접근할 때까지 경비병들은 뭐 하고 있는 거야?”


- @@&;:₩*•@^%₩@!!!!


“비켜주세요! 지나갑니다!”


- @#₩%&@:!!!


“흡혈귀들이 공격해온 모양이야.”

“흡혈귀라.. 혹시, 카일 도련님하고 연관이..?”

“쉿. 입조심.”


- @₩#%₩&@:!!!


상황은 어느 정도 알겠다.

그리고 내가 낄 자리가 없다는 것도 알겠다.


굳이 내가 안 끼어들어도 될 문제.

내가 가만히 있어도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하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 콰아아아앙!!


“....?!”


소리가 들린 방향은 1층 밑 기숙사의 정문 방향.


“빨리 경비병들 1층으로 불러!! 마수가 정문을 부수고 들어왔다!!”


소리가 들린 이후, 상황은 더욱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경비병들 다 어디 갔어?!”

“다들 상층으로 올라가!”


그러는 와중에 단 한 사람만이 1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걸어간다.


“용기 있는 분들과 지원 마법을 걸어 주실 수 있는 분들은 저를 따라오십시오.”


당당하게 걸어가는 그는 루카치_알비온.

우리 동아리의 일원.


“알비온님 이다..”


그의 등장에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1층으로 내려가는 학생들 또한 나타났다.


“따라가자.”

“알비온 도련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익숙한 목소리와 모습.

하루나도 알비온을 따라 이동하기로 한 모양.


“저를 따라주어 감사합니다.”


그들이 걸어가는 모습은 마치 역전의 용사.

미래의 영웅이라 불리는 그들의 모습.

나와는 다른, 진짜 영웅.


그들은 그렇게 1층으로, 루미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


- 콰아아아앙!!


“마.. 마수다!!”

“흡혈귀가 정문을 뚫고 들어왔다!!”


“오~ 어린 친구들이 잔뜩~ 도망가지 말고 이리 오렴, 같이 재미있게 놀자꾸나~”


온몸이 피로 적셔진 흡혈귀가 웃으며 저런 소리를 하니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그런 흡혈귀의 앞에 당당히 맞서는 이가 있었으니.


“미안하지만 마수는 이 안으로는 출입 금지다.”


“음.. 그럼 너희가 놀아줄 거니?”

“마수하고 놀아줄 생각 따위 없다. 루카치가의 명예를 걸고 이곳에서 너를 저지해 주겠다. [대지의 영겁의 방패]”


알비온은 자신의 거대한 몸보다 큰, 바위 재질을 한 방패를 꺼내 들어 마수의 앞을 떡하니 막아섰다.


그리고 그 거대한 방패에 이어.


- [영겁의 방패] [근력 강화] [서리의 방패] [수호의 방패] [수호의 장벽] [강인한 육체 강화] [생명의 나무] [빛나는 활력의 꽃] [생명의 나무] [육체 강화] [근력 강화] [정신력 강화] [마력의 흐름 강화] [평화의 장벽] ······.


하나의 방패를 시작으로, 두 개, 세 개, 늘어나기 시작한 마법들은 로비를 완전하게 빈틈없이 반으로 갈랐으며, 강화 마법이 씌어 짐에 따라 그 방패와 장벽들은 방벽처럼, 모두를 지키는 거대한 성벽처럼 마수의 앞을 막아다.


“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우리를 뚫어야 지나갈 수 있다.”

“어린 친구들이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구나, 좋아. 이렇게 안 나오면 들어가는 재미가 없지~!!!”


- 투쾅!!!!


마수의 주먹은 어느 곳으로도 피하지 않고 곧바로 알비온의 방패로 날아들었다.


“크흑.. 이 녀석 뭔 힘이 이렇게.. 강화 마법을 사용했나?”


방패가 막아주고 있긴 했지만, 마수의 주먹에 의한 충격은 방패를 넘어 알비온의 몸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이 정도 충격 충분히 버틸 수 있지만, 문제는 그 주먹이 쉬지 않고 계속 방패를 가격하고 있다는 것.


- 투쾅!! 콰쾅!!! 쾅!!!


“캬하하하!! 좋아!! 좋다고!! 얼마나 버틸까?!! 3분?!! 1분?!! 30초?!!”


- 쾅!! 콰쾅!!! 쾅!!!


“궁금하지 않아?! 이 방패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이 공격이 그대로 몸에 직격한다면?!”


- 쾅!! 콰앙!! 콰쾅!!!


“그거 알아?! 이 방패 뒤에서 벌벌 떨고 있을 친구들을 생각하니깐 너무 흥분되는 거 있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녀석 보통 흡혈귀보다 훨씬 강해.

근접전에서는 승산이 없을 거 같고, 계속 방어만 해서는 답이 없을 거 같다.


“여유가 되는 분들은 위층에서 원거리에서 공격해 줄 수 있는 분들을 구해와 주십시오!”

“그럼,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답한 사람은 하루나.

하루나의 마법은 주로 계속 주변에 있어야 하는 마법이 아니라, 어떻게든 일정 시간에 일정 마력만 꾸준히 유지하면 되는 마법을 사용하고 있기에 이 장소에서는 여유가 있는 사람에 속해 있다.


원거리에서 공격이 가능한 사람.. 원거리...


그렇게 도착한 방 앞.


- 똑. 똑.


노크에도 방안은 그저 똑. 똑. 소리가 허공에 울릴 뿐.


하루나는 문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루미아... 아가씨,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방안에 빛이라고는 창가에서 들어오는 달빛밖에 없는 어두침침한 방안.

루미아는 그 방에 있는 침대의 한쪽 구석에 쭈그려 앉아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상태가 안 좋아 보이네.


사실 원거리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라면 얼마든 찾을 수는 있다.

하지만, 루미아처럼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자는 드물고, 이 점을 뺀다고 한들 루미아의 실력은 1반급.

더군다나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 이 얼마나 적임자란 말인가.


나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루미아가 있는 침대로 다가가 몸을 낮추고, 루미아를 올려다보는 눈높이로 맞추었다.


영락없는 자신의 신분을, 위치를 인정하는 높이.


“루미아 아가씨, 지금 저희는 루미아 아가씨의 힘이 필요합니다. 아가씨가 어떠한 사건을 겪으셨는지 저로서 알 방법은 없으나, 부디 뿌리치고 일어나, 저희를 도와주세요.”


하루나의 부탁에도, 루미아는 미동조차 없이 고개를 담그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나온 루미아의 첫마디.


“...의미 없어...”

“...아가씨, 목소리가 작아 잘못 들린 거 같습니다.”


“의미 없다고.”

“······”


잘못 들은 게 아니다.


“내가 그 자리에 있든 없든 의미 없어. 어차피 걸림돌이 될 거야..”


첫 번째로든 생각.

무엇이 루미아를 이렇게 망쳐놨는가?


두 번째로든 생각.

이 상태의 루미아를 어떻게 데리고 가야 할까?


세 번째로든 생각.

이 상태의 루미아를 데리고 간다고 해도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아니다, 세 번째 생각은 지우자.

루미아는 이미 실습시험과 동아리 활동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어떻게든 데리고 가기만 하면 분명히 큰 도움이 돼.


“의미 없지 않습니다, 아가씨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꿀 발린 소리 하지 마, 만약 내가 이스푸아 가문이 아니라면 너희가 나를 거들떠나 볼 거 같아?”


“네, 거들떠보지도 않겠죠. 제가, 저를 제외하고도 많은 학생이 어떻게든 아가씨에게 접근하는 이유를 모르시지 않잖습니까, 당장 어제만 봐도 복도에 일부의 학생들에게 많은 학생이 붙어있는 걸 충분히 보셨을 겁니다. 저도 아가씨도 그 상황을 경험했지요. 제가, 그들이 아가씨에게 관심을 가진 이유. 그건 분명 아가씨가 아닌 이스푸아 가문의 힘 때문입니다.”

“결국, 다 똑같아. 나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 따위 없다고.”


루미아의 몸이 더욱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제가 아는 아가씨라면 이스푸아 가문이 아니더라도 빛을 발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빛은 아가씨가 어떤 가문이든 이목을 받을 것이고, 이는 그 가문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다시 제가, 세상이 아가씨에게 시선이 모일 것입니다. 아가씨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런 곳에서 좌절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아가씨의 힘은 의미 없지 않습니다. 루미아 아가씨,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네가 나를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니고, 어떻게 나를 그렇게 확신할 수가 있는 거지?”

“그건.. 제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루미아의 마음속.


파도가 치는 아름답고도 거대한 모래사장.

그곳에 루미아는 서 있다.


루미아는 모래사장을 걸어 다녔다.

때론 뛰어다니며 놀기도 하고, 때론 모래사장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을 치유하고, 때론 모래성을 만들며 꿈을 키웠다.

 

- 촤아아아아아


잔잔하고 아름다운 바다에서 거대한 파도가 밀려들었다.

생전 본 적 없는 거대한 파도.


그 파도는 드넓은 모래사장의 모래들을 아낌없이 가져가 버렸다.


루미아는 그 광경을 바라볼 수도 없었다.

그냥 다음날 평소처럼 바라본 모래사장은 더는 모래사장이라 부를 수 없게 되었다.

 

허탈감.

지난 한평생을 함께해온 모래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공허함.

이 모래사장에서 놀았던 즐거움,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던 평안함, 이 모래사장에서 키워왔던 모든 꿈까지 저 거대한 파도가 전부 가져가서 더는 바라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저 거대한 파도가 미웠다.

저 거대한 파도를 막아주지 못했던 방파제가 미웠다.

세상이 미웠고, 모래사장을 지키지 못한 자기 자신마저 미웠다.


루미아는 더는 모래사장이라 부를 수 없는 공간에 쭈그려 앉아 울었다.

억울해서. 한순간 자신의 모든 걸 가져간 파도가 미워서.

울고, 또 울었다.


울음을 그치는 게 무서웠다.

울음을 그치면 다시 바라보게 될 텅 빈 모래사장이, 다시 찾아올 공허함이 무서웠다.


텅 빈 모래사장 따위 안중에도 없듯, 언제나처럼 파도가 밀려 들어온다.


- 촤아아아


한참을 울던 루미아는 그제야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보인 것은 처음 보는 모래알.

새로운 파도를 타고 들어와, 텅 모래사장을 작은 알갱이로 조금이나마 공간을 채워주고 있는 모래알들.


루미아는 그 모래에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 모래를 다듬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모래성.

손바닥만 한, 작은 모래성을 루미아는 바라보았다.


“하아...바보 같아, 아가씨라고 부르지 마.”


루미아가 움츠렸던 몸을 펴고 일어났다.


“상황이 위급해 보이니깐 돕는 거야, 그리고 두 번 다신 멋대로 들어오지 마.”


그제야 하루나는 안심할 수 있었다.


“물론이지, 가자. 전장은 바로 밑이야.”


*


“큭··· 더는 유지하기 힘들어, 더 강한 지원 마법을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 쾅!! 콰쾅!!! 쾅!!


마수와 정면으로 대치하고 있는 1층.

인원수가 압도적 우위임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밀리는 것은 학생 쪽이었다.


계속 말도 안 되는 공격을 해 오니깐 반격에 나갈 틈도 없어.

빨리 원거리 지원이 오지 않으면 앞으로 몇 분을 더 버틸지....


“데리고 왔습니다!”


듣던 중 반가운 하루나의 목소리.


“지금 방패를 열고 공격을 날리긴 어려우니 고지대에서 마수를 공격해 주세요!”


고지대.. 고지대라.


주변을 둘러봤으나 고지대라 할만한 곳은 계단.

하지만 계단은 뒤쪽에 있어서 올라간다 한들, 각도 상 저 방패 바로 앞에 붙어있는 마수를 타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빙결의 기둥]”

“[불의 군무]”


고민하고 있던 하루나와 나의 옆에 얼음기둥이 하나 생겨났다.

그리고 그 위로 불꽃들이 뛰어놀며 얼음을 녹여 올라가기 알맞은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비셀, 리엔 도련님?”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보여 왔더니만 고전하고 있는 모양이군요, 저희도 합세하겠습니다.”


스쿠지_비셀과 나투라_리엔.

두 명은 명백한 주요 전력.


“이런 기둥은 저희가 몇 개고 만들어 드릴 테니, 최대한 전력을 끌어모아 보도록 하죠.”

“이걸로 고지대는 확보했으니 루미아, 부탁할게.”

“...응.”


얼음기둥 위에 올라보니 전황이 한눈에 보였다.


“마수 하나가 저렇게 까지나..”


지금 우리가 막고 있는 마수는 고작 하나.

그 하나의 마수가 이 정도의 인원을 압도하고 있다.


저 정도면 분명 파멸급에 오르겠지.

그리고 나는 그런 괴물에게 한발 먹여야 한다.


“......”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분투하고 있다.

비셀과 리엔은 기둥 같은 것을 많이 만들어 마수를 공격할 공간을 만들고 있고, 하루나는 지원 마법을 유지하면서도 도움을 구할 사람을 찾아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고, 알비온은 앞에 서서 모두를 지키고 있고, 그리고 나는..


“...[찬란한 빛의 활]”


아.. 예상은 했지만, 역시..

마법은 잘 발동됐다.

근데.


“......”


누군가 앞에서 보호해 주고, 내가 마법을 사용하는 지금 상황.

그리고, 지금 손에 들린 이 활이.

너무나도 그리운, 다시는 볼 수 없는 상황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그 그리운 기억이, 너무나도 뜨거워서, 활을 제대로 잡고 있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뜨거워서, 다시 움츠러든다.


역시, 나는 이런 곳 안 맞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런 위치가 아니야.

이런 자리 남들한테 민폐만 끼칠 뿐.


한번 사그라들었던 불씨는 다시 타올라, 태우는 것이 익숙한 듯 아까보다도 더 빠르게 이미 화가 지나갔던 곳을 먹어치운다.


이미 만신창이가 된 그 자리에.

아픔을 알았던 장소에 더 아프게.

점점 더 아픔이 죄어온다.


들고 있던 활은 손을 떠나 바닥을 구르고, 시야는 점점 발바닥을 향한다.


시선이 느껴진다.

기대의,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실망의, 만약 여기서 활약을 해내지 못한다면 원망으로 바뀔 시선들이.


다들 이런 느낌일까?

오빠는, 다른 사람들은, 영웅에 이름을 올리는 사람들 모두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렇다면, 역시 나는 이 자리에 못 오른다.

오를 수 없다.


내려가고 싶다.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서 이불을 뒤집고, 현실을 회피하고 싶다.

나는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 따위 없다.


파도가 밀려 들어온다.


- 루미아


아주 아주 작은 파도.


- 루미아!!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를 이 자리로 이끌고 온 장본인.


“루미아!!!!”


어느샌가 기둥의 바로 밑까지 다가와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


“루미아, 넌 할 수 있어, 그니깐, 나를 믿고 한 번만 활을 다시 들어줘.”


시선이, 기대의 시선이 느껴진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도, 다독여줄 시선이.


내려다보는 시선.

발바닥 옆의 -떨어트렸던- 활이 보인다.

이름처럼 언제나처럼 찬란한 빛으로,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고, 다시 잡으라 소리친다.


그것에 따라 활을 다시 주워들었다.

분명 익숙한 활인데 어찌 이리도 어색할까.


시선이 느껴진다.

확신에 찬 시선이.

지금 나는 그 확신에 -기대에- 답해줘야 한다.


마수에 집중하자.

되도록 마수에 온 신경을 집중하자.

딴생각이 들지 않게.


“[빛의 화살]”


활시위를 당기고, 목표를 바라본다.


마수의 정수리밖에 안 보이는 각도이지만 이 정도라도.


“충분해! [찬란한 빛의 진격]”


시위를 벗어난 화살은 강하고, 아름답게 곧장 마수를 향해 날아간다.


- 쇄애애애액


기대를 담은 화살이 날아간다.

모두의 시선이 화살을 향한다.

알비온도 머리 위에 날아가는 화살을 바라봤다.


루미아의 화살이다. 이거라면 충분히 전황을 바꿔볼 수 있어.


- 쇄애애애액 텁.


음? 텁?

푸슉 같은 꽂히는 소리가 아니라? 텁?


방패를 때리는 충격은 멈추었으나, 이해하기 힘든 의문의 효과음.


하지만 지금 우리의 앞에는 방패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기에,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루미아를 쳐다봤다.


“....잡.. 혔어..?”


잡혔다니?

웬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 속도로, 그 강도로 날아간 화살을 잡혔다는 말인가?


그때 방패 넘어 마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재밌네.. 그래... 내가 만만한가 봐? 이런 공격을 하고 말이야? 아까 만난 인간하고 너무 다른 거 아니야?”


- 콰삭.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

마수의 위치에 있을 부서트릴 만한 건 루미아가 날린 화살뿐.


“설마...진짜로..?”

“친구들~ 그럼 우리 놀이는 여기까지 할까? 이제부턴.. 살짝 버티기 힘들 거야. 자, 축제 시작이다!!!”


- !!!!


방패 너머로도 알 수 있다.

분위기가 –공기가- 바뀌었다.


이건.. 못 막는다.

막는다고 해도 최소 엄청난 중상.

그게 아니면 막는다는 게 의미가 없을 결과가 기다릴 것이다.


“다들 위층으로 후퇴입니다!!”


알비온을 시작으로 모두 일제히 방패를 바닥에 박아두고 뒤돌아, 위층을 향하는 계단으로 달려든다.


“젠장! 저 괴물은 뭐냐고!!”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얌전히 위층으로 도망치는 건데!”


전황이 바뀌었다.

그것도 매우 안 좋은 쪽으로.


“아..”


얼음기둥 위 이 상황을 보던 루미아도 전황이 바뀐 것 정도는 충분히 인지했다.


“루미아! 빨리 내려와!”

“아..응!”


그때, 수많은 발소리 속.

유난히 크게 들리는 하나의 발소리.


- 저벅.


“[근력 강화]”


- 질퍽.


“[속도 강화]”


- 저벅.


“[불굴의 육체]”


- 질퍽.


“[고용된 투사의 고동]”


- 저벅.


“[정의와 수호자의 갑옷]”


- 질퍽.


“[심판자의 광휘의 성검]”


한 명의 사람이 모두 사용할 수 있을까 싶은 넓은 폭의 마법들.

놀랍게도 이 마법들을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똑같았다.


- 저벅.


“지...킨..다.....”


작가의말

8장 <재앙의 씨> 마지막 화입니다.

진심 모드 on


선추, 선작, 응원은 작가의 원동력이 됩니다. ღゝ◡╹)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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