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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stein의 서재입니다.

Cabalist : 제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Calstein
작품등록일 :
2019.09.16 19:15
최근연재일 :
2020.04.28 01:55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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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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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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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카르테 성의 동쪽 탑. 그곳에서 히게아 부흥군의 대원들이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괜찮겠습니까, 우리의 깃발을 내걸어도? 우리의 존재는 비밀이었던 것이...."


한 대원의 걱정스러운 말에 그동안 레티엔 자작을 비롯한 반란군 수뇌부에 접촉해왔던 엘프 남성, 단탈리안이 가볍게 웃었다.


"황제는 이미 우리를 알고 있을거다. 그뿐만아니라 이번 반란을 통해 우리가 관여된 사실을 라인하르트에서 알게될 것이고 이어서 제국의 모든 제후들이 알게될 것이야. 이 날을 위해 우리들의 선조때부터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가? 거짓된 이들이 히게아부터 내려온 영광스러운 이름을 더럽히고 있지 않은가."


이 날까지 오랜 세월을 지하 속에서 살아왔다. 히게아라는 이름의 부활을 위해 노력을 해왔으나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현재 히게아의 후예를 자청하는 이들은 히게아로써의 긍지를 버리고 완전히 제국에 종속되었다. 그들은 히게아의 후손이 아닌, 나약하고 더러운 이들일 뿐이었다. 진정한 히게아의 피는 용맹하며, 순수해야만 했다.


"이제부터 시작일세. 각오하게나."

"예."


이제 이곳부터 시작이었다. 레티엔 가문을 비롯한 이번 반란 세력이 전부 토벌당한다하더라도, 히게아는 다른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흑룡기에 충성을!"

"히게아의 영광을!"

"거짓된 선도자에게 철퇴를!"


조용한 새벽, 마치 광신도와도 같은 그들의 외침이 울려퍼졌다.


-


다음날, 토벌군은 대부분의 전력을 투입해 본격적인 공성을 시작했다. 공성탑과 투석기가 투입되어 공성을 본격적으로 감행했고, 반란군 또한 이에 맞서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


"으악!"

"악!"


수많은 비명소리가 전장을 뒤덮고, 피와 함성이 하늘과 땅에 흩뿌려진다.


"쏴라!"


궁병들이 그 명령에 맞춰 일제사격을 하니, 수많은 화살들이 하늘을 수놓으며 날아올랐다. 화살의 비는 성벽 위, 반란군들을 향해 이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탕탕



"윽!"

"으악! 내 무릎!"


반란군들이 방패를 들어 방어했으나, 완전히 막지는 못해 몇몇 병사들이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반란군들은 예상은 했지만 너무나도 늘어난 토벌군의 수에 당황하고 있었다. 그동안 해왔던 공성은 우습게 보일정도로 그 규모가 대단했다.


"젠장, 지금까지 공격은 역시 간보기였던건가? 갑자기 이리 병력이 늘어나다니!"


지하 갱도를 파고 그걸 경비하는 인원들, 침투조로 선발된 인원들이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토벌군의 병력은 무척이나 많았다.


"자작, 이를 어찌합니까?"


레겐스부르크 남작이 당황한 표정으로 외쳤다. 레티엔 자작은 약간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최대한 버티세요! 외성이 뚫리면 시가지와 내성까지 순식간입니다!"

"하지만 병력의 차가...."

"최대한 버텨야만 합니다, 남작! 히게아도 있지 않습니까!"


히게아의 깃발이 걸리자 귀족들을 포함해 많은 병사들이 혼란스러워 했지만 자신들에게 애초 뒤는 없었다는 생각에 금방 적응하고 받아들인다음 공동전선을 펼쳤다. 히게아의 병력은 상상외로 훨씬 잘 싸웠고, 덕분에 아직 성벽을 토벌군이 넘지 못했다. 그들은 그만큼 잘 싸워주었고, 병력도 그들 덕에 상당히 늘어나 토벌군이 당황하는 면도 보였다.


"동쪽 성문의 방어가 허술하다. 저쪽으로 인원들을 더 보내! 자네와 자네는 저기 있는 하급지휘관들을 저격해서 지휘를 흩뜨려!"


히게아 부흥군은 단탈리안의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자신의 임무를 철저히 해냈다. 하지만 역시 인원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여전히 토벌군을 상대하는 것은 힘에 부쳤다.


"공성탑이 접근해온다! 성벽에 오지 못하도록 막아!"


공성탑은 그 크기 때문인지 전진 속도가 느렸고, 불화살을 쏟아부으니 이내 붉게 타올랐다. 그 속에 대기하고 있던 토벌군 병사들이 몸에 불이 붙은 채 비명을 지르며 떨어져갔다.


으아아아악


"공성탑이 불탄다! 사다리를 걸쳐서라도 성벽을 올라!"


토벌군은 사다리뿐만 아니라 작살을 발사하는 장치를 가져와 성벽 위로 쏴올려 밧줄을 걸고 그걸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그 갈고리는 4갈래로 갈라져 성벽을 강하게 붙들었기에 아무리 두드려도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돌이라도 던져서 맞춰라! 저들이 성벽을 오르지 못하게 막아!"


레티엔 자작이 큰소리로 명령했고 그 명령에 따라 반란군 보병들이 필사적으로 토벌군이 올라오는 것을 막으려 애썼다. 그러나 어느새 날아온 화살에 그들마저 목숨을 잃었고, 일부 성벽은 토벌군의 투석기에 맞아 무너져내리기도 했다.



우르르르

타닥타닥


"끄아아악!"


몇몇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성벽 아래로 추락했고, 몇몇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투석기가 발사한 바위에 깔려 죽었다. 그 먼지에 잠시 눈을 가렸던 레티엔 자작은 이를 악물며 계속해서 남은 병사들을 지휘했다.


"활을 저들에게 쏴라! 성벽을 오르지 못하게! 놈들의 궁수들을 쏴봤자 소용이 없다!"


그 말에 아래로 향한 반란군 궁수들의 화살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몇몇 토벌군 병사들이 떨어져내렸다.


"갱도는 어느정도까지 진행됐나?"


그것을 보며 알베르트가 옆에 있는 부관 역할을 하는 기사에게 물었다. 공격을 감행하고, 직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히게아의 병력 때문에 병사들이 당황해 피해가 더욱 늘었으나, 그는 공격을 예정대로 진행하였다. 어차피 그에 대비한 작전은 얼마든지 있었기 때문이다.


"각하께서 예상하신 시각보다는 훨씬 빠르게 완성될 듯 합니다. 전투에 인원을 많이 편중하긴 했으나, 작업 소리에 신경을 안써도 되는만큼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가...."


알베르트는 그렇게 대답하며 정면의 전장을 바라보았다. 선봉을 자처한 귀족들의 지휘아래 공격하고 있었으나 역시 성벽을 넘는 것은 힘들어보였다. 카르테 성의 이름은 스코티아 요새보다 못한 편이었으나, 과연 실전에서 오래 사용된 성인만큼 더욱 단단하였다.


당초 병력 600의 반란군은 히게아의 지원을 받아 더욱 늘어났고, 도대체 지금까지 어디에 그 인원을 숨겨놨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의 규모가 추가되어 반란 토벌을 더욱 어렵게 하였다.


"역시 카르테 성은 단단하긴 하군."

"계속 공격을 가하고 있으니 적은 지칠 것입니다."


며칠 간은 계속 낮과 밤에 공격을 조금씩 해 반군이 쉴 틈을 만들어주지 않았다. 즉, 현재 반군은 굉장히 지친 상태일 터인데, 상당히 잘 싸웠다.


"어차피 성이 무너지면 모두 죽은 목숨이라, 이건가. 지친 상태일텐데도 무척이나 잘 싸우는군."

"히게아의 병력으로 보이는 이들도 간간히 눈에 띕니다."

"반란군의 숫자도 꽤 늘어났습니다. 지금까지 어디에 있던건지 의문스러울 정도군. 거기에 점차 히게아 일당으로 보이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니 지친 병사들이나 부상병들을 교체하고 있는 듯 하군요."

"예."


삼면을 전부 동시에 공격하기 위해 이번에 꽤 많은 병력이 투입되었다. 3배가 넘는 병력을 이끌고 전투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함락시키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공성탑이나 투석기를 포함한 공성 장비를 대거 투입했음에도 무슨 특수한 방법으로 지은 것처럼 카르테 성은 단단했다.


"공격의 강도는 각 지휘관들에게 맡깁니다. 병력의 상태를 보고 판단하도록 하세요. 단, 갱도 작업을 눈치채지 못하게, 적들의 피로도가 쌓이게 끊임없이 하십시오."


그 말을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받았다.


"알겠습니다, 각하."


조금 뒤, 선봉을 맡았던 병력이 잠시 뒤로 빠지고 다음 공격 병력이 성을 향해 나아갔다. 정말로 끊임없이 몰려오는 토벌군에 단탈리안도 혀를 내둘렀다.


"정말 많군. 아니.... 이쪽이 적은건가..."


몰래 히게아의 결사대원들을 불러와 병력을 늘렸다고는 해도 많아봐야 700명이 안 되는 정도의 병력이었다. 그에 비해 저 쪽은 최소 3배가 넘는 병력. 이렇게 다시보니 4배정도 달하는 것 같았다.


"이 성이 오래버티진 못할 것 같습니다. 적들이 오히려 지체않고 공격할 줄은......."

"기습이 거의 타격을 주지 못했군. 확실히... 우리와 그들은 연계해야만 했어."

"왜 먼저 공격을 한 것일까요?"


부하의 물음에 단탈리안도 고개를 저었다. 그도 알 수 없는 사항이었다. 레티엔 자작을 비롯한 귀족들에겐 문제없다는 듯이 말했지만, 원래 계획 상으론 레아테인 부족이 사전에 연락을 보내오고나서 기습 공격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반란은 실패할지도 모릅니다."

"그래, 실패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리가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겠끔은 될 것이다."


이 성에 파견된 인원들은 전부 그러기 위해 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반란군을 지원해 팔켄슈타인 및 제국 제후들의 시선을 끄는 것. 그 목적 하나만을 위해. 이 반란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결사에게 시간을 벌어줘야해. 그게 우리의 임무다. 잊지는 않았겠지?"

"명심하고 있습니다."

"대장."

"....? 무슨 일이지."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중, 부하 한 명이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히게아 부흥군의 대원들은 그의 직속으로써 지휘를 받기로 했기에 모든 보고는 그에게 들어왔다.


"식량창고 근처에서 묘한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식량창고?"


현재 식량창고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는 곳이었다. 너무 끊임없이 공격이 이어지다보니 제대로 식사를 챙기기도 힘든 상황이었기에 잠깐 사이에 허기를 때울 수 있는 건량 위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쥐나 그런거 아닌가?"

"보급병의 말로는 결코 쥐 소리는 아니라 합니다. 일단 와보셔야하는 것이...."

"레티엔 자작에게 가서 보고해라. 난 먼저 식량창고로 향할테니 그쪽으로 오라 해."

"예."


단탈리안은 일단 식량창고로 향했다. 그는 별일 아닐것이라 생각했기에, 그다지 급하진 않았으나 외성 성벽의 상황은 그리 여유로운 상태가 아니었기에 나름 서둘렀다.


"식량창고에 무슨 일이 있다니, 도대체 무엇이오?"


단탈리안이 도착해 상황을 살피고 있을때, 레티엔 자작이 급히 달려와 그에게 물었다.


"보급병 중 한 명이 묘한 소리가 들린다합니다."

"묘한 소리?"


레티엔 자작은 잠시 귀기울여 듣다가 이 소리가 지하에서 나는 소리임을 알아차렸다.


"지하로군. 지하에서 들리는 것 같소."

"지하? 이 식량창고, 지하가 있었습니까?"

"꽤 오래있었으면서 모르고 있었소? 비록 사용하진 않지만, 이곳엔 지하가 있소. 원래는 그곳까지 물자를 많이 채워뒀지만 식량창고 지하가 그다지 좋은 환경이 아니라 음식이 자주 상해 비워둔 것이오."


둘은 지하로 내려가봤다. 단탈리안은 소리가 나는 벽 쪽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쿵..... 쿵....


꽤나 긴 간격으로 둔탁한 소리가 벽을 통해 들려왔다.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하던 그는 이내 무언가를 깨닫고 급히 외쳤다.


"갱도입니다. 적이 지하 갱도를 파고 있어요. 아직 거리가 좀 있지만, 그리 많이 남은건 아닌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큰일이오. 이 식량창고를 통해 적이 침입하면 우리는 그대로 뒤를 습격당하는 것이오."

"막아야 합니다. 막을 만한 수단이 없습니까?"

"대항 갱도를 파서 대응한다고 해도 그럴만한 병력이......."


레티엔 자작은 무척이나 깊이 고민했다.


"불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일시적일 뿐일텐데......"

".....이곳은 저희가 맡도록 하지요."

"그래도 되겠소?"


단탈리안의 말에 레티엔 자작이 매우 놀랐다.


"갱도가 언제부터 파고들어 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 많은 병력이 이곳으로 들어오지는 않을 겁니다. 연막과 불을 이용해서 최초 진입을 막은 후에 우리 인원들이 정리하고 갱도를 무너뜨리도록 하겠습니다. 들킨 이상 다시 파고들어오지는 않겠지요."

"....맡기겠소."


레티엔 자작은 그리 대답하고 빨리 위로 올라갔다. 어차피 맡기기로 한 이상 그가 계속 머물러 대책을 논해봤자 의미가 없었다. 단탈리안의 옆에 있던 부하가 그에게 물었다.


"정말로 하실 겁니까? 이렇게 된 이상 이 성의 반군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 아직은 이르다. 포기하기 일러. 대항 갱도를 준비해라."

"명."


부하가 명령을 받들고 사라진 뒤, 단탈리안은 나직이 말했다.


"아직...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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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분열(2) 19.11.27 223 7 11쪽
» 분열 19.11.26 215 8 13쪽
9 히게아 19.11.25 215 7 11쪽
8 의문 19.11.23 250 7 13쪽
7 공성과 습격 19.11.20 260 9 12쪽
6 야간 습격 19.11.17 295 8 12쪽
5 가족의 잔상 +2 19.11.16 384 13 15쪽
4 또 다른 반란의 불씨(3) 19.11.16 401 12 14쪽
3 또 다른 반란의 불씨(2) +4 19.11.14 428 12 13쪽
2 또 다른 반란의 불씨 19.11.12 525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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