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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현대마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현대판타지

재필장수
작품등록일 :
2024.01.04 17:18
최근연재일 :
2024.02.27 00:44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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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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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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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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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무인도 총 맞으면 죽나?

DUMMY

김두혁이 답했다.


"두곳입니다. 메인은 서울 박 회장이라는 놈입니다. 본사에서 박 회장한테 약을 산 다음 지사에 배분하는 형식이라 과장급들은 박 회장이란 호칭만 알아서 추가 정보는 없습니다."


"음."


"다음은 거기 장부 보시면 부산 김 장로라고 있습니다. 여긴 각 지사들 별로 직접 거래를 합니다. 가격이 박 회장 쪽 보다 훨씬 싸서 점점 거래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캄 과장급들도 부산 김 장로는 직접 만나는 겁니까?"


"네, 사하구에 있는 교회가 거점이고 거래도 거기서만 한다고 했습니다."


"교회?"


"위장용이겠죠. 중국에서 오는 종교 구호품에 약을 섞어서 들이는데 김 장로가 이쪽 항구 검역라인을 꽉 잡고 있답니다."


"그라믄 그 본사에 대해서는 좀 아는게 있습니까?"


"아뇨, 과장급들은 각자 배정된 차장들 연락처까지만 알고 있습니다. 차장 하나가 과장 3~4명을 담당하는 식이구요."


"으음..."


"그래도 사장은 성이 있던데요. 조사장이랍니다."


직급에 성이 붙는게 새로워서 물었다.


"조사장? 사장은 또 성이 있어?"


"네. 근데 진짜 조씨는 아니고, 조질 조자라고 하던데요. 거슬리는건 다 조진다고."


"지랄하네."


박한일 또 혼자 뭘 중얼거렸다.


"그럼 일마들이 독립을 할라카나? 그래가 전쟁 준비를 한다고 하믄..."


"응? 뭐?"


"아까 이 사장이 그랬다 아이가. 본사 규모는 500명인데, 야쿠자랑 삼합회 용역을 부르믄 2천 넘게 동원 된다고."


"그랬지."


"그니까네. 조 사장은 이제 김장로하고 거래를 하고 싶은데, 박 회장 하고 거래를 끊는기 맨입으론 안되니까 전쟁 준비하는거 아이겠나?"


"그럴지도. 우리랑 뭔 상관인지는 모르겠다만."


"내 잘 몰라서 묻는데. 그 깡패들 2천이 연장 들고 우르르 댐비믄 사장님이 이기나?"


"뭐? 아니, 그런 새끼들 몇ㅁ..."


너무 기분 나쁜 질문이라서 순간 욱할 뻔 했지만 잘 참았다.


"그건 아니야."


"맞나? 그캄 뭐지? 역시 내가 회사에 직접 가봐야 좀 단서가 있을라나?"


듣고 있던 김두혁이 조심스럽게 얘길 꺼냈다.


"저, 부교주님. 그놈들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보니까 걸리는게 하나 있습니다. 조사장 패거리가 이쪽에 자리를 잡은 과정이 좀..."


"해봐."


"네, 3년 전엔 원래 이 부산에 마약 유통상이 네군데였답니다. 다들 규모가 엇비슷 해서 전쟁은 못하고 나눠 먹고 있었는데, 조사장 패거리가 갑자기 튀어 나와서 전부 통일했다고 들었습니다."


"근데?"


"기존에 있던 유통상들은 각각 조직원이 200정도 됐고, 조사장 패거리는 30명 밖에 안됐는데 정면으로 붙어서 박살이 났답니다. 조사장 혼자서 60명을 죽였다는 말도 있구요."


"60?"


아무리 신체 능력이 높고 싸움을 잘해도 칼에, 파이프에, 도끼가 난무하는 싸움판에서 혼자서 60명을?


영화가 아닌 이상 절대 불가능한 얘기다.


"헛소문 같아서 신경 안썼는데, 혹시 무인이 있는거 아닐까요?"


"뭐?"


"이번 새교주가 데려온 마인들도 그렇고, 저희를 추적했던 놈들도 보면 이런 곳에 무인 하나둘 쯤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


잠시 이런저런 가능성을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럴 가능성은 없어."


박한일이 의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


"확실하나?"


"무인이 있을 가능성이 아니라. 그놈이 날 죽일 가능성이 없어."


"뭐어?"


내가 전력으로 싸울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짧겠지만, 날 상대로 그 짧은 시간을 버틸 고수가 이 시대엔 없을거다.


만약 있다고 해도 그런 놈이 이런데서 마약이나 팔고 있을리도 없고.


"이건 그쪽도 인정할텐데."


내가 검지를 들어 천장- 정확히는 내 정수리 위쪽을 가르키자 눈치를 챈 박한일이 조용히 눈을 감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혹시나 했는데 그새 악귀놈한테 무슨 얘길 들었나보다.


은근히 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주위를 환기 시켰다.


"정 안되면 이번에 오는 차장들까지만 영입하고 멈추면 되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뭐? 그 뭔소리고?? 길 막힜다고 주저 앉을거면 군사가 어디에 필요가 있노?"


"지피지기라며. 적도 적이지만 나도 알아야 되는거야. 박변 아직 우리가 가진 지사들 전력도 잘 모르고, 나나 여기 두혁이 전력도 모르잖아."


"..."


"박변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군사가 무인들 전력 가늠하는게 쉬운게 아니야. 예전 군사들도 맨날 '누구랑, 어디랑 붙으면 이길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라고 물어보고 다녔어. 뭔 만화처럼 전투력 몇만이네 그럴 것도 아니고."


"그래, 알았다. 내 차분히 공부해볼테니까 사장님도 생각 잘 해봐라. 사장님이 과장하고 한 얘기 중에 그나마 위험해 보이는게 삼합회랑 야쿠자 밖엔 없는데... 거 진짜 뭐 없겠나?"


"음."


'내가 보고 들은 것 중에 날 죽일만한 단서라는게...'


애초에 그놈들한테 들은 얘기가 거의 없다.


대화를 나눈 것도 대리하고 과장 뿐인데.


대리놈 하고는 니가 미쳤네 내가 미쳤네 하던 얘기 뿐이고.


과장하고는 상선 연락책이나 본사 규모랑.


박한일 말대로 그나마 삼합회가... 아.


'설마?'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김두혁에게 물었다.


"두혁아, 너 총 맞아봤냐?"


"네? 총이요?"


"나 때는 그런 총이 없었으니까. 버텨?"


"엇... 네. 6mm 이하는 10발 정도까진 버틸만한데, 12mm 넘어가면 한발만 맞아도 호신강기 유지가 어렵습니다."


"너는 그렇고, 범익은?"


"연비대주도 20mm 한발에 호신강기 박살나고 뼈도 몇군데 부러졌습니다."


"...박변."


"응?"


"총인거 같은데. 삼합회 애들이 총을 써."


"그캄 무인들이 총에 죽는단 말이가?"


그 말에 김두혁이 발끈했다.


"그건 테스트 환경에서 맞았던거고, 실전에선 피하면 그만입니다. 탄알이 아니라 그걸 조준하고 사격하는 인원들이 저희 속도를 못따라 오는데다가 아예 착탄각이나 범위를 벗어나서 후퇴해도 됩니다."


그래, 일반 소총이야 그런데...


"저격은?"


"네?"


"다른 놈들하고 싸우는 도중에 너도 모르게 저격 당하면 넘어갈거 아니야."


"아, 네."


예전이라면 상관 없지만 탐지 범위가 겨우 30m도 안되는 지금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아무리 삼합회라고 해도 저격수까지 있을까요?"


"있어."


"네?"


"그놈들 요즘 그냥 군대야. 수류탄에 NTW 도 쓰더라고."


"NTW? 그기 뭐고?"


"..."


나와 김두혁 둘 다 대답을 안해주니까 박한일이 제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더니 그걸 또 육성으로 읊었다.


"NTW. Mechem NTW 20. 헬기,전차 등에 사용하는 대물용 총기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 되는 소총으로, 12.7mm 나토탄이 아닌 20mm 대구경 탄환을 사용해 장갑차는 물론 전투기에까지 타격을... 와- 이런걸 깡패들이 쓴단 말이고?"


"그러대."


'내가 왜 그걸 생각 못했지?'


그렇게 오래 된 기억도 아닌데, 지금까지 그걸 전혀 떠올리지 못했다.


아마 지난 몇년간 마약에 뇌가 절여진 탓일거다.


만약 깡패들 수백명에게 둘러 쌓여 있는 상황에서 급소를 맞는다면...


한번은 견딜 수도 있겠으나 죽지만 않을 뿐이다.


균형이 무너진 몸을 휘청이다가 깡패들 날붙이나 다음 탄환에 죽겠지.


물론 원래의 나라면 저격총이 아니라 미사일을 맞아도 간지러울거 같긴 하지만, 안 맞아봤으니 알 수는 없는 일이다.


"근데 우리 사장님이 이걸 우예 아노? 삼합회는 중국 깡패들 아이가?"


"예전에 중국에 몇년 살았어. 아무튼 날 죽인다는게 이거면 문제 없는거지?"


"뭐가?"


"알았잖아. 그래, 이거 몰랐으면 위험할 수도 있었는데 알면 대비가 되는거니까."


"어... 맞나?"


박한일이 눈을 껌벅이며 내 정수리를 보길래 잠깐 시간을 두고 악귀놈의 반응을 지켜봤다.


"..."


별 말 없는걸 보니 더 시간 끌 필요는 없겠다.


"뭐 별것도 아닌걸 가지고 호들갑을 떨었네. 상선 올 시간 됐다. 두혁이는 서울 한번 다녀와."


"네, 어디로 갈까요?"


"박 회장님 모셔와야지. 이이제이... 앤드 어부지리다."


그러자 박한일이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어? 사장님이 어째 내랑 똑같은 생각을 했노?"


"나는 그냥 병법에 관심이 없었던거야. 머리가 나쁜게 아니라."


***


새벽 두시.


내가 인수한 지사 4개의 인원 100여 명이 한데 모여 있으니 제법 든든하기도 하다.


그런데 나만 든든한건지, 다들 얼굴이 하얗게 질린데다 개중엔 덜덜 떠는 놈들도 있었다.


"과장, 무서워?"


내가 묻자 목발을 짚은 과장이 멋쩍게 웃었다.


"네? 아, 아입니다."


"표정은 아닌게 아닌데? 뭐가 걱정이야?"


"그기... 상선으로 갈 수록 쪽수도 많고, 차장급 밑에 있는 아들 부터는 진짜 장난이 아입니다."


"흐! 기껏해야 깡패새끼들 연장들고 싸우는거 다 기세야. 쫄지마. 그리고 여기 하나 털렸다고 우르르 오지도 않을거 아니야. 우리쪽이 훨씬 많은데 뭐가 걱정이야."


"저희가 지금 몸 성한 놈이 거의 없어가... 혹시 사장님한테 누가 될까봐 그렇습니다."


"응? 아아, 괜찮아 괜찮아. 우리 직원분들한테 힘 쓰라고 안할테니까 걱정하지마."


"네, 사장님."


나나 김두혁한테 맞은 놈들 대부분이 뼈가 부러지거나 근육이 찢어져서 당분간은 부려먹기가 어렵다.


산재 처리는 못해줘도 그 정도 배려는 해줘야지.


긴장한 과장을 다독이고 있으니 마찬가지로 목발 짚은 대리가 절뚝절뚝 다가왔다.


그걸 보다가 문득 고장났던 내 다리가 인식이 됐다.


첫 운기조식 때 회복이 된건지, 교주님이 주신 영단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느새 멀쩡해졌는데.


그게 괜히 생소하게 느껴졌다.


"저, 근데 사장님. 감시조는 정말 안잡아도 되겠습니까? 발 날랜 애들로다가 뿌리 놓으믄..."


"그냥 둬."


"예, 사장님."


과장이 말하길 차장급 부터는 항상 주변 200m 이내에 감시조를 2~3 명씩 붙인다고 했다.


만약 불상사가 생겨서 적에게 당하거나 경찰에 체포되면, 멀리서 지켜보던 감시조들이 즉시 상선에 알리는거다.


어차피 부를 상선이니 이렇게 오나 저렇게 오나 상관없다.


기다리는 동안 명상을 할 생각으로 눈을 감았다.


로비 한켠에 앉아서 속성 경로를 점검해보니 그 하루사이에 단전이 제법 커져 있었다.


1차 관문은 통과 했다는 뜻.


내게 살심이 없음을 증명했으니 이젠 정복심을 없애야 할 차례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된다.


5성을 완전히 이루고 2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살심을 품으면 모두 물거품이 돼버리니까.


여러모로 참 뭣 같은 심법이다.


대략 한시간쯤 지난 것 같은 시점에 몇대인가의 엔진음이 들렸다.


끼익- 끽!!


곧 주차장에 승용차 한대와 승합차 두대가 멈춰섰고, 거기서 시커먼 장정 십수명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싸우러 온 것 치고는 적고, 상황조사를 하러 왔다기엔 또 많은 애매한 숫자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눈매 아래로는 인상을 볼 수가 없긴 했지만 눈빛들은 제법 날카로운게 마음에 든다.


그 중 가장 앞에 선 사내가 모인 직원들을 쭉 둘러보더니 황당하단 표정을 지었다.


"뭐고?"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다른 지사의 인원들 까지 죄다 모여 있으니 놀랄만도 하다.


"마, 이 뭐냐고? 미쳤나? 누가 지사들끼리 모이라캤노? 어??"


성질을 부리며 과장에게 다가 가길래 내가 한걸음 나서서 막아섰다.


"안녕하세요. 차장님 되시나?"


차장이 어이 없단 표정으로 내 얼굴을 훑었다.


"...이는 또 뭐고?"


"저는 여기 계약직 판매원인데요."


"뭐?"


"깔대기요."


"..."


그제야 분위기가 이상한걸 눈치챈 놈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분해졌다.


한껏 흥분하다가 싸움 앞에서 이성을 되찾는걸 보니 확실히 대리 같은 모질이랑은 질적으로 다른 놈이다.


"깔대끼가 그냥 깔대기는 아인거 같고. 어디서 온 놈이고?"


"어디? 어디라니?"


"말씨 보아하니 서울서 왔는갑네. 박 회장이 보냈나?"


내가 부러 모른척 시치미를 뗐는데도 화를 내긴 커녕 더 차분하게 내 소속을 확인하려고 한다.


똑똑한 놈이네 이거.


그게 대견해서 성의껏 대답을 해줬다.


"천마신교."


"엉?"


"천마신교에서 왔다고."


"...박 회장 아가 아니라 사이비란 말이가?"


"사이비는 아니고."


"..."


놈의 발 위치가 살짝 변하자 뒤쪽의 장정들도 각자 뒷춤에서 날붙이를 꺼내 들었다.


"사이비 종교에서 뭔 이유로 이러는지를 모르겠네."


"이유를 듣고 싶은 사람 태도가 아닌데."


"지금 바로 듣겠다는건 아이고."


잠깐 허리춤으로 갔던 놈의 손이 상당한 속도로 내 눈을 향했다.


내가 가볍게 고개만 까딱여서 놈의 잭나이프를 흘려내자, 놈은 후속타 대신 빠르게 반걸음 뒤로 물러나며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내게 보내는게 아니라 뒤쪽의 사내들에게 보내는 정지 신호.


"와... 우리 차장님 눈치가 진짜 빠르네. 어디가서 미움은 안받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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