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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열무 님의 서재입니다.

흙수저 투왕, 다이아몬드 가문의 장자로 환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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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파열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52
최근연재일 :
2024.06.04 08: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0,286
추천수 :
263
글자수 :
257,027

작성
24.05.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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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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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9화_거의 다 왔어(1)

DUMMY

39화_거의 다 왔어(1)


카드락 산맥까지 가는 길은 평화로웠다.

너무 평화로워서 심심한 지경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응?!”


옆에서 걷던 케빈이 화들짝 놀라며 불안한 눈빛을 보였다.

뭘 한다고 말도 안 했는데, 이런 눈빛이라니.


“그런데, 이대로는 안되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형, 우리가 카드락 산맥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려?”

“2주 정도?”

“그래. 그게 문제라는 거야. 어떻게 2주 동안 걷기만 해?”


그냥 이대로 2주를 날려 먹을 순 없다.

5년 안에 이들을 하급 익스퍼트로 만드려면 시간이 모자랐다.


“그렇다고 이동하면서 검을 휘두를 수도 없잖아.”

“왜 못해?”

“여긴 우리만 가는 길이 아니니까.”


우리는 카드락 산맥까지 잘 닦여 있는 길을 걷고 있다.

이것도 불만이다.

전쟁은 이런 곳에서 벌어지지 않으니.


“그렇다고, 텔레포트 게이트 통해서 가는 시간을 줄일 수도 없잖아.”

“그래. 바로 그거야.”


역시 사람은 대화를 해야 한다.

처음에는 투정 부리듯 말한 거였는데, 케빈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이 나왔다.


“뭐···뭐가 바로 그거야. 불안하게 그러지마. 아니, 하고 있는 생각을 멈춰!”

“말 그대로 가는 시간을 줄이면 되는 거였어.”


답이 나왔으니 실천으로 옮기면 된다.

그러기 전에 선두에 있는 딜런에게 갔다.


“교관님.”

“왜 그러지?”

“생존 훈련은 전적으로 훈련생들에게 맡기는 게 맞지 않습니까?”

“그렇지.”


딜런의 표정은 또 뭘하려고 하는 건지 의심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훈련생 동기도, 교관도 왜 자꾸 이런 표정을 짓는 건지.


“그럼 훈련소를 나온 순간부터 생존 훈련 시작이 맞을까요?”

“그것도 맞다. 우리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따라나선 것이고.”

“그럼 바로 생존 훈련 시작하겠습니다. 자, 주목!”


새하얗게 쌓인 눈에 태양빛이 반사된 것 때문인지 아이들이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부터 생존 훈련에 돌입한다. 우리 목표는 나흘 안에 카드락 산맥에 들어가는 거다.”

“그게 무슨 소리야!”

“말도 안돼! 나흘 안에 어떻게 들어가?”


벌써부터 이렇게 약한 소리나 하다니.

휴가 기간 동안 정신이 해이해진 게 분명하다.


“길바닥에서 시간을 버리는 행동은 여기까지. 카드락 산맥 도착까지 나흘이다. 그러니까 뛰어!”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뛰라는 소리에 아이들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으아악! 내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위시, 헛소리하지 말고 움직여. 호프 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휴식은 없다.”

“미췬!”


위시의 입에서 거친 욕은 나왔지만, 속도를 올렸다.

멀어지는 아이들을 보며 슬슬 움직이려고 할 때, 딜런이 다가왔다.


“레온, 호프 마을은 오늘 밤에나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요? 그러면 조금 더 빨리 달리도록 해야겠네요. 잠시만요.”


지도를 펼쳐서는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

첫날은 무리하지 않는 선으로 해야겠다.


“우리가 묵을 곳은 위드 마을입니다.”

“거긴 내일 밤에 도착하는 곳이잖아.”

“아니요. 오늘입니다. 그럼 저도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서둘러 아이들이 간 방향으로 뛰었다.

뒤에 있던 딜런과 아이쉬가 따라붙는 게 느껴졌다.

얼마 가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눈에 보였다.


“뭐야? 왜 이렇게 늦게 뛰어? 밤새 달리고 싶어?”

“으아아악! 우리 갈 길이 얼마나 먼 곳인줄 알아?”

“그러니까 서둘러야지.”


맨 뒤에서 뛰고 있는 동기의 엉덩이를 뻥하니 걷어찼다.

달리는 것보다 더 빨리 앞으로 튕겨졌다.


“속도가 마음에 안들면 저렇게 될 줄 알아.”

“으아아아악!”


이제야 겨우 마음에 들게 달리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이런 속도였다면, 맞을 일도 없었을 텐데.


“자자. 힘내자. 거의 다 왔다.”

[이제 막 출발해놓고선 뭐가 거의 다 왔냐옹?]

‘원래 이렇게 말하는 거야.’


***


살면서 이렇게 장기간 빠르게 달려본 것은 암룡단에 입단하기 위해 훈련할 때 외에는 없었다.

레온과 같은 기수 애들이 죽어라 체력 단련하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였을 줄이야.


“아이쉬. 같이 가자.”


옆을 보니, 딜런은 이를 악물고 달리고 있었다.


“선배, 괜찮으세요?”

“아니···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달리는 건지···”


원래 목표였던 호프 마을은 진즉에 지나쳤다.

해는 떨어졌고, 달빛이 길을 밝혔지만, 위험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아시잖아요. 레온이 한다면 한다는 거. 정말로 위드 마을까지 달릴 기세에요.”

“그···그래? 허억···”


상급 익스퍼트인 딜런도 지칠 정도의 달리기라니.

모두가 힘들어 했지만, 유일하게 레온만 멀쩡했다.


“이러다가 길바닥에서 날 새겠다. 잠 안 자고 싶어?”

“저···썩을 악마···!”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이다.

바른 생활의 사나이인 딜런이 이런 말을 하게 만들다니.


“선배, 조금만 더 힘내세요. 이 속도로 두 시간 정도만 달리면 위드 마을이에요.”

“그···그래···허억···”


딜런이 안쓰러워 보이기는 처음이다.


“이제 거의 다 왔다. 그러니까 힘내!”

“제발 그 말 좀 그만해!”


선두에서 달리는 위시가 빼액 소리쳤다.

레온은 그런 위시 옆에 서서 계속 쫑알거렸다.


“위시는 입만 열지 않으면 그렇게 고생하지 않을 텐데.”

“뭐? 허억···”

“아닙니다. 선배 힘내세요.”


슬쩍 시간을 보니 벌써 밤 12시가 넘었다.

이 속도로 달리면 새벽 2시에나 도착할 것이다.


“자자, 위드 마을이 보인다. 모두 힘내!”


레온의 거짓말이 또 시작됐다.

달빛이 환하다고 하지만, 위드 마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2시간 남은 거리가 여기에 벌써 보일일은 만무하다.


‘슬슬 나도 지치는데.’


예전에는 이 정도에 지치지 않았는데, 훈련소에 있으면서 너무 편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기행공은 꾸준히 해서 오러는 2년 전보다 많아졌지만, 체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니.


“속도 떨어진다. 이러다가 달이 지고, 해가 떠야 도착하겠어!”


그냥 조용히 달리면 안되는 건가?

레온이 한 번씩 저런 말을 할 때마다 인상이 구겨지기까지 한다.


“언제 도착이야···허억···”


이대로는 딜런이 먼저 쓰러질 것 같다.


“선배, 저한테 배낭을 맡기세요.”

“아냐···너도 힘들텐데···괜찮···허억···”

“그러다가 숨 넘어갑니다. 어서요.”


딜런의 배낭을 억지로 빼앗았다.

크게 반항하지 않고, 배낭을 빼기 편하게 팔까지 들어준다.

이 반듯한 사람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였나 보다.


“진짜···괜찮은데···허억···”

“선배, 그렇게 힘들면 차라리 조금 쉬었다가 오세요.”

“아이쉬 아이들이···저렇게 열심히 인데, 교관인 내가···어떻게···허억···”


말릴 수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옆에서 뛰어줬다.

그렇게 두 시간을 빠르게 달려서 목표했던 위드 마을에 도착했다.


“허억···허억···”

“주···죽을 것···같아···”

“마족보다 더한···새···끄악!”


위시가 욕하다가 레온에게 얻어 맞고는 그대로 쓰러졌다.

평소와 같은 모습이기에 무시하고는 무장한 마을 사람들을 바라봤다.


“가서···왔다고···말해야···”

“제가 하겠습니다.”

“아이쉬, 미안···하다···부탁···허억···”


딜런에게 지크프리트 훈련인장을 받은 후, 마을 입구로 다가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훈련소의 아이쉬 교관입니다.”

“지크프리트 훈련소 말입니까?”


나이 지긋해 보이는 촌장이 창을 지팡이 삼아 마을 앞으로 나왔다.

그에게 훈련인장을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연락받으셨겠지만, 생존 훈련을 가는 길입니다.”

“훈련 인장이 맞군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인원이 생존 훈련을 가는 겁니까?”


뒤에서 아이들을 갈구는 레온을 슬쩍 바라봤다.


“네.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까?”

“받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내일쯤 도착한다고 연락받았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조금 일찍 움직이게 됐습니다.”


원래라며 내일 해가 떨어질 때쯤에나 도착했을 거다.


“이걸 어떻게 하지? 내일 올 줄 알고 아직 준비가 덜 됐는데···”

“아닙니다. 저희가 일찍 왔으니까요.”


그때, 뒤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레온이 앞으로 나섰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저는 레온이라고 합니다.”

“선배라니···?”

“그 창은 지크프리트 훈련소를 수료한 사람만 받을 수 있는 창이니까요.”

“허허허. 이걸 알아보다니 어린 것이 대견스럽구나.”


레온의 모습에 기가 질렸다.

평소에 악독한 미소가 아니라, 어린 아이가 어른스러워 보이기 위한 모습을 연기하고 있었다.

암룡단이기 때문에 확실히 알 수 있다.

저건 연기다.


“선배님. 저희는 훈련 중이기 때문에 크게 바라지 않습니다. 밤이슬을 피할 수 있는 마굿간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선배가 되어서 후배들이 이 고생을 하게 둘 수는 없는데···”


레온이 천연덕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배님께 이 이상 폐를 끼칠 순 없습니다. 그냥 널찍한 공터로만 안내해주십시오.”

“아니, 그래도···”

“저희는 생존 훈련 중입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헤헤.”


옆에서 지켜보니 내가 한 대 때리고 싶을 지경이다.

어떻게 이제 겨우 아홉 살이 저런 연기를 하다니.

암룡단에 들어오면 바로 에이스다.


“마을에 공터가 없다면, 여기에 짐을 풀어도 될까요?”

“아···아니네. 빈 창고가 하나 있네.”

“감사합니다. 아이쉬 교관님. 동기들이 힘들어 합니다. 빨리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당했다.

레온의 이 한 마디로 인해 촌장이 날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내가 이 아이들을 고생시켜서 여기로 끌고 온 놈이 됐다.


“끄응···그래. 쉬어야지. 그래야 내일도 움직이지. 촌장님 안내를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이쪽으로.”


마을 사람들이 입구를 열어주자, 아이들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 뒤를 따랐다.

촌장이 안내해 준 곳은 꽤나 큰 창고였다.


“요깃거리라도 좀 챙겨다 주겠네.”

“감···”

“선배님 아닙니다. 우리는 생존 훈련 중입니다. 이 장소도 생존 훈련에는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밤도 늦었으니 이만 쉬세요.”


레온은 표정, 행동 모든 것을 다 동원해 연기했다.

촌장은 레온과 아이들을 대견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떠나기 전, 아무 죄도 없는 날 노려봤지만.


“그럼 선배님. 푹 쉬십시오.”


촌장이 나가자, 레온은 창고 문을 닫았다.


“교관님들은 저기 가장 푹신한 곳에서 쉬시면 됩니다.”

“거절하지 않으마. 선배님 부축해드리겠습니다.”

“끄응···”


딜런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

푹신한 곳이라고 해봤자 다른 곳보다 짚이 더 많이 깔려 있을 뿐이었다.


“어서 쉬세요.”

“아이쉬, 너는?”

“저도 쉴 겁니다.”


반나절만에 자리에 앉았다.

몸의 피로도는 높았지만, 이 정도는 아직 버틸만 했다.


“코오~”


딜런은 피곤했는지 자리에 눕자마자 잠들었다.

그때, 레온이 아공간 주머니를 꺼냈다.


“우리는 현재 생존 훈련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늑하고, 편한 잠자리를 받게 되었다. 어떻게 생각하지?”

“감사하지. 이제 좀 자면 안 될까?”

“위시, 잠은 죽어서도 잘 수 있다. 일단 이걸 받아.”


레온이 아이들에게 건네준 것은 영양 건빵이엇다.

그냥 먹으면 퍽퍽하고, 꽤 오래 씹어야지 소량의 단맛이 느껴지는 음식.


“내일은 마을 3개를 건너뛰고, 마지막 마을로 들어선다.”

“마지막 마을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아까 말했지? 나흘 안에 도착해야 한다고? 이제 사흘 남았어. 그러니까 죽어라 뛰어야지.”


뭐 저딴 놈이 다 있지?

힘들었던 암룡단 수련생 기간이 떠오르게 만들다니.

아니, 어찌보면 암룡단 보다 더했다.


“젠장···”


잘못 걸렸다.

아니, 레온이 생존 훈련의 교관을 맡아달라고 할 때, 승낙하면 안됐다.


‘그렇다고 임무를 무시할 수는 없고.’


한숨만 푹푹 나올 때, 위시의 목소리가 들렸다.


“레온, 우리 생존 훈련이 설마 너한테서 생존하는 거야?”

“위시, 헛소리 좀 작작하고, 다 먹었으면 자.”


평소에 개념 없는 말을 많이 내뱉는 위시였지만, 이번에는 크게 공감했다.

그리고 속으로 몇 번이나 빌었다.


‘제발 레온에게서 무사히 생존하기를 바랍니다.’


기도가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날 위해서 빌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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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_첫 전투(1) 24.06.02 132 5 13쪽
40 40화_거의 다 왔어(2) 24.06.01 150 4 14쪽
» 39화_거의 다 왔어(1) +2 24.05.31 174 5 12쪽
38 38화_휴가(5) 24.05.30 179 5 13쪽
37 37화_휴가(4) 24.05.29 174 4 12쪽
36 36화_휴가(3) 24.05.28 193 5 14쪽
35 35화_휴가(2) 24.05.27 196 6 12쪽
34 34화_휴가(1) 24.05.26 222 6 14쪽
33 33화_새로운 교육 커리큘럼(3) 24.05.25 224 6 14쪽
32 32화_새로운 교육 커리큘럼(2) 24.05.24 227 4 14쪽
31 31화_새로운 교육 커리큘럼(1) 24.05.23 245 4 13쪽
30 30화_천재병(4) 24.05.22 265 4 12쪽
29 29화_천재병(3) 24.05.21 281 5 13쪽
28 28화_천재병(2) +2 24.05.20 305 4 13쪽
27 27화_천재병(1) 24.05.19 312 6 13쪽
26 26화_면벽 수련 24.05.19 346 7 12쪽
25 25화_기강 잡기(4) 24.05.18 342 6 14쪽
24 24화_기강 잡기(3) 24.05.18 344 5 13쪽
23 23화_기강 잡기(2) 24.05.17 376 6 13쪽
22 22화_기강 잡기(1) 24.05.17 400 5 14쪽
21 21화_훈련소 입소(4) 24.05.16 424 6 14쪽
20 20화_훈련소 입소(3) 24.05.16 437 8 13쪽
19 19화_훈련소 입소(2) 24.05.15 496 6 13쪽
18 18화_훈련소 입소(1) 24.05.15 496 7 14쪽
17 17화_호흡의 던전(4) 24.05.14 487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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