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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돌선생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은 이제 편히 쉬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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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돌선생
작품등록일 :
2020.06.21 01:23
최근연재일 :
2020.07.04 23:55
연재수 :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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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추천수 :
1
글자수 :
16,081

작성
20.06.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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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 레이저 비 카랭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놈들을 피해 다니는 것도 횟수로만 7년이 지났다. 여느 때처럼 몸을 숨기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찾던 중에 어린 시절 비밀 아지트로 삼았던 [세계수의 중심]에 와보니 푸른빛을 띠는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수정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분명히 같은 장소인 것 같은데, 과거에는 이런 수정을 못 봤었는데.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하긴 이곳에 안 온 것도 7년이 넘어가니 그 사이에 누군가 가져다 놨을 수도 있지.”


못 보던 수정이 나타나 경계하는 것이 맞지만, 이상하게 무언가에 홀리듯 수정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 순간만큼은 누군가 귀에 속삭이는 느낌이 들었다. [긴 잠에서 나를 깨워줘]라고.


“그리고 지금의 상황이 되었다. 이 말인 거지?”


“네, 그렇습니다...”


‘이상하군, 봉인을 풀 수 있는 조건도 아닐뿐더러 나는 이 소녀를 느끼지도 못했다. 그런데 나를 깨워 달라니... 뭔가 이상하군.“


”저... 그런데 제 옷은 어떻게 된 건가요.“


”옷? 저기에 널어 놨어. 일단 말리긴 했는데 그래도 햇빛에 좀 더 말리는 게 좋을 거야.“


프라임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지만 답을 들은 소녀는 얼굴을 붉히며 덮고 있던 모포를 더욱 끌어당겼다.


’이 변태 자식... 아무렇지 않게 숙녀의 옷을... 언젠가 꼭 복수해 주겠어.”


‘설마 오줌 묻은 옷 좀 벗겼다고 화내겠어. 반응을 보니 섬세하게 신경써주니 감동받은 것 같은데 쑥스러워서 고맙단 말조차 못 하는 거군. 뭐 눈 감고 하느라 힘들었으니 고맙단 인사 정도는 받을까?’


“아가씨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네, 여쭤보세요. 아는 한에서는 모두 이야기해드릴게요. 그리고 제 이름은 아가씨가 아니라 스워스 드메론입니다. 편히 드멜이라고 불러주세요.”


가슴속에 언젠가는 복수하리라는 다짐하며 후일을 기약하는 드멜이었다.


“그럼 아가... 아니 드멜, 이곳이 세계수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던 것 같은데 어떻게 들어온 거지? 어떤 방식으로 들어왔는지가 궁금한데.”


약간은 취조하는 듯이 프라임이 물었다.


“어떤 방법이라고는 해도 사실 딱히 방법 같은 건 없었어요. 예전부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아버지 몰래 여기저기 탐험을 하다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을 뿐이지 이곳을 들어오기 위해 방법을 찾아보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나무도 우거지고 아늑한 것이 좋아서 자주 들어왔습니다.”


드멜은 말을 삼키고 약간 주저하는 것 같았지만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피치 못할 개인 사정으로 이 근방에는 오지 못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여기저기 떠돌다 이곳이 세계수라는 것을 알고는 신기하였지요. 하지만 다시 찾아올 여유가 없었기에 잊고 살고 있었어요. 어쩌다가 몸을 숨기는데 이곳이 생각나 들어오다 보니...”


“잠깐, 결계를 부순다거나 관문을 통과하고, 최고위 마법을 사용해서 들어온 게 아니란 말이야?”


프라임의 표정에서부터 드러난 당혹감이 드멜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아무 생각 없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네, 뭐라도 하고 들어왔어야 할까요?”


‘그럴 리가 없는데, 내가 설치한 장치들은 어떻게 된 거지? 일단은 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겠어.’


“아니야, 갑자기 말 끊어서 미안해. 계속 이야기해 줘.”


그의 반응이 마음에 걸렸지만 선택지가 따로 없음을 알고 있었기에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저를 쫓아오는 놈들을 피해 근처까지 왔다가 옛날 아지트가 생각나 숨어있기 위해 들어오게 되었죠.”


“그렇게 된 건가. 일단 믿어주겠어. 딱히 거짓말하는 거 같지도 않고, 물론 공격은 먼저 했지만.”


방금의 실수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자 드멜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때 느꼈던 공포 때문인지 실수에 의한 반성인지 알 수 없었지만.


“뭐, 사실 그 정도로 신경 쓰지 않으니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고.”


“질문이 있는데 어떻게 제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바로 믿을 수 있는 거죠? 제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던 건데, 아까부터 너무 의심이 없으시네요. 저는 항상 의심하고 사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서 당신 같은 사람을 보면 좀 신기하네요. 뭐, 제 입장에서는 고맙지만.”


“흠 이유는 간단해 저 녀석들이잖아? 아가씨를 쫓아온 놈들이라는 건. 저 녀석들은 또 어떻게 들어온 거지.”


깜짝 놀란 드멜이 주변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내 프라임에게 저지 당했다.


“돌아보지 마. 아마도 저 녀석들이 아가씨보다 몇 배는 강해 보이는데 우리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순간 일제히 공격해 올지도 몰라. 거리상으로는 우리 대화 소리는 안 들릴 것이고, 마법을 통한 염탐도 내가 펼친 결계로 막아 뒀으니 눈으로 보이는 부분만 신경 쓰면 돼. 결계가 급조한 거라 약간 걸리는 게 흠이군.”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역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무가 우거져 이곳을 특정하는 것도 힘들지만 애초에 세계수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지만 확실하다. 왜냐하면, 세계수, 특히 그 안쪽인 중심은 세상에 알려진 정보가 극히 드물다. 예전에는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때가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그런데 어떻게 저 녀석들 마저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인가.


‘어째서 나는 적이 다가올 때까지 작은 기척조차 느낄 수 없었던 거야. 그리고 이자는 대체...’


“어느새 그런 결계도 펼치신 거죠. 제가 쓰러진 사이에 하셨더라도 결계가 느껴지지 않다니... 그런 고위 마법은 들어보지도 못했어요. 그건 나중에 들을 수 있으면 듣는 것으로 하고 어서 여기서 도망가세요. 저들을 상대로 당신을 지켜가며 싸울 순 없어요.”


‘이 사람은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어. 그가 강하다는 것은 몸소 느껴서 알고 있지만, 내 문제 때문에 휘말리게 할 수는 없어. 그가 도망가는 걸 확인하면 항상 그랬듯이 벗어나는 거야.’


“흠, 너무 오랜만이라 실력 가늠이 잘 안되네. 힘도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남은 상태이고, 이를 어쩐다.”


프라임은 문제를 앞에 두고 고민하는 아이처럼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이 들뜬 것이 확실해 보였다.


“이봐요. 제가 당신보다 약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도 충분히 강하다는 걸 알고 있고, 하지만 저들은 달라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제국 제일의 실력자들이란 말이에요. 저들의 목적은 저라서 지금이라도 당신이 이 자리를 뜨면 당신은 그냥 보내줄지 몰라요. 당신을 죽일 거였으면 아까 결게를 펼치고 있을 때 죽였겠지만 그러지 않았으니 희망이 없는 건 아니에요.”


“흠, 뭐가 좋을까.”


“제 말 듣고 있어요?”


개구쟁이같이 몸을 기우뚱 거리며 고민 중인 프라임의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역시 아무리 고민해도 답은 하나네. 일단 옷부터 입어 아가씨.”


“알겠습니다. 뒤돌아 계세요. 그리고 고마웠어요. 원래대로면 손 한 번 못 쓰고 당할 뻔했는데, 이렇게 싸울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나도 저들한테 궁금한 게 있으니까.”


“네?”


“아무것도 아니야. 어서 입어 귀찮아지는 건 딱 질색이니까.”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저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빠르고 티 나지 않게 옷을 입었다.


“다 입었어?”


“네, 저는 준비됐습니다. 제가 신호를 드릴 테니 저들 위치의 반대편으로 달려가세요. 그럼 이만...”


‘지금부터는 내 문제다. 그가 탈출할 수 있도록 녀석들의 시선을 모두 나에게 집중 시켜 주겠어. 그리고 나도 반드시 이곳에서 벗어난다.’


“거기 있는 거 다 알고 있다. 어서 모습을 드러내라 개자식들아!”


“와우! 화끈한데? 크큭”


“웃지 말고 지금이에요! 어서 도망가세요!”


“흠... 그렇지만 이미 포위 당했는걸?”


“뭐라고요?!”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드멜과 프라임을 둘러싼 여러 명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이런, 눈치채고 있었다니 드메론 아가씨 제법이셨네요? 크크”


‘저 녀석은...! 내 불찰이다. 이 인원을 두고 일부밖에 없다고 생각해버렸어. 이를 어쩌면 좋지.“


큰 키에 호리호리한 체형의 남자가 양손에 단검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드멜을 비꼬며 나타났다. 그러자 주위에 다른 동료들이 호탕하게 웃으며 포위망을 좁혀 오고 있었다.


”레이저 비 카랭... 역시 네 녀석이었나.“


”오! 지체 높은 스워스가의 아가씨께서 미천한 칼잡이의 이름도 외우고 계시다니 이름없는 가문이지만 평생 영광으로 삼겠습니다. 크큭 아, 그 가문도 망했으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으려나.“


예법이 약간 어긋난 남자의 인사법으로 드멜에게 나름의 감사를 표현하고는 다시금 깔보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카랭! 네놈들의 볼 일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러니 아무 상관 없는 이자는 부디 그냥 보내줘.“


”이런 이런, 고고하신 아가씨의 부탁이라니.“


카랭이 혀를 찼다.


”어쩔 수 없군요. 그렇게 부탁하시니 보내드릴 수밖에요. 단, 제가 보내드리는 곳은 죽음의 신 곁뿐입니다!“


’역시 무리였나.”


“제가 시간을 버는 동안 어떻게든 도망가요! 불꽃이여 나의 적을 집어삼켜라! [파이어 브레스]!”


드멜의 마법이 카랭의 부하를 순식간에 집어삼키자 단말마와 함께 불타버린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크, 이 계집년이! 네년만큼은 산 채로 잡아서 차라리 죽여달라고 애원하게 만들어주겠어!”


카랭이 자세를 잡고 드멜을 향해 달리자 카랭의 일행이 일제히 드멜을 향해 달려들었다.


‘수가 너무 많아. 기습으로 한 명을 어떻게든 처리했지만 그런 요행은 두 번이나 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불꽃이여 나의 적을 집어삼켜라! [파이어 브레스]!, 나의 무기가 되어 적을 베어라! [윈드 커터]!”


드멜이 완드를 카랭에게 향해 뻗고 주문을 외자 불꽃과 날카로운 바람이 그를 향해 내달렸다.


“강력한 화염을 중심으로 윈드 커터가 불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범위 공격뿐만 아니라 확실한 표적을 노릴 수 있는 트윈 마법이다!”


드멜의 말대로 파이어 브레스는 중심으로 뻗어 나가고 불과 윈드 커터가 합쳐져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여 사방으로 불꽃 칼날이 흩날렸다.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카랭과 그의 부하들을 순식간에 불꽃 속으로 가둬버렸다.


‘이렇게만 한다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어.’


“이... 반푼이가!!!”


강한 풍압이 카랭의 주변에서 터져 나오며, 카랭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드멜의 귀에 꽂혔다.


“그럴 리 없어... 이렇게 간단히 풀리다니.”


카랭의 체형에 맞게 마치 갑옷을 두른 듯, 공기가 일렁거렸다.


“부드러운 갑옷이 되어 나를 지켜라 [에어 아머]”


“그 더러운 손가락과 발가락을 모두 잘라내서 돼지 밥으로 주마. 뭐해! 어서 공격해!”


드멜의 공격에 당한 줄 알았던 카랭의 부하들이 불길을 뚫고 나와 드멜의 바로 앞까지 순식간에 접근하였다.


‘안돼! 카랭에게 시선이 빼앗겨 반응이 늦어졌다. 자세가 무너져서 이대로는 대응할 수 없어. 이런 젠장!’


“크하하-! 죽이진 말라고, ‘그분’께 오랜만에 장난감을 허락받았으니, 그년은 나만의 특별 장난감이 될 거야.”


끄아아아-!


바로 앞까지 접근한 두 사람이 드멜의 왼쪽 어깨와 오른쪽 손바닥을 칼로 관통시키고, 반대 손에 있던 또 다른 단검은 이미 다름 공격 부위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이런 이런, 분명히 이 몸의 특별 장난감이라고 말했을 텐데? 방금 전에 말한 것도 기억 못 하는 머리를 날려야 하는 거야 아니면 제대로 못 들은 그 귀를 도려내야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이미 다른 곳을 향해 달려가던 단검을 곧바로 멈추고는 마치 연습이라도 한 듯 동시에 대답했다. 그리고 이때 틈을 놓치지 않고 뒤로 물러난 드멜은 자세를 바로잡았다. 하지만 이미 첫 번째 공격으로 인해 지팡이를 들 수 없었다. 반격도 도망칠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네놈의 노리개로 잔락해 비참하게 죽을 바에 네놈들을 저승길 길동무로 삼아주마 카랭. 그 더러운 성욕은 지옥에서나 실컷 즐기라고.”


‘죄송합니다. 아버님. 저의 힘이 부족하여 몰락한 가문도 위기에 처한 왕국도 도저히 지킬 수 없었어요. 다음 생에는 분쟁이 없는 평화만이 가득한 세상에서 함께 태어나요.’


“젠장! 저년 막아!”


드멜의 결심한 표정을 남들 보다 한 박자 빠르게 확인한 카랭이 드멜의 근처에 있던 부하에게 소리쳤다.


“이미 늦었어 카랭. 모든 적을 멸하는 불꽃이 되어 적을 섬멸해라! [익스플로전]!”


“...”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드멜의 마법이 발동되지 않아 마나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정적만이 장소를 가득 메웠다.


“이게 무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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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그의 계획 20.07.04 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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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풀려버린 봉인 20.06.21 4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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