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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저씨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기갑대전(朝鮮 機甲大戰) 시즌2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풍아저씨
작품등록일 :
2019.02.08 14:08
최근연재일 :
2024.05.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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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6.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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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7. 1895년 2월 13일에서 18일(2)

허구의 역사밀리터리입니다. 동명이인 및 내용은 모두 평행세계입니다.




DUMMY

-2-


독기를 품은 아홉째가 떠났다.


보트를 타고 어촌으로 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타종소리가 마을 곳곳에서 들렸다.


우리는 남은 해적들의 발과 손목에 차꼬를 채웠고, 그것도 부족해서 밧줄로 칭칭 동여매었다.


그리고 전장식 대포 2문을 어촌쪽으로 겨냥했고, 3파운드(47mm) 포안에 화약을 들이붓고 다지고 포탄을 넣었다. 미국제 마크가 새겨진 포는 청국의 무기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상인들에 의해서 보급된 것이다.


후장식 포에 비해서 위력을 약하지만 제대로 맞으면 상당한 피해를 줄 수가 있었다.


“조준은?”

“정확히 포구를 보고 맞추었습니다.”


안세기는 여기저기를 돌아보면서 지시를 했다.


해적들에게 탈취한 2대의 전장식 대포를 비롯해서 전장식 소총 25정과 구형 피스톨 8정, 화약을 별도로 배정해두고 전투준비에 들어갔다.


우리가 가져온 탄약은 일인당 70여발로 넉넉하지가 않았다. 해적들이 쓰는 종이화약이나 탄약과 구경이 달라서 공용으로 쓰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한교수, 네놈과 함께 하면 재수가 더럽게 없군.”


안세기가 툭 하고 쏜다.


그 말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과거에도 그렇고 달라붙었던 놈이 누구였던가.


“다른 놈도 아니고 네 녀석이 그런 말을 하니 볼 상 사납군.”

“꼰대주제에 입만 살아서 나불거리는 한 교수.”

“흥, 어린 녀석이 장유유서도 모르냐.”

“고작 일곱 살 더 먹은 것 밖에 없잖아.”

“밥그릇 수도 따져라. 왕싸가지야.”


나는 이래서 그가 싫었다.


꼬맹이시절부터 졸졸 따라다니는 놈을 발로 걷어차며 거리를 두었는데, 여전히 나와 얽이고 있다.


“쳇! 이제 40대에 들었으면 가정이나 꾸리지.”

“······.”


직격타를 먹었다.


안세기는 자랑스럽다는 투로 말했다.


“나는 부인이 두 명이나 있다고. 아이도 세 명이야. ”


나는 고개를 돌렸다.


“너 잘났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40대에 접어들었다.


모험을 즐기다가 죽지 않을 만큼의 상처를 입은 적도 있었고, 생사를 오고 간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모험중독자! 아니면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는 바보?’


나는 스스로 고민을 했다.


안세기의 화두에 내가 살아온 세상에서 피붙이 하나 없는 인생이 옳은 것인가. 세상에 낭설로 받들어지는 동오왕의 흔적을 찾아 보낸 세월이 기억이 났다.


그때였다.


상념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어촌 주변으로 몰려드는 마을 장정들이었다.


“역시 해적 놈의 소굴이었군. 해적선부터 먼저 친다.”


안세기가 소리쳤다.


해상에서 정박중에 위험성이 가장 높은 동급의 정크선을 향해서 3파운드 대포가 불을 뿜었다.


퍼어엉!

퍼어엉!


두 발의 전장식 대포에서 발사한 탄환이 슈우욱! 소리와 함께 정크선을 때렸다.


콰아앙!

콰쾅!


폭음과 더불어서 돛대와 고물이 박살이 났다.


“다음 장전하고 배를 날려버려!”

“저 새끼들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머리통을 날려버려!”

“주변의 배를 정리해!”


안세기가 연달아 외쳤다.


다시 밀려난 포의 포구를 불타는 정크선을 향해서 맞추고는 당겼다.


퍼퍼엉! 퍼펑!


수적 열세로 인해서 배부터 먼저 없애는 게 좋았고, 연달아 쏴대는 포탄에 정크선의 선창이 뚫리고 무기고에 닿았는지, 콰아아앙! 콰쾅! 굉음을 내면서 선박이 반조각으로 갈라졌다.


“잡았다.”

“와와와!”

“해적놈의 배가 침몰했다.”


대형 정크선이 폭발하면서 사방으로 비산했다. 화약고에 적지 않은 폭발물이 있었던 것 같았다.


안세기는 어선 몇 척도 날려 버리라고 지시를 했다. 최소한 해상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이 수밖에 없다고 판단을 한 것 같았다.


퍼어엉! 퍼펑!

퍼어엉! 퍼펑!


거룻배나 다름없는 어선은 한발만 맞아도 두 동강이 나면서 침몰했다. 삽시간에 정크선과 어선들이 포탄을 맞고 물속으로 사라졌고, 그 모습에 망연자실한 이들의 얼굴이 쌍안경 속에 들어왔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해적들도 한마디를 했다.


“맙소사!”

“우리 마을의 배가 다 침몰했어.”

“젠장, 마대가의 빚을 어떻게 갚아.”


순간,


나는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서 청국말로 물었다.


“마대가? 저 배의 소유자가 너구리 마대인이냐?”


내 질문에 놀란 표정을 짓는 해적들,


돌연 그중에서 애꾸가 득의만만한 표정으로 외쳤다.


“산달왕(山獺王, 너구리의 왕) 마대인이 소유주이시다. 네놈도 그분의 위명을 들어서 알구나."


예상이 맞았다.


너구리를 한자로 산달 혹은 구환(拘貛)이라고 쓴다. 그의 아호가 맞았다.


“역시 그 늙은이였군.”

“너희들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분의 재산을 건드렸다. 마대인의 배를 파괴했으니 그분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겁에 질려서 외치는 애꾸였다.


나는 피식 웃었다.


어둠의 장터의 회원중에서 너구리는 유독 물욕이 강했다. 일급 인가증을 가지고도 하급의 모험가와 고묘와 유적을 경쟁하는 그를 가리켜서 탐욕의 너구리라고 칭했을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안세기, 이왕이면 몇 군데 더 날려서 파괴를 해버려.”

“왜?”

“저들이 실토를 했다. 너구리 마대인의 하수인이라고 말이다.”

“좋은 소리군.”


안세기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의 명령에 따라서 대포가 다시 마을의 이곳저곳을 때렸다. 인명피해가 나지 않게 어선이외에 모래사장에 정박해서 수리 중이던 배까지 부서어버렸다.



반나절이 지났다.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던 해적을 뒤로 하고 큰 솥단지를 가져다가 어죽을 나누어먹었다.

북방과 달리 남방의 청국인들은 쌀이 많이 나서 밥맛에 길들어진 조선인의 입에 맞았다.

다만 하나같이 대식가들이라서 솥의 죽이 남아나지 않았다.


“저들은?”

“저 시키들은 해적이야. 하루 이틀 굶어도 안 죽어.”


죽그릇을 입안에 퍼 담고 있는 안세기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어차피 해적들을 안 죽인 것만 해도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당시의 청국의 어촌의 일부는 해적질을 하는 소굴로 유명했고, 상해 인근은 급격한 도시발달과 더불어서 양인들이 밀려오면서 자연스럽게 흑도(黑道)라고 불리는 세력들이 토착세력과 손을 잡고 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어촌도 실상은 선박을 납치하고 부녀자를 강간하거나 팔아치우는 악당들의 소굴이었고, 마을 주민들은 공범으로 나쁜 짓을 서슴없이 하는 이였다.


흔히들 순박한 농촌 인심이나 어촌을 생각하지만 척박하고 수탈이 센 곳에서 생활을 이어나가려면 독해지고 잔인해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예전에도 그렇지만 청국의 해안가는 눈 뜨고 코 베가는 곳이었다. 부녀자들의 발을 보면 그렇지.’


전족이라고 불리는 것을 반강제로 착용시킨다.


이것은 여인의 발을 어릴 적부터 작게 만들어서 도주하기 힘들게 하는 수단으로 여자가 귀한 곳에 종종 보이는 악독한 수단이다.


고정관념에 빠지는 순간, 처참한 꼴을 당하는 곳이 우리가 모르는 세상이다. 오히려 도시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이 드는 나였다.


눈앞의 어촌에서, 해적들의 소굴로 위장이 된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었겠는가. 우리가 뺏은 선창의 아래에는 옷가지와 패물을 비롯해서 많은 수의 사람들을 죽이고 뺏은 물건의 흔적이 제법 되었다.


‘안세기의 말이 맞군. 해적에게 인정은 불필요한 것이지. 우리가 잡혀도 똑같은 꼴을 당했을 테니 말이다.’


나는 수긍을 하면서 죽을 입안에 넣었다.


이름 모를 물고기의 포를 찢어서 같이 삶은 죽은 간이 되어서 먹을 만했다.


나무숟가락으로 몇 번 입에 넣는 도중에 경비를 서고 있던 일행중에서 하나가 소리쳤다.


“사람들이 부둣가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나는 먹던 그릇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포탄을 겁을 먹고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던 그들이 선착장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나는 목에 건 작은 쌍안경을 들어서 보았다.


작은 원 안에 보이는 것은 변발의 뚱보가 인상을 팍팍 쓰면서 지시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짧은 눈썹에 처진 볼 살이 드러난 흰 수염의 뚱보는 바로 마대인이다.


“해적소굴이 그의 것이었군.”

“정말이야?”


나는 쌍안경을 벗어서 넘겨주었다.


받아든 안세기가 전방을 살피는 동안에, 해적들의 입가에 승리의 미소가 눈에 띄었다.


“상해 인근에 뿌리를 내렸다고 들었는데, 그곳이 이곳이었군. 어지간히 운도 없는 너구리 영감이 이번에는 우리와 제대로 얽혔군.”




표지는 인터넷임시발췌...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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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9. 1895년 3월 1일(3) +1 21.07.01 1,246 27 9쪽
98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9. 1895년 3월 1일(2) +1 21.07.01 1,094 25 8쪽
97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9. 1895년 3월 1일(1) +1 21.07.01 1,142 26 8쪽
96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8. 1895년 2월 14일에서 28일(3)/1권 완결 +2 21.06.30 1,311 31 9쪽
95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8. 1895년 2월 14일에서 28일(2) +1 21.06.30 1,200 26 9쪽
94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8. 1895년 2월 14일에서 28일(1) +3 21.06.29 1,360 27 9쪽
93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7. 1895년 2월 13일에서 18일(3) +1 21.06.28 1,429 27 10쪽
»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7. 1895년 2월 13일에서 18일(2) +2 21.06.27 1,463 27 9쪽
91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7. 1895년 2월 13일에서 18일(1) +1 21.06.27 1,382 26 9쪽
90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6. 1895년 2월 11일에서 13일(3) +2 21.06.26 1,583 28 10쪽
89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6. 1895년 2월 11일에서 13일(2) +2 21.06.25 1,636 31 10쪽
88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6. 1895년 2월 11일에서 13일(1) +2 21.06.25 1,596 27 9쪽
87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5. 1895년 2월 10일(3) +1 21.06.24 1,792 36 10쪽
86 [외전] 일곱개의 탑 1부-사전지식 +3 21.06.24 1,742 25 1쪽
85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5. 1895년 2월 10일(2) +4 21.06.23 1,736 34 9쪽
84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5. 1895년 2월 10일(1) +1 21.06.23 1,658 35 9쪽
83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4. 1895년 2월 9일과 10일의 1/2(3) +1 21.06.23 1,673 32 12쪽
82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4. 1895년 2월 9일과 10일의 1/2(2) +1 21.06.23 1,597 30 10쪽
81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4. 1895년 2월 9일과 10일의 1/2(1) +1 21.06.23 1,705 30 11쪽
80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3. 1895년 2월 9일(3) +1 21.06.23 1,793 34 11쪽
79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3. 1895년 2월 9일(2) +1 21.06.23 1,813 31 11쪽
78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3. 1895년 2월 9일(1) +1 21.06.23 1,867 35 11쪽
77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2. 1895년 2월 8일과 9일의 1/2(3) +1 21.06.23 1,930 38 10쪽
76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2. 1895년 2월 8일과 9일의 1/2(2) +1 21.06.23 2,043 36 9쪽
75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2. 1895년 2월 8일과 9일의 1/2(1) +1 21.06.23 2,119 32 8쪽
74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1. 1895년 2월 8일(3) +1 21.06.23 2,237 32 10쪽
73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1. 1895년 2월 8일(2) +1 21.06.23 2,553 39 10쪽
72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1. 1895년 2월 8일 +1 21.06.23 3,797 46 10쪽
71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0. 프롤로그 +1 21.06.23 4,116 47 2쪽
70 외전 +11 21.06.23 4,256 39 1쪽
69 8부-20장. 교전(4)-시즌2 8부완결 +20 21.01.20 7,626 152 15쪽
68 8부-19장. 교전(3) +5 21.01.20 4,924 94 11쪽
67 8부-18장. 교전(2) +3 21.01.20 4,585 89 10쪽
66 8부-17장. 교전 +5 21.01.20 4,700 96 11쪽
65 8부-16장. 승부를 거는 사람들(4) +6 21.01.19 5,107 102 10쪽
64 8부-15장. 승부를 거는 사람들(3) +5 21.01.18 5,015 103 10쪽
63 8부-14장. 승부를 거는 사람들(2) +10 21.01.14 5,382 123 12쪽
62 8부-13장. 승부를 거는 사람들 +8 21.01.13 5,268 117 11쪽
61 8부-12장. 반격의 여력 +6 21.01.12 5,293 120 10쪽
60 8부-11장. 결정의 순간 +9 21.01.11 5,363 119 11쪽
59 8부-10장.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텡 +5 21.01.07 5,547 113 10쪽
58 8부-09장. 뜻밖의 정보 +5 21.01.06 5,412 113 10쪽
57 8부-08장. 빨강 전쟁 계획 +5 21.01.05 5,466 111 10쪽
56 8부-07장. 전장터로 변한 뉴욕(3) +6 21.01.04 5,552 122 11쪽
55 8부-06장. 전장터로 변한 뉴욕(2) +8 21.01.01 5,893 118 11쪽
54 8부-05장. 전장터로 변한 뉴욕 +3 20.12.31 5,750 118 10쪽
53 8부-04장. 조우 +10 20.12.30 5,701 117 11쪽
52 8부-03장. 전쟁소식(3) +10 20.12.30 5,711 105 11쪽
51 8부-02장. 전쟁소식(2) +14 20.12.29 5,793 1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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