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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의 서재입니다.

삼촌 덕에 코인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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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
작품등록일 :
2024.04.05 15:45
최근연재일 :
2024.04.15 07:21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6,578
추천수 :
501
글자수 :
52,923

작성
24.04.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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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미장센은 중요해

DUMMY

“그러면 형님이 직접 감독까지 하시려고요?”

“그래, 어쩔 수가 없겠어. 내가 원하는 감독들은 자기가 하겠다는 사람이 없고,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맡기고 싶지도 않고.”


“그래도, 대호 형님이 영화 감독 경력은 없지 않나요?”

“연출은 해봤지, 연극 쪽으로는..”


내 말에 서동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영화랑 연극은 다른 거 아닌가요?”


“다르기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출을 하는 거니까, 연극이 더 기본이고 배우들도 연극하다가 영화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잖아.”


연극과 영화가 연기라는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일단은 연극은 무대 하나면 다 해결이 된다. 고대의 로마든, 바닷속이든, 우주 공간이든, 여기가 어디라고 대충 설명하고 관객도 배경이 되는 공간은 그저 상상에 따라가는 것이다.


배경을 만든다고 해도 영화에 비하면 조잡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비해서 영화라는 세계는 세트를 만들기도 하고, 아예 현실 그 자체의 공간에서 찍기도 하니까..




***


강원도 홍천 남면



“와..이런데 귀농하면 딱이겠네요.”


뭔가 시골 분위기가 나오는 구옥에 산도 있고 집 앞으로 텃밭도 있고 그러면서도 근처에 도로가 있어서 나름 교통도 편리한 곳이었다.


딱히 귀농에 대한 로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삼촌이 무진으로 간 이유도 비슷한 것이 아니었을까?


도시라는 공간은 편리하고 일하고 도전하기에는 좋지만 번잡하고 경쟁적이니 말이다. 성공해서 돈이 많다면 오히려 더 편리하지만 돈도 많이 들어가고..


그에 비해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유유자적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귀농하시려고요?”

“하하, 그런 건 아닙니다. 영화 좀 찍어보려고요.”


“영화요?”

“예, 아무튼, 제가 일단 이 집과 땅을 구입해서 쓸 거니까요.”


집을 사는 이유는 상관이 없겠지 어차피 파는 쪽에서는 여기서 뭘 하든 상관없을 테니까..


영화를 찍으려면 세트나 그런 무대가 필요했고, 나는 홍천에 있는 시골 농가주택을 사서 아예 현실적인 무대를 만들어 보려는 것이었다.


“동수야, 어떠냐? 이만하면 진짜 귀농해도 좋지 않겠어?”

“귀농하시죠. 영화 찍고 나서 여기 주말에 내려와서 농사 짓고 그래도 되지 않나요?”


“그건 나중이고. 일단은 동수 네가 여기서 농사 좀 지어야 할 것 같은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콘티를 만들었는데 그림으로 그려서 대사도 붙여넣고 그렇게 만들었더니 마치 웹툰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거 좀 봐봐..다른 건 촬영하면서 대충 하면 될 것 같은데..농사지으면서 작물이 자라는 건 좀 어렵잖아.”

“요즘 AI 시대인데 CG로 하면 되겠죠.”


“그래도 난 좀 제대로 찍고 싶거든. 진짜 농사짓는 그런 느낌으로 말이야. 일단 이 텃밭은 영화에서 꽤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야. 여기서 농작물 키우고 그러는 거 보면서 주인공이 내면의 치유도 받고 사람들 하고 교류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진짜 텃밭에 농사를 지으시려고요?”

“야, 당연히 그 정도는 해야지. 아무튼 동수 네가 사람을 쓰던지 어떻게 여기다가 제대로 밭을 일구라는 말이다.”


“예, 명령만 내리십쇼. 감독님. 제가 아주 기가 막힌 텃밭을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래도 나보다 영화제작 경력이 있는 동수가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었다. 전에는 제작자여서 감독이 부탁하는 걸 들어주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내가 감독이니까..


나를 보좌할 스텝들의 도움을 받는 셈이었다.


어지간한 건 동수에게 처리하라고 하고 본격적으로 영화 촬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


귀농했더니 다들 귀찮게 하네...오디션장




영화제목은 귀농했더니 다들 귀찮게 하네..로 정했다.



“참, 귀찮게 하네 조용하게 살려고 귀농했는데 왜 다들 나한테 집착하는 거야.”


남자 배우는 잔뜩 이맛살을 찌푸린 채 짜증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어떻습니까? 짜증나는 표정이 아주 리얼한데요.”

“그런데 너무 짜증내는 거 아니냐? 시라니오를 제대로 이해를 못 한 거 아닌가? 주인공이 귀찮은데 그런 말 하는 건 진짜 귀찮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은근히 사람들 관심을 즐기는 건데..뭔가 그런 이중적인 감정은 아니라는 거지.”


배우들의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일단 주연배우부터 찾아야 했는데 적당한 배우를 구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결국 오디션으로 신인배우를 뽑기로 했다.



처음에는 동수가 반대를 했다.


“아무리 그래도 영화주연은 탑스타를 쓰는 게 좋지 않을까요?”

“나도 그러고 싶은데 일단 조건에 맞는 배우를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연기자를 꿈꾸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 이제는 내가 배우들을 뽑아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배우일 때 오디션을 수도 없이 봤지만 그때는 그저 내가 가진 장점을 어필하려고만 했는데, 감독이 되어서 심사위원석에 앉으니 연기자의 개성보다는 내가 원하는 걸 가졌는지 내가 찍으려는 영화에 적합한지..내가 쓴 시나리오와 콘티에 집어넣었을 때 잘 어울릴지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다음 분 연기해 보세요.”


“절 그만 귀찮게 하세요. 내가 서울에 있을 때는 다들 관심도 없더니 시골에 오니까, 다들 나만 찾는 이유가 뭔가요? 나는 그저 시골에서 조용하게 살고 싶은 것뿐입니다. 여기는 남들 신경 안 쓰고 내 맘대로 살 수 있는 나만의 파라다이스라고요.”


처음 보는 배우였는데 크가 크고 꽤 미남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연기는 차분하고 어딘지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운 면이 있었다.


“장우진 씨는 배우 경력이 없나요?”

“경력이라고 할 건 없고, 학창시절에 연극을 해본 게 전부입니다.”


“지금은 뭐 하세요?”

“회사원입니다.”


“직장 다녀요? 그럼 영화는 어떻게 찍으려고요?”

“사표 쓰고 나와야죠.”


“하하,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너무 과감한 건 아닌가요?”

“회사에는 그다지 미련이 없습니다. 꼭 영화가 아니어도 다른 걸 해보고 싶거든요. 귀농하는 것도 선택지 중에 하나고요.”


연극은 무대 위에서 관객을 앞에 두고 하는 연기이기 때문에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전문적인 작업이다.


특히 가장 어려운 건 중간에 끊을 수 없기 때문에 대사를 암기하고 전체적인 내용과 동선을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그렇게 여러 배우들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 팀웍도 필요하고 많은 연습시간, 또 무대를 장악하기 위해서 카리스마와 발성도 좋아야 한다거나 나름 까다로운 연기 능력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라면 연극과 달리 편집이라는 마법이 존재한다.


시간을 마음대로 끊었다가 이어 붙일 수 있으니까. 중간에 대사를 틀려도 다시 할 수 있고, 또 마이크를 사용해서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명확한 대사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연기력 경험이 전무한 회사원을 캐스팅한다?


그것도 주연으로? 어찌 보면 엄청난 모험이었다.


아무리 내가 찍으려는 영화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고 해도..독립영화도 아니고 상업영화를 만드는데 초짜 신인..아니 데뷔도 하지 않은 직장인을 주연으로 캐스팅한다는 건 좀 무리수인 것도 같았다.


나는 테이블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루루의 뱃살을 꾹 찔러보았다.


“루루, 어떠냐? 저 장우진이라는 배우 마음에 들어?”


루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와 장우진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기분이 좋은지 갸르릉 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마치 누가 옆에서 몸을 긁어주는 것처럼...


진수 삼촌이 오케이를 한 건가?


아전인수 격의 해석인지 몰라도 나는 장우진이라는 녀석이 마음에 들었다.


애초에 내가 생각한 주인공의 이미지는 보통 키에 평험한 사람, 약간은 못생긴 남자 이런 거였는데...


장우진을 보고 나니까 큰 키에 꽤 미남 스타일이어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우진은 미남인 것 같으면서도 그다지 화려해 보이지는 않아서 내가 찾는 주인공의 이미지와도 상당히 잘 맞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진짜 회사원이라 그런지 뭔가 현실에 불만족해서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은 그런 욕망이 표정에서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영화는 농사짓는 게 꽤 중요했다. 탑스타들이 영화 출연을 고사하는 이유 중에 하나도 농사를 지으면서 꽤 오래 촬영을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영화와 드라마에 겹치기 출연하는 경우도 있는 스타급 연기자들이 다른 영화보다 오래찍고 농사짓는 장면도 많은 이 영화에 굳이 출연할 메리트가 없는 셈이었다.


“저기, 회사도 그만두고 시골, 그러니까 홍천에 가서 농사도 직접 지으면서 찍을 계획인데..괜찮겠어요?”


“아, 저도 시나리오를 읽어봤는데..시골에서 귀농하는 거라면 전 좋습니다. 나중에 진짜 귀농할 생각도 있으니까요. 미리 경험해 보면 더 좋겠죠.”




***


홍천군, 남면, 농가주택



“와..진짜 시골 외가집에 온 느낌이다.”


영화 제작을 위해서 농가주택은 리모델링을 마친 상태였다. 리모델링이라고 해도 그저 너무 폐가 느낌이 나던 집을 수리해서 사람이 사는 시골집 정도로 바꾼 정도였다.


은채 말대로 시골 외가집 그런 분위기가 나도록 적당히 기본적인 것만 손질을 한 상태였다.


“그럼, 아빠 여기서 영화 찍는 거야?”

“그래, 아..저기 밭에 우진 씨가 있네. 우진 씨..”


“어, 감독님. 그리고 따님이시죠?”

“그래, 은채는 알지?”


“알죠. 요즘 최고 인기스타 아닌가요?”


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던 장우진은 은채를 알아보고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주연배우?”

“그래, 잘생겼지.”


“와..완전 멋있으세요. 그런데 여기 사시는 거예요?”

“예, 원래 다니던 회사도 때려치운 상태고, 감독님이 여기서 농사를 지어보라고 해서요.”


감독의 과욕인지 몰라도 시골에 귀농한 연기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농사도 좀 지어보고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악기 연주하는 연기를 하려고 실제로 기타를 배운 배우도 있다고 한다. 대충해도 사실 티가 안 나지만 연기에 집중한다는 건 그렇게 진짜 경험을 통해서 상상만으로는 어려운 그 무언가 깊은 맛을 내는 것과 비슷하다고도 한다.


어디서 주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장우진은 미리 홍천에 내려가서 농사를 짓겠다고 자청을 했고,


나도 마침 농가주택의 텃밭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해서 장우진에게 월급을 주고 이곳 관리를 맡긴 것이다.


“열정이 대단하시다. 연기를 하려고 아예 여기에서 내려와서 농사까지 짓는 거잖아요?”

“그렇기도 하고요. 또 와보니까 재밌어요. 사실, 서울에서만 살아서 시골에 가면 어떤 느낌일까 막연하게 상상만 했었는데..직접 와보는 건 또 완전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나중에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하긴, 경험이 중요하죠. 연기 잘하는 배우분들 보면 무명 시절에 여러 가지 일을 해보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겪어 본 것과 상상은 완전히 다르니까요. 직접 체험을 해봐야 인생도 알게 되고 그래야 연기도 할 수 있겠죠.”


장우진은 직접 키운 거라며 감자와 옥수수를 쪄왔다.


“와, 완전 맛있다. 직접 농사지은 거라고요?”

“신기하죠? 저도 내가 심은 감자는 처음인데..진짜 맛있어요.”


“그러면 영화는 언제 찍는 거예요?”


“이미 찍고 있어. 농사짓고 농작물이 자라는 장면은 미리 사전촬영 중이거든, 이제 다른 배우들까지 내려와서 본격적으로 촬영을 해야지.”


홍천의 농가주택은 이제 여름의 풍경이 물씬 풍기고 있었고 영화를 위한 완벽한 미장센이 완성된 셈이었다.


이제 자연이 만들어 준 아름다운 무대를 배경으로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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