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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정조로팔백오십번길 우리 엄마 문방구엔 특별한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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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돌
작품등록일 :
2021.10.24 02:21
최근연재일 :
2021.10.24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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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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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76

작성
21.10.24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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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검은 코드를 입고 오면 쫄 줄 알고?

DUMMY

(제1화 검은 코트를 입고 오면 쫄 줄 알고?) 정조로팔백오십번길 우리 엄마 문방구엔 특별한 게 있다


그날 문방구에서 노트북으로 주식을 보고 있었다.

노가다 뛰고보니 능력자여도 제대로 살기 힘들겠단 결론이 나왔다.

엄마 찾아서 빚 갚고, 번듯한 치킨집이나 카페 하나 차려드릴 생각이었다.

아빠는 알콜중독클리닉에 보내서 새 삶을 살 수 있게 돕고.

거기에 차도 필요하지 않나.

모닝 알아보는데 조금만 추가하면 아반떼더라. 거기에 또 추가하면 쏘나타고... 그렇게 추가만 하다가 이상하게 포르쉐까지 갔다. 노가다론 절대 못 산다.

자본주의 시대 아닌가. 노동소독으론 돈 못 번다. 자본소득이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주식을 사고 팔았다. 사고력을 강화한 상태로. 일주일 동안 삼백을 벌었다.

웬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상한가를 치고 있는 주식을 한창 매도할 때였다.

'아씨 꼭 이럴 때 오냐.'

"어서 오세요.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대충 상대하고 빨리 보낼 생각이었다.

인상이 날카로웠다. 수려하다 할 정도로 잘생겼는데 찢어진 눈 때문에 뭔가 위협적이었다. 특히 검은 롱코트가 이상하게 카리스마를 풍겼다.

가게를 유심히 들러보고 순간순간 날 노려봤다. 왠지 날 위협하는 것 같았다.

'검은 롱코트 입고 오면 쫄 줄 알고?'

그가 대답이 없자 나는 좀 거칠게 나갔다.

"저기요 뭐 필요하시냐고요."

손에선 땀이 났다.

"가게가 어떤지 보러 왔어요. 의외로 깔끔하네요." 그가 말했다.

'단골 손님인가?'

"단골 손님이세요?"

또 대답이 없다. 그러곤 입고리를 올렸다 음흉한 웃음이었다.

"무슨 일로 오신 건데요?"

'아 상한가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하는데.'

나는 점점 조급해졌다. 그때 그가 갑자기 책을 꺼냈다. 그러곤 책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사고력을 강화한 뇌가 빠르게 회전했다. 위협적인 태도, 음흉한 미소, 책의 등장, 책으로 들어가는 손. 답은 간단하다.

나는 몸을 날렸다.

픽픽.

씨발 그 새끼가 총을 꺼내 쐈다. 난 간신히 진열장으로 몸을 숨겼다. 소리가 이상해 살펴보니 총에 소음기를 달았다. 진심 죽일 생각이다.

사고력을 강화해서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죽었다. 노트북은 이미 사망.

'아... 할부로 긁은 건데...'

노트북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손발이 떨리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숨이 거칠어졌다. 잘못하면 정말 죽는다.

"저기요! 다짜고짜 왜 이러세요!"

'빚쟁이인가? 아니... 미쿡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총질?'

"엄마랑 판박이네요. 어머니도 똑같은 말을 했는데."

'뭐 임마? 엄마? 네가 우리 엄마를 알아?'

"우리 엄마를 알아요?" 내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잘 알진 못해요. 그냥 한 번 마주쳤죠."

'지금 나한테 한 것처럼 우리 엄마한테도 뭔 짓했나?'

엄마가 걱정됐다. 하지만 그럴 때가 아니었다. 나부터 살아야 한다.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일단 저녀석에게 이것저것 따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말투, 행동, 분위기. 미루어 짐작하면 말해줄 의사가 없다.

도망가야 한다. 하지만 저자식은 능력자다. 나보다 실력이 좋은 것 같다.

거기다 지금 내 손에 책이 없다.

"혹시 빚쟁이세요? 그래도 이건 아니죠."

나는 계속 말을 걸면서 은밀하게 이동했다. 가게 구

조가 복잡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빚쟁이라... 그렇게 보면 그럴 수도 있네요." 그가 말했다

나는 계속 이동했다.

"빚쟁이 맞으신가 보네요. 저기 제가 의외로 능력이 좋거든요. 정말 딱 한 달만 주시면 다 갚을 게요. 아니 일주일이라도."

뒤쪽에서 입구 쪽 진열장으로 이동했다. 녀석은 카운터 옆에 붙어 있었다.

그곳에서 가게 전체를 볼 수 있지만 사각지대가 한 곳 있다. 난 사각을 통해 그녀석을 덮칠 생각이었다.

"아 죄송해요. 전 당장 필요한 걸 가져가야 해서요. 그냥 받아가도 상관은 없는데 조금 욕심이 나서 다른 것도 가져가야 해요. 미안해요." 남자가 말했다.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투라서 소름이 돋았다.

나는 목적지까지 다다랐다. 예상대로 녀석은 정면을 바라본 채 내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그게 뭔데요?"

말하는가 동시에 뛰쳐 나갔다.

"당신 목숨이요."

갑자기 그가 날 돌아봤다. 웃고 있었다. 입이 귀에 걸린다. 장난 아니고 삐에로인 줄 알았다.

그가 손을 뻗었다. 멈추려고 했는데 멈출 수 없었다. 염력이다. 그대로 난 그의 손에 빨려들어가 목을 붙잡혔다.

"훌륭하네요. 그 어머니에 그 아들. 유전자가 무섭죠?"

"이....거... 나.. 이 새끼이....야..."

난 발버둥쳤다.

"하지만 어머니는 능력이 좋으시던데."

발로 몇 번 그의 몸을 찼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전봇대를 차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건 제가 받아 갈게요."

그가 반대쪽 손을 카운터로 뻗자 숭,하면서 내 공책이 날아왔다.

"그리고 당신 목숨도."

그의 손이 점점 내 목을 조여왔다. 숨쉬기가 어려웠다.

'아... 젠장 쌀 거 같아. 죽나 진짜...'

교수형에 처해질 때 죄수들은 바지에 오줌을 지린다. 정말이다.

바지에 오줌 쌌다.

"아 미안해요. 수치심까지 줄 생각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엄마와 아들 둘 다 이러려니 좀 망설여줘서. 금방 죽여 드릴게요. 그동안 사느라 고생했어요. 그만 쉬세요."

'뭐 이새꺄? 이게 더 고생스럽다 씹새꺄.'

그의 미안하다는 말이 또 진심처럼 느껴졌다. 역겨웠다.

그러자 죽을 수 있단 불안이 갑자기 분노로 바뀌었다. 그리고 살고 싶단 생존본능도 같이.

살아야겠다고 몸부림쳤다. 어떻게든 녀석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아무리 가망없는 백수지만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아직 아무것도 못했다. 엄마 용돈도 못 드리고 연애도 못 하고, 그 친구한테 꽃 한 번 못 줬다.

갑자기 빛이 번쩍였다. 내 공책에서였다.

"오. 상상력이 꽤 좋으신가봐요. 임대아파트, 빚쟁이 부모에 정신질환, 백수... 그래도 부모님 빚으로 나름 교육은 잘 받았다... 이건가?"

서서히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근데 할 말은 해야겠다 싶었다.

"썅노...무 새...꺄..." 그러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팍 질렀다.

"그래서 어쩌라고. 내가 그렇게 살아왔다는데 왜 네가 쥐랄이야."

그게 정말 소리를 지른 건지 생각만 한 건지 알 수 없다. 그땐 이미 눈이 감기고 있었다.

빛이 모든 걸 집어삼키고 그것을 끝으로 나는 의식을 잃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난 웬 화랑에 있었다.

"괜찮아요?"

여자 목소리였다.

향긋한 향이 났다. 라일락 향기. 아파트 뒤뜰에 수수꽃다리라는 꽃이 있는데 거기서 나던 냄새다.

조금씩 시야가 넓어졌다. 가물거리던 여자의 모습이 선명해졌다.

뽀얀 피부. 옅지만 긴 눈썹. 매력적인 홑꺼플의 눈. 도톰한 입술과 균형잡힌 코. 장난끼 가득하면서 어딘지 선선한 인상.

"예쁘다..."

나도 모르게 지껄였다. 신음 비슷한 소리가 희미했다. 그런데도 여자는 알아들은 듯했다. 그늘 밑으로 선선한 바람 불듯 웃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다.

"선배, 괜찮아요?"

산들거리는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나는 다시 정신을 잃고 있었다. 아니, 이번엔 잠들고 있는 듯했다. 무언가에 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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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코드를 입고 오면 쫄 줄 알고? 21.10.24 10 0 8쪽
1 프롤로그 21.10.24 1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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