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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의 서재입니다.

삼촌 덕에 코인대박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소모사
작품등록일 :
2024.04.05 15:45
최근연재일 :
2024.04.15 07:21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6,574
추천수 :
501
글자수 :
52,923

작성
24.04.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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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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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
12쪽

고양이를 부탁해

DUMMY

갑자기 은채가 루루라고 이름을 지어준 고양이가 하악거리기 시작했다.


보통은 화가 나거나 위협을 느끼면 이러는 건데..


내가 뭘..


“왜 그러니 야옹아..뭐가 마음에 안 들어?”


고양이 녀석은 내 등 뒤를 보며 하악질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나를 보고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튼..


설마?


왠지 약간 소름이 돋았다.


예전에 삼촌의 비디오 가게에 놀러갔다가 본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 무지 오래된 영화인데..그 영화에 보면 죽어서 귀신이 된 주인공이 자신을 알아보는 고양이를 이용해서 연인의 집에 든 도둑을 쫓는 장면이 나온다.


설마 진수 삼촌이?


귀신이 지금 내 뒤에 있다거나..아니면 삼촌이 뭔가 나에게 신호를 주는 건가?


진수 삼촌이 있다고 해도 무서워할 건 없지..내가 잘못한 것도 없잖아? 은채도 데려와서 포르쉐 로마도 사주고,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해서 음원도 만들어서 데뷔도 시켜주고, 삼촌이 못한 아빠 역할을 해주는 거 아냐?


“삼촌..듣고 있어요? 제가 나름 잘하고 있잖아요. 삼촌도 그렇게 생각해요?”


루루를 쳐다보니 이번에는 다시 얌전해졌다. 뭔가 신기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릴뿐..


진수 삼촌의 귀신이 뭔가 고양이를 자극했다가 사라진 건가?


그런데 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그저..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었던 것 뿐인데..


시나리오?


그러고 보니, 내가 농담처럼 루루에게 이거 어떠냐고 물어봤지?


설마? 삼촌이 마음에 안 들어서? 마음에 안 들게 뭐가 있어, 어차피 이 100개쯤 되는 시나리오는 다 삼촌이 쓴 거잖아?


상상..아니 망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시작했다.


진수 삼촌의 귀신이 내 주위를 돌아다니고 있다면? 그래서 내가 영화를 제작할 걸 알고 있다면,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보통 귀신이라면, 그러니까 귀신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는 건, 뭔가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아니면 미래에 대한 정보를 준다거나 그러는 거 아닌가?


귀신은 미래를 알 수 있나?


보통은 조상님 귀신이 로또 번호를 꿈에서 알려줬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런 걸 보면, 가능하겠지..


귀신은 시공간을 초월할 수도 있을 테니까..살아 있는 사람과 달리 미래나 과거를 오가며 시간여행을 할 수 있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육체가 없으니 현재에 개입은 할 수 없다거나 그런 조건이 있고, 하지만 후손이나 지인의 꿈에 나타날 수 있는 건가?


그렇다면 설마, 이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지 말라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고양이를 자극한 건가?


젠장, 어디서 굴러들어 온 길고양이 한 마리가 하악질 좀 했다고 이런 망상을 하고 있네..


그저 뭔가 마음에 안 들어서 고양이가 하악거린 것뿐일 텐데..


“야, 루루, 너 설마 이 시나리오가 맘에 안 들어서 그런 거냐? 이거 영화로 만들면 안 돼?”

“하악..하아악..하악..”


또..또..그러네..이 녀석이...


“어? 아빠, 무슨 일이야?”

“어..은채야..고양이가 좀 기분이 안 좋은 모양이야.”


은채가 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다.


“어머, 루루, 왜 그래? 우리 똥고양이, 뭐가 그렇게 맘에 안 들어요..”


은채 품에 안긴 고양이 녀석은 기분이 좋은지 이번에는 갸르릉거렸다.


녀석 역시 은채를 좋아하는 건가?


“아빠..이 고양이 불쌍한 것 같아서 데려온 거야, 집도 없이 혼자 떠도는 게 마치 보육원 아이들 같더라고.”

“그래?”


은채는 웃으면서 가볍게 얘기하고 있었지만 보육원 시설에서 자라서인지 주인에게 버림받은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주인이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집 없이 떠돌아다니는 고양이가 불쌍해 보였던 모양이다.


“아무튼, 아빠가 키워도 된다고 허락한 거니까..나 외출 좀 할 게..”

“어디 갈 건데?”


“루루, 먹을 거랑, 장남감 좀 사오려고. 마친 지나가다 본 펫샵이 있는데 거기 서 물건 좀 사올거야 아빠는 루루랑 좀 놀아주고 있어.”


다시 고양이랑 나만 남았네..


“루루야, 은채가 맛있는 거 사 올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 우리집에 고양이는 처음이라 먹을 게 없어.”

“야옹..”


“후후, 녀석 내 말을 알아듣나? 다시 얌전해졌네..”



은채도 나가고, 다시 시나리오를 녀석에 보여줬다.


“하악...하악..”


또 하악질..그러면 다른 시나리오는...


진수 삼촌의 노트북에 있던 시나리오를 대충 검토해 보고, 그 중에서 영화로 만들면 괜찮을 것 같은 시나리오를 10개쯤 골라놨는데..


나는 루루에게 차례로 시나리오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악..하악..”


또 하악질이네..


신기하게도 얌전하게 야옹거리다가도 내가 시나리오만 보여주면 하악질을 했다. 뭔가 내 뒤의 허공을 쳐다보면서...


아니..왜 맘에 안 들어 하는 거냐고?


이게 다 아니면 다른 걸 보여줄까?


이번에는 내가 검토해 보고, 정말 이건 아니다 싶어서 따로 모아둔 시나리오 파일 하나를 열어 보았다.


“이거 어떠냐? 내 생각엔 이건 절대 안 될 것 같던데..”


시나리오를 보여줄 때마다 하악질을 하던 녀석이 이번에는 조용했다.


“루루, 이건 괜찮아? 이걸로 영화를 만들까?”


나의 망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고스트처럼 삼촌이 고양이를 통해서 나에게 신호를 주는 거라면?


사랑과 영혼에 나오는 귀신은 인간들을 볼 수 있고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지만 그런 주인공을 볼 수 있는 건 고양이나 특별한 영매들 뿐이다.


영화처럼 삼촌이 나에게 특별한 신호를 주기 위해 고양이를 자극하거나 그런 상상도 가능했다.


나의 가설이 맞다고 가정을 하면 이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라는 것이 삼촌의 뜻이라는 건데..





***


“진수 형님, 완전 성공하셨네요.”

“성공?”


“롤스로이스 타고 다니면 성공한 거 아닌가요? 저런 차 5억도 넘는다고 하던데.”


내가 타고 온 컬리넌을 보더니 동수 녀석은 바로 반응을 보였다.


서동수, 전에 영화제작사에 다닐 때 같이 일했던 녀석이었다. 나는 먼저 회사를 나왔고 녀석은 아직도 제작사를 옮겨서 영화제작 일을 하고 있었다.


“뭐, 그냥 돈이 좀 생겨서 산 차다.”

“돈이 어디서 생겨요? 무슨 돈복사기라도 발견한 겁니까?”


“돈복사기? 하긴, 코인이 돈복사기인 셈이지.”

“코인요?”


동수 녀석이 궁금해하는 표정이라 앞으로의 일을 위해서라도 약간의 설명이 필요했다.


“전에 사둔 코인이 막 폭등을 했더라고 나도 말로만 듣던 코인대박이 난 거지.”

“정말요? 와, 인생 모르겠네..무일푼이던 대호 형님이 코인으로 존버킴이 된 거 아닙니까? 성도 김 씨고 딱이네..”


“아무튼, 동수 네 말대로 내가 돈이 좀 생겼어, 그래서 컬리넌도 타고 다니는 거고.”


“형님이 컬리넌을 살 정도면 코인으로 번 돈이 상당하다는 건데..맞죠? 형님이 차를 사려고 대출받고 그러는 카푸어 타입은 아니잖아요. 진짜 돈이 엄청 많으니까 저 정도 차도 샀을 것 같은데..”


“맞아, 돈은 네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많이 벌었다. 물론, 돈 자랑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앞으로 같이 사업을 할 거니까, 내 재정 상태를 설명해 주는 거야.”


“그러면 진짜로 영화제작을 해보시게요?”

“그래, 전부터 내가 하고 싶던 일이 이쪽이잖아? 너도 알잖아? 내가 배우도 했었고 연출 쪽도 했었다는 거. 영화제작도 성공은 못했지만 거의 될뻔한 기획도 있었지.”


“그건 저도 잘 알죠. 그때 제작비가 없어서 엎어지기는 했지만, 그 영화도 괜찮았는데..나중에 같은 시나리오로 다른 감독이 만들어서 성적도 꽤 좋았잖아요.”

“그러니까..아무튼, 영화는 돈으로 만드는 거니까, 열정이 아니라 말이야.”


영화를 열정으로 만들던 시대도 있었지만 제작비가 수백억을 넘어가는 요즘 시대에는 영화는 철저하게 상업적인 상품인 셈이었다.


당연히 영화를 지배하는 것도 자본이고, 투자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획은 성공, 아니 시작단계에서부터 차단이 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난 예전이 더 좋았던 것 같아, 난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꿈과 열정 하나로 영화를 만들던 그런 시절의 영화들이 더 재밌었던 것 같더라고.”

“하긴, 요즘 영화들은 기획단계에서부터 흥행을 따지고 될만한 영화들만 만드니까요 더군다나 다수의 관객 취향을 따져서 이것 빼고, 이건 넣고 그러다 보니 뭔가 공장에 찍어내는 느낌이죠.”


“그래, 솔직히 난 좀 웃긴다는 생각도 들더라 관객이라는 건 항상 가장 마지막에 창조되는 법인데..”

“마지막에요?”


“그래, 애초부터 그 영화를 볼 사람들이 정해진 건 아니잖아, 그런데 요즘 제작환경을 보면 미리 관객을 정해놓고 만드니까. 난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좋은 영화든 특이한 영화든 새로운 게 나오면 그걸 볼 관객도 만들어지는 거 아닐까?”


“뭐, 틀린 말은 아닌데..돈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전한 게 가장 좋으니까요. 안 그런가요? 형님도 코인 투자 해보셨으니까, 투자자의 마음도 알 거 아닙니까?”

“난 돈 욕심은 없다, 그저 영화 한 번 제대로 만들어서 세계에 내놓고 평가받고 그런 거 우리 꿈이었잖아?”


“그건 아는데..투자금은 어쩌고요?”

“돈은 걱정할 거 없어, 아까 말했지? 코인으로 대박이 났다. 영화 제작에 한 2백억 정도는 투자할 여력이 있어.”


“와..2백억요?”

“더 필요하면 그 이상도 가능한데..한국에서 2백억이면 충분하지 않냐?”


2백억이라는 말에 서동수의 눈이 휘둥그래지고 있었다.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투자금만 준비가 되면 한 번 해볼만한 건데..미리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나온 셈이니까..


“그런데 어떤 영화를 만드시게요?”


돈이 있다고 하니까, 서동수의 태도도 단번에 달라지는 느낌이다. 방금 전까지는 친한 형을 대하는 태도였다면, 뭔가 비즈니스적인 표정이 된 것이다.


진짜 해보자는 그런 분위기가 잡혔다.


“시나리오는 벌써 확정이 됐어.”

“시나리오가 있어요? 어떤 건데요?”


“이거 한 번 읽어 봐라.”


동수는 내가 가져온 시나리오를 즉석에서 쉬지 않고 계속 읽어내려갔다. 2백억을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들고 온 시나리오니 초집중 모드로 읽는 것 같았다.


“어때?”

“뭐, 나쁘지는 않은데..이거 설마 대호 형님이 쓰신 건가요?”


“어? 음..그래. 맞아 내가 쓴 거야.”


시나리오는 진수 삼촌의 노트북에 있던 것으로 진수 삼촌이 쓴 거지만 삼촌은 이미 돌아가시기도 했고, 나도 왕년에 시나리오를 써본 적도 있고 해서 일단 내가 쓴 시나리오라고 둘러댔다.


어차피, 삼촌의 삶을 내가 대신 승계한다는 생각이니까..


100개쯤 되는 시나리오 중에 내가 고른...아니 고양이가 골라 준 시나리오였다.


고양이가 선택을 했다면 이상하겠지만. 시나리오를 보여준 것 중에 유일하게 루루가 하악거리지 않고 얌전했던 시나리오였다.


미신을 믿는 건 아니지만 진수 삼촌의 귀신이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걸 내 첫 번째 영화로 제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어차피 영화판은 운이 지배하는 세계다. 불확실한 양자역학의 세계처럼..무엇이 성공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결정되기 전까지는 미결정으로 남은 그런 세계 말이다.


귀신이든 뭐든 영화를 성공시켜준다면 나는 한 번 믿어보고 싶었다.


어차피, 4천억의 비트코인을 물려받았는데 백억이든 2백억이든, 완전히 망한다고 해도 나에게 그렇게 큰 일도 아니었다.


속이 쓰리기는 하겠지만 젊은 날의 꿈을 다시 꾸는 비용으로 괜찮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니까..귀농하는 남자 이야기네요?”


“그래, 요즘 사람들 로망이 그런 거 아니냐? 복잡한 도시를 떠나서 시골에서 유유자적, 자연을 즐기고 힐링하고, 건강한 유기농 채소 그런 거 먹으면서 잘 먹고 잘사는 거 말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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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필굿 엔터테인먼트 +1 24.04.09 2,811 40 9쪽
4 한강뷰 +4 24.04.08 3,084 57 10쪽
3 부자 아빠 +4 24.04.07 3,308 63 10쪽
2 버킷리스트 24.04.06 3,419 58 9쪽
1 삼촌의 노트북 24.04.05 3,626 6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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